중국 청두에서의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숙소에서 보이는 기찻길이 여행을 실감케 한다.
이날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었는데, 새로운 숙소에 체크인하기 전 근처에 있는 뤄따이구전(洛带古镇), 한국발음으로 낙대고진을 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침부터 ㅎㅎ
도착한 날 저녁을 먹었던 딴딴면 집에서 위샹로쓰를. 맛나게 잘 먹었던 기억.
이번 중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중국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을 많이 참고했다. (막으면 뭐 하나 ㅎㅎ)
그중 중국 전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啊星이라는 유튜버를 많이 봤는데, 청두 근교에 여러 구전(古镇)들을 많이 찾아다녀서 나의 모험심을 자극했다. 찾아보니 청두 주변에는 많은 구전들이 잘 보전되어 있다고 한다. 지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겠지? 일단 쓰촨 성 자체가 진입하기 힘들 잖아 ㅎㅎ
구전들을 서치해보니 가는 버스는 있어도 오는 버스가 없다던가 여러 번 기차를 갈아타던가 해야 해서 구전 여행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 청두 시내에서 1시간 밖에 안 걸리는 뤄따이구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기야! 고고고!
숙소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춍라이산루 버스정거장에서 K7 버스를 타고 1시간이면 뤄따이커윈중신(洛带客运中心)까지 간다. 종점이네? 아주 좋아.
평일이라 버스가 텅텅. 버스도 깔끔하다.
버스타고 도착한 뤄따이구전 앞에 있던 지도. 생각보다 꽤 넓다.
마을 소개글을 읽어보니 여기 주민들은 돼지 사료를 많이 팔았고, 직접 돼지를 길러서 고기는 잡아먹고 비료를 만들고 했다고 한다. 돼지사료를 사고파는 사람이 아주 많았고, 장사도 특별히 잘 됐다고 한다. 흠.. 그런 곳이었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예쁘다!
오 중국 온갖 지방 상인들의 회관이 여기 다 모여있네? 세상에. 전혀 예상못했던 부분이다.
후광후이관(湖广会馆). 각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이 향우회 같은 장소라던데, 난 유명한 광동지역 상인들의 회관인 광동회관(广东会馆)을 갈 예정이라 패스. 와중에 화려하다.
만년사(万寿寺) 벽이 너무 화려해서 구경하고 싶었으나 갈 곳이 워낙 많아서 여기도 스킵.
엣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뤄따이구전 거리. 평일이라 한산했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에 북적북적할 걸 생각하니 유원지 느낌도 나고 괜히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날씨는 더웠고 ㅎ
광동회관 도착. 청나라 건릉 11년에 지어진 곳으로 광동출신 객가인들이 세운 곳이라고 한다. 불교선종 6조 혜능에게 공양을 한 곳이라 남화궁(南华宫)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혜능대사는 중국 선종 불교에 큰 영향을 준 분이라고 하네. 중국은 유명한 선승들을 몇 대 조 이런 식으로 부르나 봄.
중국 전역에서 가장 크고 잘 보전된 회관 중 하나로 사천지역 특색인 방화벽도 있다고 한다. 호.. 그렇군
광동회관 안에 있던 멋진 건물. 전시를 했던 것 같은데
낡았지만 화려해보이던 가마.
十孔陶埙. 이게 이 악기의 이름인지는 모르겠으나 회관 안에서 주인장이 연주를 하는데, 순간 중국 선협물에 들어와 있는 줄 ㅎㅎ
너무나 몽환적인 사운드다.
광동회관을 구경하고 나와 골목 끝까지 걸으니 이런 멋진 패루가 있었고,
길 건너 편에는 멋진 기루? 정자?가 있었는데, 힘들어서 포기 ㅎㅎ 다른 관광객들은 많이들 가더이다.
하루종일 커피를 못 마셔서 커피나 마시러 들어간 카페. 작고 예쁘다. 그런데
으아아아아 너무 예쁜 고양이가 있었다. 또 그런데!
예쁜 애가 낳은 작고 예쁜 애가 또 있었다앙아아아아아아아! 너무 귀엽자나 ㅠㅠ 아 진짜 심장 아파 ㅠㅠ
아니 어쩜 이렇게 귀엽고 위험한 생명체가 있을 수 있지??? 우리 고냥이 보고 싶다아아 ㅠㅠ
예상치 못한 고양이 어택에 카페에서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 정신차리고 나왔는데
이번에 삼색이가!! 뤄따이구전 고양이 맛집이었네.
예상보다 좋았던 구전골목을 나와 이번에 객가인들의 독특한 주거 양식인 토루를 구경하러 갔다. 토루는 푸젠성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청두에도 있다니 개이득. 알고 보니 해외로 나간 객가인들도 많지만 사천으로 피난 온 객가인들도 많다고 한다. 사천객가인들 중에 성공한 인물이 많은데, 덩샤오핑도 사천객가인이라고! 호오.. 요즘 객가인에 대해 참 궁금하던 차였는데 이런 행운이!
토루 입구. 무료다! 후후
토루에 들어서자 펼쳐지는 장면. 정말 이색적이고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최대한 한 화면에 담아 찍어 봄.
2층에서 찍은 풍경
이 토루는 푸젠성 토루와 달리 객가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객가인들의 이주 역사와 생활 양식, 유명 인물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객가인의 이주 역사를 담은 이 도표도 잼났다. 중국어를 좀 배우니 이런 박물관 다니는 게 백 배 즐거워졌다.
제일 윗 층에서 찍은 토루의 모습. 이 날 날씨도 너무 좋고. 정말 하루 종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리도 아프고 점심시간도 훌쩍 지나서 차와 간식이나 하려고 찻집에 않았는데, 客家擂茶라는 것이 있어서 주문해봤다. 그냥저냥 먹을 만했는데, 한창 먹다 보니 저 과자 같은 게 과자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약간 벌레 튀긴 거 같기도 하고... 고소하긴 했는데... 영 찜찜하다...ㅎㅎㅎ
아침부터 거의 쉬지 않고 걷고 다닌 뤄따이구전. 예상보다 더 보존이 잘 되어 있고, 토루까지 만나서 정말 이번 여행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새롭고 흥미롭고, 짜릿해!!
뤄따이구전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숙소로 체크인하기 위해 다시 청두 시내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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