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우리 냥이들과의 영상 통화 후 더욱 보고 싶은 마음이 깊어졌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기차역으로 고고!

택시 안에서 바라본 비 오는 가을날의 시안. 

넓디넓은 시안역 대합실. 그나저나 전에는 침대기차 软卧를 타면 따로 라운지가 있었는데, 이젠 없어졌나 봄. 고속열차에 밀리는 침대기차..

이번에도 아래층 침대. 오예~ 바닐라맛 콜라도 하나 사주고 출발~

안녕 시안~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칸으로. 충칭에서 올 때보다는 메뉴가 낫다. 5년 전에는 메뉴도 여러 가지고 주방장 아저씨가 친절하게 말도 걸어줬는데, 중국도 참 너무 빨리 변한다. 

하지만 날씨는 좋고~~

달리고 달려 어느새 저녁 밥시간. 이번엔 편의점에서 산 인스턴트 밥. 자체발열 방식이라 내 자리에서 편히 먹었다. 맛은 짭짤하니 괜찮았던 것 같은데, 잘 기억 안 남 ㅎ

열심히 달리던 기차는 쉬저우에서 꽤 긴 시간 정차를 했다. 잠시 밖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바깥공기도 마시고. 하지만 담배 냄새 어택 ㅠㅠ 중국은 아직까지 흡연자들에겐 천국이다. 기차 플랫폼에서 담배 피우는 게 가능하다니....

밤새 달린 기차는 칭다오북역에 도착했다. 새벽 5시도 안 되어서 도착해 역사 안에서 시간을 죽쳐야 했는데

다행히 나의 친구 맥도날드가 6시경 문을 열어서 아침 죽과 커피로 에너지 충전. 우리나라 맥도날드도 아침 죽 팔아주면 안 되겠니? 

기차역에서 첫 차를 타고 칭다오 역으로 이동. 하지만 중국 전화번호가 없어서 지하철 역에 짐을 보관할 수 없었다. 다행히 칭다오 역 주변에서 사설 짐 보관소들이 많아서 여기에 맡김.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위치도 가격도 꽤 괜찮았다. 가격은 기억 안 남 ㅎ

비행기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짧게 칭다오 시내 관광하기로. 칭다오 지하철 엠블럼.

첫 관광지는 잔교. 칭다오역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라 운동 겸, 산책 겸 슬슬 걸어감.

처음 엄마랑 칭다오에 왔을 때는 뭐 굳이 봐야하나 싶어서 택시 타고 가면서 걍 멀리서 봤는데, 울 엄마는 좀 아쉬웠나 봄. 담에는 모시고 와야지.

근데 잔교를 구경하고 있는데, 완전 7~80은 되어보이는 어르신들이 다이빙을 하고 계셨음. 그것도 새벽 6시 좀 넘은 시간에! 뭐지? 이 동네는 어르신들은 다들 강심장인가? 완전 놀랐는데, 나중에 유튜브를 보니까 톈진에서 어떤 다이빙 할아버지인가?가 엄청 유명해져서 유행이라고 하더이다. 어르신들이 나보다 더 건강하신 듯.

그리고 무슨 일인지 해변가에서 공안을 앞에 두고 드러누운 어떤 아저씨. 중국 칭다오의 새벽은 참 특별하구나...ㅎ

그 다음 코스는 성당. 지난번에 엄마랑 우연히(칭다오 정보 하나도 안 찾아보고 왔었음 ㅋ) 여기 와서 너무 예뻐가지고 놀랐었는데, 잔교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엄마와 커피를 마셨던 카페는 코로나도 잘 견뎌내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괜히 반갑. 하지만 커피는 다른 데서 마심 ㅋㅋ

빠다관(八大关)도 산책하고. 지난번에 나에게 큰 기쁨을 줬던 고냥이 잔뜩 있던 다육이 박물관이 없어져서 좀 슬펐다. 그 이쁜 냥이들은 어떻게 됐을까...걱정.

너무 이른 아침이라 살짝 고민했지만 그래도 칭다오에 왔는데 칭다오 맥주와 바지락 볶음은 먹어줘야지. 하지만...가게를 잘못 골랐....후..

칭다오 지하철티켓 기념샷도 찍어두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동방항공. 비가 오는 칭다오 공항. 칭다오야 너도 내가 떠나는 게 슬프니? 왜 울고 그래.ㅎ

내 좌석에 도착하니 이렇게 간식이 놓여있었다. 비행기 가격도 싼데 간식까지 챙겨주는 동방항공. 맛은 먹을만한 맛이었다. 중국 항공사들이 내가 탈 때마다 연착도 없고 서비스도 좋아서 나는 꽤 탈만했다. 

옆자리가 비었길래 면세에서 산 원장맥주를 고이 모셔서  옴 ㅋㅋ

안녕~
그렇게 2주간의 중국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그동안 안 걸렸던 코로나를 걸렸고, 원장맥주는 엄마와 엄마 친구분에게 양보했다는 후기. 중국 본토 코로나 독하더이다. 역시 원조(?)는 달라 ㅋㅋㅋ

시안은 지난번에 열흘가까이 있었던 관계로 솔직히 뭔가를 더 할 게 없었다. 뭐 화산을 가자면 하겠지만 그건 좀 무섭고 ㅎㅎ 화산이 멋지긴 한데 어메이산과 달리 유독 무섭게 가다 온다. 그래서 좀 덜 유명하지만 안 가봤던 곳을 가보기로 했다.

그전에 흥경궁에서 아침 산책.

공원입구에 들어서자 물을 묻힌 큰 붓을 글씨를 쓰시던 할아버지. 어쩜 저렇게 잘 쓰지? 부러움.

이번엔 지난 번과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이 동네 주민들 참 부럽네.

아침을 안 먹었는데 마침 찡까오(镜糕)를 파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계화맛이었지 싶은데, 아닌가 장미꽃 맛이었나. 암튼 잔돈이 조금 부족했는데 괜찮다고 그냥 가져가라고 하신다. 아유 감사해유. 이번에 시안 와서 놀란 게 사람들도 친절하고 특히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들이 너무 친절하셨다. 내가 멀리서 길을 건너려는 게 보이면 일단 멈추고 먼저 지나가라고 하신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전혀 못 느꼈던 포인트인데, 원래 이랬던 걸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서 매너들이 달라진 걸까? 어쨌든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게 보인다.

이런 화장실도 생김. (화장실도 전보다 많이 깨끗해졌음)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전 날 허마선생에서 산 팀홀튼 동결건조 커피를 마셨다. 세상에 너무 귀엽길래 안 살 수가 없었다. 이런 모양의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처음 사봤는데, 팀홀튼도 너무 귀엽잖아!! 색깔별로 라이트, 미듐, 다크 로스팅으로 맛이 다르다. 맛도 뭐 괜찮았다. 우리나라도 이런 거 좀 만들어서 팔면 안 되나? ㅎ 

이날 첫 번째 목적지는 시안성벽의 서쪽 문인 안정문(安定门).

시안성벽은 정말 거대하다.

서쪽문을 찾은 이유. 이곳이 바로 실크로드 방향이기 때문이다. 이 근처에 실크로드를 향하던 장건의 동상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뭔가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나 못 찾음 ㅎ 뭔가 버스를 한 번 잘못 내렸는데 또 막 다시 기다리기도 귀찮고 했던 거다.

그래서 그냥 근처에 있다는 미식거리로 향함 ㅋ

가는 길이 좀 인도도 명확치 않고 좀 험했다. 그동안 너무나 잘 정비된 시안 시내를 돌아다니다 여길 오니. 이게 진정한 로컬인가 싶다가도. 길은 이렇지만 또 비싸 보이는 아파트 들도 있고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ㅎㅎ

그리고 도착. 신지구전(欣集古镇). 구전이라길래 온 곳인데

옛 건물들과 그 뒤에 높은 아파트가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주는 곳. 현지인들은 여기 야시장을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도삭면을 날리던 아저씨. 마치 무림고수를 보는 것 같다 ㅎㅎ

이날 내가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은 후난밥반찬(湖南下饭菜)?이라고 해야하나 ㅎㅎ. 백반처럼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나는 아마도 위샹로스덮밥을 시켰지 싶음. 그리고 시안의 유명 음료수도. 맛은 좋았던 기억.

밥도 잘 먹고 향한 곳은 소안탑이다. 지난 번에는 스킵했던 곳이고 이번에도 안 가려 했으나 시간도 남고 ㅎ

소안탑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에 이렇게 버스카드를 충천할 수 있게 해 놨다. 오 좋은데.

버스 운전사를 이렇게 보호할 수 있도록 문도 달아놨고. 이런거 우리나라도 도입 좀.

소안탑을 보려먼 시안박물관 입장권이 필요한가 보다. 나는 외국인이라 위챗으로 티켓을 미리 예매할 수가 없었는데, 人工창구에 외국인이라고 했더니 여권 달라고 하고는 이렇게 바로 티켓을 끊어줬다. ㅎㅎ 그리고 공짜. 개이득.

안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소안탑이 나왔다. 이 소안탑도 작은 건 아닌데, 대안탑을 보고 났더니 왜 이리 소박하고 귀엽지? ㅎㅎ

짧게 소안탑을 보고 시안박물관을 향하는데,

대웅보전이. 흠... 여기도 절이 있나 보군.

시안박물관 앞에 도착했더니 어디서 단체로 오셨는지 단체사진 촬영 중;; 실례합니다~ 지나갈게요. 借过一下~

그렇게 박물관을 관람하는데 엄마한테 연락이 왔다. 우리 으른냥들 나를 보고 싶어하는 거 같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쌓인 (고작 열흘됐나? ㅎ ) 우리 냥이에 대한 그리움이 폭발. 바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바꾸고 숙소로 향했다. 나도 너무 보고 싶다고오! 안 그래도 아픈 애들 두고 와서 계속 신경 쓰였는데.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가기 전

밥은 먹어야지. 유학생들이 그리 맛나다던 황먼지(黄焖鸡). 약간 간장닭볶음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무난하게 잘 맞을 것 같은 메뉴였음.

그리고 숙소에 돌아가서 우리 냥들과 영상 통화로 주접떨다가 시안에서의 마지막 밤 마무리.

이번에 묵은 ibis호텔 시안교통대 지점은 좀 주변에 뭐가 없다. 편의점도 물건이 많지 않고. 시설자체는 괜찮으나 주변 편의 시설이 부족한 게 좀 아쉬웠는데,

그러나 세상에. 이날은 7시쯤 일어나서 주변 산책하러 나섰는데 호텔 바로 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순간 무슨 다른 세상에 온 줄 ㅎㅎㅎ 나중에 유튜브를 보다 알게 된 건데, 중국에는 이렇게 조(早)시장이 열리는 곳이 종종 있는 거 같다. 근데 정말 그 규모가 넘사벽이다. 없는 게 없는 아침시장. 호텔 골목 시작점부터 끝까지 족히 2~3백 미터는 되는 곳에 온갖 음식을 파는 좌판들이 쫙 깔려있었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또우푸나오(豆腐脑)와 빠바오저우(八宝粥)를 포장해 와서 먹었다. 빠바오저우는 8가지 보물이 들어간 죽이란 뜻으로 그만큼 영양가 있는 곡물들이 들어가 있다. 맨날 인터넷으로 보다가 첨 먹어봤는데, 음 건강한 맛이다. 또우푸나오는 이미 여러 번 먹어봤지만 늘 맛나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오늘의 여행지로 출발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그것.

그렇다. 대안탑이다. 현장법사가 실크로드를 통해 인도에서 가져온 불교경전, 부처님 사리 등을 봉인한 탑이다. 

대안탑을 가까이 보기 위해서는 대자은사(大慈恩寺)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겁나 웅장한 대안탑. 우리나라 이렇게 거대한 탑이 있을까? 내가 알기로는 없는 거 같은데. 중국은 뭐든 스케일이 크긴 하다 ㅎㅎ

대안탑 입구에서 한 컷.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다 담기 어렵다. 대안탑 안으로 들어가는 건 따로 돈을 내야 한다. 지난번에는 안 들어갔는데, 이번 시안여행 중에는 성벽을 안 갈 거라 대안탑 입장권을 굳이 돈 주고 샀다. 대안탑에서는 시안 시내를 사방으로 전망할 수 있거든!

대안탑 안에 들어서면 탑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놓여있다.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구조. 다리 아픈 어르신은 힘드시겠다 싶음.

아마도 제일 꼭대기 층에서 찍은 거 같은데, 저 앞에 현장법사의 동상과 쭉 뻗은 대당불야성 길거리가 한눈에 보인다. 오 돈이 아깝진 않다. 

내려가는 길에 찰칵. 뭔가 드라마 장안24시에서 보던 탑 내부 같다 ㅎㅎ

대안탑 구경을 마치고 대당불야성 거리로 가는 도중 현장법사와 대안탑을 함께. 이 구도로 사진을 많이 찍더군.

다른 구도로 한 번 더 ㅎㅎ

대당불야성 입구에 들어서니 친절하게 그림으로 안내도를 해놨다. 아..이걸 밤에 왔어야 하는데 너무 체력 딸려서 낮에 살짝 걷기로. 2019년에 왔을 때는 밤에도 썰렁하던 곳인데, 요즘 인터넷 보면 인간이 너무 많아서 걷기도 힘들더라. 인간 많은 거 질색.

그전에 점심부터 해결을 ㅎㅎ 그냥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량이 한 그릇. 그래도 시안에 왔으니 량피는 먹어줘야지. 입맛 없을 때 딱 좋음. 그러나 맵다 ㅠ 시안 사람들도 쓰촨이나 후난만큼 맵게 먹는 거 같다. 음식 주문하면 꼭 辣子?라고 묻는다.그

매우니까 쩐까오(甄糕). 대추랑 함께 먹어야 맛나다.

밥 좀 먹고 슬슬 걷는데, 목이 말라 음료수 사러 갔다가 딸기맛 코카콜라 발견. 참 중국은 콜라 종류가 다양하다. 도대체 어떤 맛까지 있을 건가! 하지만 맛은 다 별 차이 없다는 ㅎㅎ

그리고 힘들어서 잠시 스벅. 하지만 웨스틴 호텔 안 매장이라 리저브 밖에 없고요, 그냥 아메리카노도 없어 비싸고요. 그래서 기념으로 영수증까지 찍어 둠 ㅎ 아니 무슨 8,800원이나 주고 커피를...후덜덜. 다시 한번 느끼지만 중국 스타벅스는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 루이씽이 스벅을 이긴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 싸다는 점인 것 같다.

대당불야성을 한참 걷다가 칭다오로 가는 침대열차 티켓을 사기 위해 시안역으로 왔다. 저 시뻘건 글자. 2019년에 처음 침대기차를 타러 왔을 때 저 글자 보고 너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ㅎㅎ 

시안역 옆에 대명궁터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문이 이렇게 황금색일 줄이야 ㅎㅎㅎ 이것도 인상적이다.
무사히 티켓을 구입하고(침대 아래칸으로!) 식사할 요량으로 완다광장에 도착했는데.

오 이건 뭐야? 전국 광장무 대회? 광장무 경연도 하는구나 ㅎㅎ 역시 2023년도 놀아주는 해였어. 여행 갈 때마다 이런 행운이 ㅋ

그전에 저녁부터 해결하고! 원래는 지난번에 갔던 가게를 가려했는데, 여기가 더 깔끔해 보이고 가까워서 ㅎ
28위안이 맞았나? 어쨌거나 너무 싼데 모든 게 무제한이다.

소스와 음료, 후식, 심지어 맥주까지!!! 이렇게 해서 남긴 하나;;

나는 당연히 마라홍탕에 기름장 소스로 ㅎ

회전 초밥집처럼 자리에 앉아있으면 다양한 재료들이 레일을 타고 지나간다.

이것저것 담아서 바글바글 끓여 먹으면. 음...이래서 내가 중국 여행 못 잃어!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후식을 하나 까먹으며 마무리

하고 나왔더니 광장무 대회가 한창이다. 아유 화려해. 마침 근처에 데카트론도 있고 허마선생도 있어서 이것저것 주섬주서 사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오 이번에 흥경궁에서 어르신 오케스트라단이 공연 중이다. 이날 무슨 날이었나. 좋은 구경 많이 했다. ㅎㅎ
 

시안에서의 첫날 아침이 밝았다.

느지막이 10시쯤 숙소에서 나섰더니 하늘 색깔 무슨 일. 숙소와 지하철 역 사이에 있는 싱칭궁(兴庆宫)흥경궁이라는 곳으로 산책을 나섰다.

물 한 모금 마셔주고. 장백산이란다...우리 백두산 호랑인데...슬프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건 아마도 올해 백두산 여행을 위한 복선이 아니었을까? ㅎㅎ

중국은 큰 도시마다 이렇게 넓은 공원 꼭 있다. 대부분 인민공원이라 불리지만 ㅎ 아무튼 여기는 당나라 현종이 오랜 기간 기거하던 곳이라고 한다. 한글로도 안내가 되어있어서 자세한 정보도 알 수 있었다.

중국 공원을 오면 늘 볼 수 있는 춤추시는 어른들. 시안 공원의 특징이라면 여기에 회교도가 많아서인지 신장? 아랍쪽으로 보이는 춤을 많이 춘다는 거다. ㅎ

멋진 버드나무와 악기를 연주하시던 분들. 이렇게만 보면 중국 사람들 참 여유롭고 좋아 보인다.

비교적 최근에 개보수한 공원이어서인지 다른 부대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적당히 공원을 산책한 후 용싱팡(永兴坊)에 도착했다. 용싱팡은 지난 시안여행을 하다가 알게 된 곳인데, 서쪽에 회족들의 거리인 회민지에(回民街)가 있다면 동쪽에는 한족들의 거리라 할 수 있는 용싱팡이 있다. 
용싱팡은 당나라 시기 108팡(팡坊은 아마도 구역을 나누는 명칭인 것 같다) 중 하나로, 현재는 산시(陕西,섬서)성 비물질문화특색거리라고 한다. 관중항(关中巷), 산난지에(陕南街), 산베이시엔(陕北襄)등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산시성의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지만 수공예품과 공연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목적은 당연히 먹거리 ㅋㅋ 소개글에는 '전국 10대 미식거리'라고 한다. 중국은 10대, 3대, 5대 뭐뭐뭐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함 ㅋ

용싱팡 입구에는 이렇게 큰 거울이 있고. (이것도 뭐라 뭐라 설명이 써 있었는데 기억 안 남 ㅎ)

첫 번째 먹은 음식은 이렇게 아주머니들이 부지런히 만들고 계신 ~~煎饼。

가게이름이 子长煎饼이니까 뭐 음식 이름도 지앤삥이겠지? 왜 메뉴판을 안 찍어뒀을까? 속 안에 재료를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아마도 부추계란으로 시킨 거 같기도 하고..기억이 안 나네..뭐 맛은 좋았던 거 같다. ㅎㅎ
지앤삥을 먹고 슬슬 구경하고 다니다가

탕후루 발견. 이때 우리나라에 엄청 탕후루 열풍이 불고 있었는데, 원조 탕후루를 또 먹어줘야 하지 않겠어?

기왕 먹는 거 산사열매로다가. 제대로 원조 탕후루 먹어 줌. 맛은 뭐..그냥그냥 ㅎ 원조를 먹었다는 거에 의의를 둔다.

구경하다 발견한 필수로 먹어야 하는 시안 음식. 하하 귀여워. 못 먹어 본 것이 아직도 많네.

원래도 많이 못 먹지만 나이들어 더 노화된 나의 위장으로 무언가를 더 먹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이 삔시엔위미엔(彬县御面)은 좀 궁금해서 먹으로 입장. 이 삔시엔위미엔은 위미엔(玉面), 즉 옥면이라고도 불리는데 량피의 밀가루와는 차별되는 특제 식품이라고 한다. 색이 옥과 같고 맛은 쫄깃하고, 입안에 향이 남는다. (발번역). 이렇다는데 어떻게 안 먹어? ㅋㅋ 게다가 이 음식에 御자가 붙은 것은 무려 3천 년 동안 이어 내려져 온 궁중음식이기 때문이란다. 전해지기로는 주태왕구공단의 아버지가 빈(현재의 彬县)에 거주할 때 그의 부인인 강씨가 밀로 만들었던 음식이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내가 주문한 것은 얇은 면도 함께 먹을 수 있는 双拼御面. 11위안으로 싸다 싸.

요 탱글탱글한 식감. 맛은 뭐 량피도 그렇지만 양념 맛으로 먹는 거 아니겠음? ㅋㅋ색다른 식감이 꽤 좋았다.

친전미피(秦镇米皮). 요것도 먹고 싶었는데, 배의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관계로 사진만 찍어 옴. 실은 이거 말으러 친전秦镇이라는 곳을 여행해보고 싶었음. 량피와 달리 쌀로 만든 친전미피는 진나라 시절 흉작으로 힘들어하던 친전의 군수였나 누군가가 쌀을 조공할 수 없어서 이걸로 대신했는데, 진시황이 사연을 듣고 친전에서는 앞으로 쌀대신 이걸로 조공을 하라고 했다 함. 폭군으로 알려졌지만 꽤 합리적이었던 것 같은 진시황. 나만 긍정적으로 보나 봄 ㅋㅋ

술을 마시고 술잔을 깨는 체험을 하는 곳. 지난 번에 해서 이번엔 패스. 근데 이거 술은 아니고 박카스맛 음료임 ㅋㅋ 술잔을 깨는 문화는 병사들이 전쟁 전에 결의를 다지기 위한 행위였다고 하나 현재는 안 좋은 일을 없애고 좋은 운이 돌아오길 기원하는 행위로 바뀌었다고 한다. 

처묵처묵하여 배부른 배를 좀 꺼뜨리고자 마신 뽕열매즙 ㅋㅋ 영양도 풍부하다니 마셔줘야지 ㅎ

즐겁게 용싱팡을 구경하고 나서 성 안으로 들어왔다. 장락문. 즐거움이 오래 되길!

목적 없이 그냥 성벽 안 거리를 이리저리 걷는데, 길들이 꽤 예뻤다.

그리고 아저씨를 너무 좋아하던 하얀 고양이. 아우 귀여워.

그렇게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 엇 시안사변 기념관 등장 두둥!

동북 최대 군벌이었던 장학량(张学良)공관. 일본에 항전하기 위해, 공산당을 손 잡을 수 없다는 국민당의 장개석을 감금시키고, 국공내전을 종결시킨 말 그대로 사변이 발생한 곳. 도올 김용옥 선생의 강의를 듣고 알게 된 인물인데, 이런 사람을 바로 상남자라고 해야 한다고 본다 난.
듣기로는 미국 하와이인가? 암튼 미국에서 남은 여생을 마쳤다고 하던데, 그의 말씀 중 의미 있는 게 있어서 찍어뒀다.

장학량은 일본 NHK기자 간담회에서 21세기의 젊은 일본인들에게 몇 마디 전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일본의 젊은 청년들이 다시 과거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희망한다. 무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이 점은 역사가 이미 우리에게 알려줬다. 일본 청년들은 역사의 과정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알았느냐? 일본인들아?

시안사변 기념관을 나와 회민지에(回民街)로 가는 길에 보게 된 식당의 문구 "인간사의 큰 일은 먹고(吃), 마시는 것(喝) 두 글자다" ㅎㅎ 맞말이라 사진 찍어 둠. 써먹어야지.

그리고 길거리에서 만난 고냥이들. 중국에서는 길 고냥이들을 꽤 많이 만날 수 있다. 중국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 듯.

걷다 보니 회민지에가 있는 종로우(钟楼)까지 걸어가는 건 무리다 싶어서 지하철을 탔다. 시안시의 지하철 엠블럼은 성벽 모양이다 ㅎㅎ, 그리고 지하철 티켓. 이때만 하더라도 알리페이로 버스는 탈 수 있었는데, 지하철은 탈 수가 없어서 티켓을 따로 끊었다. 기념샷 찍기.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종로우(钟楼)역에 도착해 종로우와 구로우(鼓楼)를 거쳐 

회민지에 도착. 아직 사람이 아주 많진 않다.

그리고 또 고냥이. 너 입에 치즈 묻었어 ㅋㅋ

이리저리 구경하는데 단곶감? ㅋㅋㅋ

이날 저녁은 지난번에 못 먹어봤던 사오즈면(臊子面). 이것도 시안의 유명 음식 중 하나라던데, 약간 국물 있는 고기비빔국수 같았다. 소화가 잘 되는 너낌.
밥도 먹고 발 마사지도 받고 빡세게 걷다가 숙소로 복귀.

날이 어두워지니 구로우와 종로우에도 조명이 들어오고,

마침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멋진 종로우를 담을 수 있었다. 화려한 시안의 밤.

마지막으로 발 마사지사의 영업에 구입한 연고. 충칭 모기들에게 물어뜯긴 나의 다리를 보더니 이거 바르면 빨리 나을 거고 흉터도 빨리 없어질 거라고. 자기네 가게에서만 파는 거고 어제도 어떤 손님이 3개나 사갔다고 어쩌고 저쩌고.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뭐 기념품이다 싶어서 하나 샀는데, 더 살 걸;;; 좋긴 좋더니다. 뒤꿈치에 발랐더니 금방 매끈해지고. 아 가게 이름을 안 적어와서 담에 살 수 있을런지...
그렇게 시안 첫날 여행 마무리.

충칭에서 시안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아침 기차라 일찍 일어났는데, 주차장뷰도 꽤 쓸만하다? ㅎㅎ

역광이 드는 멋진 충칭시잔.

남들은 바쁜 시대에 빠른 고속철을 이용하겠지만 나는 침대기차를 타고 싶어서 천천히 가는 绿车로 티켓을 예약했다. 9호차 탑승. 그러하다 软卧로 끊었다. 아무래도 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잉워(硬卧)는 자신이 없다.

下铺로 끊었다! 오예~ 아마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노선이 아닌가 보다. 아님 다들 고속철을 이용하거나. 중국도 점점 고속철을 확대하면서 이런 랑만적인 옛 열차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탈 수 있을 때 많이 타 둬야 한다고! 내가 탄 열차는 충칭서역에서 시안역까지 대략 9시간 걸렸던 것 같다. 그나마도 이젠 시안까지 가는 열차가 없는 듯하다. 

오전 8시 기차라 아침은 기차에서 먹었다. 만터우와 삶은 계란과 각종 야채. 저 탕은 뭔지 기억이 안 나네. 그럭저럭 아침으로 괜찮았다.

자리로 돌아와 군것질 거리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역시 아래 침대가 편해.

이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창 밖 구경하고 맞은편 침대 위, 아래 자리 잡으신 충칭 어르신 모녀와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뭔가 중국식 볶음면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이렇게 잔뜩 준다 ㅎㅎ 이거 다 먹었다간 체할 것 같아서 적당히 먹고 다시 자리로 돌아 감.

쓰촨성 따저우 라는 곳을 지나면서. 중국은 물에 석회질이 많아서 물색깔이 옥빛인 곳이 많다. 예쁘긴 한데, 머리 감을 때 생각하면..ㅎㅎ 역시 우리나라 물이 맑고 좋아.

안강이라는 곳을 지나며 찍은 사진인데, 그냥 우리나라 지방도시 어딘가 같음 ㅋㅋㅋ

충칭 아주머니께 과자를 드렸더니 이렇게 큰 귤?유자?를 주심 ㅎㅎ

큰 딸래미(50정도 된;)와 함께 셴양(咸阳,함양)에 살고 있는 작은 딸 보러 가신다는 아주머니. 여행 중이라니까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결론은 결혼하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너무 웃긴 게 아저씨들은 결혼하라고 하는데 아줌마들은 하지 말란다.ㅋ 그러면서 자기 딸도 이혼했는데 괜찮다고. 네? ㅋㅋ 혼자 돈도 잘 버는데(잘 벌 진 못해요 ㅠ) 여행 다니며 잼나게 살라고 하신다. ㅋ

그러면서 중국 여기저기 여행 다니셨는데, 신장(新疆) 여행이 제일 좋았다고 하셨다. 신장은 난장(南疆), 베이장(北疆)으로 나뉘는데, 난장에 그렇게 좋으셨다고. 안 그래도 저도 엄무이랑 실크로드 여행하고 싶어여!! 그리고 귀주성도 좋다고 하셨다. 현지인 추천이니 얼마나 잼날까.

충칭 특유의 사투리로 100퍼센트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대략적인 줄기는 이해하면서 (나 중국어로 현지인이랑 기차에서 대화한 거야?) 오다 보니

이런 예쁜 경치를 지나 (여기도 한국의 어느 시골 같은 ㅋ)

응 저녁시간 ㅋ 시안에 도착하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저녁도 기차에서 처리했다. 맛은 머.. 맛없진 않다 정도.

잠시 정차한 친링이라는 곳에서 나무가 예뻐서. 벌써 해가 지고 있다.

그리고 시안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서안교통대-싱칭궁(兴庆宫)역에 도착.

지하철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호텔. 내가 예약한 방이 창문이 없는 방이라길래 추가요금 내고 업그레이드. 어쩐지 싸더라. 이비스 서안교통대점은 세탁실이 아주 잘 되어있어서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다. 빨래부터 깔끔하게 돌리고!

이날은 하루종일 기차 탄 거 외엔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Lay's 감자칩 뽀뽀지맛. 이름이 좀 거시기해? ㅋㅋ 뽀뽀지(钵钵鸡)는 쓰촨성 러산(乐山)의 대표 음식으로 차가운 마라꼬치(冷串)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처음 보는 하얼빈 맥주!

중국에서는 Lay's의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데, 오이맛부터 김, 심지어 취두부 맛까지, 종류가 어마무시하다. 

맛나게 과자와 맥주를 먹고 티비나 보면서 자려고 티비를 켰더니, 아니 이가인지명(一家人之名)이 방송되고 있다. 리빠와 허쯔추의 엄마가 만나서 얘기하는 장면이라니. 나 울어 ㅠㅠ. 그렇게 시안에서의 첫날 마무리.

충칭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주요 포인트는 다 봐서 아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역시 여행은 너무 오래 있으면 지겹고 짧으면 아쉽고 그러하다.

이 날은 호텔 조식을 좀 풍요롭게 먹었다. 다양한 야채 볶음과 맑은 탕면. 아마도 배불러서 꽤 남겼던 기억 ㅎㅎ

식사 후엔 산책 겸 커피 마시러 팀홀튼에 갔다. 이때는 팀홀튼이 아직 우리나라에 오픈하기 전이라 희소성때문에 갔는데, 스벅보다는 싸긴 하지만 그렇다고 많이 싼 것 아니었고 커피 맛은 머 특별히 더 좋거나 하는 건 못 느꼈음. 아메리카노를 마셔서 그런가. 아 그리고 여기 직원은 영어를 잘하더이다. 역시 외국 브랜드라서 그런가.
암튼 중국을 여행하다보면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가 다 좋은 건 아니지만 해외 브랜드 적당히 베껴 돈 벌면서 마치 대단한 일하는 양 거만 떠는 대기업들 보면 좀 값싸고 좋은 브랜드들은 직접 한국 시장에 들어왔으면 함. 물론 이 팀 홀튼은 말도 안 되게 고가 전략으로 망할 것 같긴 하다만 ㅋ
이 날은 숙소도 옮기는 날이라 일단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긴 후 고대하던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로 출발했다.

지하철역 가는 길에 있는 식료품 가게의 고냥이. 고냥이가 귀여워 함께 놀 겸 음료수 사러 가게에 들어갔으나 쥔장이 없네;; 걍 냥이랑만 놀다 나옴. 친구네 고냥이 땡모가 생각난다 ㅎ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호선 치싱깡(七星岗)역에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역에서 나오는데 멋진 성벽과 마치 공성전을 벌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멋진 조각상들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꾸며놓을 줄이야. 재미있네!

이건 나중을 위해 찍어 둔 충칭에서 소개하는 충칭 위중구의 관광지 표지판인데, 지금 제대로 읽어보니 꽤 재미지다. 014번에 소개된 것은 바만즈 장군의 이야기인데, 충칭이 예전에 바(巴,파)의 땅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 아마도 '바'씨들이 지배하는 곳이었나 보다. 전국시기, '바(파)'의 땅에 내란이 일자 바만즈라는 장군이 옆에 위치한 강력한 국가인 '초(楚)'나라에 3개의 성지를 내줄 터이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초나라의 도움으로 내란을 평정했으나 바장군은 차마 자신들의 땅을 분할해 줄 수도, 초나라에게도 했던 말을 번복할 수도 없어(不能食言) 결국 스스로 검을 뽑아 자신의 머리를 베어 초나라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바만즈 장군은 이 지역의 역사적 영웅이 되셨고, 그분의 묘가 모셔져있다고 한다. 아.. 역시 외국어를 배워야 여행이 더욱 재밌어진다.
이번엔 임시정부 청사만 가지만 다음에 길게 여행 올 수 있게 되면 저 관광지들을 다 둘러보고 싶기도 하다.

성벽을 지나 임시정부 청사로 가는 길. 충칭은 산청(山城)이라는 말처럼 도시 전체가 산처럼 길이 오르락 내리락 신기하게 되어있다. 이런 연유 때문에 중국이 충칭에 군사 비밀 기지를 설치했겠다 싶음. 하지만 그래서 돌고 돌고 돌아 빡치기 일보 직전 임시정부 청사를 찾았다. 아니 뭐 길이 이따위야! ㅋ

충칭의 임시정부 청사는 상하이 청사와 달리 규모도 크고 한 국가의 정부청사 다운면모를 지녔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길 방문했던 사진이 급 생각이 났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참 희망찼는데, 지금은 어쩌다 토착왜구가 정부요직에 앉아서 일본 간첩짓을 대놓고 하고 있으니. 정말 김구선생님을 비롯해 독립운동하신 선조들이 통탄할 일이다. 
물론 이 기회에 토착왜구들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났으니, 그동안 못해 왔던 토착왜구 처리가 가능해져서 희망을 가져보기로 한다. 
임시정부 구지에는 기념품 샵도 있긴 한데, 물건도 적고 일하는 직원도 없었다. 아쉬운 대로 임시정부 기념관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볼펜 하나 사서 마음이라도 보태고 왔다.

임시정부 청사를 관람하고 해방비 거리로 향하는데, 어울리지 않게 성당이 하나 나타났다. 뭐지? 대충 글을 읽어보니 1879년 청나라 광시제때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호...그 뒤로 뭐 항일전쟁 때 어쩌고, 문화 대혁명 때 어쩌고 그랬는데 복원했다고 한다. ㅎㅎ
지금은 호텔로 사용하고 있던데, 안타깝게도 외국인은 묵을 수 없다고 ㅠ

이건 숙박 가격표인데 중국 현지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한 거 같다. 

다시 길을 걷고 걸어 '훠궈' 글씨로 가득 찬 해방비 거리에 도착했다. 자 어디서 훠궈를 먹어볼까나~

나의 선택은 마라오지우라오훠궈(麻老九老火锅). 충칭의 상징인 9정 훠궈집이다. 1968년부터 장사를 했다면 꽤 유명한 곳이겠지? 실은 사전에 훠궈 맛집을 하나도 찾아보지 않고 무작정 찾아 헤맸다. ㅎㅎ 뭐 다 맛있지 않겠어?라는 마음으로.ㅋ

씨뻘건 훠궈탕이 먼저 나오고. 나는 맵찔이니까 제일 안 매운 웨이라(微辣)로 주문.

소스바에서 찍어 먹을 소스 제조.

진정한 홍탕훠궈 매니아는 즈마장이 아닌 기름장에 찍어 먹는 법.

나는 천엽을 포함한 내장 모둠과 소고기 모둠, 야채 모둠을 시켰다. 아..2015년인가? 충칭에 출장 왔을 때만 해도 막 중국어 배울락 말락 할 때였나? 암튼 중국어도 부족하고 일하느라 바빠서 훠궈를 못 먹었던 슬픈 기억을 갖고 있었다. 그때 얼마나 한스러웠는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엄마라 동네 조선족이 하는 양꼬치 집에서 훠궈를 시켜 먹었다지.
중국어 처음 배울 때 제일 열심히 공부한 게 바로 이 훠궈 주문 법이다. 다양한 식자재 이름이 왜 그리 안 외워지던지. 하지만 지금은 뭐. 훠궈뿐만 아니라 별거 별거 다 잘 시켜 먹는데. 남들은 중국어를 돈 벌려고 배우는데, 나는 먹고 여행 다니며 돈 쓰려고 배웠다 ㅋㅋㅋ

우선 천엽을 7번 정도 담갔다 뺐다 해서

샹차이 가득 담은 마늘참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흐어...지난 나의 중국어 공부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크허....한국에서 먹는 훠궈와는 비교가 안 되는 본토의 훠궈.

홍탕이 팔팔 끓을수록 나의 식욕도 더욱 끓어오른다~~

이건 오리창자. 중국 사람들 이거 많이 먹길래 시켜봤는데, 와 이거 꼭 시켜야 함. 꼬독꼬독 너무 식감이 좋다.

그리고 소고기. 탕을 웨이라로 시키면 뭐하나. 매운 고추가 잔뜩 들어간 저 커다란 소고기를 한 입에 먹으니 입안에 '맛남'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물론 이 더운 날 (30도 육박하는 기온 ㅋㅋ) 이 매운 거 먹고 속 아프고 정신이 어질어질했다는 후기..
하지만 이것이 바로 진정한 훠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충칭 여행 중 최고의 순간이었다. 

훠궈로 속은 아프지만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숙소를 충칭시짠(重庆西站) 기차역 근처로 옮겼다. 이번에 묵을 호텔은 IU호텔. 예전에 청두에서 한 번 묵은 적 있는 호텔 체인인데, 가성비 매우 좋아서 이번에도 예약했다. 기차역에서 매우 가까운데, 무료로 호텔까지 차를 태워주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든다.
3만4천원 정도 주고 숙박했는데, 킹침대에 방도 넓고, 티비도 있고 있을 건 다 있음.

화장실도 상당히 넓고 깨끗하다. 샤워부스도 아주 잘 되어 있음.

뷰는 주차장뷰 ㅎ

숙소 뒤편에는 기찻길이 있어 창가로 보니 해가 지는 장면과 함께 매우 감성적인 경치를 자랑한다. 하지만 밖에 나가보니 아직 밝네? ㅎㅎ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이쁘고. 아니 뭐 이리 날이 좋아!

기분 좋게 자링강을 건너는 지하철을 타고 충칭에서의 마지막 여행지로!

충칭 지하철 엠블럼. 중국은 도시마다 지하철 엠블럼이 다 다르다. 그것도 꽤 신기함. 최대한 도시별로 찍어보려고 했는데, 나중에 함 정리해야지.

이 날의 마지막 관광지 츠치코우(磁器口). 청나라 시기 자기가 많이 생산되던 곳이라는데, 뭐 일반적인 중국의 옛 거리를 관광지화 한 곳이다. 그래서 갈까 말까 하다가 시간도 남고 해서 와 본 곳이다. 

해가 질 때쯤 도착해서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청두도 그렇고 충칭도 마찬가지로 훠궈의 도시답게 훠궈 재료를 만드는 가게들이 백만 개는 있는 거 같다 ㅎㅎ 충칭에서 바로 집으로 간다면 잔뜩 사 갈 테지만, 아직 여행이 많이 남아서 구경만 ㅠ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았으나 아직 속이 쓰려서,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달달한 디저트를 먹으러 왔다.

이름하여 전통홍탕계화탕원. 계화가 들어갔다 하니 또 안 먹을 수가 ㅋㅋ

이런 멋진 경지를 보며 덥지만 밖에서 먹어 줌 ㅎ

예뻤던 츠치코우 야경과 우연히 만난 미묘를 뒤로하고 충칭에서의 마지막 밤 마무리.

미식 거리에서 적당히 먹은 후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홍야동(洪崖洞)으로 향했다.

버스나 디디를 타도 되지만, 걷는 걸 좋아하는 나는 걸어서 가기로!

육교를 건너가는 중 만난 독특한 과일을 파시는 아주머니. 이건 장가계 갔을 때도 봤던 것으로 호기심에 사 먹었는데, 맛은 불량식품 맛에 너무나 인공적인 열매 모양을 하고 있었다. 무슨 과일이냐고 물어봐도 뭐라 뭐라 하는데 전혀 못 알아듣겠음. 

장가계 때 여행 가이드도 잘 모르겠다고, 먹어보라고 하나 건냈더니 자긴 안 먹는다고 ㅎㅎㅎ(이상한 건가...) 정말 끝까지 정체를 모르겠다. 너무나 궁금하다 이 열매의 정체가! 와중에 급 비 옴. 영국인가 ㅋㅋ

그렇게 거리 구경하며 걷고 걸어

첸스먼자링강대교에 도착. 홍야동을 바로 갈까 했는데, 갑자기 이 대교를 걷고 싶었다. 지난번에 왔을 땐 저 건너편에 묵었었는데. 

 

짝퉁 마리나샌즈베이 건물도 보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대교 위를 걸어서 건너고 있었다.

대교 끝까지 걸어 가볼까 하다가 급 귀찮아서 ㅋㅋㅋ 되돌아와서 사진 찍고 보니 강물이 참 누렇다.

다시 홍야동으로 고고

슬슬 간판에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적당히 걷다가 야경을 감상하러 카페에 들어갔다. 하지만 창가석은 이미 만석. 그리고 자릿값인지 커피가 엄청 비싸다. ㅠ

멍 때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도시의 불빛이 하나 둘 켜지면서 멋진 야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창가가 멀어서. 에잇 나가자!

크흐... 전에 왔을 때도 이 야경에 반했었지. 그땐 이런 야경은 홍콩이나 상하이에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충칭도 꽤 멋져서 아주 인상이 깊이 남았었다. 

잠깐 자링강 야경을 감상한 후 다시 홍야동 내부 구경을 위해 돌아다녔다.

80년대 충칭이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 구조가 엄청 복잡한데 관광객도 너무 많아서 빠져나가느라 엄청 고생했다.

중국 다른 도시들에서도 8~90년대 풍경을 재현해 놓거나 옛날 추억을 물건을 파는 상점을 많이 목격했다. 중국도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양극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가난했지만 행복했다고 믿는 과거를 추억하는 것 같다. 동아시아는 비슷한 경제 발전 과정을 겪으면서 비슷한 정서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 것 같다. 신기하기도 하고. 먼가 아련한 그 감정, 느낌. 아마도 그땐 다들 가난하지만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던 시기이기 때문일까. 

노란 조명도 예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홍야동의 내부.

홍야동 옆의 저 폭포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밑이 인간들 모여 있는 걸 보고 바로 포기. ㅎㅎㅎ 홍야동이 중국 인기 관광지로 꼽힌다더니 진짜 인간적으로 인간이 너무 많다. 아니 평일 저녁인데오도 이 정도면 도대체 주말이나 공휴일엔 어떻다는 거야;;

강 건너편 화려한 건물 조명과 홍야동의 조화. 전에 왔을 땐 홍야동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지 않아서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고 널럴하게 다니기 좋았는데, 저녁이 되니 걷는 것도 너무 불편해졌다. 그래서 탈출을 결심.

전통 묘족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뻤던 홍야동.

그리거 멋진 첸스먼대교의 야경. 대교 위에서 홍야동을 찍고 싶었지만 인간도 많고, 길도 못 찾겠고 힘들어서 숙소로 복귀.

그리고 바오스푸로 마무리. 

22,162 걸음... 어쩐지 발이 너무 아프더라 ㅠ 

충칭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내가 묵은 란바지아 이비스 호텔은 1박에 조식포함 가격이 4만 원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다. 다시 한번 중국 호텔 가성비에 감탄을.

1층 로비에서 우측으로 꺾으면 통창으로 된 식당이 나온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소박하면서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조식이었다. 이때는 아직 소화력이 많이 회복되지 않은 관계로 적당히 먹어 줌.

비 오는 아침, 출근하는 충칭 시민들을 보며 아침을 먹으니, 이게 바로 여행자가 즐기는 최고의 여유이지 싶다. ㅎㅎ
부지런히 아침을 챙겨 먹은 관계로 다시 내 방으로 와서 휴식과 샤워 등등을 하고,

호텔 티비로 충칭음식 연구함 ㅋㅋ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여행을 하러 슬슬 나갔더니

돤씨네 신선한 루(卤)집이 보인다. 루를 한국어로 뭐라고 해석해야 하나? 암튼 한식뷔페처럼 각자 식판 들고 자기가 원하는 반찬 골라먹는 방식이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대충 한 끼 딱 때우기 좋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예전에 먹었던 猪蹄饭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요렇게 나오네. 저 허여멀건한 토마토 탕은 각자 알아서 퍼 먹고요. 적당히 점심 한 끼 때우기 좋았던 식당이다. 
그리고 다시 역으로 고고!

하기 전에 ㅎㅎ 콜라 하나 구입. 이거 안 먹은 줄 알았는데 먹었었구나. 白柚가 속이 하얀 유자라고 하고, 청죽은 죽이겠지머? ㅎㅎ 근데 맛은 머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먹었던 기억이 없었구나. 
중국은 콜라맛이 다양한데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 계화맛 펩시 정도가 좀 튄다고나 할까.
암튼 콜라를 사고 진짜 지하철역에 도착

충칭 지하철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여행했던 2023년 9월에는 알리페이 QR로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 그래서 승차권 매표기에서 알리페이로 지불해서 티켓을 사거나 역무원에게 사야했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조천문(朝天门) 역에 내려서 조천문을 보러 갔다.

저 멀리 마리나베이샌즈 짝퉁 같은 건물이 보인다! 가보자고!

응 공사 중. ㅋㅋㅋ 아놔.

그냥 장강(우리나라에선 양쯔강이라 불리는)과 풍경을 감상. 山城이라 불리는 충칭답게 아파트와 산세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습습한 날씨까지.
적당히 경치를 구경하고 이어지 있는 쇼핑몰에 좀 쉬러 갔다. 중국은 너무 커서 좀만 걸으려고 해도 좀이 안 된다.

어머 제니야 안녕? 쇼핑몰에 헐벗고 있던 제니. 내가 다 춥구나.
제니를 뒤로하고 찾은 코스타커피.

아니 계화를 넣은 커피라니! 이건 또 내가 안 마실 수 없지!

판다와 계화. 정말 중국을 상징하는 그 자체다. 맛은 그냥 카페라테 그 잡채. 하지만 가격이 너무 사악하다.
적당한 휴식을 하고 해방비와 맛집 거리인 빠이메이스지에(八一美食街)로 출발했다. 그런데!

오잉? 이건 뭐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가 여기에? 충칭에 임시정부청사가 있는 건 알았는데, 이건 또 몰랐다! 세상에 걷고 싶더라니, 여길 오기 위함이었나 보다.

아니 나 이때 진짜 전율 돋았자나. 이걸 왜 모르고 있었을까? 정말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고 왔다. 이러니 중국이 지금 이 미친 정권이 일본에 굴복적으로 외교 하는 걸 이해 못 하지.
우리나라 역사 공부를 위해 충칭은 꼭 방문해야 하는 도시이다. 다음날 임시정부청사를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유적지를 발견. 너무나 이번에 충칭 오길 잘했다 잘했어!
광복군구지를 떠나 10~20분 걸으니

충칭환잉닌! 충칭에 온 걸 환영해! 뭔가 중국 관광지 캐치프레이즈인가? 청두도 그렇고, 시안에서도 이 문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뭐 암튼 괜히 마음이 따스해지는 느낌. 좋다. ㅎㅎ

그리고 해방비. 중화민국시기 수도였던 충칭은 항일투쟁이 치열하던 시기를 다룬 중드에 자주 언급, 등장하는 곳 이었다. (중드 위장자 참고 ㅋㅋ) 항일투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세운 것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과는 한 마음.
해방비는 8~9년 전 충칭에 왔을 때 그 분위기가 인상에 남아서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었다. 그때는 밤에 찾았는데, 곳곳에 가족끼리 나들이 나와서 놀고 있었고, 새싹 모양 핀(당시 중국에서 엄청 유행)을 머리에 꽂은 애기와 형광색의 특이한 물건을 위로 던지며 놀아주던 아빠의 모습이 알 수 없는 감정을 일으켰다. 아마도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던 걸까? 정말 인생 처음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와 저렇게 놀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잠깐만 생각해서 다행이야 ㅋㅋㅋ 큰일 날 뻔 휴...ㅋㅋㅋ
암튼 해방비에서의 감상에 젖은 후 다시 먹거리 거리로 고고고

아앗. 빠오스푸다. 5년 전 같이 여행했던 언니가 알려 준 이 로우송(肉松)이 묻은 슈크림빵은 정말 맛났는데, 한국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무족권 구입!

레몬치킨과 김돼지맛을 구입.
다시 고고고.

와우 너무 퐈려한 빠이하오츠지에 간판.

그리고 맞은편엔 빠이메이스지에. 짝퉁인 건가? 자매품?인 건가?

나의 선택은 당연히 빠이하오츠지에. 사람도 많고, 화려하고, 먹을 것도 많다.

우선 청두에서부터 너무 궁금했던 CHANGEE 빠왕차지(霸王茶姬,패왕다희)에서 음료 구입. 너무 크리스찬 디올 짝퉁 패키지라 눈에 엄청 띈다. 하지만 음료도 맛나고 패키지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집에 가져오고 싶었음 ㅎㅎㅎ

그리고 음식은 충칭의 유명 맛집인 老麻抄手에서 微辣로 주문. 맛은 꽤 매웠던 것 같다.
그렇게 미식 탐방 후 홍야동(洪崖洞)으로 출발~!

청두를 떠나는 날이다. 좀 더 길게 있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더 가볼 곳이 있는 건 아니라 옆도시 충칭으로 가기로 했다.

비가 왔는데 안 왔어요? 애매하게 비 내리는 청두동잔(成都东站). 중국의 기차역은 정말이지 어마무시하게 크다.
기차 타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역사 안에서 점심을 먹으러 고고.

오 뭔가 쓰촨향기가 물씬 풍기는 음식점이다.
생각해 보니 아직도 못 먹어 본 유명 쓰촨음식이 있었다. 바로 푸치페이피엔(夫妻肺片), 그리고 궁바오지딩(宫保鸡丁)이다. 그래서 주문!

줄기콩 볶음은 탐스러워 보여서 함께 주문 ㅎㅎ

푸치페이피엔은 백슨생님이 스푸파에서 드시던 걸 보고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식당 선택을 잘못한 걸까. 예상한 맛이긴 한데 크게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水煮肉가 훨씬 맛나다며. 

궁바오지딩도 다들 엄청 맛나다고 하던데, 딱히 기억에 남는 맛이 아니었다. 기차역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나의 잘못인 건가. 후...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기차를 타러 갔다.

무려 비즈니스(商务)석. 두둥!! 실은 청두에서 충칭까지 거리가 별로 안 멀어서 3~4만 원 대면 탈 수 있다. ㅎㅎ 이럴 때 타보지. 장거리는 비싸서 못 탄다고.
좌석 사진을 못 찍어뒀네. 좌석간 거리도 넓고 팔걸이도 있고 등등. 좋긴 했다.

그리고 물과 함께 간식도 줬다! 짧은 거리라 큰 기대 안 했는데, 비즈니스석을 타면 무조건 주나 보다! 괜히 기분 좋은데 ㅎㅎ

간식 박스 안에는 비스켓, 완두콩, 두부, 장미꽃빵이 있었다. 소소하니 중국 간식 먹는 재미. 장미꽃빵은 울 엄니가 엄청 좋아하는 관계로 집으로 모셔 감 :)

기름진 촉(蜀)의 도시, 청두를 떠나

파(巴)의 도시, 충칭에 도착하니 안개의 도시라는 별명 답게 마치 도시 전체가 미스트를 뿌린 듯 비인지 안개인지 모를 습습함이 넘쳐난다.
8~9년 전, 출장 왔을 때는 무더운 여름이라 전혀 못 느꼈는데, 진짜 완전 습하다 ㅎㅎㅎ. 충칭 여자들 피부가 왜 좋은지 알겠음. 이것도 매력 있다. ㅎ

충칭시잔(重庆四站) 도착. 역시나 거대한 기차역.

지하철 타고 장강(长江)을 바라보며 숙소로 이동. 하지만 반대 방향 열차를 타는 삽질을 하여 2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 갔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

충칭의 첫 번째 숙소는 란지아바(冉家坝)역 근처에 있는 이비스(ibis) 호텔이었다. 평도 좋고 지하철역 근처라 잡았는데 꽤 괜찮았다. 시설은 좀 연식이 있어 보이지만 혼자 쓰기에 적당한 크기에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지하철 삽질로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을 먹으로 호텔근처 탐색.
그런데 웬걸. 호텔 뒤편에 맛집들이 몰려 있었다 ㅎㅎㅎ 평이 좋은 이유가 있었음.
여러 밥집 중에

쉬딩성(徐鼎盛)이라는 식당을 발견. 여기를 택한 이유는 바로 민간요리(民间菜)라는 표현 때문!

오 근데 건물 외부와 내부는 결코 민간요리집 느낌이 아닌데 ㅎㅎㅎ. 식사시간이 아니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마라파이구(麻辣排骨). 맞겠지?;; ㅋㅋ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궁채볶음!!
근데 인간적으로 저 갈비보다는 궁채볶음이 더 맛났음 ㅎㅎㅎㅎ 그리고 양이 너무 많아서 안타깝게도 남김 ㅠ 포장해달고 할 걸 왜 생각을 못했지;;;
밥을 먹고 소화 시킬겸 근처를 한 바퀴 도는데, 허마선생(盒马鲜生)이 있었다. 오 지나칠 수 없지!
딱히 살 건 없고 그냥 구경이나 하자 싶어서 돌아 보다가 원장(原浆)맥주를 팔길래 하나 구입하고 돌아오는데~~

중드 또우팅하오(都挺好,도정호)에서 수씨네 집안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야보(鸭脖, 오리목) 가게가 있지 않은가!
직구로 인스턴트 오리 목은 먹어봤는데, 이렇게 파는 건 안 먹어 봐서 구입!!

마라맛 야보와 허마선생의 원장맥주. 흠...둘 다 소소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가? 배가 불러서 그런가. 암튼 걍 좋은 경험이었다 싶은 정도였음.

야보 근접샷인데, 포커스는 저 멀리 ㅋㅋ 마란데 왜 이리 색깔이 검은 것인가. 

그리고 운튀이위에빙(云腿月饼). 쿤밍(昆明) 어쩌고 쓰여 있는 거 보면 운남식 후이투이 월병인 거겠지? 허마선생에서 꽤 이것저것 샀네 ㅎㅎ

음...이것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
그렇게 원인 모를 입맛을 잃어버린 병을 얻은(그렇다고 하기엔 잔뜩 먹은) 나는 오랜만에 찾은 충칭의 첫날 밤을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거친 폭우와 천둥이 나의 충칭 입성을 반겨줬다. 고..고마워;; 역시 뭔가 매서운 충칭.

冒烤鸭까지 야무지게 먹고 본격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출발!
진리거리까지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가는 길에 유명 스팟을 지나가서 그것 또한 좋았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걸어가는데

엇 수정방이다! 수정방 술은 마셔 본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해서 여기 청두가 생산지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기야?? 이건 그냥 박물관인 건가? 궁금증이 뿜뿜 올랐지만 이번엔 무리해서 여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패스.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고 진리거리를 향해 가는데,

엇 저건 안순랑교(安顺廊桥)! 지난 여행 때 잠시 동행했던 언니 덕분에 알게 된 안순랑교는 밤에 보고 완전 반했는데, 낮에 보니 또 완전 다른 느낌이네.
이후 계속 고고고하여 무후사 근처에서 내리니

지하철 공사가 한창 중이다. 무후사도 이제 지하철로 편히 올 수 있겠구나!! 청두는 계속 발전 중.

그리고 길 건너편으로 보이는 진리거리 입구. 딱 봐도 관광객 넘쳐 보인다 후...

진리거리 안녕~ 5년 만이야! 5年了!

엇 말린매실이다! 대자사에서 먹고 너무 맛나고 예뻐서 사고 싶었는데, 진리거리에 있었다니!!
바로 두 봉지 구입완료! ㅋㅋ 너무 사고 싶었던 말린 매실을 사서 기분 좋게 룰루랄라 걸어가는데

엇 장비육포다! 아니 이렇게 입구 가까이에 있었다니. 지난 번에 왔을 때 못 찾아서 안타까워했는데!

샹라(香辣) 맛으로 구입! 우와아아 완전 취향저격. 육포가 이렇게 신선한 느낌이라니. 기다려! 저녁에 숙소에서 맥주와 함께 먹어주마!

예쁜 등과 마작패 떡. 진리거리는 머 그냥 이것저것 구경하며 다니는 거지. 그나저나 청두 사람들은 마작을 많이 하나? 마작 떡이 자주 보이네. 다른 도시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던데.

그리고 지난 번에 못 봤던 영웅삼국 (英雄三国). 아무래도 삼국지를 뜻하는 거겠지? 

안에는 그냥 기념품 상가였지만 이 복숭아나무를 연출해 놓은 게 생각보다 예뻤다. 그래서 나도 셀피 하나 찍어 둠(사진 찍고 있는 사람은 본인 아님 ㅎ)
진리거리는 그냥저냥 즐기며 걷기 좋았다. 그럼 다음 코스로 고고!

거대하디 거대한 이 청두 글로벌 센터(成都环球中心) 건물. 아시아 최대 쇼핑몰이라고 하는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미드벨리 쇼핑몰도 최대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암튼 둘 다 크긴 엄청 크다 ㅎ.
그런데 아침부터 너무 빨빨거리고 돌아다녀서인지 발이 너무 아팠다. 구경을 하기엔 발바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서 저녁(ㅎ)먹으러 고고.

오 쏸차이위(酸菜鱼)식당이다! 완전 전문점 냄새 물씬. 1981년에 개업한 곳이라니 완전 기대된다. 지금 블로그 하다 보게 된 건데 탕을 마실 수 있는 쏸차이위(能喝汤的酸菜鱼)란다. 응? 쏸차이위 국물 원래 먹는 거 아니었어? ㅋㅋㅋㅋㅋ 이것도 마라탕처럼 중국 사람들은 국물은 안 마신단 말인가? 아니 왜!
암튼 쏸차위는 2019년 1월 엄마와 짧게 여행 갔던 칭다오에서 우연히 먹게 된 음식인데, 우리나라 김치찌개 같으면서도 안 맵고 발효된 쏸차이가 독특한 맛을 내서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나의 최애 중국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최애가 많다?ㅋㅋ). 안 그래도 이번 여행 때 먹으려고 했는데 여기 있었다니이!! 바로 입장! 

오 셀프바가 있네. 좋다! 반찬도 밥도 내가 듬쁙 퍼서 

왔더니 쏸차이위가 나왔다!
흐흐흐. 웃음이 절로
여행 내내 꽉 막힌 위장이 확 풀리는 느낌이다. 시안여행 때도 그렇고 쏸차이위는 나의 허약한 위장에 정말 특효약이다.

행복한 저녁까지 먹고 났더니 날이 벌써 깜깜해졌다. SKP로 가자!

아니 뭐야 이 예쁜 길은! 너무 랑만적이자나! 저기 SKP라고 쓰여 있네.
블로그를 정리하면서 SKP가 도대체 뭔지 찾아봤더니 베이징화렌지퇀(北京华联集团)과 청두지아오토우지퇀(成都交投集团)이 공동으로 만든 고급쇼핑문화공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아시아 최초 침하식(沉下式)으로로 지어진 곳이라는데, 살짝 둘러봤을 때 다 명품 브랜드들이었다;; 엄청 고급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 같은데, 많이 썰렁했음 ㅎㅎㅎ 청두가 신 1선 도시로 소비도 많이 한다더니 이런 고급 쇼핑몰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정도인가 보다.

암튼 나의 목적지인 대나무조명을 보러 걷는데, 저 멀리 벌써 쇼가 시작됐다. 매일 저녁 7시 30분 시작이라고 한다. 낮에 글로벌센터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SKP에서 놀다가 시간맞춰 나가면 될 듯.
멀리서 봐도 벌써 멋짐.

크흐...몽환적이고 멋지다. 가까이 가면 물이 엄청 튀지만 그 안에 들어가서 열심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녠칭런(年轻人)이 상당히 많았음. 그래 청춘이구나...

시간이 지나니 조명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인스타에서 봤던 실버색 조명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보지 못했다. 피곤했거든 ㅋㅋ
암튼 이 거대한 조명의 이름이 도대체가 뭔지 몰라서 지금 바이두에서 찾아보니 셩지즈타(生机之塔, 생기지탑)라고 한다. 생명의 탑. 뭐 이런 뜻인가 보다.
밤에 와서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는데, 낮에 와도 커피마시면서 산책하고 쉬기 좋은 곳인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연인들과 가족들이 나들이를 많이 나와서 나같이 혼자 온 여행자는 외로울 수도 ㅎㅎ. 
인스타에서 보고 반해서 뒤지고 뒤져서 이렇게까지 찾아 올 수 있는 나의 중국어 실력 상승에 뿌듯하고 감사한 날이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해. 숙소 고고

이 날은 청두에서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술을 한 잔도 안 마셨던 거다! 그래서 진리거리에서 샀던 장비육포와 중국에서만 마실 수 있는 슈에화춘성(雪花纯生) 맥주와 함께 5년 만에 찾은 청두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아..청두는 역시 너무 좋아. 살고 싶다.

새로운 숙소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어서 일반적인 청두 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침 식사부터 고고고!

동네를 돌다 보니 생각보다 아침을 파는 곳을 찾기 어려워서 포기하려는데 나타난 위엔지시판장, 원씨네죽가게 정도로 해석되겠다. ㅎ

안 그래도  시판(稀饭 발음주의 ㅋㅋ)이 먹고 싶었는데 잘됐다 싶어서 입장.

크흐 싸다 싸. 제일 비싼 샤오롱빠오가 8위안이라니, 그것도 6개나 주나 보네.

하지만 나는 시판과 꾸이화까오(桂花糕, 계화떡)가 있길래 바로 주문. 계화는 한국에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왔을 때 잔뜩 먹어줘야 한다고!

시판과 또우장은 셀프서비스로 인당 2원/ 소규모 업체에 대한 따뜻한 조언, 어수선할까 걱정되니 먼저 계산하시고 식사해 주세요! 뭔가 문구가 정겨운데 ㅎ

일단 시판은 내가 직접 떠오고.

꾸이화까오까지 나오면 소박하디 소박한, 탄수화물 천지의 아침식사 완성. 부담 없이 잘 먹고 숙소 돌아가는 길에 또우장도 포장해 갔다.

중국에서 아침을 먹는데 또우장은 먹어줘야지!

아침 먹고 동네 산책을 좀 했다.

근데 이게 뭐야! 마작 기계 파는 곳이라니 ㅎㅎㅎ 내가 요즘 마작을 좀 하는데? ㅋㅋ 그래서인지 이런 것들이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작 친구 구합니다!! 3명이 더 필요해요!!!

그리고 또 산책을 이어 가는데,

응? 롯데캐슬? 진짜 그 롯데캐슬인가? 신기하다 싶다가도, 청두글로벌센터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크게 들어선 걸 보면 진짜겠다 싶음.

그렇게 아침 식사와 산책을 하고 다시 숙소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오잉? 이보네!! 안녕 이보! 중국 오니까 자주 봐서 좋구나 이보야. 그나저나 이 광고는 또 뭐람. 여전히 광고 많이 찍고 있구나. 괜히 내가 뿌듯 ㅎ

산책 길에 산 펩지 라즈베리맛 제로콜라를 마시며(역시 난 펩시콜라가 좋아), 이날은 뭘 할지 고민을 했다. 대략적인 계획만 짜고 여행하는 전형적인 ISTP라 ㅋㅋ 그날 여행 일정은 그날 아침이나 전날 저녁에 정하는 편 ㅎ

좋아 진리거리를 가자! 그전에 점심부터! ㅋㅋ

아직 청두에서 제대로된 마라촨촨촨을 먹지 못해서 이 집으로 정했다. 평점도 높고! 오 기대된다.

.

하.지.만. 오후 5시부터 영업이라고 마라촨을 만들던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아놔 가게 영업시간 누가 잘못 올려놓은 거야!!

살짝 빡쳤지만 괜찮았다. 이 가게가 있는 골목이 완전 먹자골목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숨은 보석 같은 골목이라니!

일단 제일 깔끔하고 인기많은 식당으로 들어왔다. 乐山豆花. 오 쥔장이 러산(乐山) 출신인가! 구 최애 왕허디의 고향이 러산인데!! ㅋㅋ

.크흐...  이 맛나 보이는 먹거리들 보소! 무엇보다 깔끔하다!!

나는

회이구어로우(回锅肉, 회과육)과

여주볶음(중식 여주볶음 졸맛탱), 감자채볶음, 첨 보는 나물볶음 세 가지를 주문했다.

흰쌀밥과 함께 고기요리 1개, 야채요리 3개에 25위안인가 35위안인가 했던 거 같은데. 아...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이 요상하게 생긴 나물 무슨 위샹(鱼香) 어쩌고 저쩌고였는데, 아주머니한테 맛난 거 추천받아서 고른 건데 영....나는 위샹로쓰의 그 위샹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세상에 무슨 나물에서 진짜 생선 비린 맛이 났다! 이게 맛나다고오?? 이건 나한테도 도전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완전 비추!

맛나게 점심 먹고 숙소 가는 길에 입가심용 모리화녹차 음료 하나 구입. 근데 달다...ㅠ

소화도 시킬 겸 다시 동네 여기저기 산책.

오 두리안 월병! 심지어 猫山王 두리안이다! 무상킹! 지난 말레이시아 여행 때 너무 맛나게 먹었던 두리안이 바로 이 무상킹 품종인데, 이걸로 월병을 만들다니! 이건 사야 해! 하며 들어갔는데... 여긴 화장품 가게고 두리안은 온라인으로 사라고..아 놔..이러기야.

두리안 월병 구입 실패하고, 대신 근거 베이커리에서 광동식 훠투이(火腿) 월병을 구입하고 다시 산책을 하는데, 이런 푸드부스가 잔뜩 늘어선 곳이 있었다. 뭔가 야시장 스멜이다. 낮이라 아직 영업을 안 하는 건가! 아쉽다. 흑...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서 다시 오후 계획을 좀 더 짰다. 진리거리를 가고 나서도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이것저것 서치해보다가. 맞다! 인스타에서 봤던 청두SKP가 있었지! 대나무를 형상화한 거대한 조명과 안개처럼 흩뿌려지는 물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던 그 곳(머냐 이 홍보문구같은 표현은 ㅋㅋ)! 찾아보니 청두글로벌센터 옆이었다. 좋아! 오후는 진리거리 -> 청두 글로벌센터 -> 청두SKP 이 코스로 가보자! 오 먼가 J 같은 여행 계획! 후후후.

여행계획 짜느라 에너지를 소비했더니 살짝 배가 고프다. 응? ㅋㅋ 점심이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고!

그리하여 숙소 1층에 있던, 눈여겨봐 뒀던 冒烤鸭라는 가게로 입성.

약간 마라탕 같은데 오리요리가 기본이다. 오리 한 마리는 혼자 먹기에 많다고 해서 다른 걸로 시켜봤다.

두둥! 야채가 이것저것 들어가고 추가로 내가 원하는 걸 고르는 건데, 나는 오리창자를 시켜봤다. 중국 애들이 많이 먹던데 그 맛이 궁금했다규. 푸딩 같은 오리 선지도 들어 있고. 신기하게 오리선지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선지 해장국의 선지와 달리 표면도 매끈하고 모양도 이뻐서 거부감이 안 든다.

또 집 나간 포커~스. 대망의 오리창자! 오 식감이 꼬들오독하다. 이거 이거 식감 재미있네. 왜들 즐겨 먹는지 알겠어. 아 이 가게 완전 맥주를 부르는 가게네. 위험해. 적당히 먹고 본격 여행 시작! 

즐거웠던 뤄따이구전 여행을 마치고 새 숙소에 체크인하기 위해 다시 청두 시내도 돌아갔다.

지난번에 묵었던 춘시루 끝에 있던 호텔은 외국계 호텔로 바뀌면서 가격이 겁나 올랐고... 중국도 코로나 이후로 전 세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시내 숙박비가 꽤 올랐다. 예전의 그 싼 가격에 묵는 것 불가 ㅠㅠ

그래서 춘시루 역에 몇 정거장 떨어져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았다. 관광 중심지는 지난 번에 묵었기 때문에 이번엔 평범한 동네에서 지내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찾은 숙소는 복층 구조임에도 1박당 3만 7~8천 원정도 밖에 안해서 예약.

남의 건물 뷰이긴 하지만 들어서자마자 깔끔한 느낌에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세탁기도 있어서 빨래도 할 수 있었고.

인터넷 TV와 프로젝터, 화이트 톤의 소파와 테이블. 중국 현대극에서 많이 보던 스타일이다 ㅎㅎ

계단을 올라 가면

킹사이즈 침대가 있다! 오 넓어서 좋아. 중국 숙소들은 널찍널찍해서 좋단 말야.

짐을 풀고 빨래 돌리는 종안 뤄따이구전에서 깨알같이 사 온 간식거리를 맛봤다. 맨 위에 위치한 마라맛과 향라맛 후또우(胡豆). 오랑케콩? ㅋㅋㅋ 중국은 외국에서 들어온 것들 이름 앞에 胡 혹은 西라는 글자를 붙여서 구분을 한다. 이 콩은 약간 잠두콩이었는데, 맥주 안주로 딱이다. 이건 나중에 집에 고대로 가져와서 먹었고.

이건 토가족(土家族) 흰쌀떡(白米糕). 우리나라 술떡이랑 같다고 보면 된다.

여러 가지 맛이 있었는데, 난 역시 계화맛이 젤 좋음.

오늘도 집 나간 포커스..ㅠ 토가족 바이미쑤(白米酥). 이건 뭐랄까. 보긴엔 뻑뻑해 보이는 막상 먹어보면 쉽게 부서지고 약간 뻥튀기처럼 녹는 느낌? 약간 단 맛도 나고. 신기한 맛이다. 처음엔 여행을 오래 할 거라 살지 고민했는데, 주인집 아주머니 말로는 보관기한이 무제한이라고 한다. 으잉? 진촤요? 그럼 사야지. 근데 먹어보니 확실히 금방 상할 것 같진 않았다. 비상식량으로 딱이었던. 나머지는 집에 싸들고 왔는데, 울 엄니도 의외로 입맛에 맞는지 혼자 다 드셨음 ㅎㅎㅎ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투자주(토가족 土家族)의 음식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 내 최다 소수민족도 아닌데 참 신기하단 말이야. 투자주 음식이 맛나기로 소문났나? 연구 해봐야겠다.

빨래도 하고 적당히 쉬고 나서 시간이 남아돌아 저녁도 먹을 겸 춘시루로 향했다.

음료수 사러 편의점 갔더니 이번엔 코카콜라 복숭아맛이 딱! 오 시도해 봐야지. 하지만 맛은 머...망고 콜라와 그다지 큰 차이 없고 ㅎㅎ

춘시루 역에 도착해서 샤오미 충전기 케이블이 필요해서 타이쿠리가 아닌 다른 건물로 나왔더니 우리 이보가 있네. 안녕 이보~~

이 건물도 지난번에 왔을 때 여기저기 구경했던 곳인데, 맛있는 갈비탕을 먹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응? 내가 뭘 본 거지? 진짜 사람이라니;;; 가끔 중국의 이런 과감한 시도가 당황스러우면서 인구 대국이라 이것저것 다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참 부럽다 싶다. 

이것 말고도 마오타이주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는데, 내가 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패스했음.

딱히 구경할 게 없어서 지하 먹거리로 내려왔더니

이런 마라냉꼬치를 팔고 있었다. 오 뭐야 새로운 트렌든가? 지난번에 왔을 땐 길거리에서 내가 원하는 꼬치를 고르면 마라소스에 듬뿍 묻혀주는 게 유행이었는데, 이번에 그건 전혀 볼 수 없었고 이런 식으로 파는 곳이 엄청 많았다. 중국도 유행하는 음식이 매번 바뀌나 봄.

근접샷. 맛은 예상한 맛나는 마라렁촨(麻辣冷串) 그 맛 그대로. 맥주가 생각났지만 참은 나 자신 칭찬해.

간단히 렁촨을 먹고 춘시루 밤거리를 거닐었다.

왕푸징 백화점도 가보고. (마트가 공사 중이라 금방 나왔지만 ㅠ)

먹자골목을 지나

첫 청두 방문 때 처음 족발덮밥(猪蹄饭)을 먹어 봤는데 그 집도 아직도 있는 것 같았다. 맞겠지?ㅎ

그리고 지난번에 묵었던 호텔까지 왔는데, 그 다정했던 아주머니들이 계시던 식당은 없어지고 건물 외관도 훨씬 세련되어졌다. 중국도 참 우리나라만큼 빨리 변한다.

당시 아침마다 늘 맞은편 건물에 있던 식당에서 稀饭을 먹었는데, 그 가게도 없어지고 건물도 엄청 세련되게 바뀌었다. 5년 전 청두 여행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오래 여행했던 시간이라 나도 모르게 마음속 깊이 남아 있었나 보다. 그때의 모습들을 볼 수 없게 되니 괜히 쓸쓸하고 찡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 때 있었던 맛집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시에 아침마다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어서 나도 사 먹고 싶었는데, 다른 거 사 먹느라 못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중국 음식이라곤 마라밖에 몰라서 사 먹을 엄두가 안 나기도 했는데, 이젠 웬만한 건 뭔지 알아보겠다 ㅎㅎ. 다음에 청두 오면 여기서 꼭 밥 먹어야지!!

지난 여행 때 여행 카페에서 연락해서 알게 된 언니와 왔던 춘시방. 저녁이라 많이 썰렁했다.

그렇게 추억 여행을 하고 다시 숙소로 갈려고 하는데, 오 베이징 통런탕 (北京 同仁堂 북경 동인당)이 있다.

근데 음료도 팔고 술도 파네? 신기하다!

본초커피 ㅋㅋ 약제가 든 커피라니!! 궁금함을 못 참고 주문!

두둥! 무려 구기자라떼! ㅋㅋ 구기자와 이탈리아식 다크 초콜릿 콤비라는데! 이쁘다!!!

하지만 맛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경험한 것으로 만족.

숙소 돌아가며 이날 하루 너무 많은 걸 해서인지 아침에 뤄따이구전을 다녀온 걸 까먹었었다는 ㅎ

알찬 여행이었다.

중국 청두에서의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숙소에서 보이는 기찻길이 여행을 실감케 한다.
이날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었는데, 새로운 숙소에 체크인하기 전 근처에 있는 뤄따이구전(洛带古镇), 한국발음으로 낙대고진을 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침부터 ㅎㅎ

도착한 날 저녁을 먹었던 딴딴면 집에서 위샹로쓰를. 맛나게 잘 먹었던 기억.
이번 중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중국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을 많이 참고했다. (막으면 뭐 하나 ㅎㅎ)
그중 중국 전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啊星이라는 유튜버를 많이 봤는데, 청두 근교에 여러 구전(古镇)들을 많이 찾아다녀서 나의 모험심을 자극했다. 찾아보니 청두 주변에는 많은 구전들이 잘 보전되어 있다고 한다. 지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겠지? 일단 쓰촨 성 자체가 진입하기 힘들 잖아 ㅎㅎ
구전들을 서치해보니 가는 버스는 있어도 오는 버스가 없다던가 여러 번 기차를 갈아타던가 해야 해서 구전 여행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 청두 시내에서 1시간 밖에 안 걸리는 뤄따이구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기야! 고고고!

숙소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춍라이산루 버스정거장에서 K7 버스를 타고 1시간이면 뤄따이커윈중신(洛带客运中心)까지 간다. 종점이네? 아주 좋아.

평일이라 버스가 텅텅. 버스도 깔끔하다.

버스타고 도착한 뤄따이구전 앞에 있던 지도. 생각보다 꽤 넓다.
마을 소개글을 읽어보니 여기 주민들은 돼지 사료를 많이 팔았고, 직접 돼지를 길러서 고기는 잡아먹고 비료를 만들고 했다고 한다. 돼지사료를 사고파는 사람이 아주 많았고, 장사도 특별히 잘 됐다고 한다. 흠.. 그런 곳이었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예쁘다!

오 중국 온갖 지방 상인들의 회관이 여기 다 모여있네? 세상에. 전혀 예상못했던 부분이다.

후광후이관(湖广会馆). 각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이 향우회 같은 장소라던데, 난 유명한 광동지역 상인들의 회관인 광동회관(广东会馆)을 갈 예정이라 패스. 와중에 화려하다.

만년사(万寿寺) 벽이 너무 화려해서 구경하고 싶었으나 갈 곳이 워낙 많아서 여기도 스킵.

엣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뤄따이구전 거리. 평일이라 한산했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에 북적북적할 걸 생각하니 유원지 느낌도 나고 괜히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날씨는 더웠고 ㅎ

광동회관 도착. 청나라 건릉 11년에 지어진 곳으로 광동출신 객가인들이 세운 곳이라고 한다. 불교선종 6조 혜능에게 공양을 한 곳이라 남화궁(南华宫)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혜능대사는 중국 선종 불교에 큰 영향을 준 분이라고 하네. 중국은 유명한 선승들을 몇 대 조 이런 식으로 부르나 봄.
중국 전역에서 가장 크고 잘 보전된 회관 중 하나로 사천지역 특색인 방화벽도 있다고 한다. 호.. 그렇군

광동회관 안에 있던 멋진 건물. 전시를 했던 것 같은데

낡았지만 화려해보이던 가마.

十孔陶埙. 이게 이 악기의 이름인지는 모르겠으나 회관 안에서 주인장이 연주를 하는데, 순간 중국 선협물에 들어와 있는 줄 ㅎㅎ
 
 
 

 
너무나 몽환적인 사운드다.

광동회관을 구경하고 나와 골목 끝까지 걸으니 이런 멋진 패루가 있었고,

길 건너 편에는 멋진 기루? 정자?가 있었는데, 힘들어서 포기 ㅎㅎ 다른 관광객들은 많이들 가더이다.

하루종일 커피를 못 마셔서 커피나 마시러 들어간 카페. 작고 예쁘다. 그런데

으아아아아 너무 예쁜 고양이가 있었다. 또 그런데!

예쁜 애가 낳은 작고 예쁜 애가 또 있었다앙아아아아아아아! 너무 귀엽자나 ㅠㅠ 아 진짜 심장 아파 ㅠㅠ

아니 어쩜 이렇게 귀엽고 위험한 생명체가 있을 수 있지??? 우리 고냥이 보고 싶다아아 ㅠㅠ
예상치 못한 고양이 어택에 카페에서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 정신차리고 나왔는데

이번에 삼색이가!! 뤄따이구전 고양이 맛집이었네.
예상보다 좋았던 구전골목을 나와 이번에 객가인들의 독특한 주거 양식인 토루를 구경하러 갔다. 토루는 푸젠성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청두에도 있다니 개이득. 알고 보니 해외로 나간 객가인들도 많지만 사천으로 피난 온 객가인들도 많다고 한다. 사천객가인들 중에 성공한 인물이 많은데, 덩샤오핑도 사천객가인이라고! 호오.. 요즘 객가인에 대해 참 궁금하던 차였는데 이런 행운이!

토루 입구. 무료다! 후후

토루에 들어서자 펼쳐지는 장면. 정말 이색적이고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최대한 한 화면에 담아 찍어 봄.

2층에서 찍은 풍경

이 토루는 푸젠성 토루와 달리 객가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객가인들의 이주 역사와 생활 양식, 유명 인물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객가인의 이주 역사를 담은 이 도표도 잼났다. 중국어를 좀 배우니 이런 박물관 다니는 게 백 배 즐거워졌다.

제일 윗 층에서 찍은 토루의 모습. 이 날 날씨도 너무 좋고. 정말 하루 종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리도 아프고 점심시간도 훌쩍 지나서 차와 간식이나 하려고 찻집에 않았는데, 客家擂茶라는 것이 있어서 주문해봤다. 그냥저냥 먹을 만했는데, 한창 먹다 보니 저 과자 같은 게 과자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약간 벌레 튀긴 거 같기도 하고... 고소하긴 했는데... 영 찜찜하다...ㅎㅎㅎ
아침부터 거의 쉬지 않고 걷고 다닌 뤄따이구전. 예상보다 더 보존이 잘 되어 있고, 토루까지 만나서 정말 이번 여행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새롭고 흥미롭고, 짜릿해!!
뤄따이구전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숙소로 체크인하기 위해 다시 청두 시내로 고고!

청두에서의 셋째 날이 밝았다. 이 날은 고대하던 어메이산(峨眉山) - 우리나라에는 아미산으로 더 유명한 - 에 가는 날이다!

숙소를 여기 청두동역 근처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기차역은 우리나라 기차역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플랫폼만 40여 개는 되는 거 같고, 거의 김포공항 수준의 크기인 듯하다. 특히 첫날 버스에서 내렸을 때 지하의 버스와 택시가 줄지어 있는 거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중국은 정말 땅도 넓고 인간도 많고. 土地太大,人也太多。

중국의 기차 게이트. 중국은 외국인들에게 불편한 점이 많지만, 한편으론 외국인이라 편한 점도 많다. 기차 플랫폼 입장할 때 중국인들은 신분증을 찍고 들어가는데 줄이 겁나 길어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 반면, 외국인은 시스템이 작동 안돼서 人工코너에서 역무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입장하면 된다. 그리고 이 人工창구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바로 입장 가능하다. 다른 불편한 점들에 비하면 소박한 편한 점이지만 아무튼 편하다 ㅋ

처음 타보는 중국 고속철.

아침 기차라 식사를 못했기 때문에 기차역에서 대충 빵과 오트밀 음료를 샀다. 7시 30분 기차였나? 그랬던 거 같은데, 문을 연 가게가 없어서 샀더니만 영 맛이 없더라. 에잉.

1시간 좀 넘게 걸려 어메이산역에 도착. 중국인들은 대부분 앱을 통해 입장표를 구입하지만 외국인인 나는 창구를 이용해서 구입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과 달리 현금도 잘 받아주고 위챗이 없어도 전혀 문제없이 당일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비수기에 평일이라 가능했던 걸까?

어메이산 입장권과 보현보살이 계신 금정(金顶)까지 갔다오는 왕복 케이블, 어메이산을 도는 관광버스 등을 포함해 총 370위안. 약 7만 4천 원 정도  ㅎㄷㄷ. 중국의 5A급 풍경구들은 정말 입장료가 자비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렇게 돈 많이 받고 잘 관리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중국은 인구가 많으니 가능한 거다.라는 생각이 중국 여행 올 때마다 돌고 도는 생각 ㅋㅋ

자. 버스를 타고 가볼까. 우선 레이동핑(雷洞坪)까지 버스를 타고 간 다음, 거기서 좀 더 걸어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한다. 

버스 타고 우거진 어메이산을 올라올라 

레이동핑에 도착하니 완전 다른 세계. 아니 뭐 볼 수는 있는 거야? 참고로 기차역에서 레이동핑까지 1시간 반 걸린 듯. 아놔 청두 시내에서 어메이산 역에 온 시간보다 더 걸린 거냐? 후..

자 다시 케이블카 타러 가보자고. 갈 길이 멀다.

운무가 장난 아니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운치 있었다.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걸으니 넘나 좋은 거. 앞은 안 보이지만 ㅋ

십 분정도 걸어 올라오니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 원래는 레이동핑부터 정상인 금정까지 함 걸어가 볼까 고민도 했는데, 안 그러길 잘했다.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산이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금정까지는 무리겠다 싶었다.

100명이 꽉꽉 들어 찬 케이블카 안. 처음에 100명이라는 소리 듣고 설마 했는데, 정말 100명 태우는 거 같아... 그래도 장가계처럼 오래타고 가지 않아서 탈 만 했다.

화성세계? 맞나? 모르겠다. 

오 저 멀리 보현보살이 보인다. 그리고 운무가 사라지고 있다! 오예

어메이산 십방보현상(峨眉山 十方普贤像) 크흐.... 내가 다큐멘터리에서 이 장면을 보고 꼭 여길 와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가이드 없이 나 홀로 기차 타고 오다니! 나의 중국어 공부가 헛되지 않았구나.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 각도에서는 진짜 위엄이 느껴진다.

위에 작렬하는 태양 아래 빛나는 보현보살을 보고 있자니 현실인듯 아닌 듯하다.

운무가 껴서 더욱 신비로워 보이는 금정화장사(金顶华藏寺). 올라올 때 문에 쓰여 있던 현판 글씨가 화장세계였구나. ㅎㅎㅎ 검색해 보니 화엄경에 나오는 구절 같은데. 그 이상은 어렵다...

멋진 금정화장사와 십방보현상을 한 번에.

정상에 올라와서 안 사실인데, 이 십방보현상과 금정화장사는 2005년에 준공했다고 한다. 그동안 내전에 문화혁명 등으로 방치되어 있던 화장사를 2003년 중건계획을 세워서 2006년에 완공됐다고 한다. 어쩐지 새 거 새 거 하다 했다.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됐지만 너무 멋지게 잘 만들어서 준공 시기는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창 관람을 하고 나니 운무가 다시 보현보살을 감춰버렸다. 수시로 변하는 산꼭대기의 기후. 하지만 나는 보현보살님이 나를 반겨주시느라 잠깐 나왔다 사라지셨다고 맘대로 생각함 ㅋㅋ 나는 복 받은 자니라!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빵은 맛없어서 거의 안 먹음) 공복인 상태에서 오후 2시까지 산 정상에 오른 터라(그래봐야 버스 타고 케이블 타고 온 주제에 ㅋㅋ) 근처 식당에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산에서 먹는 라면이 지대루지.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일하는 모습이 뭔가 찡하고 따뜻했던 기억.

내려오는 길에 만난 오체투지 중이신 비구니들. 어메이산이 중국 4대 불교 성지인지라 많은 스님들을 볼 수 있었다. 나무아미타불!

으스스하면서도 운치 있는 숲 속을 지나는데,

오 원숭이다!! 그런데 인간들이 더 진상이더라. 관광객 여럿이 원숭이 부르는데 겁나 시끄러웠음. 원숭이도 고생이다.

버스 타고 내려오는 길에 지난 어메이산 주차장 입구인데, 경치가 꽤 좋다. 상당히 높은 산인데도 포근한 이 느낌 뭐지?

어메이산역. 돌아가는 기차표를 미리 사지 않았는데 혹시나 현장에서 가장 빠른 기차 티켓을 살 수 있을까 하고 와 봤으나 없었다..ㅠ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때우기 위해 다시 어메이산으로 고고.

보국사(报国寺). 이미 금정화장사를 갔던 관계로 굳이 또 절을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스킵한 곳인데, 결국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가려한 제 잘못이지요.

꽤 멋졌던 보국사 내부.

해가 지는 보국사를 뒤로 하고 (꽤 멋진데), 어메이산 입구 쪽으로 걷다 보니

어메이산임을 알리는 글씨가 새겨진 곳을 발견. 여기가 입구긴 한가 보다.

그 맞은편에는

부처님의 장자라 불리는 보현보살의 이야기를 거대한 벽에 새겨놨는데, 스케일이며 엄청 웅장하다.

날라리 불교신자인 나는 보현보살이 어떤 분인지 잘 몰랐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장 잘 행하신 분이라고 한다. 아마도 나도 이제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라는 뜻으로 보현보살을 뵙게 된 건가 싶었다.

보국사 근처에는 관광지답게 음식거리가 있었는데, 어차피 맛집 찾기는 힘들 것 같아서 대충 아무 곳이나 들어갔다.

늘 그 맛이 궁금했던 라로우(腊肉)를 죽순과 함께 볶은 것이 있길래 点菜. 오 그리고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보현채(普贤菜)라는 것이 있어서 함께 주문!

중국 음식 다큐에 자주 등장하는 라로우는 생각보다 훈제향이 강했고 짭짤하니 완전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아쉬운 것 껍데기 부분이 꽤 질겼던 것. 보현채는 많이 먹어 본 나물같은데, 암튼 완전 맛있어서 엄청 배불렀는데도 거의 다 먹었다.

그리고 늘 어마무시한 중국의 쌀밥 ㅋㅋ

든든하게 밥을 먹고, 중국의 스벅이라 할 수 있는 루이씽 커피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 택시를 기다렸다. 마오타이주를 넣은 커피도 팔던데 호기심에 시도해보려 했지만 참았다. 알코올은 참는 중이거든.

택시는 보국사를 갈 때 탔던 택시기사를 다시 불렀는데, 꽤 친절하고 한국에도 관심이 많았다. 택시비로 낼 잔 돈이 없었는데, 한국 돈으로 달라고 해서 1천 원짜리를 줬다. 마침 새 지폐가 있어서 나도 기분 좋게 주고, 그 젊은 택시기사도 기분 좋게 받았다. 

이 동네의 특산요리가 카오야인데 약간 달달한 맛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곳에서는 못 하고 여기서만 살 수 있다고. 자기가 맛집 안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배가 불러서 포기 ㅠ

십방보현상도 맑은 하늘 아래 보고 친절한 택시 기사도 만나도 아주 즐거운 여행 속 여행이었다.

콴자이샹즈는 tvN예능 신서유기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곳이다. 신서유기 멤버들이 청두에 갔을 때 숙박을 했던 호스텔이 있던 곳으로 말을 찾는 게임도 했었다.

TV에서 보고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5년 전 여행으로 왔을 때 길이 너무 예쁘고 관광지 느낌 물씬 나서 9일의 여행기간 중 한 세 번 정도 방문했던 것 같다. 

게다가 여기는 백슨생님이 스트리트푸드파이터에서 먹방을 선보인 페이창펀과 딴딴면 집이 가까이 있어서 타이쿠리와 함께 이번 여행에 필수로 방문해야하는 곳이었다.

콴자이샹즈의 입구.

본격적인 콴자이샹즈 구경 전 점심부터 먹구요~ 더지마오차이(德记冒菜)! 여긴 백슨생님이 딴딴면을 드셨던 곳으로, 이번에는 페이창펀을 시켜봤다. 

딴딴면 후기는 아래 링크로

https://minxi.tistory.com/2

 

백종원 중국 청두 맛집

백슨생님의 '스트리트푸드 파이터' 라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엄청난 어택을 받은 후 중국 쓰촨성 청두(칭따오말고)로 날아갔습니다. 백슨생님이 간 가게는 세 곳 정도 밖에 못 갔지만 메뉴는 다

minxi.tistory.com

얼마나 한국인들이 많이 왔다 갔던지(나를 포함 ㅋㅋ)

이렇게 가게 입구에 '한국유명미식프로그램TVN'  길거리 요리사, 백종원이라고 쓰인 명패가 달려있음 ㅋㅋ 주인아저씨도 오 한국인이냐고 반가워 하심.

지난번에는 백슨생님 따라 한다고 야외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9월의 청두는 꽤 더워서 이번엔 식당 안에서 먹음.

내부는 평범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음.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충분했음.

다양한 국수를 팔고 있는데, 저 루로우미엔(卤肉面)을 저땐 왜 못 봤지. 저거 먹을 걸ㅠㅠ 맛 궁금했는데...

지난번에 딴딴면이 맛있어서 페이창펀도 맛있을 거란 기대감에 주문을 해봤다. 음...맛은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페이창펀은 옆 가게였던 양지페이창펀(扬记肥肠粉)이 더 맛나긴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양지페이창펀은 마라촨집으로 바뀌어있었다는...

페이창펀으로 가볍게 배를 채운 후

본격 콴자이샹즈 탐방. 좁은 골목인 자이항즈(窄巷子)부터 탐방.

육포팔던 가게였는데, '촉한'의 도시답게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 모습을 이렇게 가게 입구에 재현해 놨다. 뭘 이렇게 까지 ㅎㅎ

신서유기에서 게임으로 등장했던 말. 꽤 멋있다.

그리고 스타벅스. 콴자이샹즈의 스타벅스는 아는 사람은 아는 꽤 멋진 장소이다.

추석 전이라 그 유명한 스타벅스 월병을 팔고 있었는데, 사볼까 하다가 너무 비싸서 포기. 

더워서 커피는 안에서 마셨지만, 이 멋진 경치를 놓칠 수 없지 ㅎㅎ

콴자이샹즈는 청나라시대 부자들이 살던 동네라고 한다. 그래서 남아있는 저택들도 매우 부내가 나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나고 마치 내가 부자가 된 뭐 그런 느낌? ㅋㅋ

이건 중간에 들른 쓰촨성의 유명 고량주 브랜드인, 우량예(五粮液) 팝업스토어에서 찍은 용모양의 병에 담긴 우량예다. 가격이 무려 22,800元, 대략 450만 원 정도 한다 ㄷ ㄷ ㄷ. 용모양 말고도 12 띠 모양의 병에 담김 우량예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2~30만 원 대만 됐어도 사고 싶었는데, 너무나 비싸더라. 재밌는 건 다른 상품들의 매장은 대부분 여자들인데, 여긴 딱 봐도 남자들로 북적북적 ㅎㅎ

콴자이샹즈를 이번에 꼭 다시 찾아야했던 이유는 바로 이 가게다. 상표명을 안 적어와서 난감해했는데, 막상 보니까 바로 딱 생각이 나더이다. ㅎㅎ 여기는 쓰촨 성을 대표하는 고추로 만든 다양한 장을 파는 곳으로, 지난번에 흥분해서 막 4병이나 사 왔었다는ㅋㅋ 이번엔 자제하고 제일 맛있었던 夫妻肺片양념장만 1병 사 왔다. 이 장은 정말 여기 아니면 살 수가 없고, 이것보다 맛난 마라장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이것 때문 에라도 아마 1년에 한 번은 꼭 청두에 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 ㅋㅋ

즐거웠던 콴자이샹즈 관광 후 청두의 메인스트릿인 춘시루(春熙路)로 옮겼다. 상하이의 난징동루 같은 커다란 보행자 거리인 춘시루에 오니 5년 전 기억이 또 새록새록. 숙소가 이 근처라 맨날 이 길을 왔다 갔다 했었는데.

한참을 걸었더니 다시 IFS에 도착. 이번엔 판다의 옆모습 ㅋㅋ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IFS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속이 안 좋은 관계로...여행오면 위장장애 오는 거 완전 고질병 ㅠㅠ

가장 부담없어 보이는 찜요릿집 (蒸的好)으로 결정! 오 좋다. 담백하니 완전 내 취향. 찜요리가 좋긴 하지! 내가 원하는 걸 골라 담으면 되는 시스템.

찜요리 말고 다른 것도 많았구나.

청경채, 버섯, 연근갈비탕, 밥 요렇게 주문. 생각보다 양이 꽤 많다. 사천성에 와서 고춧가루 하나도 안 들어간 음식 먹기 ㅋㅋ

아주 담백하고 딱 내스타일이었다.

 

숙소 가기 전 타이쿠리 안에 있는 마트 좀 구경하고 (여행에서 마트 구경은 필수지!)

한국에는 없는 콜라들. 

숙소 앞 청두동역 광장에서 춤추시던 아지매, 아저씨들도 구경하고 (그러고 보니 이번엔 광장무 추는 걸 못 봤네)

마트에서 구입한 레몬맛 코카콜라 한 잔 마시고 잠. 레몬 맛은 잘 모르겠...

펩시로 살 걸 그랬나.

중국 청두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중국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아마도 아침밥 먹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ㅎㅎ

한국과 달리 중국은 아침 식사 문화가 발달해서 어느 지방을 가던 만터우(馒头), 왕만두(包子), 슴슴하고 고소한 콩물인 또우장(豆浆), 튀긴 꽈배기 요우티아오(油条)를 사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은 호텔의 조식당에서 저렴한 가격(18元)에 조식이 가능했던 관계로 조식당으로!

뷔페식으로 된 이 식당에는

여러 죽이 있었고.

사진찍기 귀찮 ㅋㅋ 다양한 야채 반찬과 딤섬, 과일 등이 있었다. 그리고 또우장도! 4천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이렇게 먹을 수 있다니. 내가 이래서 중국 여행을 좋아한다고! 

아침도 먹었겠다 이제 본격 여행을 시작해 볼까!

지하철을 타고. 청두는 알리페이로 지하철과 버스 탑승이 모두 가능한 도시이다. 아직 상하이나 베이징에서는 사용해 본 적이 없으나, 청두 여행 이후 충칭, 시안, 칭다오를 갔는데, 알리페이로 지하철 탑승 되는 도시는 있으나 버스는 사용 안 되는 곳도 있다. 충칭의 경우 둘 다 안돼서 현금만 사용하고 다녔다. 위챗페이도 등록하고 싶었으나 무슨 이유 때문인지 본인 확인 승인이 나질 않아서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 ㅠ

암튼 청두에서 알리페이로 탑승이 가능하지만 뭔가 지하철 티켓을 기념으로 사진 찍고 싶어서 굳이 티켓으로 사 봄.

한 2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타이쿠리(太古里,TAIKOOLI).

중국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다시 가고 싶었던 장소가 바로 여기, 청두의 타이쿠리다. 타이쿠리가 청두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도시 여기저기 있더이다. 아마도 신세계의 스타필드 같은 쇼핑몰 브랜드인 것 같기도 하고. 

타이쿠리는 청두 처음 여행했을 때 상하이와는 또 다른 세련됨을 느낄 수 있었던 장소로, 럭셔리브랜드도 중국에서는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완전히 부순 장소이기도 하다.

크... 이 앵글. 중국의 전통가옥을 럭셔리 브랜드 스토어로 멋지게 변신시킨 장면과 그 뒤로 어우러지는 현대적인 초고층 건물과의 조화. 이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장면은 늘 매력적이다.  

정면으로 찍은 앵글을 보면 저 에스컬레이터가 마치 물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구찌를 지나

루이뷔통도 지나 (여긴 5년 전에 왔을 땐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팝업 행사를 했던 곳 같은데, 그때 송웨이롱 있었던 걸 몰라서 어찌나 안타가웠던지 很遗憾)

루이뷔통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입구. 동행이 있었다면 여기서 식사해도 좋았을 텐데 ㅠㅠ

그리고 무조건 다시 와야 했던 곳 대자사에 도착. 이렇게 시내 한복판에 이렇게 오래된 고찰이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다. 이래서 내가 청두를 못 잃어. 상하이는 100년의 역사라면 여기는 진(秦)-한-촉-당-명-청 그 역사가 상하이와 비교가 안된다. 나의 중국 최애 도시가 상하이에서 청두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고대성자사.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찰이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신라왕자 무상선사가 세운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여행 때 동행하게 된 언니가 이 절의 존재를 알려줬는데, 무상선사가 어떤 분인지 찾아보니 생각보다 대단하신 분이셨다.

무상선사에 대한 소개를 잘 알려주는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byunsdd/220885596420

지난번에는 사찰 반대편에서 이쪽으로 내려와서, 이번에는 반대 반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대자사 앞에 있던 연꽃. 색깔이 너무 예쁘다. 우리나라에서 봤던 연꽃과는 다른 모양이라 신기.

절 안에 들어서자 약사불이 보인다. 헉... 우리 집에 환자, 환묘 많은 거 어찌 알고. 다들 건강해지라고 정말 정성을 다해 빌었다. 여기도 QR로 보시를 받고 있구나 ㅎㅎㅎ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관세음보살. 근데 여기는 나무로 만든 관세음보살이다. 거기에 금장을 두르니 내가 알던 관세음보살님이 아닌데! 뭔가 좀 더 위엄이 있고 살짝 무섭...

마지막 대웅보전. 

불당들을 한 바퀴 돌고 사찰 안에 있는 찻집을 갔더니 이렇게 무상선사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대자조사 당 무상선사'

지난번에는 안에서 마셨던 것 같은데... 밖이 훨씬 운치 있고 좋긴 하다. 청두 어메이산 녹차가 유명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중국 여행을 오느라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는지, 소화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라 보이차를 시켰다. 그리고 소화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말린 매실도.

근데 이 매실. 너무 예쁘지 않음?

매실 특유의 맛과 보이차가 어우러져 위장이 좀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아 좋다.... 이래서 청두가 좋다고!

차까지 즐겁게 마시고 (여기서 엄청난 보시를 하고 단주를 쓸데없이 비싸게 사고 ㅋㅋㅋ 흥분해서 막 지른 듯) IFS몰로 갔다. 

귀여운 판다 궁뎅이와 판다 앞모습.

이번엔 판다기지를 안 가고 이 친구 본 것으로 만족.

IFS에 온 이유는 이 친구 보고 싶기도 했고,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보조배터리는 샤오미지 ㅋㅋ

사진을 못 찍었는데, 우리 이보가 샤오미 핸드폰 모델이 됐지 않은가! 원래 OPPO 모델이었던 것 같은데. 예전만큼 좋아하진 않지만 여전히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넘나 반가웠음. 

그렇게 IFS에서 일정을 마치고 콴자이샹즈로 가기 위해 지하철 역에 왔더니

오잉 여기도 이보가! 심지어 강스푸 모델이네. 여전히 잘 나가는 우리 이보. 부디 사고 안 치고 지금처럼 계속 소같이 일 하기를! ㅋㅋ

중국 여행 갔다 온 지는 한 달이 넘었지만 중국 기차를 타고 코로나의 걸려줘서. 무려 오리지널 코로나 ㅋㅋㅋㅋ 후각 미각 상실, 무기력 등의 후유증 포함 한 달가량 코로나를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제야 정리를 해본다.
2019년 시안 여행 이후 코로나로 인해 나의 중국 연수부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된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올해 9월 고대하던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시안외대에 입학허가서도 받고 기숙사도 신청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우선 우리 고양이 두 마리가 아프다. 어린 나이도 아니고 노령이라 솔직히 내일 우리 곁을 떠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애들을 두고, 올해 칠순이 된 울 엄마도 두고 1년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연수를 포기하고 그 돈으로 실컷 여행이나 다니자로 방향을 바꿨다.(솔직히 이젠 중국어 공부하긴 싫고 ㅋㅋ) 7~8월 극악의 성수기가 끝나고, 이제 학생과 직장인들이 본업으로 돌아간 9월이 여행의 적기라 생각해 1년 멀티 비자를 끊었다. 중국 비자 발급에 워낙 악평이 많았지만 뭐 나는 그럭저럭 할만했다. 반백수의 장점이랄까? (그나저나 아직까지 반백수 우야꼬 ㅎㅎ)
4년 만에 떠나는 중국 첫 여행지는 청두(成都). 청두는 5년 전 오래 다닌 회사를 때려치고 떠났던 여행지인데, 쓰촨지방 특유의 맛난 음식과 오래된 유적들로 상하이를 제치고 나에게 1순위로 등극한 중국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번 청두행 비행기는 에어차이나, 중국국제항공이었다. 산동항공과 동방항공은 타봤지만 에어차이나는 처음이라 조금 기대. 중국 항공기에 대한 악평들이 많았지만 나는 기존에 탔던 항공사들도 나쁘지 않아서(가격 대비) 굳이 가리진 않는 편이다. 내가 늘 비수기에 타서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고. 원래는 아시아나를 타고 가고 싶긴 했지만 너무 시간대가 안 좋았다. 어쨌든 중국 대표 항공사이니 최악은 아니겠지 ㅎ

안녕? 에어차이나

음.. 많이 좁구나.

괜차나 내 다리가 짧거든 :)

A321. 보잉이 아니라 다행이야. 보잉 괜히 찝찝해. 3-3 구조의 작은 비행기. 5년 전 처음 청두 여행할 때만 해도 비행기가 꽉꽉 차서 왜 이리 작은 비행기를 운행하냐며 볼멘소리를 했는데, 이젠 자리가 좀 남는다. 씁쓸하다. 나만 중국이랑 잘 지내고 싶은 거야?

한국을 떠나

중국에 진입하니(아마도 칭다오겠지?)

기내식이 나왔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라주고. 닭고기로 주문했는데 예상한 아주 무난한 맛이었다. 이 정도면 됐지  머. 비행기 값이 20만 원도 안 하는데.

밥 먹고 영화 보고 하다 보니 청두에 진입했다. 독특한 지형의 청두. 지난번에는 밤 비행기라 몰랐는데, 땅 색깔부터 다르구나. 괜히 천부지국(天府之国)이라 불리는 게 아님. 예전에 버스 타고 독일에서 프랑스로 넘어갈 때 목격했던 그 장면이 생각났다. 척박한 독일 땅에서 프랑스에 진입하니 까맣고 기름진 흙이 프랑스가 얼마나 풍요로운 땅인지 알 게 해줬던 그 장면. 10년이 넘어도 잊지 못해. 청두는 흙 색깔이 붉은 진한 색이었다. 흙이 '나 완전 영양가 풍부해'라고 말하는 느낌 ㅋㅋ

뜬금없는 정수기 등장. 사연인즉 공항에 도착 후 버스를 기다리는데 커피가 너무 간절했다. 버스 정리해 주시는 아저씨한테 커피 사 올 시간 될지 물어보니 안된다고, 날 어디로 데리고 가시더니. 여기서 물 마시라고 알려주심 ㅋㅋ 중국 사람들 다른 방식으로 친절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 온 관광객 중국인들만 접하다 보니 편견이 있겠지만, 중국 현지에서 만나는 중국인들은 꽤 친절하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을 꽤 반가워하는 느낌이다. 
이런 거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한국과 중국은 잘 지내면 서로에게 더 득이 되는 관계인데도, 정치인들 때문에 안타깝구나.

비가 살짝 내리던 청두. "청두는 널 환영해" "오랜만이야 청두!"

청두 공항이 기존 솽류에서 톈푸로 바뀌면서 시내까지 거리가 더 멀어졌다. 숙소가 있는 청두동역에 도착하니 벌써 깜깜한 밤이 되었다. 숙소 바우처의 호텔명대로 따라갔더니 이렇게 멋진 건물이 등장. 이게 내 숙소라고? 가격이 3만 원 대 밖에 안 하는데? 역시 중국은 호텔이 아직 싸구나!! 는 무슨
내 숙소는 이 호텔 뒤에 있는 公寓였다. 아파트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암튼 시설은 상당히 좋았다.

퀸 사이즈의 침대와

멋진 건물 뷰 ㅋㅋ 밤에도 반짝반짝 LED가 빛나서 커튼은 필수로 쳐야 함. 대신 안 무서움 ㅎㅎ

욕실도 혼자 쓰기엔 충분히 넓고 샤워부스도 좋았다. 이 가격 청소도 맨날 깔끔하게 해 주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단 배가 너무 고픈 관계로 체크인하기 전 봐뒀던 건물 아래 딴딴면집에 갔다.

가게이름이 그냥 딴딴면(担担面)이다 ㅎㅎ
e

딴딴면 중자를 시켰다. 속이 불편한 관계로 안 맵게 해달라고 했다.

근데 생각해 보니 고추기름 빼고 딴딴면 먹을 거면... 그냥 칭탕면을 시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ㅋㅋㅋ 머 그래도 맛났음.

딴딴면을 먹고 옆에 마트를 구경하는데 마작 떡을 파는 것이 아닌가? 요즘 마작을 즐기는 관계로 정신 못 차리고 잔뜩 집었다가 이성을 차리고 다시 내려놓음. 분명 맛은 없을 듯하여 ㅎㅎ 하지만 하나정도는 사 올 걸 그랬어 ㅠ
이렇게 5년 만에 찾은 청두의 첫날 마무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