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우리 냥이들과의 영상 통화 후 더욱 보고 싶은 마음이 깊어졌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기차역으로 고고!

택시 안에서 바라본 비 오는 가을날의 시안. 

넓디넓은 시안역 대합실. 그나저나 전에는 침대기차 软卧를 타면 따로 라운지가 있었는데, 이젠 없어졌나 봄. 고속열차에 밀리는 침대기차..

이번에도 아래층 침대. 오예~ 바닐라맛 콜라도 하나 사주고 출발~

안녕 시안~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칸으로. 충칭에서 올 때보다는 메뉴가 낫다. 5년 전에는 메뉴도 여러 가지고 주방장 아저씨가 친절하게 말도 걸어줬는데, 중국도 참 너무 빨리 변한다. 

하지만 날씨는 좋고~~

달리고 달려 어느새 저녁 밥시간. 이번엔 편의점에서 산 인스턴트 밥. 자체발열 방식이라 내 자리에서 편히 먹었다. 맛은 짭짤하니 괜찮았던 것 같은데, 잘 기억 안 남 ㅎ

열심히 달리던 기차는 쉬저우에서 꽤 긴 시간 정차를 했다. 잠시 밖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바깥공기도 마시고. 하지만 담배 냄새 어택 ㅠㅠ 중국은 아직까지 흡연자들에겐 천국이다. 기차 플랫폼에서 담배 피우는 게 가능하다니....

밤새 달린 기차는 칭다오북역에 도착했다. 새벽 5시도 안 되어서 도착해 역사 안에서 시간을 죽쳐야 했는데

다행히 나의 친구 맥도날드가 6시경 문을 열어서 아침 죽과 커피로 에너지 충전. 우리나라 맥도날드도 아침 죽 팔아주면 안 되겠니? 

기차역에서 첫 차를 타고 칭다오 역으로 이동. 하지만 중국 전화번호가 없어서 지하철 역에 짐을 보관할 수 없었다. 다행히 칭다오 역 주변에서 사설 짐 보관소들이 많아서 여기에 맡김.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위치도 가격도 꽤 괜찮았다. 가격은 기억 안 남 ㅎ

비행기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짧게 칭다오 시내 관광하기로. 칭다오 지하철 엠블럼.

첫 관광지는 잔교. 칭다오역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라 운동 겸, 산책 겸 슬슬 걸어감.

처음 엄마랑 칭다오에 왔을 때는 뭐 굳이 봐야하나 싶어서 택시 타고 가면서 걍 멀리서 봤는데, 울 엄마는 좀 아쉬웠나 봄. 담에는 모시고 와야지.

근데 잔교를 구경하고 있는데, 완전 7~80은 되어보이는 어르신들이 다이빙을 하고 계셨음. 그것도 새벽 6시 좀 넘은 시간에! 뭐지? 이 동네는 어르신들은 다들 강심장인가? 완전 놀랐는데, 나중에 유튜브를 보니까 톈진에서 어떤 다이빙 할아버지인가?가 엄청 유명해져서 유행이라고 하더이다. 어르신들이 나보다 더 건강하신 듯.

그리고 무슨 일인지 해변가에서 공안을 앞에 두고 드러누운 어떤 아저씨. 중국 칭다오의 새벽은 참 특별하구나...ㅎ

그 다음 코스는 성당. 지난번에 엄마랑 우연히(칭다오 정보 하나도 안 찾아보고 왔었음 ㅋ) 여기 와서 너무 예뻐가지고 놀랐었는데, 잔교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엄마와 커피를 마셨던 카페는 코로나도 잘 견뎌내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괜히 반갑. 하지만 커피는 다른 데서 마심 ㅋㅋ

빠다관(八大关)도 산책하고. 지난번에 나에게 큰 기쁨을 줬던 고냥이 잔뜩 있던 다육이 박물관이 없어져서 좀 슬펐다. 그 이쁜 냥이들은 어떻게 됐을까...걱정.

너무 이른 아침이라 살짝 고민했지만 그래도 칭다오에 왔는데 칭다오 맥주와 바지락 볶음은 먹어줘야지. 하지만...가게를 잘못 골랐....후..

칭다오 지하철티켓 기념샷도 찍어두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동방항공. 비가 오는 칭다오 공항. 칭다오야 너도 내가 떠나는 게 슬프니? 왜 울고 그래.ㅎ

내 좌석에 도착하니 이렇게 간식이 놓여있었다. 비행기 가격도 싼데 간식까지 챙겨주는 동방항공. 맛은 먹을만한 맛이었다. 중국 항공사들이 내가 탈 때마다 연착도 없고 서비스도 좋아서 나는 꽤 탈만했다. 

옆자리가 비었길래 면세에서 산 원장맥주를 고이 모셔서  옴 ㅋㅋ

안녕~
그렇게 2주간의 중국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그동안 안 걸렸던 코로나를 걸렸고, 원장맥주는 엄마와 엄마 친구분에게 양보했다는 후기. 중국 본토 코로나 독하더이다. 역시 원조(?)는 달라 ㅋㅋㅋ

시안은 지난번에 열흘가까이 있었던 관계로 솔직히 뭔가를 더 할 게 없었다. 뭐 화산을 가자면 하겠지만 그건 좀 무섭고 ㅎㅎ 화산이 멋지긴 한데 어메이산과 달리 유독 무섭게 가다 온다. 그래서 좀 덜 유명하지만 안 가봤던 곳을 가보기로 했다.

그전에 흥경궁에서 아침 산책.

공원입구에 들어서자 물을 묻힌 큰 붓을 글씨를 쓰시던 할아버지. 어쩜 저렇게 잘 쓰지? 부러움.

이번엔 지난 번과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이 동네 주민들 참 부럽네.

아침을 안 먹었는데 마침 찡까오(镜糕)를 파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계화맛이었지 싶은데, 아닌가 장미꽃 맛이었나. 암튼 잔돈이 조금 부족했는데 괜찮다고 그냥 가져가라고 하신다. 아유 감사해유. 이번에 시안 와서 놀란 게 사람들도 친절하고 특히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들이 너무 친절하셨다. 내가 멀리서 길을 건너려는 게 보이면 일단 멈추고 먼저 지나가라고 하신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전혀 못 느꼈던 포인트인데, 원래 이랬던 걸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서 매너들이 달라진 걸까? 어쨌든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게 보인다.

이런 화장실도 생김. (화장실도 전보다 많이 깨끗해졌음)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전 날 허마선생에서 산 팀홀튼 동결건조 커피를 마셨다. 세상에 너무 귀엽길래 안 살 수가 없었다. 이런 모양의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처음 사봤는데, 팀홀튼도 너무 귀엽잖아!! 색깔별로 라이트, 미듐, 다크 로스팅으로 맛이 다르다. 맛도 뭐 괜찮았다. 우리나라도 이런 거 좀 만들어서 팔면 안 되나? ㅎ 

이날 첫 번째 목적지는 시안성벽의 서쪽 문인 안정문(安定门).

시안성벽은 정말 거대하다.

서쪽문을 찾은 이유. 이곳이 바로 실크로드 방향이기 때문이다. 이 근처에 실크로드를 향하던 장건의 동상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뭔가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나 못 찾음 ㅎ 뭔가 버스를 한 번 잘못 내렸는데 또 막 다시 기다리기도 귀찮고 했던 거다.

그래서 그냥 근처에 있다는 미식거리로 향함 ㅋ

가는 길이 좀 인도도 명확치 않고 좀 험했다. 그동안 너무나 잘 정비된 시안 시내를 돌아다니다 여길 오니. 이게 진정한 로컬인가 싶다가도. 길은 이렇지만 또 비싸 보이는 아파트 들도 있고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ㅎㅎ

그리고 도착. 신지구전(欣集古镇). 구전이라길래 온 곳인데

옛 건물들과 그 뒤에 높은 아파트가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주는 곳. 현지인들은 여기 야시장을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도삭면을 날리던 아저씨. 마치 무림고수를 보는 것 같다 ㅎㅎ

이날 내가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은 후난밥반찬(湖南下饭菜)?이라고 해야하나 ㅎㅎ. 백반처럼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나는 아마도 위샹로스덮밥을 시켰지 싶음. 그리고 시안의 유명 음료수도. 맛은 좋았던 기억.

밥도 잘 먹고 향한 곳은 소안탑이다. 지난 번에는 스킵했던 곳이고 이번에도 안 가려 했으나 시간도 남고 ㅎ

소안탑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에 이렇게 버스카드를 충천할 수 있게 해 놨다. 오 좋은데.

버스 운전사를 이렇게 보호할 수 있도록 문도 달아놨고. 이런거 우리나라도 도입 좀.

소안탑을 보려먼 시안박물관 입장권이 필요한가 보다. 나는 외국인이라 위챗으로 티켓을 미리 예매할 수가 없었는데, 人工창구에 외국인이라고 했더니 여권 달라고 하고는 이렇게 바로 티켓을 끊어줬다. ㅎㅎ 그리고 공짜. 개이득.

안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소안탑이 나왔다. 이 소안탑도 작은 건 아닌데, 대안탑을 보고 났더니 왜 이리 소박하고 귀엽지? ㅎㅎ

짧게 소안탑을 보고 시안박물관을 향하는데,

대웅보전이. 흠... 여기도 절이 있나 보군.

시안박물관 앞에 도착했더니 어디서 단체로 오셨는지 단체사진 촬영 중;; 실례합니다~ 지나갈게요. 借过一下~

그렇게 박물관을 관람하는데 엄마한테 연락이 왔다. 우리 으른냥들 나를 보고 싶어하는 거 같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쌓인 (고작 열흘됐나? ㅎ ) 우리 냥이에 대한 그리움이 폭발. 바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바꾸고 숙소로 향했다. 나도 너무 보고 싶다고오! 안 그래도 아픈 애들 두고 와서 계속 신경 쓰였는데.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가기 전

밥은 먹어야지. 유학생들이 그리 맛나다던 황먼지(黄焖鸡). 약간 간장닭볶음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무난하게 잘 맞을 것 같은 메뉴였음.

그리고 숙소에 돌아가서 우리 냥들과 영상 통화로 주접떨다가 시안에서의 마지막 밤 마무리.

이번에 묵은 ibis호텔 시안교통대 지점은 좀 주변에 뭐가 없다. 편의점도 물건이 많지 않고. 시설자체는 괜찮으나 주변 편의 시설이 부족한 게 좀 아쉬웠는데,

그러나 세상에. 이날은 7시쯤 일어나서 주변 산책하러 나섰는데 호텔 바로 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순간 무슨 다른 세상에 온 줄 ㅎㅎㅎ 나중에 유튜브를 보다 알게 된 건데, 중국에는 이렇게 조(早)시장이 열리는 곳이 종종 있는 거 같다. 근데 정말 그 규모가 넘사벽이다. 없는 게 없는 아침시장. 호텔 골목 시작점부터 끝까지 족히 2~3백 미터는 되는 곳에 온갖 음식을 파는 좌판들이 쫙 깔려있었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또우푸나오(豆腐脑)와 빠바오저우(八宝粥)를 포장해 와서 먹었다. 빠바오저우는 8가지 보물이 들어간 죽이란 뜻으로 그만큼 영양가 있는 곡물들이 들어가 있다. 맨날 인터넷으로 보다가 첨 먹어봤는데, 음 건강한 맛이다. 또우푸나오는 이미 여러 번 먹어봤지만 늘 맛나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오늘의 여행지로 출발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그것.

그렇다. 대안탑이다. 현장법사가 실크로드를 통해 인도에서 가져온 불교경전, 부처님 사리 등을 봉인한 탑이다. 

대안탑을 가까이 보기 위해서는 대자은사(大慈恩寺)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겁나 웅장한 대안탑. 우리나라 이렇게 거대한 탑이 있을까? 내가 알기로는 없는 거 같은데. 중국은 뭐든 스케일이 크긴 하다 ㅎㅎ

대안탑 입구에서 한 컷.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다 담기 어렵다. 대안탑 안으로 들어가는 건 따로 돈을 내야 한다. 지난번에는 안 들어갔는데, 이번 시안여행 중에는 성벽을 안 갈 거라 대안탑 입장권을 굳이 돈 주고 샀다. 대안탑에서는 시안 시내를 사방으로 전망할 수 있거든!

대안탑 안에 들어서면 탑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놓여있다.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구조. 다리 아픈 어르신은 힘드시겠다 싶음.

아마도 제일 꼭대기 층에서 찍은 거 같은데, 저 앞에 현장법사의 동상과 쭉 뻗은 대당불야성 길거리가 한눈에 보인다. 오 돈이 아깝진 않다. 

내려가는 길에 찰칵. 뭔가 드라마 장안24시에서 보던 탑 내부 같다 ㅎㅎ

대안탑 구경을 마치고 대당불야성 거리로 가는 도중 현장법사와 대안탑을 함께. 이 구도로 사진을 많이 찍더군.

다른 구도로 한 번 더 ㅎㅎ

대당불야성 입구에 들어서니 친절하게 그림으로 안내도를 해놨다. 아..이걸 밤에 왔어야 하는데 너무 체력 딸려서 낮에 살짝 걷기로. 2019년에 왔을 때는 밤에도 썰렁하던 곳인데, 요즘 인터넷 보면 인간이 너무 많아서 걷기도 힘들더라. 인간 많은 거 질색.

그전에 점심부터 해결을 ㅎㅎ 그냥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량이 한 그릇. 그래도 시안에 왔으니 량피는 먹어줘야지. 입맛 없을 때 딱 좋음. 그러나 맵다 ㅠ 시안 사람들도 쓰촨이나 후난만큼 맵게 먹는 거 같다. 음식 주문하면 꼭 辣子?라고 묻는다.그

매우니까 쩐까오(甄糕). 대추랑 함께 먹어야 맛나다.

밥 좀 먹고 슬슬 걷는데, 목이 말라 음료수 사러 갔다가 딸기맛 코카콜라 발견. 참 중국은 콜라 종류가 다양하다. 도대체 어떤 맛까지 있을 건가! 하지만 맛은 다 별 차이 없다는 ㅎㅎ

그리고 힘들어서 잠시 스벅. 하지만 웨스틴 호텔 안 매장이라 리저브 밖에 없고요, 그냥 아메리카노도 없어 비싸고요. 그래서 기념으로 영수증까지 찍어 둠 ㅎ 아니 무슨 8,800원이나 주고 커피를...후덜덜. 다시 한번 느끼지만 중국 스타벅스는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 루이씽이 스벅을 이긴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 싸다는 점인 것 같다.

대당불야성을 한참 걷다가 칭다오로 가는 침대열차 티켓을 사기 위해 시안역으로 왔다. 저 시뻘건 글자. 2019년에 처음 침대기차를 타러 왔을 때 저 글자 보고 너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ㅎㅎ 

시안역 옆에 대명궁터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문이 이렇게 황금색일 줄이야 ㅎㅎㅎ 이것도 인상적이다.
무사히 티켓을 구입하고(침대 아래칸으로!) 식사할 요량으로 완다광장에 도착했는데.

오 이건 뭐야? 전국 광장무 대회? 광장무 경연도 하는구나 ㅎㅎ 역시 2023년도 놀아주는 해였어. 여행 갈 때마다 이런 행운이 ㅋ

그전에 저녁부터 해결하고! 원래는 지난번에 갔던 가게를 가려했는데, 여기가 더 깔끔해 보이고 가까워서 ㅎ
28위안이 맞았나? 어쨌거나 너무 싼데 모든 게 무제한이다.

소스와 음료, 후식, 심지어 맥주까지!!! 이렇게 해서 남긴 하나;;

나는 당연히 마라홍탕에 기름장 소스로 ㅎ

회전 초밥집처럼 자리에 앉아있으면 다양한 재료들이 레일을 타고 지나간다.

이것저것 담아서 바글바글 끓여 먹으면. 음...이래서 내가 중국 여행 못 잃어!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후식을 하나 까먹으며 마무리

하고 나왔더니 광장무 대회가 한창이다. 아유 화려해. 마침 근처에 데카트론도 있고 허마선생도 있어서 이것저것 주섬주서 사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오 이번에 흥경궁에서 어르신 오케스트라단이 공연 중이다. 이날 무슨 날이었나. 좋은 구경 많이 했다. ㅎㅎ
 

시안에서의 첫날 아침이 밝았다.

느지막이 10시쯤 숙소에서 나섰더니 하늘 색깔 무슨 일. 숙소와 지하철 역 사이에 있는 싱칭궁(兴庆宫)흥경궁이라는 곳으로 산책을 나섰다.

물 한 모금 마셔주고. 장백산이란다...우리 백두산 호랑인데...슬프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건 아마도 올해 백두산 여행을 위한 복선이 아니었을까? ㅎㅎ

중국은 큰 도시마다 이렇게 넓은 공원 꼭 있다. 대부분 인민공원이라 불리지만 ㅎ 아무튼 여기는 당나라 현종이 오랜 기간 기거하던 곳이라고 한다. 한글로도 안내가 되어있어서 자세한 정보도 알 수 있었다.

중국 공원을 오면 늘 볼 수 있는 춤추시는 어른들. 시안 공원의 특징이라면 여기에 회교도가 많아서인지 신장? 아랍쪽으로 보이는 춤을 많이 춘다는 거다. ㅎ

멋진 버드나무와 악기를 연주하시던 분들. 이렇게만 보면 중국 사람들 참 여유롭고 좋아 보인다.

비교적 최근에 개보수한 공원이어서인지 다른 부대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적당히 공원을 산책한 후 용싱팡(永兴坊)에 도착했다. 용싱팡은 지난 시안여행을 하다가 알게 된 곳인데, 서쪽에 회족들의 거리인 회민지에(回民街)가 있다면 동쪽에는 한족들의 거리라 할 수 있는 용싱팡이 있다. 
용싱팡은 당나라 시기 108팡(팡坊은 아마도 구역을 나누는 명칭인 것 같다) 중 하나로, 현재는 산시(陕西,섬서)성 비물질문화특색거리라고 한다. 관중항(关中巷), 산난지에(陕南街), 산베이시엔(陕北襄)등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산시성의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지만 수공예품과 공연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목적은 당연히 먹거리 ㅋㅋ 소개글에는 '전국 10대 미식거리'라고 한다. 중국은 10대, 3대, 5대 뭐뭐뭐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함 ㅋ

용싱팡 입구에는 이렇게 큰 거울이 있고. (이것도 뭐라 뭐라 설명이 써 있었는데 기억 안 남 ㅎ)

첫 번째 먹은 음식은 이렇게 아주머니들이 부지런히 만들고 계신 ~~煎饼。

가게이름이 子长煎饼이니까 뭐 음식 이름도 지앤삥이겠지? 왜 메뉴판을 안 찍어뒀을까? 속 안에 재료를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아마도 부추계란으로 시킨 거 같기도 하고..기억이 안 나네..뭐 맛은 좋았던 거 같다. ㅎㅎ
지앤삥을 먹고 슬슬 구경하고 다니다가

탕후루 발견. 이때 우리나라에 엄청 탕후루 열풍이 불고 있었는데, 원조 탕후루를 또 먹어줘야 하지 않겠어?

기왕 먹는 거 산사열매로다가. 제대로 원조 탕후루 먹어 줌. 맛은 뭐..그냥그냥 ㅎ 원조를 먹었다는 거에 의의를 둔다.

구경하다 발견한 필수로 먹어야 하는 시안 음식. 하하 귀여워. 못 먹어 본 것이 아직도 많네.

원래도 많이 못 먹지만 나이들어 더 노화된 나의 위장으로 무언가를 더 먹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이 삔시엔위미엔(彬县御面)은 좀 궁금해서 먹으로 입장. 이 삔시엔위미엔은 위미엔(玉面), 즉 옥면이라고도 불리는데 량피의 밀가루와는 차별되는 특제 식품이라고 한다. 색이 옥과 같고 맛은 쫄깃하고, 입안에 향이 남는다. (발번역). 이렇다는데 어떻게 안 먹어? ㅋㅋ 게다가 이 음식에 御자가 붙은 것은 무려 3천 년 동안 이어 내려져 온 궁중음식이기 때문이란다. 전해지기로는 주태왕구공단의 아버지가 빈(현재의 彬县)에 거주할 때 그의 부인인 강씨가 밀로 만들었던 음식이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내가 주문한 것은 얇은 면도 함께 먹을 수 있는 双拼御面. 11위안으로 싸다 싸.

요 탱글탱글한 식감. 맛은 뭐 량피도 그렇지만 양념 맛으로 먹는 거 아니겠음? ㅋㅋ색다른 식감이 꽤 좋았다.

친전미피(秦镇米皮). 요것도 먹고 싶었는데, 배의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관계로 사진만 찍어 옴. 실은 이거 말으러 친전秦镇이라는 곳을 여행해보고 싶었음. 량피와 달리 쌀로 만든 친전미피는 진나라 시절 흉작으로 힘들어하던 친전의 군수였나 누군가가 쌀을 조공할 수 없어서 이걸로 대신했는데, 진시황이 사연을 듣고 친전에서는 앞으로 쌀대신 이걸로 조공을 하라고 했다 함. 폭군으로 알려졌지만 꽤 합리적이었던 것 같은 진시황. 나만 긍정적으로 보나 봄 ㅋㅋ

술을 마시고 술잔을 깨는 체험을 하는 곳. 지난 번에 해서 이번엔 패스. 근데 이거 술은 아니고 박카스맛 음료임 ㅋㅋ 술잔을 깨는 문화는 병사들이 전쟁 전에 결의를 다지기 위한 행위였다고 하나 현재는 안 좋은 일을 없애고 좋은 운이 돌아오길 기원하는 행위로 바뀌었다고 한다. 

처묵처묵하여 배부른 배를 좀 꺼뜨리고자 마신 뽕열매즙 ㅋㅋ 영양도 풍부하다니 마셔줘야지 ㅎ

즐겁게 용싱팡을 구경하고 나서 성 안으로 들어왔다. 장락문. 즐거움이 오래 되길!

목적 없이 그냥 성벽 안 거리를 이리저리 걷는데, 길들이 꽤 예뻤다.

그리고 아저씨를 너무 좋아하던 하얀 고양이. 아우 귀여워.

그렇게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 엇 시안사변 기념관 등장 두둥!

동북 최대 군벌이었던 장학량(张学良)공관. 일본에 항전하기 위해, 공산당을 손 잡을 수 없다는 국민당의 장개석을 감금시키고, 국공내전을 종결시킨 말 그대로 사변이 발생한 곳. 도올 김용옥 선생의 강의를 듣고 알게 된 인물인데, 이런 사람을 바로 상남자라고 해야 한다고 본다 난.
듣기로는 미국 하와이인가? 암튼 미국에서 남은 여생을 마쳤다고 하던데, 그의 말씀 중 의미 있는 게 있어서 찍어뒀다.

장학량은 일본 NHK기자 간담회에서 21세기의 젊은 일본인들에게 몇 마디 전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일본의 젊은 청년들이 다시 과거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희망한다. 무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이 점은 역사가 이미 우리에게 알려줬다. 일본 청년들은 역사의 과정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알았느냐? 일본인들아?

시안사변 기념관을 나와 회민지에(回民街)로 가는 길에 보게 된 식당의 문구 "인간사의 큰 일은 먹고(吃), 마시는 것(喝) 두 글자다" ㅎㅎ 맞말이라 사진 찍어 둠. 써먹어야지.

그리고 길거리에서 만난 고냥이들. 중국에서는 길 고냥이들을 꽤 많이 만날 수 있다. 중국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 듯.

걷다 보니 회민지에가 있는 종로우(钟楼)까지 걸어가는 건 무리다 싶어서 지하철을 탔다. 시안시의 지하철 엠블럼은 성벽 모양이다 ㅎㅎ, 그리고 지하철 티켓. 이때만 하더라도 알리페이로 버스는 탈 수 있었는데, 지하철은 탈 수가 없어서 티켓을 따로 끊었다. 기념샷 찍기.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종로우(钟楼)역에 도착해 종로우와 구로우(鼓楼)를 거쳐 

회민지에 도착. 아직 사람이 아주 많진 않다.

그리고 또 고냥이. 너 입에 치즈 묻었어 ㅋㅋ

이리저리 구경하는데 단곶감? ㅋㅋㅋ

이날 저녁은 지난번에 못 먹어봤던 사오즈면(臊子面). 이것도 시안의 유명 음식 중 하나라던데, 약간 국물 있는 고기비빔국수 같았다. 소화가 잘 되는 너낌.
밥도 먹고 발 마사지도 받고 빡세게 걷다가 숙소로 복귀.

날이 어두워지니 구로우와 종로우에도 조명이 들어오고,

마침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멋진 종로우를 담을 수 있었다. 화려한 시안의 밤.

마지막으로 발 마사지사의 영업에 구입한 연고. 충칭 모기들에게 물어뜯긴 나의 다리를 보더니 이거 바르면 빨리 나을 거고 흉터도 빨리 없어질 거라고. 자기네 가게에서만 파는 거고 어제도 어떤 손님이 3개나 사갔다고 어쩌고 저쩌고.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뭐 기념품이다 싶어서 하나 샀는데, 더 살 걸;;; 좋긴 좋더니다. 뒤꿈치에 발랐더니 금방 매끈해지고. 아 가게 이름을 안 적어와서 담에 살 수 있을런지...
그렇게 시안 첫날 여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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