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우리 냥이들과의 영상 통화 후 더욱 보고 싶은 마음이 깊어졌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기차역으로 고고!

택시 안에서 바라본 비 오는 가을날의 시안. 

넓디넓은 시안역 대합실. 그나저나 전에는 침대기차 软卧를 타면 따로 라운지가 있었는데, 이젠 없어졌나 봄. 고속열차에 밀리는 침대기차..

이번에도 아래층 침대. 오예~ 바닐라맛 콜라도 하나 사주고 출발~

안녕 시안~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칸으로. 충칭에서 올 때보다는 메뉴가 낫다. 5년 전에는 메뉴도 여러 가지고 주방장 아저씨가 친절하게 말도 걸어줬는데, 중국도 참 너무 빨리 변한다. 

하지만 날씨는 좋고~~

달리고 달려 어느새 저녁 밥시간. 이번엔 편의점에서 산 인스턴트 밥. 자체발열 방식이라 내 자리에서 편히 먹었다. 맛은 짭짤하니 괜찮았던 것 같은데, 잘 기억 안 남 ㅎ

열심히 달리던 기차는 쉬저우에서 꽤 긴 시간 정차를 했다. 잠시 밖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바깥공기도 마시고. 하지만 담배 냄새 어택 ㅠㅠ 중국은 아직까지 흡연자들에겐 천국이다. 기차 플랫폼에서 담배 피우는 게 가능하다니....

밤새 달린 기차는 칭다오북역에 도착했다. 새벽 5시도 안 되어서 도착해 역사 안에서 시간을 죽쳐야 했는데

다행히 나의 친구 맥도날드가 6시경 문을 열어서 아침 죽과 커피로 에너지 충전. 우리나라 맥도날드도 아침 죽 팔아주면 안 되겠니? 

기차역에서 첫 차를 타고 칭다오 역으로 이동. 하지만 중국 전화번호가 없어서 지하철 역에 짐을 보관할 수 없었다. 다행히 칭다오 역 주변에서 사설 짐 보관소들이 많아서 여기에 맡김.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위치도 가격도 꽤 괜찮았다. 가격은 기억 안 남 ㅎ

비행기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짧게 칭다오 시내 관광하기로. 칭다오 지하철 엠블럼.

첫 관광지는 잔교. 칭다오역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라 운동 겸, 산책 겸 슬슬 걸어감.

처음 엄마랑 칭다오에 왔을 때는 뭐 굳이 봐야하나 싶어서 택시 타고 가면서 걍 멀리서 봤는데, 울 엄마는 좀 아쉬웠나 봄. 담에는 모시고 와야지.

근데 잔교를 구경하고 있는데, 완전 7~80은 되어보이는 어르신들이 다이빙을 하고 계셨음. 그것도 새벽 6시 좀 넘은 시간에! 뭐지? 이 동네는 어르신들은 다들 강심장인가? 완전 놀랐는데, 나중에 유튜브를 보니까 톈진에서 어떤 다이빙 할아버지인가?가 엄청 유명해져서 유행이라고 하더이다. 어르신들이 나보다 더 건강하신 듯.

그리고 무슨 일인지 해변가에서 공안을 앞에 두고 드러누운 어떤 아저씨. 중국 칭다오의 새벽은 참 특별하구나...ㅎ

그 다음 코스는 성당. 지난번에 엄마랑 우연히(칭다오 정보 하나도 안 찾아보고 왔었음 ㅋ) 여기 와서 너무 예뻐가지고 놀랐었는데, 잔교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엄마와 커피를 마셨던 카페는 코로나도 잘 견뎌내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괜히 반갑. 하지만 커피는 다른 데서 마심 ㅋㅋ

빠다관(八大关)도 산책하고. 지난번에 나에게 큰 기쁨을 줬던 고냥이 잔뜩 있던 다육이 박물관이 없어져서 좀 슬펐다. 그 이쁜 냥이들은 어떻게 됐을까...걱정.

너무 이른 아침이라 살짝 고민했지만 그래도 칭다오에 왔는데 칭다오 맥주와 바지락 볶음은 먹어줘야지. 하지만...가게를 잘못 골랐....후..

칭다오 지하철티켓 기념샷도 찍어두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동방항공. 비가 오는 칭다오 공항. 칭다오야 너도 내가 떠나는 게 슬프니? 왜 울고 그래.ㅎ

내 좌석에 도착하니 이렇게 간식이 놓여있었다. 비행기 가격도 싼데 간식까지 챙겨주는 동방항공. 맛은 먹을만한 맛이었다. 중국 항공사들이 내가 탈 때마다 연착도 없고 서비스도 좋아서 나는 꽤 탈만했다. 

옆자리가 비었길래 면세에서 산 원장맥주를 고이 모셔서  옴 ㅋㅋ

안녕~
그렇게 2주간의 중국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그동안 안 걸렸던 코로나를 걸렸고, 원장맥주는 엄마와 엄마 친구분에게 양보했다는 후기. 중국 본토 코로나 독하더이다. 역시 원조(?)는 달라 ㅋㅋㅋ

충칭에서 시안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아침 기차라 일찍 일어났는데, 주차장뷰도 꽤 쓸만하다? ㅎㅎ

역광이 드는 멋진 충칭시잔.

남들은 바쁜 시대에 빠른 고속철을 이용하겠지만 나는 침대기차를 타고 싶어서 천천히 가는 绿车로 티켓을 예약했다. 9호차 탑승. 그러하다 软卧로 끊었다. 아무래도 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잉워(硬卧)는 자신이 없다.

下铺로 끊었다! 오예~ 아마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노선이 아닌가 보다. 아님 다들 고속철을 이용하거나. 중국도 점점 고속철을 확대하면서 이런 랑만적인 옛 열차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탈 수 있을 때 많이 타 둬야 한다고! 내가 탄 열차는 충칭서역에서 시안역까지 대략 9시간 걸렸던 것 같다. 그나마도 이젠 시안까지 가는 열차가 없는 듯하다. 

오전 8시 기차라 아침은 기차에서 먹었다. 만터우와 삶은 계란과 각종 야채. 저 탕은 뭔지 기억이 안 나네. 그럭저럭 아침으로 괜찮았다.

자리로 돌아와 군것질 거리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역시 아래 침대가 편해.

이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창 밖 구경하고 맞은편 침대 위, 아래 자리 잡으신 충칭 어르신 모녀와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뭔가 중국식 볶음면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이렇게 잔뜩 준다 ㅎㅎ 이거 다 먹었다간 체할 것 같아서 적당히 먹고 다시 자리로 돌아 감.

쓰촨성 따저우 라는 곳을 지나면서. 중국은 물에 석회질이 많아서 물색깔이 옥빛인 곳이 많다. 예쁘긴 한데, 머리 감을 때 생각하면..ㅎㅎ 역시 우리나라 물이 맑고 좋아.

안강이라는 곳을 지나며 찍은 사진인데, 그냥 우리나라 지방도시 어딘가 같음 ㅋㅋㅋ

충칭 아주머니께 과자를 드렸더니 이렇게 큰 귤?유자?를 주심 ㅎㅎ

큰 딸래미(50정도 된;)와 함께 셴양(咸阳,함양)에 살고 있는 작은 딸 보러 가신다는 아주머니. 여행 중이라니까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결론은 결혼하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너무 웃긴 게 아저씨들은 결혼하라고 하는데 아줌마들은 하지 말란다.ㅋ 그러면서 자기 딸도 이혼했는데 괜찮다고. 네? ㅋㅋ 혼자 돈도 잘 버는데(잘 벌 진 못해요 ㅠ) 여행 다니며 잼나게 살라고 하신다. ㅋ

그러면서 중국 여기저기 여행 다니셨는데, 신장(新疆) 여행이 제일 좋았다고 하셨다. 신장은 난장(南疆), 베이장(北疆)으로 나뉘는데, 난장에 그렇게 좋으셨다고. 안 그래도 저도 엄무이랑 실크로드 여행하고 싶어여!! 그리고 귀주성도 좋다고 하셨다. 현지인 추천이니 얼마나 잼날까.

충칭 특유의 사투리로 100퍼센트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대략적인 줄기는 이해하면서 (나 중국어로 현지인이랑 기차에서 대화한 거야?) 오다 보니

이런 예쁜 경치를 지나 (여기도 한국의 어느 시골 같은 ㅋ)

응 저녁시간 ㅋ 시안에 도착하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저녁도 기차에서 처리했다. 맛은 머.. 맛없진 않다 정도.

잠시 정차한 친링이라는 곳에서 나무가 예뻐서. 벌써 해가 지고 있다.

그리고 시안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서안교통대-싱칭궁(兴庆宫)역에 도착.

지하철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호텔. 내가 예약한 방이 창문이 없는 방이라길래 추가요금 내고 업그레이드. 어쩐지 싸더라. 이비스 서안교통대점은 세탁실이 아주 잘 되어있어서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다. 빨래부터 깔끔하게 돌리고!

이날은 하루종일 기차 탄 거 외엔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Lay's 감자칩 뽀뽀지맛. 이름이 좀 거시기해? ㅋㅋ 뽀뽀지(钵钵鸡)는 쓰촨성 러산(乐山)의 대표 음식으로 차가운 마라꼬치(冷串)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처음 보는 하얼빈 맥주!

중국에서는 Lay's의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데, 오이맛부터 김, 심지어 취두부 맛까지, 종류가 어마무시하다. 

맛나게 과자와 맥주를 먹고 티비나 보면서 자려고 티비를 켰더니, 아니 이가인지명(一家人之名)이 방송되고 있다. 리빠와 허쯔추의 엄마가 만나서 얘기하는 장면이라니. 나 울어 ㅠㅠ. 그렇게 시안에서의 첫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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