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셋째 날. 

아침은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다가 먹기로. 마라 어묵과 불닭볶음면, 인스턴트 소고기버섯덮밥 등등등

예전에 즈하이궈에서 나온 소고기버섯덮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에 다른 브랜드로 사 먹어봤는데, 즈하이궈만 못하다. 즈하이궈가 몇 년 전  드라마 PPL 사태 이후 한국 입성을 포기한 거 같아서 아주 안타깝다. 그만한 게 없는데...

아침을 그렇게 먹고 밖에 나오니 구름 무슨 일이니?

이날은 샤먼에서 첫 지하철을 타봤다. 샤먼지하철 엠블럼과 토큰. 여기는 대만처럼 지하철표가 토큰 형태이다. 역시 대만의 영향이 있는 걸까

지하철은 바다를 건너 푸젠성으로 향했다. 저 멀리 보이는 샤먼대교. 이날 진짜 무슨 날인지 구름이 너무 예뻤다. 지하철을 타고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지메이촌(集美村). 阿星의 유튜브를 보고 지메이촌을 오고 싶긴 했는데, 지도상 거리를 보고 너무 먼 것 같아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친구가 카페에서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보더니 여기가 예쁘고 평이 좋았다고.
마침 전날 가고 싶은 곳을 다 둘러보고 딱히 일정이 없었던 지라 결국 이렇게 지메이촌을 찾아오게 됐다. 생각보다 멀지 않았음.

지하철역에 내렸더니, 정말 관광지라서 그런지 먹을 것도 많이 팔고 유원지 느낌이 물씬 났다.

그리고 阿星 유튜브에 나왔던 맛집을 찾아가기 위해 슬슬 걸었더니 하... 또 이렇게 멋진 하늘과 경치가...너무나 대만 청춘드라마 재질 아님?

그리고 건물이 너무 멋졌던 지메이대학교.
지메이촌이 중국 청나라 말기 해외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났던 어떤 화교가 큰 돈을 번 뒤 이곳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지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 같다. 나중에 보니까 어린이집도 있던데.

일단 홍콩와플 하나 사서 먹어주고. 이름이 무슨 딴까이 어쩌고저쩌고였던 거 같은데 ㅋㅋㅋ 찾아보기 귀찮

그리고 걷다 보니 이번엔 지메이 소학교가 나왔다. 학교 자체도 예쁘고 시설도 엄청 좋아 보임.

걷기만 해도 기분 좋은 지메이촌 골목골목

그렇게 걸어 걸어 도착한 阿星의 추천맛집 联生老店。하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영업이 끝났다는 ㅠㅠ 너무해. 
어쩔 수 없이 그냥 다른 식당을 찾아보기로 하고 계속 걸었다.

그리고 발견한 지메이 유아원. 아니 무슨 유아원도 이렇게 이뻐? 이 동네 사람들은 참 좋겠다. 학교들이 다 예쁘고 좋아 보임.

배는 고프지만 지메이촌이라는 낯선 동네를 구경하는 재미.

그리고 찾은 밥집. 신푸커,행복각. 가게 이름이 맘에 들어서 들어갔다 ㅎ

일정 금액을 내고 반찬 3개 밥, 이런 식으로 주문하는 전형적인 중국식 백반집이었다. 맛나게 잘 먹었는데 위생은...잘 모르겠다 ㅎㅎ 하지만 싸기는 엄청 쌌음.

밥도 잘 먹고 쭉 뻗은 팜트리와 이국적인 나무가 늘어선 골목을 걷고 걸어

먼가 힙해 보이는 현지 카페에서 버블티와 아메리카노를 마셔 줌.

중간에 완다광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중 발견한 지메이대학의 또 다른 문. 아니 이 동네는 왜 다 예뻐? 구름까지 무슨 일이람.

숙소로 복귀하기 전에 친구가 원래 보고 싶어 했던 곳을 찾아보기 위해 지하철역 뒤쪽으로 갔더니 세상에. 이 광경을 못 보고 갈 뻔했다고???

인스타그래머블한 이 포토스폿도 인상적이고.

해가지는 아련한 샤먼의 바다를 한참 감상하다 다시 숙소로 향했다. 참고로 여기서 버스킹 많이 하던데, 아니 어쩜 잘하는 인간이 어쩜 하나도 없을까? ㅎㅎㅎ

잠시 숙소에서 쉬는 시간을 가졌던 우린 마지막 밤을 그대로 끝낼 수 없어서 다시 중산루로 나왔다. 그리고 멋진 갑골문자축제의 조형물도 감상하고

저 멀리 구랑위가 보이는 부두 근처까지 걷다가

궁금했던 현지 재래시장도 구경하고. 시장 이름이 기억 안 나네.

창사취두부를 팔길래 하나 구입. 오 근데 하나도 냄새 안 나고 너무 맛나다. 샹차이도 팍팍 넣어줘서 더 좋았음.

중산루 밤거리를 걷다가 배고픈 친구를 위해 맥도날드에 들렀는데! 아니 중국 맥도날드는 이런 걸 준단말야!!! 나 막 너무 흥분해서 한 세트 더 구입하고. ㅋㅋ

아니 너무 졸귀자나. 우리나라 맥도날드는 왜 이런 거 안 주는데!

그렇게 득템 해서 신나는 마음으로 숙소로 복귀

그리고 떠나는 날 아침. 아침식사는 전날 저녁 흥분에서 지른 맥도날드로 ㅋㅋㅋ

보이차도 한 잔 마셔주고.

호텔 체크아웃 후 공항 가는 길에 찍은 구랑위. 떠나는 날까지 날이 너무 좋았던 샤먼.

공항에서 중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도 하고. 근데 여기 사차면은 너무 맛났었다. 그 가게가 사차면을 맛없게 했던 걸까?

이제 진짜 샤먼을 떠날 시간.  안녕 샤먼~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그리고 기내식 ㅎ 스파게티였나? 맛은 기억 안나고요. 화이트 와인도 한 잔 마셔줌. 비행기값 뽕 뽑아야 한다규.
PS. 맥도날드 고양이 캐리어. 나의 기대와 달리 냥이들은 이걸 너무 싫어했고 ㅠㅠ 고양이들 너넨 정말 너무해.


그래도 나의 이쁜이 염주가 예의상 잠시 들어가 있어 주길래 얼른 사진 찍음 ㅋㅋㅋ
하지만 그 이후 냥이 캐리어는 계속 방치되고 있다는 슬픈 후기. 이놈들아 내가 이걸 어떻게 들고 왔는데!!
 
 

여행만 오면 아침형 인간이 되는 나. 특히 중국은 아침 식사 먹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어서, 중국 여행 중 아침에 늘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여행 둘째 날 역시 7시에 일어났다. 호텔 조식을 신청하지 않은 건 중국식 아침을 사 먹기 위해!

근데 너무 이른 시간인가? 사람이 너무 없다.

옛감성 물씬 나는 중산루. 아침부터 물청소를 해서 아주 깔끔하다.

전날 훠궈 먹은 식당이 아침 조식도 다양하게 팔아서 거기까지 가서 공수해 왔다. 그리고 그 근처에 85도씨 커피가 있어서 크로와상과 소금커피도!! 근데 저 삼각형 빵은..너무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이다. 실패! 나머진 다 괜찮게 먹을만했음.
아침도 먹었겠다. 이번 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투투장부주 돤자쉬꺼의 집으로 가보자고~!

크...날도 좋고. 버스 타고 샤포웨이에 내려서 중국 남방 지역 건축의 특징인 치루(骑楼)를 걸으니 감성이 터져 나오는구나!!! 오늘은 꼭 찾아내고 말리라!!!

그렇게 걸어 걸어 도착한 돤자쉬꺼의 집!! 옆에 카페도 이뿌구나아~ 우리 도착했을 때 사진 찍는 사람들 많더이다.

厦港永安街2. 크... 이 문. 이 문을 열고 올라가면 돤자쉬꺼의 집이 나오는 거자나!! 날씨까지 너무 드라마야 ㅠㅠ

돤자쉬꺼 집 1층에는 옛 감성이 느껴지는 서점이 있었다. 내 중국어 수준이 좀 높았다면 책을 한 권 샀겠다만...다음을 기약하며

배가 특별히 고프진 않았으나 샤먼에 오면 사차면을 먹어줘야 한다고 해서 주문. 그리고 맑은 탕면도 함께 주문. 그러나....아니 사차면이 왜 맛나다는 거야? 저 맑은 탕면도 너무 비린내가 나서... 하... 중국 와서 음식 실패하기 쉽지 않은데, 이번엔 실패!
면은 실패했지만 저녁에 이어 낮에도 너무 예쁜 샤포웨이의 갬성을 느끼며 산책을 하다가 친구가 먹고 싶어 하던 딤섬을 먹으러 고고!

엄청 화려하고 큰 딤섬집이었는데,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잔뜩 시킨 딤섬  ㅋㅋ 이리 보니 진짜 많이 시켰네. 하나하나 예쁘고 맛이 다 달랐고, 맛나게 잘 먹었다.

게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할인까지 해줬다. 무려 9,000원 가까이!! 개이득.
든든하게 점심도 먹고 고대하던 구랑위를 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구랑위는 샤먼 여행 영상을 볼 때마다 너무 예뻐서 정말 기대했던 곳이다.

페리를 타고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사진과 동영상 백만 장 찍고

아련한 햇살을 느끼며 구랑위에 도착

너무나 청춘영화 재질 아님? 크흐..

열대지방의 특색이 느껴지는 예쁜 숲길도 걷고

이국적인 옛 건물을 지나

언덕을 계속 올라왔더니

크흐.... 너무 멋진 오션뷰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가 나왔다. 와 여기는 진짜. 내가 가 본 카페 중 가장 멋진 뷰를 자랑하는 카페라 단언할 수 있다. 저 석양을 바라보며 사진과 영상을 얼마나 찍어댔는지. 왜 사람들이 구랑위 구랑위 하는지 백만 번 이해가 갔다.

괜히 이런 것도 찍어주고 ㅎㅎ
사진을 보니 황홀하면서도 슬프고, 쓸쓸함이 뒤섞였던 당시의 감정이 생각난다. 아마도 우리 고양이를 보낸 지 얼마 안 돼서 온 여행이고, 또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중이라 그랬던 듯.

석양을 실컷 감상하고 다시 샤먼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른 선착장으로 내려오는데. 아니 이 길은 또 왜 이리 이쁨? 배 시간 때문에 천천히 감상 못해서 좀 아쉬웠다. 담에 꼭 다시 방문해야겠음.

선착장 근처에서 약간 시간이 남아 올라와 본 곳. 여기도 홍콩만큼이나 야경이 예쁘구나!

구랑위 여행을 마치고 발 마사지받으러 아무 마사지 샵에나 들어왔다. 부항 뜨는 중인데 너무 웃기다 ㅋㅋㅋ 부항도 뜨고 修脚라고 면도칼로 발톱 정리와 발 각질 정리도 받았다. 修脚는 칭다오에서 엄마랑 처음 받아봤는데, 거의 한 달 동안 발이 너무 깔끔하여 친구에게도 꼭 체험시켜주고 싶었음. 그렇게 개운하게 마사지를 받고는


저녁밥 먹기 ㅋㅋ 갈비밥 전문이라던데, 국수도 팔고 가성비 아주 맛 좋았던 곳.

프랜차이즈 같던데, 완전 강추하는 곳임.
그렇게 밥도 먹고

갑골문자 축제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예쁜 중산루의 야경도 감상하다가

차 가게에 들러 차도 마시고. 저 계화우롱차는 정말 포장을 뜯는 순간 계화향이 확 퍼지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비싼 거라 그런가 한국에서 마셨던 계화우롱차는 이렇게까지 향이 좋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구입 ㅎㅎ
그렇게 알차게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호텔 로봇이 기특하게 엘리베이터도 혼자 잘 타고 잘 내리고 알아서 잘 가더이다. ㅋㅋ 귀여워
여행 둘째 날은 이렇게 끝!

중국 샤먼은 언젠가는 꼭 가고 싶었던 여행지이다. 설레게 하는 해양성 기후와 해외에 자리 잡은 중국 화교들이 광둥 성만큼이나 많은 지역이라 그 문화가 궁금하기도 했다. 또한 여기도 청나라 때 강제 개항된 지역인 걸로 아는데, 그래서인지 서양과 중국의 양식이 결합된 건물들이 많아서 이국적인 매력이 넘치는 곳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친구가 드라마 '투투장부주(偷偷藏不住)의 돤자쉬에게 푹 빠져서 ㅎ 나도 영업당하고, 함께 드라마의 여운을 즐기러 가기 위함이었다. 가보자고!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모으기 때문에 대한항공은 진짜 십몇년 만에 탄 거 같다. 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보다 특별히 더 서비스가 좋은 걸 모르겠는데, 비행기 티켓값은 늘 더 높아서 잘 안 타기도 하고, 땅콩항공 이후는 아예 정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먼 직항은 대한항공과 샤먼항공 밖에 없고, 대한항공이 시간대가 좋아서 어쩔 수 없이...

게이트 맨 끝 쪽은 처음이라 찍었는데, 창으로 보이는 태양이 여행의 설렘을 더해준다. 뭔가 영화에서 보던 장면 같아 ㅋㅋ

신형비행기라 화면도 큼직하고, 좌석 간 간격도 널찍하니 좋았다.

기내식은 불고기비빔밥. 비빔밥은 맛 없을 수가 없지 :)

파랗고 청량한 한국을 떠나 샤먼에 도착했는데 날씨 왜 이래... 공기 안 좋나...

샤먼이 알고보니 섬이어서(너무 기본적인 정보를 몰랐나?ㅋㅋ) 공항과 시내까지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았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밀레니엄 하버 뷰.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묵는 곳으로 지하철역과 중산루 바로 옆에 있어서 위치는 정말 좋았다.

호텔명은 하버뷰지만 우리 방은 사거리 뷰 ㅋㅋ 근데 고층으로 올라가면 바다가 보일 것 같긴 함.

우리가 예약한 방은 슈페리어 트윈 룸. 분명 욕조가 있다는 걸 보고 예약했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없다...나 뭘 본 거니..우리 냥이 떠나보내고 정신이 오락가락했나 봄. ㅠㅠ

짐을 풀고 밖에 나오니 비행기에서 봤던 것과 달리 파란 청량한 하늘이 기분 좋게 만든다. 호텔 바로 옆에는 중화청(中华城)이라는 엄청 큰 백화점이 있었다.

중화청 옆 길을 따라 걷다가 길을 건너려는데 태양이 예쁘게 거리를 비추고 있어서 한 컷.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 철판구이 꼬치 하나 입에 물고

남들 여행하는 것만 봤던 샤먼의 메인거리 중산루를 걸었다. 1층은 상가 2층이상은 가정집인 전형적인 중국식 건물에 서양의 요소가 가미된 매력적인 중산루의 건물들. 기대만큼 예쁘고 거리도 깨끗해서 처음 중국 땅을 밟은 친구도 놀람. 중국이 생각보다 깨끗하답니다 여러분. 

그렇게 중산루를 걷고 걸어 바닷가 도착. 한국에서는 못 보던 예쁜 꽃도 보이고

저기 건너편이 구랑위(鼓浪屿)란 말이지!

바다 구경 후 다시 중산루로 돌아와서

군것질 타임 ㅎ. 푸젠성은 대만이랑 가까워서 음식이 비슷비슷하다. 특히 굴전은 대만에서도 많이 먹는데 푸젠성에서도 굴전을 파는 곳이 엄청 많았다. 이 집은 사장님이 대만 사람이라고. 근데 약간 나랑은 안 맞음. 전분이 들어가서 좀 끈적? 먹을 만했지만 꼭 먹으라고 추천은 못하겠음.

친구는 우롱차아이스크림으로. 달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음.

슬슬 저녁때가 되어 맛있어 보이는 집을 찾아다니던 중

오 고기집이다. 九市? 동네 이름인가? 아무튼 소고기를 판다 하니 고고

하지만 중국에 왔으니 훠궈를 먹어야겠지?

어 근데 내가 생각한 훠궈가 아니다? 국물이 무슨 진한 갈비탕 같았고, 다양한 내장과 스지, 삼겹살, 완자 등이 주를 이뤘다. 근데 저 버섯 크기 무슨 일이야 ㅋㅋㅋ 솔직히 양도 너무 많고 헤비해서 많이 먹진 못했다. 중국은 훠궈 종류가 많은데 확실히 남방 쪽은 사천보다 매운 음식을 안 먹어서 인지 기본 탕이 담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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훠궈 먹고 배는 부르지만 친구에게 이 차 브랜드는 꼭 소개시켜주고 싶었음. 크리스찬디올이 생각나는 패키지의 CHANGHEE. 너무나 짝퉁스럽지만 ㅎ 그래도 패키지 퀄이 꽤 좋다 ㅎ 요즘 중국 차(茶) 시장은 이 브랜드가 휩쓰는 것 같다. 없는 도시가 없음. 

배도 부르고 삘도 받아서 돤자쉬꺼의 집이 있는 샤포웨이를 가기로 했다. 마침 중산루에서 그리 멀지 않고 버스도 한 번에 가길래 고고고!

겁나 화려한 샤먼의 콘래드 쌍둥이 건물. 샤먼대학교 근처라 사람도 많고 저녁인데도 번쩍번쩍하다. 약간 옛날 홍대처럼 소소한 가게도 많고 여행지 느낌 물씬.

어디 보자~ 지도상 돤자쉬꺼 집이 이 근처인데. 근데 이 동네도 너무 예쁘다 ㅠㅠ

약간 부둣가 같은 이 길에는 카페도 있고 술집도 있고 딱 노는 분위기. 

하지만 우리는 길을 잘못 들어 결국 돤자쉬꺼 집은 찾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그냥 자긴 아쉬우니까 편의점에서 알콜 비스름한 거 사다가 한 잔 해주고. RIO는 중국 현대극에서 많이 등장했던 술인데, 이걸 술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과일에 살짝 알코올이 들어간 건데 거의 못 느끼겠음.

걷기만 해도 좋았던 샤먼에서의 첫 날은 그렇게 마무리.

전날 우리 냥이들과의 영상 통화 후 더욱 보고 싶은 마음이 깊어졌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기차역으로 고고!

택시 안에서 바라본 비 오는 가을날의 시안. 

넓디넓은 시안역 대합실. 그나저나 전에는 침대기차 软卧를 타면 따로 라운지가 있었는데, 이젠 없어졌나 봄. 고속열차에 밀리는 침대기차..

이번에도 아래층 침대. 오예~ 바닐라맛 콜라도 하나 사주고 출발~

안녕 시안~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칸으로. 충칭에서 올 때보다는 메뉴가 낫다. 5년 전에는 메뉴도 여러 가지고 주방장 아저씨가 친절하게 말도 걸어줬는데, 중국도 참 너무 빨리 변한다. 

하지만 날씨는 좋고~~

달리고 달려 어느새 저녁 밥시간. 이번엔 편의점에서 산 인스턴트 밥. 자체발열 방식이라 내 자리에서 편히 먹었다. 맛은 짭짤하니 괜찮았던 것 같은데, 잘 기억 안 남 ㅎ

열심히 달리던 기차는 쉬저우에서 꽤 긴 시간 정차를 했다. 잠시 밖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바깥공기도 마시고. 하지만 담배 냄새 어택 ㅠㅠ 중국은 아직까지 흡연자들에겐 천국이다. 기차 플랫폼에서 담배 피우는 게 가능하다니....

밤새 달린 기차는 칭다오북역에 도착했다. 새벽 5시도 안 되어서 도착해 역사 안에서 시간을 죽쳐야 했는데

다행히 나의 친구 맥도날드가 6시경 문을 열어서 아침 죽과 커피로 에너지 충전. 우리나라 맥도날드도 아침 죽 팔아주면 안 되겠니? 

기차역에서 첫 차를 타고 칭다오 역으로 이동. 하지만 중국 전화번호가 없어서 지하철 역에 짐을 보관할 수 없었다. 다행히 칭다오 역 주변에서 사설 짐 보관소들이 많아서 여기에 맡김.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위치도 가격도 꽤 괜찮았다. 가격은 기억 안 남 ㅎ

비행기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짧게 칭다오 시내 관광하기로. 칭다오 지하철 엠블럼.

첫 관광지는 잔교. 칭다오역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라 운동 겸, 산책 겸 슬슬 걸어감.

처음 엄마랑 칭다오에 왔을 때는 뭐 굳이 봐야하나 싶어서 택시 타고 가면서 걍 멀리서 봤는데, 울 엄마는 좀 아쉬웠나 봄. 담에는 모시고 와야지.

근데 잔교를 구경하고 있는데, 완전 7~80은 되어보이는 어르신들이 다이빙을 하고 계셨음. 그것도 새벽 6시 좀 넘은 시간에! 뭐지? 이 동네는 어르신들은 다들 강심장인가? 완전 놀랐는데, 나중에 유튜브를 보니까 톈진에서 어떤 다이빙 할아버지인가?가 엄청 유명해져서 유행이라고 하더이다. 어르신들이 나보다 더 건강하신 듯.

그리고 무슨 일인지 해변가에서 공안을 앞에 두고 드러누운 어떤 아저씨. 중국 칭다오의 새벽은 참 특별하구나...ㅎ

그 다음 코스는 성당. 지난번에 엄마랑 우연히(칭다오 정보 하나도 안 찾아보고 왔었음 ㅋ) 여기 와서 너무 예뻐가지고 놀랐었는데, 잔교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엄마와 커피를 마셨던 카페는 코로나도 잘 견뎌내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괜히 반갑. 하지만 커피는 다른 데서 마심 ㅋㅋ

빠다관(八大关)도 산책하고. 지난번에 나에게 큰 기쁨을 줬던 고냥이 잔뜩 있던 다육이 박물관이 없어져서 좀 슬펐다. 그 이쁜 냥이들은 어떻게 됐을까...걱정.

너무 이른 아침이라 살짝 고민했지만 그래도 칭다오에 왔는데 칭다오 맥주와 바지락 볶음은 먹어줘야지. 하지만...가게를 잘못 골랐....후..

칭다오 지하철티켓 기념샷도 찍어두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동방항공. 비가 오는 칭다오 공항. 칭다오야 너도 내가 떠나는 게 슬프니? 왜 울고 그래.ㅎ

내 좌석에 도착하니 이렇게 간식이 놓여있었다. 비행기 가격도 싼데 간식까지 챙겨주는 동방항공. 맛은 먹을만한 맛이었다. 중국 항공사들이 내가 탈 때마다 연착도 없고 서비스도 좋아서 나는 꽤 탈만했다. 

옆자리가 비었길래 면세에서 산 원장맥주를 고이 모셔서  옴 ㅋㅋ

안녕~
그렇게 2주간의 중국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그동안 안 걸렸던 코로나를 걸렸고, 원장맥주는 엄마와 엄마 친구분에게 양보했다는 후기. 중국 본토 코로나 독하더이다. 역시 원조(?)는 달라 ㅋㅋㅋ

시안은 지난번에 열흘가까이 있었던 관계로 솔직히 뭔가를 더 할 게 없었다. 뭐 화산을 가자면 하겠지만 그건 좀 무섭고 ㅎㅎ 화산이 멋지긴 한데 어메이산과 달리 유독 무섭게 가다 온다. 그래서 좀 덜 유명하지만 안 가봤던 곳을 가보기로 했다.

그전에 흥경궁에서 아침 산책.

공원입구에 들어서자 물을 묻힌 큰 붓을 글씨를 쓰시던 할아버지. 어쩜 저렇게 잘 쓰지? 부러움.

이번엔 지난 번과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이 동네 주민들 참 부럽네.

아침을 안 먹었는데 마침 찡까오(镜糕)를 파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계화맛이었지 싶은데, 아닌가 장미꽃 맛이었나. 암튼 잔돈이 조금 부족했는데 괜찮다고 그냥 가져가라고 하신다. 아유 감사해유. 이번에 시안 와서 놀란 게 사람들도 친절하고 특히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들이 너무 친절하셨다. 내가 멀리서 길을 건너려는 게 보이면 일단 멈추고 먼저 지나가라고 하신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전혀 못 느꼈던 포인트인데, 원래 이랬던 걸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서 매너들이 달라진 걸까? 어쨌든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게 보인다.

이런 화장실도 생김. (화장실도 전보다 많이 깨끗해졌음)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전 날 허마선생에서 산 팀홀튼 동결건조 커피를 마셨다. 세상에 너무 귀엽길래 안 살 수가 없었다. 이런 모양의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처음 사봤는데, 팀홀튼도 너무 귀엽잖아!! 색깔별로 라이트, 미듐, 다크 로스팅으로 맛이 다르다. 맛도 뭐 괜찮았다. 우리나라도 이런 거 좀 만들어서 팔면 안 되나? ㅎ 

이날 첫 번째 목적지는 시안성벽의 서쪽 문인 안정문(安定门).

시안성벽은 정말 거대하다.

서쪽문을 찾은 이유. 이곳이 바로 실크로드 방향이기 때문이다. 이 근처에 실크로드를 향하던 장건의 동상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뭔가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나 못 찾음 ㅎ 뭔가 버스를 한 번 잘못 내렸는데 또 막 다시 기다리기도 귀찮고 했던 거다.

그래서 그냥 근처에 있다는 미식거리로 향함 ㅋ

가는 길이 좀 인도도 명확치 않고 좀 험했다. 그동안 너무나 잘 정비된 시안 시내를 돌아다니다 여길 오니. 이게 진정한 로컬인가 싶다가도. 길은 이렇지만 또 비싸 보이는 아파트 들도 있고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ㅎㅎ

그리고 도착. 신지구전(欣集古镇). 구전이라길래 온 곳인데

옛 건물들과 그 뒤에 높은 아파트가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주는 곳. 현지인들은 여기 야시장을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도삭면을 날리던 아저씨. 마치 무림고수를 보는 것 같다 ㅎㅎ

이날 내가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은 후난밥반찬(湖南下饭菜)?이라고 해야하나 ㅎㅎ. 백반처럼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나는 아마도 위샹로스덮밥을 시켰지 싶음. 그리고 시안의 유명 음료수도. 맛은 좋았던 기억.

밥도 잘 먹고 향한 곳은 소안탑이다. 지난 번에는 스킵했던 곳이고 이번에도 안 가려 했으나 시간도 남고 ㅎ

소안탑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에 이렇게 버스카드를 충천할 수 있게 해 놨다. 오 좋은데.

버스 운전사를 이렇게 보호할 수 있도록 문도 달아놨고. 이런거 우리나라도 도입 좀.

소안탑을 보려먼 시안박물관 입장권이 필요한가 보다. 나는 외국인이라 위챗으로 티켓을 미리 예매할 수가 없었는데, 人工창구에 외국인이라고 했더니 여권 달라고 하고는 이렇게 바로 티켓을 끊어줬다. ㅎㅎ 그리고 공짜. 개이득.

안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소안탑이 나왔다. 이 소안탑도 작은 건 아닌데, 대안탑을 보고 났더니 왜 이리 소박하고 귀엽지? ㅎㅎ

짧게 소안탑을 보고 시안박물관을 향하는데,

대웅보전이. 흠... 여기도 절이 있나 보군.

시안박물관 앞에 도착했더니 어디서 단체로 오셨는지 단체사진 촬영 중;; 실례합니다~ 지나갈게요. 借过一下~

그렇게 박물관을 관람하는데 엄마한테 연락이 왔다. 우리 으른냥들 나를 보고 싶어하는 거 같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쌓인 (고작 열흘됐나? ㅎ ) 우리 냥이에 대한 그리움이 폭발. 바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바꾸고 숙소로 향했다. 나도 너무 보고 싶다고오! 안 그래도 아픈 애들 두고 와서 계속 신경 쓰였는데.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가기 전

밥은 먹어야지. 유학생들이 그리 맛나다던 황먼지(黄焖鸡). 약간 간장닭볶음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무난하게 잘 맞을 것 같은 메뉴였음.

그리고 숙소에 돌아가서 우리 냥들과 영상 통화로 주접떨다가 시안에서의 마지막 밤 마무리.

이번에 묵은 ibis호텔 시안교통대 지점은 좀 주변에 뭐가 없다. 편의점도 물건이 많지 않고. 시설자체는 괜찮으나 주변 편의 시설이 부족한 게 좀 아쉬웠는데,

그러나 세상에. 이날은 7시쯤 일어나서 주변 산책하러 나섰는데 호텔 바로 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순간 무슨 다른 세상에 온 줄 ㅎㅎㅎ 나중에 유튜브를 보다 알게 된 건데, 중국에는 이렇게 조(早)시장이 열리는 곳이 종종 있는 거 같다. 근데 정말 그 규모가 넘사벽이다. 없는 게 없는 아침시장. 호텔 골목 시작점부터 끝까지 족히 2~3백 미터는 되는 곳에 온갖 음식을 파는 좌판들이 쫙 깔려있었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또우푸나오(豆腐脑)와 빠바오저우(八宝粥)를 포장해 와서 먹었다. 빠바오저우는 8가지 보물이 들어간 죽이란 뜻으로 그만큼 영양가 있는 곡물들이 들어가 있다. 맨날 인터넷으로 보다가 첨 먹어봤는데, 음 건강한 맛이다. 또우푸나오는 이미 여러 번 먹어봤지만 늘 맛나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오늘의 여행지로 출발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그것.

그렇다. 대안탑이다. 현장법사가 실크로드를 통해 인도에서 가져온 불교경전, 부처님 사리 등을 봉인한 탑이다. 

대안탑을 가까이 보기 위해서는 대자은사(大慈恩寺)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겁나 웅장한 대안탑. 우리나라 이렇게 거대한 탑이 있을까? 내가 알기로는 없는 거 같은데. 중국은 뭐든 스케일이 크긴 하다 ㅎㅎ

대안탑 입구에서 한 컷.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다 담기 어렵다. 대안탑 안으로 들어가는 건 따로 돈을 내야 한다. 지난번에는 안 들어갔는데, 이번 시안여행 중에는 성벽을 안 갈 거라 대안탑 입장권을 굳이 돈 주고 샀다. 대안탑에서는 시안 시내를 사방으로 전망할 수 있거든!

대안탑 안에 들어서면 탑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놓여있다.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구조. 다리 아픈 어르신은 힘드시겠다 싶음.

아마도 제일 꼭대기 층에서 찍은 거 같은데, 저 앞에 현장법사의 동상과 쭉 뻗은 대당불야성 길거리가 한눈에 보인다. 오 돈이 아깝진 않다. 

내려가는 길에 찰칵. 뭔가 드라마 장안24시에서 보던 탑 내부 같다 ㅎㅎ

대안탑 구경을 마치고 대당불야성 거리로 가는 도중 현장법사와 대안탑을 함께. 이 구도로 사진을 많이 찍더군.

다른 구도로 한 번 더 ㅎㅎ

대당불야성 입구에 들어서니 친절하게 그림으로 안내도를 해놨다. 아..이걸 밤에 왔어야 하는데 너무 체력 딸려서 낮에 살짝 걷기로. 2019년에 왔을 때는 밤에도 썰렁하던 곳인데, 요즘 인터넷 보면 인간이 너무 많아서 걷기도 힘들더라. 인간 많은 거 질색.

그전에 점심부터 해결을 ㅎㅎ 그냥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량이 한 그릇. 그래도 시안에 왔으니 량피는 먹어줘야지. 입맛 없을 때 딱 좋음. 그러나 맵다 ㅠ 시안 사람들도 쓰촨이나 후난만큼 맵게 먹는 거 같다. 음식 주문하면 꼭 辣子?라고 묻는다.그

매우니까 쩐까오(甄糕). 대추랑 함께 먹어야 맛나다.

밥 좀 먹고 슬슬 걷는데, 목이 말라 음료수 사러 갔다가 딸기맛 코카콜라 발견. 참 중국은 콜라 종류가 다양하다. 도대체 어떤 맛까지 있을 건가! 하지만 맛은 다 별 차이 없다는 ㅎㅎ

그리고 힘들어서 잠시 스벅. 하지만 웨스틴 호텔 안 매장이라 리저브 밖에 없고요, 그냥 아메리카노도 없어 비싸고요. 그래서 기념으로 영수증까지 찍어 둠 ㅎ 아니 무슨 8,800원이나 주고 커피를...후덜덜. 다시 한번 느끼지만 중국 스타벅스는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 루이씽이 스벅을 이긴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 싸다는 점인 것 같다.

대당불야성을 한참 걷다가 칭다오로 가는 침대열차 티켓을 사기 위해 시안역으로 왔다. 저 시뻘건 글자. 2019년에 처음 침대기차를 타러 왔을 때 저 글자 보고 너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ㅎㅎ 

시안역 옆에 대명궁터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문이 이렇게 황금색일 줄이야 ㅎㅎㅎ 이것도 인상적이다.
무사히 티켓을 구입하고(침대 아래칸으로!) 식사할 요량으로 완다광장에 도착했는데.

오 이건 뭐야? 전국 광장무 대회? 광장무 경연도 하는구나 ㅎㅎ 역시 2023년도 놀아주는 해였어. 여행 갈 때마다 이런 행운이 ㅋ

그전에 저녁부터 해결하고! 원래는 지난번에 갔던 가게를 가려했는데, 여기가 더 깔끔해 보이고 가까워서 ㅎ
28위안이 맞았나? 어쨌거나 너무 싼데 모든 게 무제한이다.

소스와 음료, 후식, 심지어 맥주까지!!! 이렇게 해서 남긴 하나;;

나는 당연히 마라홍탕에 기름장 소스로 ㅎ

회전 초밥집처럼 자리에 앉아있으면 다양한 재료들이 레일을 타고 지나간다.

이것저것 담아서 바글바글 끓여 먹으면. 음...이래서 내가 중국 여행 못 잃어!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후식을 하나 까먹으며 마무리

하고 나왔더니 광장무 대회가 한창이다. 아유 화려해. 마침 근처에 데카트론도 있고 허마선생도 있어서 이것저것 주섬주서 사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오 이번에 흥경궁에서 어르신 오케스트라단이 공연 중이다. 이날 무슨 날이었나. 좋은 구경 많이 했다. ㅎㅎ
 

시안에서의 첫날 아침이 밝았다.

느지막이 10시쯤 숙소에서 나섰더니 하늘 색깔 무슨 일. 숙소와 지하철 역 사이에 있는 싱칭궁(兴庆宫)흥경궁이라는 곳으로 산책을 나섰다.

물 한 모금 마셔주고. 장백산이란다...우리 백두산 호랑인데...슬프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건 아마도 올해 백두산 여행을 위한 복선이 아니었을까? ㅎㅎ

중국은 큰 도시마다 이렇게 넓은 공원 꼭 있다. 대부분 인민공원이라 불리지만 ㅎ 아무튼 여기는 당나라 현종이 오랜 기간 기거하던 곳이라고 한다. 한글로도 안내가 되어있어서 자세한 정보도 알 수 있었다.

중국 공원을 오면 늘 볼 수 있는 춤추시는 어른들. 시안 공원의 특징이라면 여기에 회교도가 많아서인지 신장? 아랍쪽으로 보이는 춤을 많이 춘다는 거다. ㅎ

멋진 버드나무와 악기를 연주하시던 분들. 이렇게만 보면 중국 사람들 참 여유롭고 좋아 보인다.

비교적 최근에 개보수한 공원이어서인지 다른 부대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적당히 공원을 산책한 후 용싱팡(永兴坊)에 도착했다. 용싱팡은 지난 시안여행을 하다가 알게 된 곳인데, 서쪽에 회족들의 거리인 회민지에(回民街)가 있다면 동쪽에는 한족들의 거리라 할 수 있는 용싱팡이 있다. 
용싱팡은 당나라 시기 108팡(팡坊은 아마도 구역을 나누는 명칭인 것 같다) 중 하나로, 현재는 산시(陕西,섬서)성 비물질문화특색거리라고 한다. 관중항(关中巷), 산난지에(陕南街), 산베이시엔(陕北襄)등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산시성의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지만 수공예품과 공연 등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목적은 당연히 먹거리 ㅋㅋ 소개글에는 '전국 10대 미식거리'라고 한다. 중국은 10대, 3대, 5대 뭐뭐뭐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함 ㅋ

용싱팡 입구에는 이렇게 큰 거울이 있고. (이것도 뭐라 뭐라 설명이 써 있었는데 기억 안 남 ㅎ)

첫 번째 먹은 음식은 이렇게 아주머니들이 부지런히 만들고 계신 ~~煎饼。

가게이름이 子长煎饼이니까 뭐 음식 이름도 지앤삥이겠지? 왜 메뉴판을 안 찍어뒀을까? 속 안에 재료를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아마도 부추계란으로 시킨 거 같기도 하고..기억이 안 나네..뭐 맛은 좋았던 거 같다. ㅎㅎ
지앤삥을 먹고 슬슬 구경하고 다니다가

탕후루 발견. 이때 우리나라에 엄청 탕후루 열풍이 불고 있었는데, 원조 탕후루를 또 먹어줘야 하지 않겠어?

기왕 먹는 거 산사열매로다가. 제대로 원조 탕후루 먹어 줌. 맛은 뭐..그냥그냥 ㅎ 원조를 먹었다는 거에 의의를 둔다.

구경하다 발견한 필수로 먹어야 하는 시안 음식. 하하 귀여워. 못 먹어 본 것이 아직도 많네.

원래도 많이 못 먹지만 나이들어 더 노화된 나의 위장으로 무언가를 더 먹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이 삔시엔위미엔(彬县御面)은 좀 궁금해서 먹으로 입장. 이 삔시엔위미엔은 위미엔(玉面), 즉 옥면이라고도 불리는데 량피의 밀가루와는 차별되는 특제 식품이라고 한다. 색이 옥과 같고 맛은 쫄깃하고, 입안에 향이 남는다. (발번역). 이렇다는데 어떻게 안 먹어? ㅋㅋ 게다가 이 음식에 御자가 붙은 것은 무려 3천 년 동안 이어 내려져 온 궁중음식이기 때문이란다. 전해지기로는 주태왕구공단의 아버지가 빈(현재의 彬县)에 거주할 때 그의 부인인 강씨가 밀로 만들었던 음식이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내가 주문한 것은 얇은 면도 함께 먹을 수 있는 双拼御面. 11위안으로 싸다 싸.

요 탱글탱글한 식감. 맛은 뭐 량피도 그렇지만 양념 맛으로 먹는 거 아니겠음? ㅋㅋ색다른 식감이 꽤 좋았다.

친전미피(秦镇米皮). 요것도 먹고 싶었는데, 배의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관계로 사진만 찍어 옴. 실은 이거 말으러 친전秦镇이라는 곳을 여행해보고 싶었음. 량피와 달리 쌀로 만든 친전미피는 진나라 시절 흉작으로 힘들어하던 친전의 군수였나 누군가가 쌀을 조공할 수 없어서 이걸로 대신했는데, 진시황이 사연을 듣고 친전에서는 앞으로 쌀대신 이걸로 조공을 하라고 했다 함. 폭군으로 알려졌지만 꽤 합리적이었던 것 같은 진시황. 나만 긍정적으로 보나 봄 ㅋㅋ

술을 마시고 술잔을 깨는 체험을 하는 곳. 지난 번에 해서 이번엔 패스. 근데 이거 술은 아니고 박카스맛 음료임 ㅋㅋ 술잔을 깨는 문화는 병사들이 전쟁 전에 결의를 다지기 위한 행위였다고 하나 현재는 안 좋은 일을 없애고 좋은 운이 돌아오길 기원하는 행위로 바뀌었다고 한다. 

처묵처묵하여 배부른 배를 좀 꺼뜨리고자 마신 뽕열매즙 ㅋㅋ 영양도 풍부하다니 마셔줘야지 ㅎ

즐겁게 용싱팡을 구경하고 나서 성 안으로 들어왔다. 장락문. 즐거움이 오래 되길!

목적 없이 그냥 성벽 안 거리를 이리저리 걷는데, 길들이 꽤 예뻤다.

그리고 아저씨를 너무 좋아하던 하얀 고양이. 아우 귀여워.

그렇게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 엇 시안사변 기념관 등장 두둥!

동북 최대 군벌이었던 장학량(张学良)공관. 일본에 항전하기 위해, 공산당을 손 잡을 수 없다는 국민당의 장개석을 감금시키고, 국공내전을 종결시킨 말 그대로 사변이 발생한 곳. 도올 김용옥 선생의 강의를 듣고 알게 된 인물인데, 이런 사람을 바로 상남자라고 해야 한다고 본다 난.
듣기로는 미국 하와이인가? 암튼 미국에서 남은 여생을 마쳤다고 하던데, 그의 말씀 중 의미 있는 게 있어서 찍어뒀다.

장학량은 일본 NHK기자 간담회에서 21세기의 젊은 일본인들에게 몇 마디 전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일본의 젊은 청년들이 다시 과거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희망한다. 무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이 점은 역사가 이미 우리에게 알려줬다. 일본 청년들은 역사의 과정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알았느냐? 일본인들아?

시안사변 기념관을 나와 회민지에(回民街)로 가는 길에 보게 된 식당의 문구 "인간사의 큰 일은 먹고(吃), 마시는 것(喝) 두 글자다" ㅎㅎ 맞말이라 사진 찍어 둠. 써먹어야지.

그리고 길거리에서 만난 고냥이들. 중국에서는 길 고냥이들을 꽤 많이 만날 수 있다. 중국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 듯.

걷다 보니 회민지에가 있는 종로우(钟楼)까지 걸어가는 건 무리다 싶어서 지하철을 탔다. 시안시의 지하철 엠블럼은 성벽 모양이다 ㅎㅎ, 그리고 지하철 티켓. 이때만 하더라도 알리페이로 버스는 탈 수 있었는데, 지하철은 탈 수가 없어서 티켓을 따로 끊었다. 기념샷 찍기.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종로우(钟楼)역에 도착해 종로우와 구로우(鼓楼)를 거쳐 

회민지에 도착. 아직 사람이 아주 많진 않다.

그리고 또 고냥이. 너 입에 치즈 묻었어 ㅋㅋ

이리저리 구경하는데 단곶감? ㅋㅋㅋ

이날 저녁은 지난번에 못 먹어봤던 사오즈면(臊子面). 이것도 시안의 유명 음식 중 하나라던데, 약간 국물 있는 고기비빔국수 같았다. 소화가 잘 되는 너낌.
밥도 먹고 발 마사지도 받고 빡세게 걷다가 숙소로 복귀.

날이 어두워지니 구로우와 종로우에도 조명이 들어오고,

마침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멋진 종로우를 담을 수 있었다. 화려한 시안의 밤.

마지막으로 발 마사지사의 영업에 구입한 연고. 충칭 모기들에게 물어뜯긴 나의 다리를 보더니 이거 바르면 빨리 나을 거고 흉터도 빨리 없어질 거라고. 자기네 가게에서만 파는 거고 어제도 어떤 손님이 3개나 사갔다고 어쩌고 저쩌고.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뭐 기념품이다 싶어서 하나 샀는데, 더 살 걸;;; 좋긴 좋더니다. 뒤꿈치에 발랐더니 금방 매끈해지고. 아 가게 이름을 안 적어와서 담에 살 수 있을런지...
그렇게 시안 첫날 여행 마무리.

충칭에서 시안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아침 기차라 일찍 일어났는데, 주차장뷰도 꽤 쓸만하다? ㅎㅎ

역광이 드는 멋진 충칭시잔.

남들은 바쁜 시대에 빠른 고속철을 이용하겠지만 나는 침대기차를 타고 싶어서 천천히 가는 绿车로 티켓을 예약했다. 9호차 탑승. 그러하다 软卧로 끊었다. 아무래도 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잉워(硬卧)는 자신이 없다.

下铺로 끊었다! 오예~ 아마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노선이 아닌가 보다. 아님 다들 고속철을 이용하거나. 중국도 점점 고속철을 확대하면서 이런 랑만적인 옛 열차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탈 수 있을 때 많이 타 둬야 한다고! 내가 탄 열차는 충칭서역에서 시안역까지 대략 9시간 걸렸던 것 같다. 그나마도 이젠 시안까지 가는 열차가 없는 듯하다. 

오전 8시 기차라 아침은 기차에서 먹었다. 만터우와 삶은 계란과 각종 야채. 저 탕은 뭔지 기억이 안 나네. 그럭저럭 아침으로 괜찮았다.

자리로 돌아와 군것질 거리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역시 아래 침대가 편해.

이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창 밖 구경하고 맞은편 침대 위, 아래 자리 잡으신 충칭 어르신 모녀와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뭔가 중국식 볶음면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이렇게 잔뜩 준다 ㅎㅎ 이거 다 먹었다간 체할 것 같아서 적당히 먹고 다시 자리로 돌아 감.

쓰촨성 따저우 라는 곳을 지나면서. 중국은 물에 석회질이 많아서 물색깔이 옥빛인 곳이 많다. 예쁘긴 한데, 머리 감을 때 생각하면..ㅎㅎ 역시 우리나라 물이 맑고 좋아.

안강이라는 곳을 지나며 찍은 사진인데, 그냥 우리나라 지방도시 어딘가 같음 ㅋㅋㅋ

충칭 아주머니께 과자를 드렸더니 이렇게 큰 귤?유자?를 주심 ㅎㅎ

큰 딸래미(50정도 된;)와 함께 셴양(咸阳,함양)에 살고 있는 작은 딸 보러 가신다는 아주머니. 여행 중이라니까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결론은 결혼하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너무 웃긴 게 아저씨들은 결혼하라고 하는데 아줌마들은 하지 말란다.ㅋ 그러면서 자기 딸도 이혼했는데 괜찮다고. 네? ㅋㅋ 혼자 돈도 잘 버는데(잘 벌 진 못해요 ㅠ) 여행 다니며 잼나게 살라고 하신다. ㅋ

그러면서 중국 여기저기 여행 다니셨는데, 신장(新疆) 여행이 제일 좋았다고 하셨다. 신장은 난장(南疆), 베이장(北疆)으로 나뉘는데, 난장에 그렇게 좋으셨다고. 안 그래도 저도 엄무이랑 실크로드 여행하고 싶어여!! 그리고 귀주성도 좋다고 하셨다. 현지인 추천이니 얼마나 잼날까.

충칭 특유의 사투리로 100퍼센트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대략적인 줄기는 이해하면서 (나 중국어로 현지인이랑 기차에서 대화한 거야?) 오다 보니

이런 예쁜 경치를 지나 (여기도 한국의 어느 시골 같은 ㅋ)

응 저녁시간 ㅋ 시안에 도착하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저녁도 기차에서 처리했다. 맛은 머.. 맛없진 않다 정도.

잠시 정차한 친링이라는 곳에서 나무가 예뻐서. 벌써 해가 지고 있다.

그리고 시안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서안교통대-싱칭궁(兴庆宫)역에 도착.

지하철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호텔. 내가 예약한 방이 창문이 없는 방이라길래 추가요금 내고 업그레이드. 어쩐지 싸더라. 이비스 서안교통대점은 세탁실이 아주 잘 되어있어서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다. 빨래부터 깔끔하게 돌리고!

이날은 하루종일 기차 탄 거 외엔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Lay's 감자칩 뽀뽀지맛. 이름이 좀 거시기해? ㅋㅋ 뽀뽀지(钵钵鸡)는 쓰촨성 러산(乐山)의 대표 음식으로 차가운 마라꼬치(冷串)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처음 보는 하얼빈 맥주!

중국에서는 Lay's의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데, 오이맛부터 김, 심지어 취두부 맛까지, 종류가 어마무시하다. 

맛나게 과자와 맥주를 먹고 티비나 보면서 자려고 티비를 켰더니, 아니 이가인지명(一家人之名)이 방송되고 있다. 리빠와 허쯔추의 엄마가 만나서 얘기하는 장면이라니. 나 울어 ㅠㅠ. 그렇게 시안에서의 첫날 마무리.

충칭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주요 포인트는 다 봐서 아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역시 여행은 너무 오래 있으면 지겹고 짧으면 아쉽고 그러하다.

이 날은 호텔 조식을 좀 풍요롭게 먹었다. 다양한 야채 볶음과 맑은 탕면. 아마도 배불러서 꽤 남겼던 기억 ㅎㅎ

식사 후엔 산책 겸 커피 마시러 팀홀튼에 갔다. 이때는 팀홀튼이 아직 우리나라에 오픈하기 전이라 희소성때문에 갔는데, 스벅보다는 싸긴 하지만 그렇다고 많이 싼 것 아니었고 커피 맛은 머 특별히 더 좋거나 하는 건 못 느꼈음. 아메리카노를 마셔서 그런가. 아 그리고 여기 직원은 영어를 잘하더이다. 역시 외국 브랜드라서 그런가.
암튼 중국을 여행하다보면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가 다 좋은 건 아니지만 해외 브랜드 적당히 베껴 돈 벌면서 마치 대단한 일하는 양 거만 떠는 대기업들 보면 좀 값싸고 좋은 브랜드들은 직접 한국 시장에 들어왔으면 함. 물론 이 팀 홀튼은 말도 안 되게 고가 전략으로 망할 것 같긴 하다만 ㅋ
이 날은 숙소도 옮기는 날이라 일단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긴 후 고대하던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로 출발했다.

지하철역 가는 길에 있는 식료품 가게의 고냥이. 고냥이가 귀여워 함께 놀 겸 음료수 사러 가게에 들어갔으나 쥔장이 없네;; 걍 냥이랑만 놀다 나옴. 친구네 고냥이 땡모가 생각난다 ㅎ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호선 치싱깡(七星岗)역에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역에서 나오는데 멋진 성벽과 마치 공성전을 벌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멋진 조각상들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꾸며놓을 줄이야. 재미있네!

이건 나중을 위해 찍어 둔 충칭에서 소개하는 충칭 위중구의 관광지 표지판인데, 지금 제대로 읽어보니 꽤 재미지다. 014번에 소개된 것은 바만즈 장군의 이야기인데, 충칭이 예전에 바(巴,파)의 땅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 아마도 '바'씨들이 지배하는 곳이었나 보다. 전국시기, '바(파)'의 땅에 내란이 일자 바만즈라는 장군이 옆에 위치한 강력한 국가인 '초(楚)'나라에 3개의 성지를 내줄 터이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초나라의 도움으로 내란을 평정했으나 바장군은 차마 자신들의 땅을 분할해 줄 수도, 초나라에게도 했던 말을 번복할 수도 없어(不能食言) 결국 스스로 검을 뽑아 자신의 머리를 베어 초나라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바만즈 장군은 이 지역의 역사적 영웅이 되셨고, 그분의 묘가 모셔져있다고 한다. 아.. 역시 외국어를 배워야 여행이 더욱 재밌어진다.
이번엔 임시정부 청사만 가지만 다음에 길게 여행 올 수 있게 되면 저 관광지들을 다 둘러보고 싶기도 하다.

성벽을 지나 임시정부 청사로 가는 길. 충칭은 산청(山城)이라는 말처럼 도시 전체가 산처럼 길이 오르락 내리락 신기하게 되어있다. 이런 연유 때문에 중국이 충칭에 군사 비밀 기지를 설치했겠다 싶음. 하지만 그래서 돌고 돌고 돌아 빡치기 일보 직전 임시정부 청사를 찾았다. 아니 뭐 길이 이따위야! ㅋ

충칭의 임시정부 청사는 상하이 청사와 달리 규모도 크고 한 국가의 정부청사 다운면모를 지녔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길 방문했던 사진이 급 생각이 났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참 희망찼는데, 지금은 어쩌다 토착왜구가 정부요직에 앉아서 일본 간첩짓을 대놓고 하고 있으니. 정말 김구선생님을 비롯해 독립운동하신 선조들이 통탄할 일이다. 
물론 이 기회에 토착왜구들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났으니, 그동안 못해 왔던 토착왜구 처리가 가능해져서 희망을 가져보기로 한다. 
임시정부 구지에는 기념품 샵도 있긴 한데, 물건도 적고 일하는 직원도 없었다. 아쉬운 대로 임시정부 기념관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볼펜 하나 사서 마음이라도 보태고 왔다.

임시정부 청사를 관람하고 해방비 거리로 향하는데, 어울리지 않게 성당이 하나 나타났다. 뭐지? 대충 글을 읽어보니 1879년 청나라 광시제때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호...그 뒤로 뭐 항일전쟁 때 어쩌고, 문화 대혁명 때 어쩌고 그랬는데 복원했다고 한다. ㅎㅎ
지금은 호텔로 사용하고 있던데, 안타깝게도 외국인은 묵을 수 없다고 ㅠ

이건 숙박 가격표인데 중국 현지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한 거 같다. 

다시 길을 걷고 걸어 '훠궈' 글씨로 가득 찬 해방비 거리에 도착했다. 자 어디서 훠궈를 먹어볼까나~

나의 선택은 마라오지우라오훠궈(麻老九老火锅). 충칭의 상징인 9정 훠궈집이다. 1968년부터 장사를 했다면 꽤 유명한 곳이겠지? 실은 사전에 훠궈 맛집을 하나도 찾아보지 않고 무작정 찾아 헤맸다. ㅎㅎ 뭐 다 맛있지 않겠어?라는 마음으로.ㅋ

씨뻘건 훠궈탕이 먼저 나오고. 나는 맵찔이니까 제일 안 매운 웨이라(微辣)로 주문.

소스바에서 찍어 먹을 소스 제조.

진정한 홍탕훠궈 매니아는 즈마장이 아닌 기름장에 찍어 먹는 법.

나는 천엽을 포함한 내장 모둠과 소고기 모둠, 야채 모둠을 시켰다. 아..2015년인가? 충칭에 출장 왔을 때만 해도 막 중국어 배울락 말락 할 때였나? 암튼 중국어도 부족하고 일하느라 바빠서 훠궈를 못 먹었던 슬픈 기억을 갖고 있었다. 그때 얼마나 한스러웠는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엄마라 동네 조선족이 하는 양꼬치 집에서 훠궈를 시켜 먹었다지.
중국어 처음 배울 때 제일 열심히 공부한 게 바로 이 훠궈 주문 법이다. 다양한 식자재 이름이 왜 그리 안 외워지던지. 하지만 지금은 뭐. 훠궈뿐만 아니라 별거 별거 다 잘 시켜 먹는데. 남들은 중국어를 돈 벌려고 배우는데, 나는 먹고 여행 다니며 돈 쓰려고 배웠다 ㅋㅋㅋ

우선 천엽을 7번 정도 담갔다 뺐다 해서

샹차이 가득 담은 마늘참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흐어...지난 나의 중국어 공부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크허....한국에서 먹는 훠궈와는 비교가 안 되는 본토의 훠궈.

홍탕이 팔팔 끓을수록 나의 식욕도 더욱 끓어오른다~~

이건 오리창자. 중국 사람들 이거 많이 먹길래 시켜봤는데, 와 이거 꼭 시켜야 함. 꼬독꼬독 너무 식감이 좋다.

그리고 소고기. 탕을 웨이라로 시키면 뭐하나. 매운 고추가 잔뜩 들어간 저 커다란 소고기를 한 입에 먹으니 입안에 '맛남'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물론 이 더운 날 (30도 육박하는 기온 ㅋㅋ) 이 매운 거 먹고 속 아프고 정신이 어질어질했다는 후기..
하지만 이것이 바로 진정한 훠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충칭 여행 중 최고의 순간이었다. 

훠궈로 속은 아프지만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숙소를 충칭시짠(重庆西站) 기차역 근처로 옮겼다. 이번에 묵을 호텔은 IU호텔. 예전에 청두에서 한 번 묵은 적 있는 호텔 체인인데, 가성비 매우 좋아서 이번에도 예약했다. 기차역에서 매우 가까운데, 무료로 호텔까지 차를 태워주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든다.
3만4천원 정도 주고 숙박했는데, 킹침대에 방도 넓고, 티비도 있고 있을 건 다 있음.

화장실도 상당히 넓고 깨끗하다. 샤워부스도 아주 잘 되어 있음.

뷰는 주차장뷰 ㅎ

숙소 뒤편에는 기찻길이 있어 창가로 보니 해가 지는 장면과 함께 매우 감성적인 경치를 자랑한다. 하지만 밖에 나가보니 아직 밝네? ㅎㅎ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이쁘고. 아니 뭐 이리 날이 좋아!

기분 좋게 자링강을 건너는 지하철을 타고 충칭에서의 마지막 여행지로!

충칭 지하철 엠블럼. 중국은 도시마다 지하철 엠블럼이 다 다르다. 그것도 꽤 신기함. 최대한 도시별로 찍어보려고 했는데, 나중에 함 정리해야지.

이 날의 마지막 관광지 츠치코우(磁器口). 청나라 시기 자기가 많이 생산되던 곳이라는데, 뭐 일반적인 중국의 옛 거리를 관광지화 한 곳이다. 그래서 갈까 말까 하다가 시간도 남고 해서 와 본 곳이다. 

해가 질 때쯤 도착해서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청두도 그렇고 충칭도 마찬가지로 훠궈의 도시답게 훠궈 재료를 만드는 가게들이 백만 개는 있는 거 같다 ㅎㅎ 충칭에서 바로 집으로 간다면 잔뜩 사 갈 테지만, 아직 여행이 많이 남아서 구경만 ㅠ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았으나 아직 속이 쓰려서,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달달한 디저트를 먹으러 왔다.

이름하여 전통홍탕계화탕원. 계화가 들어갔다 하니 또 안 먹을 수가 ㅋㅋ

이런 멋진 경지를 보며 덥지만 밖에서 먹어 줌 ㅎ

예뻤던 츠치코우 야경과 우연히 만난 미묘를 뒤로하고 충칭에서의 마지막 밤 마무리.

콴자이샹즈는 tvN예능 신서유기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곳이다. 신서유기 멤버들이 청두에 갔을 때 숙박을 했던 호스텔이 있던 곳으로 말을 찾는 게임도 했었다.

TV에서 보고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5년 전 여행으로 왔을 때 길이 너무 예쁘고 관광지 느낌 물씬 나서 9일의 여행기간 중 한 세 번 정도 방문했던 것 같다. 

게다가 여기는 백슨생님이 스트리트푸드파이터에서 먹방을 선보인 페이창펀과 딴딴면 집이 가까이 있어서 타이쿠리와 함께 이번 여행에 필수로 방문해야하는 곳이었다.

콴자이샹즈의 입구.

본격적인 콴자이샹즈 구경 전 점심부터 먹구요~ 더지마오차이(德记冒菜)! 여긴 백슨생님이 딴딴면을 드셨던 곳으로, 이번에는 페이창펀을 시켜봤다. 

딴딴면 후기는 아래 링크로

https://minxi.tistory.com/2

 

백종원 중국 청두 맛집

백슨생님의 '스트리트푸드 파이터' 라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엄청난 어택을 받은 후 중국 쓰촨성 청두(칭따오말고)로 날아갔습니다. 백슨생님이 간 가게는 세 곳 정도 밖에 못 갔지만 메뉴는 다

minxi.tistory.com

얼마나 한국인들이 많이 왔다 갔던지(나를 포함 ㅋㅋ)

이렇게 가게 입구에 '한국유명미식프로그램TVN'  길거리 요리사, 백종원이라고 쓰인 명패가 달려있음 ㅋㅋ 주인아저씨도 오 한국인이냐고 반가워 하심.

지난번에는 백슨생님 따라 한다고 야외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9월의 청두는 꽤 더워서 이번엔 식당 안에서 먹음.

내부는 평범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음.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충분했음.

다양한 국수를 팔고 있는데, 저 루로우미엔(卤肉面)을 저땐 왜 못 봤지. 저거 먹을 걸ㅠㅠ 맛 궁금했는데...

지난번에 딴딴면이 맛있어서 페이창펀도 맛있을 거란 기대감에 주문을 해봤다. 음...맛은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페이창펀은 옆 가게였던 양지페이창펀(扬记肥肠粉)이 더 맛나긴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양지페이창펀은 마라촨집으로 바뀌어있었다는...

페이창펀으로 가볍게 배를 채운 후

본격 콴자이샹즈 탐방. 좁은 골목인 자이항즈(窄巷子)부터 탐방.

육포팔던 가게였는데, '촉한'의 도시답게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 모습을 이렇게 가게 입구에 재현해 놨다. 뭘 이렇게 까지 ㅎㅎ

신서유기에서 게임으로 등장했던 말. 꽤 멋있다.

그리고 스타벅스. 콴자이샹즈의 스타벅스는 아는 사람은 아는 꽤 멋진 장소이다.

추석 전이라 그 유명한 스타벅스 월병을 팔고 있었는데, 사볼까 하다가 너무 비싸서 포기. 

더워서 커피는 안에서 마셨지만, 이 멋진 경치를 놓칠 수 없지 ㅎㅎ

콴자이샹즈는 청나라시대 부자들이 살던 동네라고 한다. 그래서 남아있는 저택들도 매우 부내가 나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나고 마치 내가 부자가 된 뭐 그런 느낌? ㅋㅋ

이건 중간에 들른 쓰촨성의 유명 고량주 브랜드인, 우량예(五粮液) 팝업스토어에서 찍은 용모양의 병에 담긴 우량예다. 가격이 무려 22,800元, 대략 450만 원 정도 한다 ㄷ ㄷ ㄷ. 용모양 말고도 12 띠 모양의 병에 담김 우량예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2~30만 원 대만 됐어도 사고 싶었는데, 너무나 비싸더라. 재밌는 건 다른 상품들의 매장은 대부분 여자들인데, 여긴 딱 봐도 남자들로 북적북적 ㅎㅎ

콴자이샹즈를 이번에 꼭 다시 찾아야했던 이유는 바로 이 가게다. 상표명을 안 적어와서 난감해했는데, 막상 보니까 바로 딱 생각이 나더이다. ㅎㅎ 여기는 쓰촨 성을 대표하는 고추로 만든 다양한 장을 파는 곳으로, 지난번에 흥분해서 막 4병이나 사 왔었다는ㅋㅋ 이번엔 자제하고 제일 맛있었던 夫妻肺片양념장만 1병 사 왔다. 이 장은 정말 여기 아니면 살 수가 없고, 이것보다 맛난 마라장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이것 때문 에라도 아마 1년에 한 번은 꼭 청두에 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 ㅋㅋ

즐거웠던 콴자이샹즈 관광 후 청두의 메인스트릿인 춘시루(春熙路)로 옮겼다. 상하이의 난징동루 같은 커다란 보행자 거리인 춘시루에 오니 5년 전 기억이 또 새록새록. 숙소가 이 근처라 맨날 이 길을 왔다 갔다 했었는데.

한참을 걸었더니 다시 IFS에 도착. 이번엔 판다의 옆모습 ㅋㅋ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IFS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속이 안 좋은 관계로...여행오면 위장장애 오는 거 완전 고질병 ㅠㅠ

가장 부담없어 보이는 찜요릿집 (蒸的好)으로 결정! 오 좋다. 담백하니 완전 내 취향. 찜요리가 좋긴 하지! 내가 원하는 걸 골라 담으면 되는 시스템.

찜요리 말고 다른 것도 많았구나.

청경채, 버섯, 연근갈비탕, 밥 요렇게 주문. 생각보다 양이 꽤 많다. 사천성에 와서 고춧가루 하나도 안 들어간 음식 먹기 ㅋㅋ

아주 담백하고 딱 내스타일이었다.

 

숙소 가기 전 타이쿠리 안에 있는 마트 좀 구경하고 (여행에서 마트 구경은 필수지!)

한국에는 없는 콜라들. 

숙소 앞 청두동역 광장에서 춤추시던 아지매, 아저씨들도 구경하고 (그러고 보니 이번엔 광장무 추는 걸 못 봤네)

마트에서 구입한 레몬맛 코카콜라 한 잔 마시고 잠. 레몬 맛은 잘 모르겠...

펩시로 살 걸 그랬나.

중국 청두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중국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아마도 아침밥 먹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ㅎㅎ

한국과 달리 중국은 아침 식사 문화가 발달해서 어느 지방을 가던 만터우(馒头), 왕만두(包子), 슴슴하고 고소한 콩물인 또우장(豆浆), 튀긴 꽈배기 요우티아오(油条)를 사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은 호텔의 조식당에서 저렴한 가격(18元)에 조식이 가능했던 관계로 조식당으로!

뷔페식으로 된 이 식당에는

여러 죽이 있었고.

사진찍기 귀찮 ㅋㅋ 다양한 야채 반찬과 딤섬, 과일 등이 있었다. 그리고 또우장도! 4천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이렇게 먹을 수 있다니. 내가 이래서 중국 여행을 좋아한다고! 

아침도 먹었겠다 이제 본격 여행을 시작해 볼까!

지하철을 타고. 청두는 알리페이로 지하철과 버스 탑승이 모두 가능한 도시이다. 아직 상하이나 베이징에서는 사용해 본 적이 없으나, 청두 여행 이후 충칭, 시안, 칭다오를 갔는데, 알리페이로 지하철 탑승 되는 도시는 있으나 버스는 사용 안 되는 곳도 있다. 충칭의 경우 둘 다 안돼서 현금만 사용하고 다녔다. 위챗페이도 등록하고 싶었으나 무슨 이유 때문인지 본인 확인 승인이 나질 않아서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 ㅠ

암튼 청두에서 알리페이로 탑승이 가능하지만 뭔가 지하철 티켓을 기념으로 사진 찍고 싶어서 굳이 티켓으로 사 봄.

한 2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타이쿠리(太古里,TAIKOOLI).

중국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다시 가고 싶었던 장소가 바로 여기, 청두의 타이쿠리다. 타이쿠리가 청두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도시 여기저기 있더이다. 아마도 신세계의 스타필드 같은 쇼핑몰 브랜드인 것 같기도 하고. 

타이쿠리는 청두 처음 여행했을 때 상하이와는 또 다른 세련됨을 느낄 수 있었던 장소로, 럭셔리브랜드도 중국에서는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완전히 부순 장소이기도 하다.

크... 이 앵글. 중국의 전통가옥을 럭셔리 브랜드 스토어로 멋지게 변신시킨 장면과 그 뒤로 어우러지는 현대적인 초고층 건물과의 조화. 이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장면은 늘 매력적이다.  

정면으로 찍은 앵글을 보면 저 에스컬레이터가 마치 물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구찌를 지나

루이뷔통도 지나 (여긴 5년 전에 왔을 땐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팝업 행사를 했던 곳 같은데, 그때 송웨이롱 있었던 걸 몰라서 어찌나 안타가웠던지 很遗憾)

루이뷔통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입구. 동행이 있었다면 여기서 식사해도 좋았을 텐데 ㅠㅠ

그리고 무조건 다시 와야 했던 곳 대자사에 도착. 이렇게 시내 한복판에 이렇게 오래된 고찰이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다. 이래서 내가 청두를 못 잃어. 상하이는 100년의 역사라면 여기는 진(秦)-한-촉-당-명-청 그 역사가 상하이와 비교가 안된다. 나의 중국 최애 도시가 상하이에서 청두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고대성자사.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찰이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신라왕자 무상선사가 세운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여행 때 동행하게 된 언니가 이 절의 존재를 알려줬는데, 무상선사가 어떤 분인지 찾아보니 생각보다 대단하신 분이셨다.

무상선사에 대한 소개를 잘 알려주는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byunsdd/220885596420

지난번에는 사찰 반대편에서 이쪽으로 내려와서, 이번에는 반대 반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대자사 앞에 있던 연꽃. 색깔이 너무 예쁘다. 우리나라에서 봤던 연꽃과는 다른 모양이라 신기.

절 안에 들어서자 약사불이 보인다. 헉... 우리 집에 환자, 환묘 많은 거 어찌 알고. 다들 건강해지라고 정말 정성을 다해 빌었다. 여기도 QR로 보시를 받고 있구나 ㅎㅎㅎ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관세음보살. 근데 여기는 나무로 만든 관세음보살이다. 거기에 금장을 두르니 내가 알던 관세음보살님이 아닌데! 뭔가 좀 더 위엄이 있고 살짝 무섭...

마지막 대웅보전. 

불당들을 한 바퀴 돌고 사찰 안에 있는 찻집을 갔더니 이렇게 무상선사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대자조사 당 무상선사'

지난번에는 안에서 마셨던 것 같은데... 밖이 훨씬 운치 있고 좋긴 하다. 청두 어메이산 녹차가 유명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중국 여행을 오느라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는지, 소화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라 보이차를 시켰다. 그리고 소화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말린 매실도.

근데 이 매실. 너무 예쁘지 않음?

매실 특유의 맛과 보이차가 어우러져 위장이 좀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아 좋다.... 이래서 청두가 좋다고!

차까지 즐겁게 마시고 (여기서 엄청난 보시를 하고 단주를 쓸데없이 비싸게 사고 ㅋㅋㅋ 흥분해서 막 지른 듯) IFS몰로 갔다. 

귀여운 판다 궁뎅이와 판다 앞모습.

이번엔 판다기지를 안 가고 이 친구 본 것으로 만족.

IFS에 온 이유는 이 친구 보고 싶기도 했고,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보조배터리는 샤오미지 ㅋㅋ

사진을 못 찍었는데, 우리 이보가 샤오미 핸드폰 모델이 됐지 않은가! 원래 OPPO 모델이었던 것 같은데. 예전만큼 좋아하진 않지만 여전히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넘나 반가웠음. 

그렇게 IFS에서 일정을 마치고 콴자이샹즈로 가기 위해 지하철 역에 왔더니

오잉 여기도 이보가! 심지어 강스푸 모델이네. 여전히 잘 나가는 우리 이보. 부디 사고 안 치고 지금처럼 계속 소같이 일 하기를! ㅋㅋ

중국 여행 갔다 온 지는 한 달이 넘었지만 중국 기차를 타고 코로나의 걸려줘서. 무려 오리지널 코로나 ㅋㅋㅋㅋ 후각 미각 상실, 무기력 등의 후유증 포함 한 달가량 코로나를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제야 정리를 해본다.
2019년 시안 여행 이후 코로나로 인해 나의 중국 연수부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된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올해 9월 고대하던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시안외대에 입학허가서도 받고 기숙사도 신청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우선 우리 고양이 두 마리가 아프다. 어린 나이도 아니고 노령이라 솔직히 내일 우리 곁을 떠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애들을 두고, 올해 칠순이 된 울 엄마도 두고 1년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연수를 포기하고 그 돈으로 실컷 여행이나 다니자로 방향을 바꿨다.(솔직히 이젠 중국어 공부하긴 싫고 ㅋㅋ) 7~8월 극악의 성수기가 끝나고, 이제 학생과 직장인들이 본업으로 돌아간 9월이 여행의 적기라 생각해 1년 멀티 비자를 끊었다. 중국 비자 발급에 워낙 악평이 많았지만 뭐 나는 그럭저럭 할만했다. 반백수의 장점이랄까? (그나저나 아직까지 반백수 우야꼬 ㅎㅎ)
4년 만에 떠나는 중국 첫 여행지는 청두(成都). 청두는 5년 전 오래 다닌 회사를 때려치고 떠났던 여행지인데, 쓰촨지방 특유의 맛난 음식과 오래된 유적들로 상하이를 제치고 나에게 1순위로 등극한 중국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번 청두행 비행기는 에어차이나, 중국국제항공이었다. 산동항공과 동방항공은 타봤지만 에어차이나는 처음이라 조금 기대. 중국 항공기에 대한 악평들이 많았지만 나는 기존에 탔던 항공사들도 나쁘지 않아서(가격 대비) 굳이 가리진 않는 편이다. 내가 늘 비수기에 타서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고. 원래는 아시아나를 타고 가고 싶긴 했지만 너무 시간대가 안 좋았다. 어쨌든 중국 대표 항공사이니 최악은 아니겠지 ㅎ

안녕? 에어차이나

음.. 많이 좁구나.

괜차나 내 다리가 짧거든 :)

A321. 보잉이 아니라 다행이야. 보잉 괜히 찝찝해. 3-3 구조의 작은 비행기. 5년 전 처음 청두 여행할 때만 해도 비행기가 꽉꽉 차서 왜 이리 작은 비행기를 운행하냐며 볼멘소리를 했는데, 이젠 자리가 좀 남는다. 씁쓸하다. 나만 중국이랑 잘 지내고 싶은 거야?

한국을 떠나

중국에 진입하니(아마도 칭다오겠지?)

기내식이 나왔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라주고. 닭고기로 주문했는데 예상한 아주 무난한 맛이었다. 이 정도면 됐지  머. 비행기 값이 20만 원도 안 하는데.

밥 먹고 영화 보고 하다 보니 청두에 진입했다. 독특한 지형의 청두. 지난번에는 밤 비행기라 몰랐는데, 땅 색깔부터 다르구나. 괜히 천부지국(天府之国)이라 불리는 게 아님. 예전에 버스 타고 독일에서 프랑스로 넘어갈 때 목격했던 그 장면이 생각났다. 척박한 독일 땅에서 프랑스에 진입하니 까맣고 기름진 흙이 프랑스가 얼마나 풍요로운 땅인지 알 게 해줬던 그 장면. 10년이 넘어도 잊지 못해. 청두는 흙 색깔이 붉은 진한 색이었다. 흙이 '나 완전 영양가 풍부해'라고 말하는 느낌 ㅋㅋ

뜬금없는 정수기 등장. 사연인즉 공항에 도착 후 버스를 기다리는데 커피가 너무 간절했다. 버스 정리해 주시는 아저씨한테 커피 사 올 시간 될지 물어보니 안된다고, 날 어디로 데리고 가시더니. 여기서 물 마시라고 알려주심 ㅋㅋ 중국 사람들 다른 방식으로 친절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 온 관광객 중국인들만 접하다 보니 편견이 있겠지만, 중국 현지에서 만나는 중국인들은 꽤 친절하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을 꽤 반가워하는 느낌이다. 
이런 거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한국과 중국은 잘 지내면 서로에게 더 득이 되는 관계인데도, 정치인들 때문에 안타깝구나.

비가 살짝 내리던 청두. "청두는 널 환영해" "오랜만이야 청두!"

청두 공항이 기존 솽류에서 톈푸로 바뀌면서 시내까지 거리가 더 멀어졌다. 숙소가 있는 청두동역에 도착하니 벌써 깜깜한 밤이 되었다. 숙소 바우처의 호텔명대로 따라갔더니 이렇게 멋진 건물이 등장. 이게 내 숙소라고? 가격이 3만 원 대 밖에 안 하는데? 역시 중국은 호텔이 아직 싸구나!! 는 무슨
내 숙소는 이 호텔 뒤에 있는 公寓였다. 아파트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암튼 시설은 상당히 좋았다.

퀸 사이즈의 침대와

멋진 건물 뷰 ㅋㅋ 밤에도 반짝반짝 LED가 빛나서 커튼은 필수로 쳐야 함. 대신 안 무서움 ㅎㅎ

욕실도 혼자 쓰기엔 충분히 넓고 샤워부스도 좋았다. 이 가격 청소도 맨날 깔끔하게 해 주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단 배가 너무 고픈 관계로 체크인하기 전 봐뒀던 건물 아래 딴딴면집에 갔다.

가게이름이 그냥 딴딴면(担担面)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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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딴면 중자를 시켰다. 속이 불편한 관계로 안 맵게 해달라고 했다.

근데 생각해 보니 고추기름 빼고 딴딴면 먹을 거면... 그냥 칭탕면을 시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ㅋㅋㅋ 머 그래도 맛났음.

딴딴면을 먹고 옆에 마트를 구경하는데 마작 떡을 파는 것이 아닌가? 요즘 마작을 즐기는 관계로 정신 못 차리고 잔뜩 집었다가 이성을 차리고 다시 내려놓음. 분명 맛은 없을 듯하여 ㅎㅎ 하지만 하나정도는 사 올 걸 그랬어 ㅠ
이렇게 5년 만에 찾은 청두의 첫날 마무리

벌써 여행을 갔다 온지 3개월이 지났다니..

늘 부지런히 블로그에 올려야지 마음 먹어 놓고는 결국 이제야 첫 발을 내딛는다. 그냥 여행 중에 실시간으로 짧게 짧게 올릴 걸 그랬나 봄.

게으르다고 하기엔 좀 억울하고 너무 잘 올리려고 하는 마음이 문제였던 듯.

어쨌는 사라져가는 기억을 더듬어 뒤늦게라도 올려본다.

도착한 다음날 아침. 샤오미 배터리를 사러 헤매다가 너무 배고파서 들어간 곳. 가게 이름이 爱辣局 였던 것 같은데. 마라 카오위  비슷한데 생선이 통째로 나오는게 아니라 살점이 분리되어 나왔다. 통태포처럼. 감자나 버섯, 야채 소세지 등을 추가로 시킬 수 있는데. 나는 적당히. 밥과 함께 먹었다. 우리나라 뚝배기 같이 바글바글 끓는 채로 나와서 엄청 매운 국물이 테이블에 튀었던 기억. 무슨 황제가 먹던 비법 소스 머 이런 홍보 문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맛은 좋았다. 역시 중국 음식은!

후루토우탕(葫芦头汤). 가게는 스푸파2에서 백선생님이 후루토우샤오차오(葫芦头少炒)를 먹었던 곳. 나는 손님도 너무 많고 라오반(老板)말 알아듣기 힘들어서 탕으로 시킴. 방송하고 일주일정도 뒤에 간 셈인데, 이미 한국인이 넘나 많았다. 라오반이 나보고 한국인이냐며, 저기 한국인들있다고. 너 아는 사람이냐고. 아니 서안에서 한국인들끼리는 머 서로 다 알고 지내나유? 암튼 나는 볶음이 아닌 탕을 시켰고, 맛나보이는 반찬도 함께 시켰다.

이 가게에서도 열심히 모를 뜯고 뜯어서.

다 뜯고 나서 주방으로 보내고 나면

곧 요렇게 따랏! 나온다.

양곱창과 당면과 모가 함께 어우러진 후루토우탕. 근데 생각보다 맛이...잡내가 좀 나더이다. 역시 볶음으로 먹었어야하나...

솔직히 이 연근, 야채 무침이 더 맛났다. 이걸 더 많이 먹은 듯 ㅎ

이건 아마도 섬서역사박물관을 관람하고 나서 옆에 큰 쇼핑몰에서 먹었던 것 같다. 이름하여 라오샨쉐이주로우피엔(老陕水煮肉片). 대림동에서도 팔던 것 같은데. 이 메뉴는 중국 여행할 때마다 요리집에서 늘 볼 수 있던 메뉴였다. 그래서 너무나 궁금하던 참에 양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아서. 가격이 착했던 기억이. 그래서 시켜봤다.

아놔. 사진 머이리 흔들림. 그래도 맛은 최고였다며. 부드러운 고기편육과 보기와 달리 전혀 맵지 않았던 마라국물. 푸짐한 야채. 괜히 요리집마다 있던 메뉴가 아니었다.

이건 쉐이주로우피엔과 함께 시킨 관중스샤오지엔(关中四小件). 바이두 뒤적거리다가 찾아낸 시안 특별식인데, 4가지 종류의 양피를 새코롬한 양념과 함께 먹는 것이었다. 小件이라길래 얕봤는데 꽤 양이 많다. 식전 메뉴로 먹기 좋은 듯. 혼자 먹기 좀 아까웠다. 여럿이 먹었다면 참 맛났을텐데. 암튼 위에 쉐이주이로우피엔과 이것 합쳐서 66위안. 한화로 한 1만2천원이었던 듯. 역시 중국은 밥값이 싸서 너무 좋아!

시안 시정부쪽으로 숙소를 옮기고 발견한 푸드코트에 있던 중국식 닭도리탕 라오랑따판지(老狼大盘鸡). 여기서도 역시나 반찬으로 연근, 오이 등등을 함께 시켜 먹었다. 환경의 변화로 위장이 또 말썽을 부려서 덜 자극적인 것을 먹으려고 했는데, 시안을 떠날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부랴부랴 시켜먹었던 메뉴다. 매운맛 조절이 가능한데 혹시 몰라 웨이라(微辣)로 시켰더니 또 너무 안 매워서 좀 아쉽. 적당히 매웠다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메뉴일텐데 말이다. 양이 너무 많아서 많이 남겼다. 나중에 면사리도 꽁짜로 주던데 이노무 허약한 위장으로 인해 걍 밥만 시켜먹었던 슬픈 기억. 가격은 아마도 53위안? 1만원 안했던 기억. 우리도 밥값 좀 싸면 안될까 ㅠㅠ

이것은 정말 나의 해외여행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 바로 중국 절 공양간에서 먹은 점심이다! 부처님 손가락뼈 사리를 모신 법문사(法门寺)에 여행가서 공양간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찬스가 있다하여 바로 신청했다. 절밥답게 소박하고 간이 심심했는데, 와중에 저 시커먼 버섯탕이 너무 맛났었다며. 중국은 절에서도 야채를 볶아먹더라. 별거 없는데 너무 맛나게 먹었던 점심이었다. 단지 공양간이 너무 넓고 추워서 몸을 덜덜 떨며 먹었지만....

이것 말고도 시안에서 먹은 간식들과 칭다오에서 먹은 완전 맛난 음식들이 남아있는데, 언제 또 쓰게 될런지. 어학연수 가기 전에는 다 정리해야하는데 ㅠㅠ

중국 쓰촨성 여행은 중국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생기면서 꼭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다.

다큐를 통해 본 중국 여러지역 중 쓰촨 음식은 특히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으니까.

지난 5월, 8일간의 청두 여행은 쓰촨음식의 익숙한 맛과 새로운 맛을 맛볼 수 있는 즐거운 여행이었다능.

아래는 제대로 밥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던 음식들.

마오시에왕(毛血旺). 8일 내내 묵은 춘시루 근처 HDCL 레지던스 1층에 있던 쓰촨요리집 순왕찬(顺旺餐)에서 먹은 마지막 식사.

이 밥집은 호텔에 짐을 풀고 첫끼를 먹은 곳이기도 한데, 일하는 분들이 너무 친절해 청두의 첫인상을 매우 좋게 남겨주셨다.

혼자 먹기엔 너무 많은 양이라 걱정들하셨지만 ㅎ 다 못먹더라도 도전하고 싶었던 음식.

고추기름으로 인한 강렬한 빨간색 국물과 돼지부산물, 선지, 고수, 숙주 등이 어우러진 이 푸짐한 음식은 노동자의 음식이라고 들었다.

보기보다 전혀 맵지 않고 마치 푸딩같은 선지는 내 위는 왜이리 작나 한탄하게 만들었다.

요건 춘시방(春熙坊) 야시장에서 먹은 음식. 오른쪽에 붉은 음식은 '범죄도시' 덕에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마라롱샤(麻辣龙虾).

마라(麻辣)와 우샹(五香) 중 선택이 가능한데, 당연히 나의 선택은 마라!

근데 와 이거... 역시 오리지널. 가재 껍질이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한국에서 먹을 때보다 먹기도 편하고 이 양념... 하... 밥말아머꼬 싶...

왼쪽에 넓게 펼쳐진 건 가지구이인데, 중국 가지요리 너무 좋아하는데 요건 실망이었 ㅠ

요건 돼지족발덮밥 쥬티판(猪蹄饭). 중국사람들이 진짜 많이 먹던데, 넘나 부드러운 족발과 감자채볶음인 투또우쓰(土豆丝), 밥이 어우러져. 한국에서도 족발을 사다가 저리 먹으면 될라나...ㅋ

여긴 그 유명한 진마파두부(锦麻婆豆腐)

근데 마파두부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너무 많이 먹는 음식이라 특별함을 느끼진 못했다.

울 엄마가 해주는 두부조림 맛이었다능...

동양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는 글로벌센터(环球中心)에 있던 밥집에서 시켜먹은 것들. 원하는 것들 하나씩 집어서 쟁반에 담아 먹는 시스템인데 다른 중국인들은 이렇게까지 많이 먹진 않더라는...심지어 어떤 美女는 조로 만든 죽과 반찬하나 시켜서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모를 만큼만 먹고 사라지는...

개인적으로 왼쪽 위에 위치한 중국의 차가운 닭요리(口水鸡)를 좋아하는데, 요긴 홍유가 들어가 매콤한 맛이 가미되어 더 맛났다. 생선 요리는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았고, 왼쪽 아래 여주 볶음이 쓴맛도 나면서 이상하게 너무 맛있었..매니악한 이 입맛

중국의 갈비탕인 파이구탕(排骨汤). 갈비도 푸짐하고 갈비살을 사천양념에 찍어먹으면 맵고 얼얼한 새로운 갈비탕 맛.

그렇습니다. 백슨생님이 드셨던 마라촨(麻辣串). 다양한 재료들 (개구리, 토끼머리, 닭 간 등등)이 있었지만 나는 무난하게 연근, 두부, 팽이버섯 베이컨 말이, 양고기 등등을 먹었다. 홍탕은 너무 매워서 진짜 입이 얼얼했지만 생각보다 위장에는 큰 부담이 안가서 놀라웠다. 매운기운도 금방 사라지고.  다음날 화장실도 편하게 다녀온...ㅋㅋ 훠궈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마라촨이었는데, 왜 기름장에 찍어먹는지 알겠더라는. 이미 홍탕국물이 너무 매워서 소스는 기름장이 더 찰떡 같이 맞겠다는 생각.

사진이 영 엉망이지만 그래도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특산음식이니...낙산대불에서 내려와 근처에 있던 식당 아무데나 들어가서 시켰다. 왼쪽은 솬라탕(酸辣汤).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비주얼이지만...저리 보여도 매우 매워!! 중간에 있는 건 이 동네서 유명한 시바두부(西坝豆腐,발음주의). 머...걍 먹을만했는데,  쓰촨의 자극적인 음식이 힘든 사람이라면 적당히 먹기 좋은.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싶었던 쓰촨의 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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