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에 쩔은 나를 친구들은 살뜰히 챙겨서 데려가 줬다.
저녁에 먹을 다양한 식재료와 함께 와중에 나를 위해 숙취해소제 사준다고 마트에 들렸다. 해외여행 중에 현지 마트 구경하는 걸 참 좋아하는 나인데, 제정신이 아니라 제대로 구경도 못했다...
마트에서 충분한 쇼핑을 하고 다시 조슈아를 향해 우리는 달렸다.
도시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원래 이런 자연경관을 보러 가는 것에 큰 흥미를 못 느낀다. 그럼에도 여길 가게 된 것은 친구가 '사막에 별 보러 가지 않을래?'라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생각 외로 로망 부자인 나는 사막에서 밤에 별 보는 것이 나의 로망 리스트 중 하나였었다. 그러니 바로 오케이를 했다. 그러나 다른 친구 왈 "너가 생각하는 모래사막 아닌 거 알지? 그리고 그때 풀문이야. 별 잘 안 보일거야" "으..응?" ㅋㅋㅋㅋ
그래 나는 사하라 같은 모래사막에서 별 보는 걸 꿈꿨었다. 하지만 머 어때? 친구들과 해외에서 여행을 가는 건데! 뭐든 좋았다!!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 가는 길에 보였던 풍력발전기와 사막 같은 풍경들. 지난해 CL의 'Let it' 뮤직비디오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있었는데, 바로 여기였나 보다. 다행히 이때부터 숙취는 완전히 해소되었고, 컨디션도 돌아왔다.
국립공원에 도착해 안내소에서 여기저기 설명을 들은 후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다. 하지만 친구에게 의지해 다녔기 때문에 뷰포인트 이름을 잘 모르겠다 ㅎㅎㅎ

히든벨리였나;; 날씨가 일단 너무 화창하고 좋았고. 다행히 4월이라 덥지 않았다. 여기도 나름 사막이라 여름에 오면 엄청 덥다고 한다. 내가 시기를 잘 선택했네.

파노라마를 안 찍을 수 없었다. 이번엔 그래도 나름 수평이 맞은 듯!

처음엔 '조슈아트리'가 그냥 누군가의 이름이나 머 그런 건 줄 알았다. 근데 바로 이 나무가 '조슈아'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였다. 세상 이리 1차원적으로 이름을 짓다니.

사막에도 꽃은 핀다. 모래사막만 생각해서 이런 색깔이 예쁜 꽃을 볼 수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

실물로 처음 보는 도마뱀. 넘모 귀엽자나!!!

너무 특이했던 꽃. 마치 웨딩 부케처럼 생긴 게 인상적이어서 찍어봤다. 이름은 알 수 없다...

마치 조각상 같았던 나무. 먼가 굉장히 작품 같은 느낌이라 친구들과 나무에서 한 컷씩 찍어줬다.

너무나 전형적인 선인장.

다음 뷰 스팟은 스컬락(Skull Rock)이었다. 친구가 생각보다 그냥 그럴 거라고 했는데... 그렇다..ㅋㅋ 그래도 왔는데 봐줘야지.

일몰 시간인 7시 15분이라고 해서 부랴부랴 석양을 보러 움직였는데, 나이스 타이밍! 마침 딱 해지기 직전이었다. 저 너머가 그 유명한 코첼라 벨리라고.

해가 사라지고 난 뒤, 여명이 아직 남아있다. 여기는 진짜 내가 대충 찍어도 너무 그림이 잘 나와서 더욱 마음에 들었던 곳.

3~4시간 정도의 조슈아트리 투어를 마치고 기대했던 우리의 에어비앤비 숙소로 왔다. 어플에서 본 사진들이 너무 예뻐서 조금 비쌌지만 고른 곳인데(미안하고 고맙게도 친구가 쐈다!) 거의 어플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아주 맘에 들어. 역시 예쁜 건 비싸.
늦게까지 고기 먹고 수다 떨고 잔 우리는 정작 이번 여행이 목적인 '사막에서 별 보기'를 깜빡 잊고 잠들었다. 수다삼매경에 하다못해 풀문도 볼 생각을 아예 못 한 우리 ㅋㅋㅋ 머 친구들과 즐거웠으면 됐지.

그리고 다음날 새벽. 한국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독특한 새소리에 깨서 홀로 숙소 밖을 나갔더니 이런 풍경이.

그리고 이런 우체통. 이국적이고 낯선 풍경. 이제야 미국에 온 걸 실감한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내가 미국에 있는 건지 한국에 있는 건지 큰 차이가 안 느껴졌는데 말이야.

조슈아나 팜스프링스를 가면 당연한 코스인 데저트 힐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에 관심 없던 나는 원래는 안 가려했으나 그래도 온 김에 가자는 생각에 들러줬다. 그리고 먹은 블레이즈 피자. 미국 서부의 유명한 피자 프랜차이즈인가부다. 도시로 돌아가서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토핑도 직접 고를 수 있고.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에어팟으로 노래를 부르며 피자를 만들던 직원. 흥이 많은 친구였어 ㅎㅎ 하지만 마스크는 좀 쓰고 만들어주면 좋았을 텐데...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아서 괜히 한 컷. 코치와 나이키, 반스에서 쇼핑하고 다시 LA로 돌아왔다. 하지만 반스는 클래식 라인들은 전혀 세일을 해주지 않았고, 환율을 감안하는 한국이 더 쌌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결국 나중에 환불 받음. 반스 환불정책상 구입한 나라에서만 환불이 가능하다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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