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뒷담화 안하고 싶은데, 밥먹다가 너무 짜증나는 일이 있어서 적는다.

식당 들어갈 때부터 딸년 어쩌고저쩌고 하다가, 내가 들어가니까 더더 소리지는 할아버지. 술취해서 그런갑다 했다.

옮길까했지만 이미 조리들어간 듯 하여 참고, 저러다 말겠지 했다.

최대한 무시하며 밥 먹는데, 소리지르는 할배 맞은 편에 앉은 할배가 자긴 2번 찍었지만(본인이 하신 말) 권성동 말하는 거 문제 많다고 슬슬 정치얘기하기 시작하심. 이어서 김건희 왜 나대며, 한동훈이 잘못했다. 대통령 비서실장 갈아치워야 한다 등등등. 오죽하면 지지자들도 이럴까. 생각하는 찰나.

그 딸내미 욕하던 할배는 뭐가 문제냐. 잘하고 있구만. 문재인보다 말도 잘한다고. 네?

대화 내용이야 머 그쪽 지지자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왜이리 소리를 지르는지.

그러다 딸내미 욕하는 할배 남고 다른 한 분은 나가셨는데, 홀로 남은 할배 일어날 생각은 안하고, 와중에 딸한테 고발 당했다며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누구한테 얘기하시는 건지?

그래놓고 물, 반찬, 커피 셀프인데 자꾸 혼자 식당하는 주인 아주머니한테 반찬달라, 물달라, 커피믹스 타달라. 아주머니가 “커피는 타 드셔라”했더니 그 할배 “난 타 먹어 본 적 없다.”시전 ㅋㅋ 주인 아주머니 원래 손님들한테 커피 안 타준다며 진상부릴까봐 마지 못해 타주니까 그 할배 와중에 물이 안 뜨거운 것 같다느니…. 훜ㅋㅋㅋㅋㅋㅋ 이런 말 미안하지만 집에서 와이프한테 어떻게 대하실지 눈에 뻔히 보임.

그러고도 한참을 아파트값이 너무 올랐다느니(자기 집이시자나요?), 딸이 어떻게 아빠를 고발하냐, 경찰서가야한다 등등 궁시렁궁시렁

하도 목소리가 커서 원치 않게 처음보는 아저씨네 사정을 알게됐다.

그러면서 혼자 나직하니 다음에는 안철수나 나경원이 대통령됐으면 좋겠다고… 와…. 내가 식당주인이었으면 먹던 거 뺐고 그만 나가시라고 했을 듯.

친구분 나가시고 한참을 혼자 그러고 있다가(계산도 먼저 나가신 친구가 함) 아주머니랑 나만 있었는데 혼자 민망했던지 슬쩍 나감. 정말 저짝 지지자들은 부끄러움도 없고, 자기 와이프도 아니고 식당 주인한테 물 가져와라, 커피 타와바라 하는게 스스럼 없구나를 다시 새삼깨달았다. 식당 주인이 남자였으면 저따위로 했을까?

진짜 너무 오랜만에 개진상을 만났다. 저런 인간들한테 지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민주당아 정신 좀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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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부터 방문자수가 좀 있길래 (워낙 휴면블로그나 다름 없어서 좀만 방문자 수가 높아도 두근 거린다 ㅋㅋ), '송니일타소홍화'때문인 줄 알았더니 즈하이궈와 징동이 tvn드라마 '여신강림'에 PPL로 대문짝만하게 나와서 논란 좀 있어서였구만 ㅋㅋ

드라마 제목부터가 중국스럽다. 여신ㅋㅋㅋ

이미 중국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그들의 대놓고 PPL(植入广告)에 익숙해진 나는 그러려니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PPL에 상당히 엄격해서 이런 논란이 이해는 간다.

중국 콘텐츠들을 보다보면 정말 뜬금 없이 PPL이 나오고, 대놓고 단독협찬을 진행하면서 프로그램명 앞에 사용하는 걸 종종 봤다. 마치 우리나라 콘서트에서 기업 스폰을 받으면 'OOO, OOO콘서트'라고 하는 것처럼. 예로 최근에 블랙핑크가 기아자동차 스폰받아서 대문짝만하게 투어포스터에 기아 로고를 쓴 것 처럼.

내가 주로 보는 것은 후난위시(망고tv)인데 여기는 아주 상업적으로 끝판왕인 것 같다. 

처음 보게된 중국의 예능은 효리네민박 짝퉁으로 잘 알려진 '친애적객잔2(亲爱的客栈2)'였는데, 여기가 핀둬둬(拼多多)와 OPPO의 협찬을 얼마나 세게 받았는지, 정말 처발처발해서 너무 인상이 깊었던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핀둬둬는 노래도 외움 ㅎ

PPL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고, 코로나19로 인해 라이브커머스가 활발해지면서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제품, 해외제품이 무슨 소용 있으랴? 솔직히 징동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무리겠지만 즈하이궈는 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나처럼 국내에서도 직구해서 먹는 사람들이 꽤 있고, 중국 식품이라는 편견만 없이 보면 상당히 제품이 좋다. 앞서 포스팅(minxi.tistory.com/22)했던 훠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부대찌개니 소고기덮밥이니 종류가 계속 많아지고 있는데 나는 우리나라 웬만한 인스턴트 식품보다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한국에 수입되기를 바라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고.

아쉬운 건 발열팩이 들어있는 제품이라 쓰레기량이 상당하다는 것. 특히 플라스틱위주의 포장지들은 환경오염 문제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제품이 한국에 꽤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실제로 국내 총판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으... 누가 말해줬는지 기억이 안 난다)

지금 논란이 되는 건 중국 자본이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이용해서 다른 나라에 마치 한국 문화인 것처럼 제품을 판다는 의도때문이라는데...글쎄...장사꾼 세계에서 그게 잘못된 일일까? 누군가의 말대로 그럼 우리도 즉석훠궈가 우리나라 문화라고 하면되지 않겠는가 ㅋㅋ 중국이 한복이며, 김치며 자기네 나라꺼라고 하듯이.(이 주제도 할 말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는 라이브커머스나 PPL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관대하기때문에 긍정적으로 보는 걸 수도 있다.

문화적 피해의식은 그만하고 어쩔 수 없는 대세에 우리나라도 이런 PPL 마케팅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이미 라이브, 온라인 커머스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지는 못할 망정, 좋다 싫다만 논의 되기에는 너무 순진한 생각들이다.

특히 요즘 중국 젊은 세대들이 자국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키워주기 시작하는 경향을 보면, 최고급도 아니고 싸구려도 아닌 중상위급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우리나라는 점점 더 중국 리테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화장품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시세이도나 랑콤 등 최고급 브랜드에 대한 열망이 더 큰 것 같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는 드라마들이나 예능을 보면 조만간 우리나라 따라 잡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더이상 우리가 그들에게 앞서가는 문화, 세련된 문화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그들이 과연 우리 문화가 마냥 좋아서 찬양만 할 줄 아는가? 이미 독을 품고 만들기 시작하고 있는데, 돈 있고 인구 많아 엔터산업에 훨씬 유리한 그들이 우리를 앞지르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공산당 규제때문에 힘들다고? 미안하지만 그들은 자기들에게 이득이 되면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태도를 취할 수 있는 나라다. 

얼마나 많은 거상들이 중국에 있는 지를 알면, 중국을 단순히 사회주의 국가라고 보진 못할 것이다. 사회주의를 가장한 자본주의 끝판왕의 나라가 중국이라는게 내가 지난 몇년간 중국을 파면서 확신을 갖게된 점이다.

그러니 이런 PPL에 논란만 있기보다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열심히 마케팅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즈하이궈 주목 받는 기념으로. 벌써 재작년이냐.. ㅠㅠ 칭다오에서 먹었던 버섯소고기 덮밥. 훠궈만 맛있을 줄 알았는데 이거 완전 ㅈㅁㅌ. 간장소스 진짜 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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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왕라오스(王老师)왕이보(王一博)가 그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 가치를 일깨워주셔서 기념 삼아 남긴다.

这!就是街舞 예고 영상에서 我的王一博说 “在喜欢的东西上可以很认真很快乐很努力。你可能幸运可以获得到一些很好的天赋或者怎么样。如果不幸运的话还可以,获取一些更多的快乐!”

좋아하는 일에 있어서는 열심히하고, 즐겁게하고, 노력하게 됩니다. 운이 좋으면 천부적인 재능이나 다른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만약 운이 좋지 않아도 괜찮아요. 더 많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거든요!

내가 첫 직장 그만두면서 마음에 품었던 마인드가 바로 이런 거였다.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직장인 큰 돈을 못 벌거라면 내가 하면서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렇게 흐르고 흘러 내가 좋아하는 엔터업계에 취직하고 최고의 힙한 회사도 다니고, 최고의 아이돌과도 일하고, 그들의 추락도 보게 됐다. 돈도 조금 벌긴했지만 많이는 못 벌었고. ㅎㅎ 하지만 난 누구도 경험하기 힘든 일을 즐겁게 다니면서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결혼하고, 빚내서 집사고, 아이 낳고 하는  표준적인 삶을 사는 친구들에 비해 갑자기 내가 너무 철없이 사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에 모든 것을 멈추게 됐다. 그 와중에도 내가 좋아하는 중국어하겠다고 이러고 있고. (열심히 한다는 건 아님 ㅋㅋ)

많이 불안하기도 했는데, 이보의 저말을 듣고 내가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래 한 번 사는 인생. 내가 정말 막 산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일하면서, 하루하루 의미있는 시간 보내려고 살아왔고, 돈은 좀 운이 안따르고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 많이 못 모았지만 2년정도 백수로 살 정도의 여유면 나쁘지 않은 삶이 아닌가?

대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중국어를 이렇게 여유롭게 공부하고 있지 않은가.

王一博, 谢谢! 你提醒我!我们一起来吧!为了你我拼命地工作!我觉得我们能成为一个好搭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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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특히 조카들에게는 알 수 없는 부채의식이 생겼다. 항상 주는 쪽이었음에도.

친구들이 조카에게 선물하느라 돈을 많이 썼다느니, 어딜 놀러가서 주말이 쉬질 못했다느니 등등 자랑아닌 자랑을 늘어 놓으면 내가 참 정없는 이모인가 라는 생각도 종종하고 했다.

그러다 이렇게 여유롭게 명절을 보내는 것도 대학생 이후 처음이고, 마침 언니네도 첫째가 고등학생이라 학교에 빠지기 쉽지 않다며(중학교때까지 그리 쉽게 빠졌다는 것이 더 놀랍지만 ㅎ) 이번에는 시댁에 안 간다고 하여 애들 밥이나 챙겨주자 생각하며 이런 저런 음식들을 했다.

그러다가 사달이 났다. 중식도로 버섯을 썰다 손가락도 포를 뜬 거다. 피가 철철 나는데. 칼에 베인 적이 종종 있지만 이렇게 철철 나서 지혈이 안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짜증이 나진 않았는데, 아니다 짜증이 났다. 아파서. 참 묘한 기분이다.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행위가 나한테 상처를 준다는 것.

며칠이 지나 상처가 아물고 허물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지저분하기 그지 없었다. 뱀처럼 깔끔하게 통으로 탈피하면 좋으련만 군데군데 지저분하게 새 살과 허물이 어우러져 누구 보여주기 싫은 손가락이 되었다.

그러고 잊고 살았는데, 오늘 다친 손가락이 너무 맨질맨질해서 살펴보니 팽팽하다. 반대편 손가락과 비교해보니 다른 손가락은 주름도 깊고 탄력도 떨어진다. 

맨질맨질하고 새롭다 못해 붉기까지 한 새 살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막 좋지는 않고 오히려 낯설게 느껴진다. 다른 부위들은 여전히 주름이 더 깊고 탄력이 없어서 부조화를 이루는 느낌이다.

다른 살들이 통으로 탈피할 수 없으니 새로운 살이 늙어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건가. 새로움은 늙어갈 수 있지만 늙음을 새로워질 수 없다는 자연의 진리인 것인가! ㅋㅋ

내 몸에 젊음이 새로움이 나타났다는 게 어색해질 줄이야 ㅎㅎ

상처가 없으면 새로워질 수 없는 건가. 왜 아파봐야만 새로워질 수 있는 건가. 피곤하다 인간의 삶. 아프고 싶지 않아.

3월은 많은 회사들이 주요 인사를 발표하는 날이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부터 짠하고 발표하는 곳은 오래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거의 없는 것 같긴하다. 지난해의 성과를 정리하기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겠지. 

각설하고 그래서 요즘 주위 사람들의 승진 관련 소식이 많이 들리기에 관련해서 글을 써보려한다. 

자부(?)하건데 나는 근 20년 가까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승진에 집착해 본 적이 없다. 이건 진심이다. 큰 회사를 다닐 때나 작은 회사를 다닐 때나 정말 사심 없이 다녔고, 그래서 정말 말이 안되는 일은 배 째고 안 했고. 하지만 신기하게도 남들보다는 승진이 좀 빠른 편이긴 했다. 

그러다 작년에 딱 턱에 걸렸는데, 그 포지션은 바로 간부급이었다. 그렇다 나는 실무는 잘하고 주변 관계 평도 좋지만 간부를 하기에는 모자란 사람이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할까? 간부급부터는 업무 능력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는 업무에 꽤 능동적이었다. 일없이 노는 걸 못 참아서 아르바이트할 때도 머 할 일 없냐고 재촉해서 나를 고용한 분을 곤란하게 했다. 

지난 회사에서도 너무 적극적이어서, 다른 회사로 간 동생이 그 회사에서 나와 같은 포지션인 사람이 너무 수동적인 걸 보고는 "언니의 포지션은 당연히 그렇게 능동적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새로운 상사가 오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대표와 다이렉트와 일을 하다 회사가 커지자 중간단계에 상사를 새로 들였는데 (이 부분은 납득이 간다. 내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돈에 비해 너무 큰 일까지 맡아서 했기때문에 난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했다. 특히 나는 감투에 욕심도 없었고) 그러면서 정치, 조직의 서열에 대해 깨닫게 됐다.

이후부터는 난 그 상사와 인간적인 교류를 했어야 더 위로 올라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난 그 사람의 유치하고 사사로움이 너무 싫었고 당연히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또 내 위로 다른 사람을 뽑았다. 어찌보면 나에게 굴욕을 준 거다. 하지만 머 나는 그런거에 상처 받는 사람이 아닌지라 ㅎㅎ

그러다 몇번의 상사 교체를 겪고 나도 이제 나이가 차고 그 위의 직급으로 올라갈 연차가 됐을 때, 그녀와의 갈등은 승진에서 나의 발목을 잡았다. 이미 임원들 사이에서는 나는 윗 사람보다는 아랫사람을 챙기고, 무조건적으로 회사의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탈락이고 ㅎㅎ 하지만 애초 나도 내가 그 직급에 올라가면 너무나 회사편에 서서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자신도 없었다. 그 회사는 요즘 비도덕성으로 아주 핫하다. 

어찌됐든 승진 누락때문은 아니지만 그 회사를 나왔고 1년여가 지난 지금도 나는 어떤 아쉬움이나 후회가 남진 않는다.  단지 나는 그런 수직적인 인간이 되질 못한다는 것을 더욱 확고히 알게됐다고나 할까.

그래서 승진에 탈락한 사람들에게 위로해주고 싶은 건. 그건 단순 업무의 유무능 보다는 그 회사나 상사와 얼마나 인간적인 유대를 맺고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는 지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라인을 타면서 그 라인 꼭대기와 바로 위 상사에게 난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며, 당신이 시키는 건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꾸준히 행동으로 말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상사도 인간인지라 자기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 잘 따르는 사람, 우호적인 사람, 시키는 것에 토달지 않는 사람(이게 가장 중요)에게 더 마음이 가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에는 이런 사실을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회사가 도 닦는 곳도 아니고 상사도 월급쟁이고 언제 짤릴지 모르기때문에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진과 간부가 되는 것은 업무와는 너무나 다른 차원이고 그건 자신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본인이 정말 조직의 위로 올라가는 욕망이 강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상사한테는 잘해야하는 것이고, 나처럼 되든말든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자존감까지 내려놓으면서 상사에게 맞출 필요는 없다는 거다. 

그리고 회사는(특히 우리나라 회사는) 생각보다 조폭 조직과 비슷하는 점도 있다. 의리가 있다는게 아니라 수직적이고 권위적이고 의리를 강요하지만 생각보다 정작 자기들은 그리 의리가 없다는 말이다 ㅎㅎ

회사는 그냥 생활비를 버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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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글들이 많지만 지금 목포에 대한 이슈가 너무 뜨거워서 나도 한 마디 보태고 싶어서 쓴다.

내가 쓰고자하는 이야기는 목포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 그리고 이때다 싶어 잘난 여자 물어뜯는 우리 사회의 단면 이 두 가지다.


1. 우선 목포다.

내가 목포에 대해서 각별한 건 10여년 전인 2007년, 다니던 회사가 망하고 난 후 혼자 여행이란 걸 처음 가본 곳이 바로 목포이기 때문이다.

당시 신문에서는 군산, 목포 등 일제 시대 잔재들인 근대 건축물들을 무조건 없앨게 아니라 슬픈 역사도 역사라며 문화유산으로써 보존해야한다는 주장을 담은 기사가 나왔다.

과거로의 여행 겸 색다른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어서 그렇게 떠난 나의 목포 여행은 구도심과 신도심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숙소는 구도심에 속하는 목포 국제여객선항 근처 아무 모텔에 잡고 시내 여기 저기를 돌아다녔는데,

첫 날 돌아 본 신도심쪽은 아파트에 상가에 서울과 별반 다른 분위기가 없었다.

여행을 마치고 날이 저물어 숙소 근처를 돌아 온 나는 너무 깜짝 놀랐다. 목포역에서도 별로 멀지 않은 그 곳이 저녁 9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너무 깜깜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여자 혼자 그런 으슥한 골목을 참 잘도 돌아다녔다 싶다. 

다음날 아침 그 주변을 여행했는데, 정말 역사 책에서나 보던 동양척식주식회사니 일본식 정원과 일본식 가옥을 개조해 만든 파스타집 '행복이 가득한 집', 유달산의 일본 옛 영사관 등등 정말 우리 나라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건물들이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최근 다시 목포를 가고 싶어서 숙소를 알아봤지만 여전히 모텔 아니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호텔 정도 밖에 없어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손혜원 의원 조카가 운영한다는 '창성장'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진작에 가지 않았을까?

여행가도 마땅히 묵을 곳 없는 그곳. 

10년 전부터 너무 사람이 없었던 그 구도심. 지금은 오죽했으랴. 

그런 그곳을 손혜원 의원이 투기하려 했다니. 정말 기자들은 그 곳을 가보기나 하고 기사를 쓴건가 싶다.

기자 자신이라면 그 곳에 100만원이라도 투자할 생각을 하겠는가?


2. 잘난 여자에 대한 못 마땅함.

개인적으로 손혜원 의원 같은 사람이 같은 조직에 있으면 두가지로 갈릴 것 같다. 

나의 상사일 경우 일하기 빡세겠다(좋은 의미로). 다른 팀 상사일 경우 멋지다.

손혜원 의원이 그 동안 만들어 온 브랜드들에 대한 감탄은 물론, 자한당의 별 그지 깽깽이 같은 소리에 상식적인 선에서 기발하게 사이다 같은 발언을 해 '어쩜 저리 말을 잘하지!'라는 생각을 해왔던 나에게 이번 사태가 능력있고 잘나고 말도 잘하는 여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못 마땅함이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도면 문재인 정부를 흠짓내기는 너무나 당연하고

여자가 남자만큼 일잘하고 똑똑하고 말잘하고 수완 좋은 꼴을 못 보겠는다는 저변에 깔린 속 좁은 가부장적 심리의 표출이라고 본다.

여자가 왜이리 나대! 라는 그 밴댕이 소갈딱지같은 심리 말이다.


결국 이 사회(보수 언론)는 한 명의 잘난 여자한테 매달려서 지들이 못난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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