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거리에서 적당히 먹은 후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홍야동(洪崖洞)으로 향했다.

버스나 디디를 타도 되지만, 걷는 걸 좋아하는 나는 걸어서 가기로!

육교를 건너가는 중 만난 독특한 과일을 파시는 아주머니. 이건 장가계 갔을 때도 봤던 것으로 호기심에 사 먹었는데, 맛은 불량식품 맛에 너무나 인공적인 열매 모양을 하고 있었다. 무슨 과일이냐고 물어봐도 뭐라 뭐라 하는데 전혀 못 알아듣겠음. 

장가계 때 여행 가이드도 잘 모르겠다고, 먹어보라고 하나 건냈더니 자긴 안 먹는다고 ㅎㅎㅎ(이상한 건가...) 정말 끝까지 정체를 모르겠다. 너무나 궁금하다 이 열매의 정체가! 와중에 급 비 옴. 영국인가 ㅋㅋ

그렇게 거리 구경하며 걷고 걸어

첸스먼자링강대교에 도착. 홍야동을 바로 갈까 했는데, 갑자기 이 대교를 걷고 싶었다. 지난번에 왔을 땐 저 건너편에 묵었었는데. 

 

짝퉁 마리나샌즈베이 건물도 보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대교 위를 걸어서 건너고 있었다.

대교 끝까지 걸어 가볼까 하다가 급 귀찮아서 ㅋㅋㅋ 되돌아와서 사진 찍고 보니 강물이 참 누렇다.

다시 홍야동으로 고고

슬슬 간판에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적당히 걷다가 야경을 감상하러 카페에 들어갔다. 하지만 창가석은 이미 만석. 그리고 자릿값인지 커피가 엄청 비싸다. ㅠ

멍 때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도시의 불빛이 하나 둘 켜지면서 멋진 야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창가가 멀어서. 에잇 나가자!

크흐... 전에 왔을 때도 이 야경에 반했었지. 그땐 이런 야경은 홍콩이나 상하이에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충칭도 꽤 멋져서 아주 인상이 깊이 남았었다. 

잠깐 자링강 야경을 감상한 후 다시 홍야동 내부 구경을 위해 돌아다녔다.

80년대 충칭이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 구조가 엄청 복잡한데 관광객도 너무 많아서 빠져나가느라 엄청 고생했다.

중국 다른 도시들에서도 8~90년대 풍경을 재현해 놓거나 옛날 추억을 물건을 파는 상점을 많이 목격했다. 중국도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양극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가난했지만 행복했다고 믿는 과거를 추억하는 것 같다. 동아시아는 비슷한 경제 발전 과정을 겪으면서 비슷한 정서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 것 같다. 신기하기도 하고. 먼가 아련한 그 감정, 느낌. 아마도 그땐 다들 가난하지만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던 시기이기 때문일까. 

노란 조명도 예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홍야동의 내부.

홍야동 옆의 저 폭포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밑이 인간들 모여 있는 걸 보고 바로 포기. ㅎㅎㅎ 홍야동이 중국 인기 관광지로 꼽힌다더니 진짜 인간적으로 인간이 너무 많다. 아니 평일 저녁인데오도 이 정도면 도대체 주말이나 공휴일엔 어떻다는 거야;;

강 건너편 화려한 건물 조명과 홍야동의 조화. 전에 왔을 땐 홍야동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지 않아서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고 널럴하게 다니기 좋았는데, 저녁이 되니 걷는 것도 너무 불편해졌다. 그래서 탈출을 결심.

전통 묘족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뻤던 홍야동.

그리거 멋진 첸스먼대교의 야경. 대교 위에서 홍야동을 찍고 싶었지만 인간도 많고, 길도 못 찾겠고 힘들어서 숙소로 복귀.

그리고 바오스푸로 마무리. 

22,162 걸음... 어쩐지 발이 너무 아프더라 ㅠ 

충칭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내가 묵은 란바지아 이비스 호텔은 1박에 조식포함 가격이 4만 원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다. 다시 한번 중국 호텔 가성비에 감탄을.

1층 로비에서 우측으로 꺾으면 통창으로 된 식당이 나온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소박하면서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조식이었다. 이때는 아직 소화력이 많이 회복되지 않은 관계로 적당히 먹어 줌.

비 오는 아침, 출근하는 충칭 시민들을 보며 아침을 먹으니, 이게 바로 여행자가 즐기는 최고의 여유이지 싶다. ㅎㅎ
부지런히 아침을 챙겨 먹은 관계로 다시 내 방으로 와서 휴식과 샤워 등등을 하고,

호텔 티비로 충칭음식 연구함 ㅋㅋ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여행을 하러 슬슬 나갔더니

돤씨네 신선한 루(卤)집이 보인다. 루를 한국어로 뭐라고 해석해야 하나? 암튼 한식뷔페처럼 각자 식판 들고 자기가 원하는 반찬 골라먹는 방식이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대충 한 끼 딱 때우기 좋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예전에 먹었던 猪蹄饭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요렇게 나오네. 저 허여멀건한 토마토 탕은 각자 알아서 퍼 먹고요. 적당히 점심 한 끼 때우기 좋았던 식당이다. 
그리고 다시 역으로 고고!

하기 전에 ㅎㅎ 콜라 하나 구입. 이거 안 먹은 줄 알았는데 먹었었구나. 白柚가 속이 하얀 유자라고 하고, 청죽은 죽이겠지머? ㅎㅎ 근데 맛은 머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먹었던 기억이 없었구나. 
중국은 콜라맛이 다양한데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 계화맛 펩시 정도가 좀 튄다고나 할까.
암튼 콜라를 사고 진짜 지하철역에 도착

충칭 지하철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여행했던 2023년 9월에는 알리페이 QR로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 그래서 승차권 매표기에서 알리페이로 지불해서 티켓을 사거나 역무원에게 사야했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조천문(朝天门) 역에 내려서 조천문을 보러 갔다.

저 멀리 마리나베이샌즈 짝퉁 같은 건물이 보인다! 가보자고!

응 공사 중. ㅋㅋㅋ 아놔.

그냥 장강(우리나라에선 양쯔강이라 불리는)과 풍경을 감상. 山城이라 불리는 충칭답게 아파트와 산세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습습한 날씨까지.
적당히 경치를 구경하고 이어지 있는 쇼핑몰에 좀 쉬러 갔다. 중국은 너무 커서 좀만 걸으려고 해도 좀이 안 된다.

어머 제니야 안녕? 쇼핑몰에 헐벗고 있던 제니. 내가 다 춥구나.
제니를 뒤로하고 찾은 코스타커피.

아니 계화를 넣은 커피라니! 이건 또 내가 안 마실 수 없지!

판다와 계화. 정말 중국을 상징하는 그 자체다. 맛은 그냥 카페라테 그 잡채. 하지만 가격이 너무 사악하다.
적당한 휴식을 하고 해방비와 맛집 거리인 빠이메이스지에(八一美食街)로 출발했다. 그런데!

오잉? 이건 뭐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가 여기에? 충칭에 임시정부청사가 있는 건 알았는데, 이건 또 몰랐다! 세상에 걷고 싶더라니, 여길 오기 위함이었나 보다.

아니 나 이때 진짜 전율 돋았자나. 이걸 왜 모르고 있었을까? 정말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고 왔다. 이러니 중국이 지금 이 미친 정권이 일본에 굴복적으로 외교 하는 걸 이해 못 하지.
우리나라 역사 공부를 위해 충칭은 꼭 방문해야 하는 도시이다. 다음날 임시정부청사를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유적지를 발견. 너무나 이번에 충칭 오길 잘했다 잘했어!
광복군구지를 떠나 10~20분 걸으니

충칭환잉닌! 충칭에 온 걸 환영해! 뭔가 중국 관광지 캐치프레이즈인가? 청두도 그렇고, 시안에서도 이 문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뭐 암튼 괜히 마음이 따스해지는 느낌. 좋다. ㅎㅎ

그리고 해방비. 중화민국시기 수도였던 충칭은 항일투쟁이 치열하던 시기를 다룬 중드에 자주 언급, 등장하는 곳 이었다. (중드 위장자 참고 ㅋㅋ) 항일투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세운 것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과는 한 마음.
해방비는 8~9년 전 충칭에 왔을 때 그 분위기가 인상에 남아서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었다. 그때는 밤에 찾았는데, 곳곳에 가족끼리 나들이 나와서 놀고 있었고, 새싹 모양 핀(당시 중국에서 엄청 유행)을 머리에 꽂은 애기와 형광색의 특이한 물건을 위로 던지며 놀아주던 아빠의 모습이 알 수 없는 감정을 일으켰다. 아마도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던 걸까? 정말 인생 처음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와 저렇게 놀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잠깐만 생각해서 다행이야 ㅋㅋㅋ 큰일 날 뻔 휴...ㅋㅋㅋ
암튼 해방비에서의 감상에 젖은 후 다시 먹거리 거리로 고고고

아앗. 빠오스푸다. 5년 전 같이 여행했던 언니가 알려 준 이 로우송(肉松)이 묻은 슈크림빵은 정말 맛났는데, 한국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무족권 구입!

레몬치킨과 김돼지맛을 구입.
다시 고고고.

와우 너무 퐈려한 빠이하오츠지에 간판.

그리고 맞은편엔 빠이메이스지에. 짝퉁인 건가? 자매품?인 건가?

나의 선택은 당연히 빠이하오츠지에. 사람도 많고, 화려하고, 먹을 것도 많다.

우선 청두에서부터 너무 궁금했던 CHANGEE 빠왕차지(霸王茶姬,패왕다희)에서 음료 구입. 너무 크리스찬 디올 짝퉁 패키지라 눈에 엄청 띈다. 하지만 음료도 맛나고 패키지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집에 가져오고 싶었음 ㅎㅎㅎ

그리고 음식은 충칭의 유명 맛집인 老麻抄手에서 微辣로 주문. 맛은 꽤 매웠던 것 같다.
그렇게 미식 탐방 후 홍야동(洪崖洞)으로 출발~!

청두를 떠나는 날이다. 좀 더 길게 있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더 가볼 곳이 있는 건 아니라 옆도시 충칭으로 가기로 했다.

비가 왔는데 안 왔어요? 애매하게 비 내리는 청두동잔(成都东站). 중국의 기차역은 정말이지 어마무시하게 크다.
기차 타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역사 안에서 점심을 먹으러 고고.

오 뭔가 쓰촨향기가 물씬 풍기는 음식점이다.
생각해 보니 아직도 못 먹어 본 유명 쓰촨음식이 있었다. 바로 푸치페이피엔(夫妻肺片), 그리고 궁바오지딩(宫保鸡丁)이다. 그래서 주문!

줄기콩 볶음은 탐스러워 보여서 함께 주문 ㅎㅎ

푸치페이피엔은 백슨생님이 스푸파에서 드시던 걸 보고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식당 선택을 잘못한 걸까. 예상한 맛이긴 한데 크게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水煮肉가 훨씬 맛나다며. 

궁바오지딩도 다들 엄청 맛나다고 하던데, 딱히 기억에 남는 맛이 아니었다. 기차역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나의 잘못인 건가. 후...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기차를 타러 갔다.

무려 비즈니스(商务)석. 두둥!! 실은 청두에서 충칭까지 거리가 별로 안 멀어서 3~4만 원 대면 탈 수 있다. ㅎㅎ 이럴 때 타보지. 장거리는 비싸서 못 탄다고.
좌석 사진을 못 찍어뒀네. 좌석간 거리도 넓고 팔걸이도 있고 등등. 좋긴 했다.

그리고 물과 함께 간식도 줬다! 짧은 거리라 큰 기대 안 했는데, 비즈니스석을 타면 무조건 주나 보다! 괜히 기분 좋은데 ㅎㅎ

간식 박스 안에는 비스켓, 완두콩, 두부, 장미꽃빵이 있었다. 소소하니 중국 간식 먹는 재미. 장미꽃빵은 울 엄니가 엄청 좋아하는 관계로 집으로 모셔 감 :)

기름진 촉(蜀)의 도시, 청두를 떠나

파(巴)의 도시, 충칭에 도착하니 안개의 도시라는 별명 답게 마치 도시 전체가 미스트를 뿌린 듯 비인지 안개인지 모를 습습함이 넘쳐난다.
8~9년 전, 출장 왔을 때는 무더운 여름이라 전혀 못 느꼈는데, 진짜 완전 습하다 ㅎㅎㅎ. 충칭 여자들 피부가 왜 좋은지 알겠음. 이것도 매력 있다. ㅎ

충칭시잔(重庆四站) 도착. 역시나 거대한 기차역.

지하철 타고 장강(长江)을 바라보며 숙소로 이동. 하지만 반대 방향 열차를 타는 삽질을 하여 2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 갔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

충칭의 첫 번째 숙소는 란지아바(冉家坝)역 근처에 있는 이비스(ibis) 호텔이었다. 평도 좋고 지하철역 근처라 잡았는데 꽤 괜찮았다. 시설은 좀 연식이 있어 보이지만 혼자 쓰기에 적당한 크기에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지하철 삽질로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을 먹으로 호텔근처 탐색.
그런데 웬걸. 호텔 뒤편에 맛집들이 몰려 있었다 ㅎㅎㅎ 평이 좋은 이유가 있었음.
여러 밥집 중에

쉬딩성(徐鼎盛)이라는 식당을 발견. 여기를 택한 이유는 바로 민간요리(民间菜)라는 표현 때문!

오 근데 건물 외부와 내부는 결코 민간요리집 느낌이 아닌데 ㅎㅎㅎ. 식사시간이 아니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마라파이구(麻辣排骨). 맞겠지?;; ㅋㅋ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궁채볶음!!
근데 인간적으로 저 갈비보다는 궁채볶음이 더 맛났음 ㅎㅎㅎㅎ 그리고 양이 너무 많아서 안타깝게도 남김 ㅠ 포장해달고 할 걸 왜 생각을 못했지;;;
밥을 먹고 소화 시킬겸 근처를 한 바퀴 도는데, 허마선생(盒马鲜生)이 있었다. 오 지나칠 수 없지!
딱히 살 건 없고 그냥 구경이나 하자 싶어서 돌아 보다가 원장(原浆)맥주를 팔길래 하나 구입하고 돌아오는데~~

중드 또우팅하오(都挺好,도정호)에서 수씨네 집안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야보(鸭脖, 오리목) 가게가 있지 않은가!
직구로 인스턴트 오리 목은 먹어봤는데, 이렇게 파는 건 안 먹어 봐서 구입!!

마라맛 야보와 허마선생의 원장맥주. 흠...둘 다 소소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가? 배가 불러서 그런가. 암튼 걍 좋은 경험이었다 싶은 정도였음.

야보 근접샷인데, 포커스는 저 멀리 ㅋㅋ 마란데 왜 이리 색깔이 검은 것인가. 

그리고 운튀이위에빙(云腿月饼). 쿤밍(昆明) 어쩌고 쓰여 있는 거 보면 운남식 후이투이 월병인 거겠지? 허마선생에서 꽤 이것저것 샀네 ㅎㅎ

음...이것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
그렇게 원인 모를 입맛을 잃어버린 병을 얻은(그렇다고 하기엔 잔뜩 먹은) 나는 오랜만에 찾은 충칭의 첫날 밤을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거친 폭우와 천둥이 나의 충칭 입성을 반겨줬다. 고..고마워;; 역시 뭔가 매서운 충칭.

冒烤鸭까지 야무지게 먹고 본격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출발!
진리거리까지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가는 길에 유명 스팟을 지나가서 그것 또한 좋았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걸어가는데

엇 수정방이다! 수정방 술은 마셔 본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해서 여기 청두가 생산지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기야?? 이건 그냥 박물관인 건가? 궁금증이 뿜뿜 올랐지만 이번엔 무리해서 여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패스.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고 진리거리를 향해 가는데,

엇 저건 안순랑교(安顺廊桥)! 지난 여행 때 잠시 동행했던 언니 덕분에 알게 된 안순랑교는 밤에 보고 완전 반했는데, 낮에 보니 또 완전 다른 느낌이네.
이후 계속 고고고하여 무후사 근처에서 내리니

지하철 공사가 한창 중이다. 무후사도 이제 지하철로 편히 올 수 있겠구나!! 청두는 계속 발전 중.

그리고 길 건너편으로 보이는 진리거리 입구. 딱 봐도 관광객 넘쳐 보인다 후...

진리거리 안녕~ 5년 만이야! 5年了!

엇 말린매실이다! 대자사에서 먹고 너무 맛나고 예뻐서 사고 싶었는데, 진리거리에 있었다니!!
바로 두 봉지 구입완료! ㅋㅋ 너무 사고 싶었던 말린 매실을 사서 기분 좋게 룰루랄라 걸어가는데

엇 장비육포다! 아니 이렇게 입구 가까이에 있었다니. 지난 번에 왔을 때 못 찾아서 안타까워했는데!

샹라(香辣) 맛으로 구입! 우와아아 완전 취향저격. 육포가 이렇게 신선한 느낌이라니. 기다려! 저녁에 숙소에서 맥주와 함께 먹어주마!

예쁜 등과 마작패 떡. 진리거리는 머 그냥 이것저것 구경하며 다니는 거지. 그나저나 청두 사람들은 마작을 많이 하나? 마작 떡이 자주 보이네. 다른 도시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던데.

그리고 지난 번에 못 봤던 영웅삼국 (英雄三国). 아무래도 삼국지를 뜻하는 거겠지? 

안에는 그냥 기념품 상가였지만 이 복숭아나무를 연출해 놓은 게 생각보다 예뻤다. 그래서 나도 셀피 하나 찍어 둠(사진 찍고 있는 사람은 본인 아님 ㅎ)
진리거리는 그냥저냥 즐기며 걷기 좋았다. 그럼 다음 코스로 고고!

거대하디 거대한 이 청두 글로벌 센터(成都环球中心) 건물. 아시아 최대 쇼핑몰이라고 하는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미드벨리 쇼핑몰도 최대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암튼 둘 다 크긴 엄청 크다 ㅎ.
그런데 아침부터 너무 빨빨거리고 돌아다녀서인지 발이 너무 아팠다. 구경을 하기엔 발바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서 저녁(ㅎ)먹으러 고고.

오 쏸차이위(酸菜鱼)식당이다! 완전 전문점 냄새 물씬. 1981년에 개업한 곳이라니 완전 기대된다. 지금 블로그 하다 보게 된 건데 탕을 마실 수 있는 쏸차이위(能喝汤的酸菜鱼)란다. 응? 쏸차이위 국물 원래 먹는 거 아니었어? ㅋㅋㅋㅋㅋ 이것도 마라탕처럼 중국 사람들은 국물은 안 마신단 말인가? 아니 왜!
암튼 쏸차위는 2019년 1월 엄마와 짧게 여행 갔던 칭다오에서 우연히 먹게 된 음식인데, 우리나라 김치찌개 같으면서도 안 맵고 발효된 쏸차이가 독특한 맛을 내서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나의 최애 중국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최애가 많다?ㅋㅋ). 안 그래도 이번 여행 때 먹으려고 했는데 여기 있었다니이!! 바로 입장! 

오 셀프바가 있네. 좋다! 반찬도 밥도 내가 듬쁙 퍼서 

왔더니 쏸차이위가 나왔다!
흐흐흐. 웃음이 절로
여행 내내 꽉 막힌 위장이 확 풀리는 느낌이다. 시안여행 때도 그렇고 쏸차이위는 나의 허약한 위장에 정말 특효약이다.

행복한 저녁까지 먹고 났더니 날이 벌써 깜깜해졌다. SKP로 가자!

아니 뭐야 이 예쁜 길은! 너무 랑만적이자나! 저기 SKP라고 쓰여 있네.
블로그를 정리하면서 SKP가 도대체 뭔지 찾아봤더니 베이징화렌지퇀(北京华联集团)과 청두지아오토우지퇀(成都交投集团)이 공동으로 만든 고급쇼핑문화공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아시아 최초 침하식(沉下式)으로로 지어진 곳이라는데, 살짝 둘러봤을 때 다 명품 브랜드들이었다;; 엄청 고급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 같은데, 많이 썰렁했음 ㅎㅎㅎ 청두가 신 1선 도시로 소비도 많이 한다더니 이런 고급 쇼핑몰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정도인가 보다.

암튼 나의 목적지인 대나무조명을 보러 걷는데, 저 멀리 벌써 쇼가 시작됐다. 매일 저녁 7시 30분 시작이라고 한다. 낮에 글로벌센터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SKP에서 놀다가 시간맞춰 나가면 될 듯.
멀리서 봐도 벌써 멋짐.

크흐...몽환적이고 멋지다. 가까이 가면 물이 엄청 튀지만 그 안에 들어가서 열심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녠칭런(年轻人)이 상당히 많았음. 그래 청춘이구나...

시간이 지나니 조명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인스타에서 봤던 실버색 조명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보지 못했다. 피곤했거든 ㅋㅋ
암튼 이 거대한 조명의 이름이 도대체가 뭔지 몰라서 지금 바이두에서 찾아보니 셩지즈타(生机之塔, 생기지탑)라고 한다. 생명의 탑. 뭐 이런 뜻인가 보다.
밤에 와서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는데, 낮에 와도 커피마시면서 산책하고 쉬기 좋은 곳인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연인들과 가족들이 나들이를 많이 나와서 나같이 혼자 온 여행자는 외로울 수도 ㅎㅎ. 
인스타에서 보고 반해서 뒤지고 뒤져서 이렇게까지 찾아 올 수 있는 나의 중국어 실력 상승에 뿌듯하고 감사한 날이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해. 숙소 고고

이 날은 청두에서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술을 한 잔도 안 마셨던 거다! 그래서 진리거리에서 샀던 장비육포와 중국에서만 마실 수 있는 슈에화춘성(雪花纯生) 맥주와 함께 5년 만에 찾은 청두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아..청두는 역시 너무 좋아. 살고 싶다.

새로운 숙소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어서 일반적인 청두 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침 식사부터 고고고!

동네를 돌다 보니 생각보다 아침을 파는 곳을 찾기 어려워서 포기하려는데 나타난 위엔지시판장, 원씨네죽가게 정도로 해석되겠다. ㅎ

안 그래도  시판(稀饭 발음주의 ㅋㅋ)이 먹고 싶었는데 잘됐다 싶어서 입장.

크흐 싸다 싸. 제일 비싼 샤오롱빠오가 8위안이라니, 그것도 6개나 주나 보네.

하지만 나는 시판과 꾸이화까오(桂花糕, 계화떡)가 있길래 바로 주문. 계화는 한국에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왔을 때 잔뜩 먹어줘야 한다고!

시판과 또우장은 셀프서비스로 인당 2원/ 소규모 업체에 대한 따뜻한 조언, 어수선할까 걱정되니 먼저 계산하시고 식사해 주세요! 뭔가 문구가 정겨운데 ㅎ

일단 시판은 내가 직접 떠오고.

꾸이화까오까지 나오면 소박하디 소박한, 탄수화물 천지의 아침식사 완성. 부담 없이 잘 먹고 숙소 돌아가는 길에 또우장도 포장해 갔다.

중국에서 아침을 먹는데 또우장은 먹어줘야지!

아침 먹고 동네 산책을 좀 했다.

근데 이게 뭐야! 마작 기계 파는 곳이라니 ㅎㅎㅎ 내가 요즘 마작을 좀 하는데? ㅋㅋ 그래서인지 이런 것들이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작 친구 구합니다!! 3명이 더 필요해요!!!

그리고 또 산책을 이어 가는데,

응? 롯데캐슬? 진짜 그 롯데캐슬인가? 신기하다 싶다가도, 청두글로벌센터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크게 들어선 걸 보면 진짜겠다 싶음.

그렇게 아침 식사와 산책을 하고 다시 숙소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오잉? 이보네!! 안녕 이보! 중국 오니까 자주 봐서 좋구나 이보야. 그나저나 이 광고는 또 뭐람. 여전히 광고 많이 찍고 있구나. 괜히 내가 뿌듯 ㅎ

산책 길에 산 펩지 라즈베리맛 제로콜라를 마시며(역시 난 펩시콜라가 좋아), 이날은 뭘 할지 고민을 했다. 대략적인 계획만 짜고 여행하는 전형적인 ISTP라 ㅋㅋ 그날 여행 일정은 그날 아침이나 전날 저녁에 정하는 편 ㅎ

좋아 진리거리를 가자! 그전에 점심부터! ㅋㅋ

아직 청두에서 제대로된 마라촨촨촨을 먹지 못해서 이 집으로 정했다. 평점도 높고! 오 기대된다.

.

하.지.만. 오후 5시부터 영업이라고 마라촨을 만들던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아놔 가게 영업시간 누가 잘못 올려놓은 거야!!

살짝 빡쳤지만 괜찮았다. 이 가게가 있는 골목이 완전 먹자골목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숨은 보석 같은 골목이라니!

일단 제일 깔끔하고 인기많은 식당으로 들어왔다. 乐山豆花. 오 쥔장이 러산(乐山) 출신인가! 구 최애 왕허디의 고향이 러산인데!! ㅋㅋ

.크흐...  이 맛나 보이는 먹거리들 보소! 무엇보다 깔끔하다!!

나는

회이구어로우(回锅肉, 회과육)과

여주볶음(중식 여주볶음 졸맛탱), 감자채볶음, 첨 보는 나물볶음 세 가지를 주문했다.

흰쌀밥과 함께 고기요리 1개, 야채요리 3개에 25위안인가 35위안인가 했던 거 같은데. 아...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이 요상하게 생긴 나물 무슨 위샹(鱼香) 어쩌고 저쩌고였는데, 아주머니한테 맛난 거 추천받아서 고른 건데 영....나는 위샹로쓰의 그 위샹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세상에 무슨 나물에서 진짜 생선 비린 맛이 났다! 이게 맛나다고오?? 이건 나한테도 도전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완전 비추!

맛나게 점심 먹고 숙소 가는 길에 입가심용 모리화녹차 음료 하나 구입. 근데 달다...ㅠ

소화도 시킬 겸 다시 동네 여기저기 산책.

오 두리안 월병! 심지어 猫山王 두리안이다! 무상킹! 지난 말레이시아 여행 때 너무 맛나게 먹었던 두리안이 바로 이 무상킹 품종인데, 이걸로 월병을 만들다니! 이건 사야 해! 하며 들어갔는데... 여긴 화장품 가게고 두리안은 온라인으로 사라고..아 놔..이러기야.

두리안 월병 구입 실패하고, 대신 근거 베이커리에서 광동식 훠투이(火腿) 월병을 구입하고 다시 산책을 하는데, 이런 푸드부스가 잔뜩 늘어선 곳이 있었다. 뭔가 야시장 스멜이다. 낮이라 아직 영업을 안 하는 건가! 아쉽다. 흑...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서 다시 오후 계획을 좀 더 짰다. 진리거리를 가고 나서도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이것저것 서치해보다가. 맞다! 인스타에서 봤던 청두SKP가 있었지! 대나무를 형상화한 거대한 조명과 안개처럼 흩뿌려지는 물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던 그 곳(머냐 이 홍보문구같은 표현은 ㅋㅋ)! 찾아보니 청두글로벌센터 옆이었다. 좋아! 오후는 진리거리 -> 청두 글로벌센터 -> 청두SKP 이 코스로 가보자! 오 먼가 J 같은 여행 계획! 후후후.

여행계획 짜느라 에너지를 소비했더니 살짝 배가 고프다. 응? ㅋㅋ 점심이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고!

그리하여 숙소 1층에 있던, 눈여겨봐 뒀던 冒烤鸭라는 가게로 입성.

약간 마라탕 같은데 오리요리가 기본이다. 오리 한 마리는 혼자 먹기에 많다고 해서 다른 걸로 시켜봤다.

두둥! 야채가 이것저것 들어가고 추가로 내가 원하는 걸 고르는 건데, 나는 오리창자를 시켜봤다. 중국 애들이 많이 먹던데 그 맛이 궁금했다규. 푸딩 같은 오리 선지도 들어 있고. 신기하게 오리선지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선지 해장국의 선지와 달리 표면도 매끈하고 모양도 이뻐서 거부감이 안 든다.

또 집 나간 포커~스. 대망의 오리창자! 오 식감이 꼬들오독하다. 이거 이거 식감 재미있네. 왜들 즐겨 먹는지 알겠어. 아 이 가게 완전 맥주를 부르는 가게네. 위험해. 적당히 먹고 본격 여행 시작! 

즐거웠던 뤄따이구전 여행을 마치고 새 숙소에 체크인하기 위해 다시 청두 시내도 돌아갔다.

지난번에 묵었던 춘시루 끝에 있던 호텔은 외국계 호텔로 바뀌면서 가격이 겁나 올랐고... 중국도 코로나 이후로 전 세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시내 숙박비가 꽤 올랐다. 예전의 그 싼 가격에 묵는 것 불가 ㅠㅠ

그래서 춘시루 역에 몇 정거장 떨어져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았다. 관광 중심지는 지난 번에 묵었기 때문에 이번엔 평범한 동네에서 지내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찾은 숙소는 복층 구조임에도 1박당 3만 7~8천 원정도 밖에 안해서 예약.

남의 건물 뷰이긴 하지만 들어서자마자 깔끔한 느낌에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세탁기도 있어서 빨래도 할 수 있었고.

인터넷 TV와 프로젝터, 화이트 톤의 소파와 테이블. 중국 현대극에서 많이 보던 스타일이다 ㅎㅎ

계단을 올라 가면

킹사이즈 침대가 있다! 오 넓어서 좋아. 중국 숙소들은 널찍널찍해서 좋단 말야.

짐을 풀고 빨래 돌리는 종안 뤄따이구전에서 깨알같이 사 온 간식거리를 맛봤다. 맨 위에 위치한 마라맛과 향라맛 후또우(胡豆). 오랑케콩? ㅋㅋㅋ 중국은 외국에서 들어온 것들 이름 앞에 胡 혹은 西라는 글자를 붙여서 구분을 한다. 이 콩은 약간 잠두콩이었는데, 맥주 안주로 딱이다. 이건 나중에 집에 고대로 가져와서 먹었고.

이건 토가족(土家族) 흰쌀떡(白米糕). 우리나라 술떡이랑 같다고 보면 된다.

여러 가지 맛이 있었는데, 난 역시 계화맛이 젤 좋음.

오늘도 집 나간 포커스..ㅠ 토가족 바이미쑤(白米酥). 이건 뭐랄까. 보긴엔 뻑뻑해 보이는 막상 먹어보면 쉽게 부서지고 약간 뻥튀기처럼 녹는 느낌? 약간 단 맛도 나고. 신기한 맛이다. 처음엔 여행을 오래 할 거라 살지 고민했는데, 주인집 아주머니 말로는 보관기한이 무제한이라고 한다. 으잉? 진촤요? 그럼 사야지. 근데 먹어보니 확실히 금방 상할 것 같진 않았다. 비상식량으로 딱이었던. 나머지는 집에 싸들고 왔는데, 울 엄니도 의외로 입맛에 맞는지 혼자 다 드셨음 ㅎㅎㅎ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투자주(토가족 土家族)의 음식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 내 최다 소수민족도 아닌데 참 신기하단 말이야. 투자주 음식이 맛나기로 소문났나? 연구 해봐야겠다.

빨래도 하고 적당히 쉬고 나서 시간이 남아돌아 저녁도 먹을 겸 춘시루로 향했다.

음료수 사러 편의점 갔더니 이번엔 코카콜라 복숭아맛이 딱! 오 시도해 봐야지. 하지만 맛은 머...망고 콜라와 그다지 큰 차이 없고 ㅎㅎ

춘시루 역에 도착해서 샤오미 충전기 케이블이 필요해서 타이쿠리가 아닌 다른 건물로 나왔더니 우리 이보가 있네. 안녕 이보~~

이 건물도 지난번에 왔을 때 여기저기 구경했던 곳인데, 맛있는 갈비탕을 먹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응? 내가 뭘 본 거지? 진짜 사람이라니;;; 가끔 중국의 이런 과감한 시도가 당황스러우면서 인구 대국이라 이것저것 다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참 부럽다 싶다. 

이것 말고도 마오타이주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는데, 내가 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패스했음.

딱히 구경할 게 없어서 지하 먹거리로 내려왔더니

이런 마라냉꼬치를 팔고 있었다. 오 뭐야 새로운 트렌든가? 지난번에 왔을 땐 길거리에서 내가 원하는 꼬치를 고르면 마라소스에 듬뿍 묻혀주는 게 유행이었는데, 이번에 그건 전혀 볼 수 없었고 이런 식으로 파는 곳이 엄청 많았다. 중국도 유행하는 음식이 매번 바뀌나 봄.

근접샷. 맛은 예상한 맛나는 마라렁촨(麻辣冷串) 그 맛 그대로. 맥주가 생각났지만 참은 나 자신 칭찬해.

간단히 렁촨을 먹고 춘시루 밤거리를 거닐었다.

왕푸징 백화점도 가보고. (마트가 공사 중이라 금방 나왔지만 ㅠ)

먹자골목을 지나

첫 청두 방문 때 처음 족발덮밥(猪蹄饭)을 먹어 봤는데 그 집도 아직도 있는 것 같았다. 맞겠지?ㅎ

그리고 지난번에 묵었던 호텔까지 왔는데, 그 다정했던 아주머니들이 계시던 식당은 없어지고 건물 외관도 훨씬 세련되어졌다. 중국도 참 우리나라만큼 빨리 변한다.

당시 아침마다 늘 맞은편 건물에 있던 식당에서 稀饭을 먹었는데, 그 가게도 없어지고 건물도 엄청 세련되게 바뀌었다. 5년 전 청두 여행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오래 여행했던 시간이라 나도 모르게 마음속 깊이 남아 있었나 보다. 그때의 모습들을 볼 수 없게 되니 괜히 쓸쓸하고 찡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 때 있었던 맛집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시에 아침마다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어서 나도 사 먹고 싶었는데, 다른 거 사 먹느라 못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중국 음식이라곤 마라밖에 몰라서 사 먹을 엄두가 안 나기도 했는데, 이젠 웬만한 건 뭔지 알아보겠다 ㅎㅎ. 다음에 청두 오면 여기서 꼭 밥 먹어야지!!

지난 여행 때 여행 카페에서 연락해서 알게 된 언니와 왔던 춘시방. 저녁이라 많이 썰렁했다.

그렇게 추억 여행을 하고 다시 숙소로 갈려고 하는데, 오 베이징 통런탕 (北京 同仁堂 북경 동인당)이 있다.

근데 음료도 팔고 술도 파네? 신기하다!

본초커피 ㅋㅋ 약제가 든 커피라니!! 궁금함을 못 참고 주문!

두둥! 무려 구기자라떼! ㅋㅋ 구기자와 이탈리아식 다크 초콜릿 콤비라는데! 이쁘다!!!

하지만 맛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경험한 것으로 만족.

숙소 돌아가며 이날 하루 너무 많은 걸 해서인지 아침에 뤄따이구전을 다녀온 걸 까먹었었다는 ㅎ

알찬 여행이었다.

중국 청두에서의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숙소에서 보이는 기찻길이 여행을 실감케 한다.
이날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었는데, 새로운 숙소에 체크인하기 전 근처에 있는 뤄따이구전(洛带古镇), 한국발음으로 낙대고진을 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침부터 ㅎㅎ

도착한 날 저녁을 먹었던 딴딴면 집에서 위샹로쓰를. 맛나게 잘 먹었던 기억.
이번 중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중국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을 많이 참고했다. (막으면 뭐 하나 ㅎㅎ)
그중 중국 전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啊星이라는 유튜버를 많이 봤는데, 청두 근교에 여러 구전(古镇)들을 많이 찾아다녀서 나의 모험심을 자극했다. 찾아보니 청두 주변에는 많은 구전들이 잘 보전되어 있다고 한다. 지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겠지? 일단 쓰촨 성 자체가 진입하기 힘들 잖아 ㅎㅎ
구전들을 서치해보니 가는 버스는 있어도 오는 버스가 없다던가 여러 번 기차를 갈아타던가 해야 해서 구전 여행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 청두 시내에서 1시간 밖에 안 걸리는 뤄따이구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기야! 고고고!

숙소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춍라이산루 버스정거장에서 K7 버스를 타고 1시간이면 뤄따이커윈중신(洛带客运中心)까지 간다. 종점이네? 아주 좋아.

평일이라 버스가 텅텅. 버스도 깔끔하다.

버스타고 도착한 뤄따이구전 앞에 있던 지도. 생각보다 꽤 넓다.
마을 소개글을 읽어보니 여기 주민들은 돼지 사료를 많이 팔았고, 직접 돼지를 길러서 고기는 잡아먹고 비료를 만들고 했다고 한다. 돼지사료를 사고파는 사람이 아주 많았고, 장사도 특별히 잘 됐다고 한다. 흠.. 그런 곳이었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예쁘다!

오 중국 온갖 지방 상인들의 회관이 여기 다 모여있네? 세상에. 전혀 예상못했던 부분이다.

후광후이관(湖广会馆). 각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이 향우회 같은 장소라던데, 난 유명한 광동지역 상인들의 회관인 광동회관(广东会馆)을 갈 예정이라 패스. 와중에 화려하다.

만년사(万寿寺) 벽이 너무 화려해서 구경하고 싶었으나 갈 곳이 워낙 많아서 여기도 스킵.

엣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뤄따이구전 거리. 평일이라 한산했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에 북적북적할 걸 생각하니 유원지 느낌도 나고 괜히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날씨는 더웠고 ㅎ

광동회관 도착. 청나라 건릉 11년에 지어진 곳으로 광동출신 객가인들이 세운 곳이라고 한다. 불교선종 6조 혜능에게 공양을 한 곳이라 남화궁(南华宫)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혜능대사는 중국 선종 불교에 큰 영향을 준 분이라고 하네. 중국은 유명한 선승들을 몇 대 조 이런 식으로 부르나 봄.
중국 전역에서 가장 크고 잘 보전된 회관 중 하나로 사천지역 특색인 방화벽도 있다고 한다. 호.. 그렇군

광동회관 안에 있던 멋진 건물. 전시를 했던 것 같은데

낡았지만 화려해보이던 가마.

十孔陶埙. 이게 이 악기의 이름인지는 모르겠으나 회관 안에서 주인장이 연주를 하는데, 순간 중국 선협물에 들어와 있는 줄 ㅎㅎ
 
 
 

 
너무나 몽환적인 사운드다.

광동회관을 구경하고 나와 골목 끝까지 걸으니 이런 멋진 패루가 있었고,

길 건너 편에는 멋진 기루? 정자?가 있었는데, 힘들어서 포기 ㅎㅎ 다른 관광객들은 많이들 가더이다.

하루종일 커피를 못 마셔서 커피나 마시러 들어간 카페. 작고 예쁘다. 그런데

으아아아아 너무 예쁜 고양이가 있었다. 또 그런데!

예쁜 애가 낳은 작고 예쁜 애가 또 있었다앙아아아아아아아! 너무 귀엽자나 ㅠㅠ 아 진짜 심장 아파 ㅠㅠ

아니 어쩜 이렇게 귀엽고 위험한 생명체가 있을 수 있지??? 우리 고냥이 보고 싶다아아 ㅠㅠ
예상치 못한 고양이 어택에 카페에서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 정신차리고 나왔는데

이번에 삼색이가!! 뤄따이구전 고양이 맛집이었네.
예상보다 좋았던 구전골목을 나와 이번에 객가인들의 독특한 주거 양식인 토루를 구경하러 갔다. 토루는 푸젠성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청두에도 있다니 개이득. 알고 보니 해외로 나간 객가인들도 많지만 사천으로 피난 온 객가인들도 많다고 한다. 사천객가인들 중에 성공한 인물이 많은데, 덩샤오핑도 사천객가인이라고! 호오.. 요즘 객가인에 대해 참 궁금하던 차였는데 이런 행운이!

토루 입구. 무료다! 후후

토루에 들어서자 펼쳐지는 장면. 정말 이색적이고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최대한 한 화면에 담아 찍어 봄.

2층에서 찍은 풍경

이 토루는 푸젠성 토루와 달리 객가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객가인들의 이주 역사와 생활 양식, 유명 인물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객가인의 이주 역사를 담은 이 도표도 잼났다. 중국어를 좀 배우니 이런 박물관 다니는 게 백 배 즐거워졌다.

제일 윗 층에서 찍은 토루의 모습. 이 날 날씨도 너무 좋고. 정말 하루 종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리도 아프고 점심시간도 훌쩍 지나서 차와 간식이나 하려고 찻집에 않았는데, 客家擂茶라는 것이 있어서 주문해봤다. 그냥저냥 먹을 만했는데, 한창 먹다 보니 저 과자 같은 게 과자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약간 벌레 튀긴 거 같기도 하고... 고소하긴 했는데... 영 찜찜하다...ㅎㅎㅎ
아침부터 거의 쉬지 않고 걷고 다닌 뤄따이구전. 예상보다 더 보존이 잘 되어 있고, 토루까지 만나서 정말 이번 여행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새롭고 흥미롭고, 짜릿해!!
뤄따이구전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숙소로 체크인하기 위해 다시 청두 시내로 고고!

청두에서의 셋째 날이 밝았다. 이 날은 고대하던 어메이산(峨眉山) - 우리나라에는 아미산으로 더 유명한 - 에 가는 날이다!

숙소를 여기 청두동역 근처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기차역은 우리나라 기차역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플랫폼만 40여 개는 되는 거 같고, 거의 김포공항 수준의 크기인 듯하다. 특히 첫날 버스에서 내렸을 때 지하의 버스와 택시가 줄지어 있는 거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중국은 정말 땅도 넓고 인간도 많고. 土地太大,人也太多。

중국의 기차 게이트. 중국은 외국인들에게 불편한 점이 많지만, 한편으론 외국인이라 편한 점도 많다. 기차 플랫폼 입장할 때 중국인들은 신분증을 찍고 들어가는데 줄이 겁나 길어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 반면, 외국인은 시스템이 작동 안돼서 人工코너에서 역무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입장하면 된다. 그리고 이 人工창구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바로 입장 가능하다. 다른 불편한 점들에 비하면 소박한 편한 점이지만 아무튼 편하다 ㅋ

처음 타보는 중국 고속철.

아침 기차라 식사를 못했기 때문에 기차역에서 대충 빵과 오트밀 음료를 샀다. 7시 30분 기차였나? 그랬던 거 같은데, 문을 연 가게가 없어서 샀더니만 영 맛이 없더라. 에잉.

1시간 좀 넘게 걸려 어메이산역에 도착. 중국인들은 대부분 앱을 통해 입장표를 구입하지만 외국인인 나는 창구를 이용해서 구입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과 달리 현금도 잘 받아주고 위챗이 없어도 전혀 문제없이 당일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비수기에 평일이라 가능했던 걸까?

어메이산 입장권과 보현보살이 계신 금정(金顶)까지 갔다오는 왕복 케이블, 어메이산을 도는 관광버스 등을 포함해 총 370위안. 약 7만 4천 원 정도  ㅎㄷㄷ. 중국의 5A급 풍경구들은 정말 입장료가 자비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렇게 돈 많이 받고 잘 관리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중국은 인구가 많으니 가능한 거다.라는 생각이 중국 여행 올 때마다 돌고 도는 생각 ㅋㅋ

자. 버스를 타고 가볼까. 우선 레이동핑(雷洞坪)까지 버스를 타고 간 다음, 거기서 좀 더 걸어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한다. 

버스 타고 우거진 어메이산을 올라올라 

레이동핑에 도착하니 완전 다른 세계. 아니 뭐 볼 수는 있는 거야? 참고로 기차역에서 레이동핑까지 1시간 반 걸린 듯. 아놔 청두 시내에서 어메이산 역에 온 시간보다 더 걸린 거냐? 후..

자 다시 케이블카 타러 가보자고. 갈 길이 멀다.

운무가 장난 아니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운치 있었다.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걸으니 넘나 좋은 거. 앞은 안 보이지만 ㅋ

십 분정도 걸어 올라오니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 원래는 레이동핑부터 정상인 금정까지 함 걸어가 볼까 고민도 했는데, 안 그러길 잘했다.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산이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금정까지는 무리겠다 싶었다.

100명이 꽉꽉 들어 찬 케이블카 안. 처음에 100명이라는 소리 듣고 설마 했는데, 정말 100명 태우는 거 같아... 그래도 장가계처럼 오래타고 가지 않아서 탈 만 했다.

화성세계? 맞나? 모르겠다. 

오 저 멀리 보현보살이 보인다. 그리고 운무가 사라지고 있다! 오예

어메이산 십방보현상(峨眉山 十方普贤像) 크흐.... 내가 다큐멘터리에서 이 장면을 보고 꼭 여길 와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가이드 없이 나 홀로 기차 타고 오다니! 나의 중국어 공부가 헛되지 않았구나.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 각도에서는 진짜 위엄이 느껴진다.

위에 작렬하는 태양 아래 빛나는 보현보살을 보고 있자니 현실인듯 아닌 듯하다.

운무가 껴서 더욱 신비로워 보이는 금정화장사(金顶华藏寺). 올라올 때 문에 쓰여 있던 현판 글씨가 화장세계였구나. ㅎㅎㅎ 검색해 보니 화엄경에 나오는 구절 같은데. 그 이상은 어렵다...

멋진 금정화장사와 십방보현상을 한 번에.

정상에 올라와서 안 사실인데, 이 십방보현상과 금정화장사는 2005년에 준공했다고 한다. 그동안 내전에 문화혁명 등으로 방치되어 있던 화장사를 2003년 중건계획을 세워서 2006년에 완공됐다고 한다. 어쩐지 새 거 새 거 하다 했다.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됐지만 너무 멋지게 잘 만들어서 준공 시기는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창 관람을 하고 나니 운무가 다시 보현보살을 감춰버렸다. 수시로 변하는 산꼭대기의 기후. 하지만 나는 보현보살님이 나를 반겨주시느라 잠깐 나왔다 사라지셨다고 맘대로 생각함 ㅋㅋ 나는 복 받은 자니라!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빵은 맛없어서 거의 안 먹음) 공복인 상태에서 오후 2시까지 산 정상에 오른 터라(그래봐야 버스 타고 케이블 타고 온 주제에 ㅋㅋ) 근처 식당에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산에서 먹는 라면이 지대루지.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일하는 모습이 뭔가 찡하고 따뜻했던 기억.

내려오는 길에 만난 오체투지 중이신 비구니들. 어메이산이 중국 4대 불교 성지인지라 많은 스님들을 볼 수 있었다. 나무아미타불!

으스스하면서도 운치 있는 숲 속을 지나는데,

오 원숭이다!! 그런데 인간들이 더 진상이더라. 관광객 여럿이 원숭이 부르는데 겁나 시끄러웠음. 원숭이도 고생이다.

버스 타고 내려오는 길에 지난 어메이산 주차장 입구인데, 경치가 꽤 좋다. 상당히 높은 산인데도 포근한 이 느낌 뭐지?

어메이산역. 돌아가는 기차표를 미리 사지 않았는데 혹시나 현장에서 가장 빠른 기차 티켓을 살 수 있을까 하고 와 봤으나 없었다..ㅠ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때우기 위해 다시 어메이산으로 고고.

보국사(报国寺). 이미 금정화장사를 갔던 관계로 굳이 또 절을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스킵한 곳인데, 결국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가려한 제 잘못이지요.

꽤 멋졌던 보국사 내부.

해가 지는 보국사를 뒤로 하고 (꽤 멋진데), 어메이산 입구 쪽으로 걷다 보니

어메이산임을 알리는 글씨가 새겨진 곳을 발견. 여기가 입구긴 한가 보다.

그 맞은편에는

부처님의 장자라 불리는 보현보살의 이야기를 거대한 벽에 새겨놨는데, 스케일이며 엄청 웅장하다.

날라리 불교신자인 나는 보현보살이 어떤 분인지 잘 몰랐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장 잘 행하신 분이라고 한다. 아마도 나도 이제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라는 뜻으로 보현보살을 뵙게 된 건가 싶었다.

보국사 근처에는 관광지답게 음식거리가 있었는데, 어차피 맛집 찾기는 힘들 것 같아서 대충 아무 곳이나 들어갔다.

늘 그 맛이 궁금했던 라로우(腊肉)를 죽순과 함께 볶은 것이 있길래 点菜. 오 그리고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보현채(普贤菜)라는 것이 있어서 함께 주문!

중국 음식 다큐에 자주 등장하는 라로우는 생각보다 훈제향이 강했고 짭짤하니 완전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아쉬운 것 껍데기 부분이 꽤 질겼던 것. 보현채는 많이 먹어 본 나물같은데, 암튼 완전 맛있어서 엄청 배불렀는데도 거의 다 먹었다.

그리고 늘 어마무시한 중국의 쌀밥 ㅋㅋ

든든하게 밥을 먹고, 중국의 스벅이라 할 수 있는 루이씽 커피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 택시를 기다렸다. 마오타이주를 넣은 커피도 팔던데 호기심에 시도해보려 했지만 참았다. 알코올은 참는 중이거든.

택시는 보국사를 갈 때 탔던 택시기사를 다시 불렀는데, 꽤 친절하고 한국에도 관심이 많았다. 택시비로 낼 잔 돈이 없었는데, 한국 돈으로 달라고 해서 1천 원짜리를 줬다. 마침 새 지폐가 있어서 나도 기분 좋게 주고, 그 젊은 택시기사도 기분 좋게 받았다. 

이 동네의 특산요리가 카오야인데 약간 달달한 맛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곳에서는 못 하고 여기서만 살 수 있다고. 자기가 맛집 안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배가 불러서 포기 ㅠ

십방보현상도 맑은 하늘 아래 보고 친절한 택시 기사도 만나도 아주 즐거운 여행 속 여행이었다.

콴자이샹즈는 tvN예능 신서유기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곳이다. 신서유기 멤버들이 청두에 갔을 때 숙박을 했던 호스텔이 있던 곳으로 말을 찾는 게임도 했었다.

TV에서 보고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5년 전 여행으로 왔을 때 길이 너무 예쁘고 관광지 느낌 물씬 나서 9일의 여행기간 중 한 세 번 정도 방문했던 것 같다. 

게다가 여기는 백슨생님이 스트리트푸드파이터에서 먹방을 선보인 페이창펀과 딴딴면 집이 가까이 있어서 타이쿠리와 함께 이번 여행에 필수로 방문해야하는 곳이었다.

콴자이샹즈의 입구.

본격적인 콴자이샹즈 구경 전 점심부터 먹구요~ 더지마오차이(德记冒菜)! 여긴 백슨생님이 딴딴면을 드셨던 곳으로, 이번에는 페이창펀을 시켜봤다. 

딴딴면 후기는 아래 링크로

https://minxi.tistory.com/2

 

백종원 중국 청두 맛집

백슨생님의 '스트리트푸드 파이터' 라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엄청난 어택을 받은 후 중국 쓰촨성 청두(칭따오말고)로 날아갔습니다. 백슨생님이 간 가게는 세 곳 정도 밖에 못 갔지만 메뉴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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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한국인들이 많이 왔다 갔던지(나를 포함 ㅋㅋ)

이렇게 가게 입구에 '한국유명미식프로그램TVN'  길거리 요리사, 백종원이라고 쓰인 명패가 달려있음 ㅋㅋ 주인아저씨도 오 한국인이냐고 반가워 하심.

지난번에는 백슨생님 따라 한다고 야외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9월의 청두는 꽤 더워서 이번엔 식당 안에서 먹음.

내부는 평범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음.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충분했음.

다양한 국수를 팔고 있는데, 저 루로우미엔(卤肉面)을 저땐 왜 못 봤지. 저거 먹을 걸ㅠㅠ 맛 궁금했는데...

지난번에 딴딴면이 맛있어서 페이창펀도 맛있을 거란 기대감에 주문을 해봤다. 음...맛은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페이창펀은 옆 가게였던 양지페이창펀(扬记肥肠粉)이 더 맛나긴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양지페이창펀은 마라촨집으로 바뀌어있었다는...

페이창펀으로 가볍게 배를 채운 후

본격 콴자이샹즈 탐방. 좁은 골목인 자이항즈(窄巷子)부터 탐방.

육포팔던 가게였는데, '촉한'의 도시답게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 모습을 이렇게 가게 입구에 재현해 놨다. 뭘 이렇게 까지 ㅎㅎ

신서유기에서 게임으로 등장했던 말. 꽤 멋있다.

그리고 스타벅스. 콴자이샹즈의 스타벅스는 아는 사람은 아는 꽤 멋진 장소이다.

추석 전이라 그 유명한 스타벅스 월병을 팔고 있었는데, 사볼까 하다가 너무 비싸서 포기. 

더워서 커피는 안에서 마셨지만, 이 멋진 경치를 놓칠 수 없지 ㅎㅎ

콴자이샹즈는 청나라시대 부자들이 살던 동네라고 한다. 그래서 남아있는 저택들도 매우 부내가 나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나고 마치 내가 부자가 된 뭐 그런 느낌? ㅋㅋ

이건 중간에 들른 쓰촨성의 유명 고량주 브랜드인, 우량예(五粮液) 팝업스토어에서 찍은 용모양의 병에 담긴 우량예다. 가격이 무려 22,800元, 대략 450만 원 정도 한다 ㄷ ㄷ ㄷ. 용모양 말고도 12 띠 모양의 병에 담김 우량예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2~30만 원 대만 됐어도 사고 싶었는데, 너무나 비싸더라. 재밌는 건 다른 상품들의 매장은 대부분 여자들인데, 여긴 딱 봐도 남자들로 북적북적 ㅎㅎ

콴자이샹즈를 이번에 꼭 다시 찾아야했던 이유는 바로 이 가게다. 상표명을 안 적어와서 난감해했는데, 막상 보니까 바로 딱 생각이 나더이다. ㅎㅎ 여기는 쓰촨 성을 대표하는 고추로 만든 다양한 장을 파는 곳으로, 지난번에 흥분해서 막 4병이나 사 왔었다는ㅋㅋ 이번엔 자제하고 제일 맛있었던 夫妻肺片양념장만 1병 사 왔다. 이 장은 정말 여기 아니면 살 수가 없고, 이것보다 맛난 마라장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이것 때문 에라도 아마 1년에 한 번은 꼭 청두에 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 ㅋㅋ

즐거웠던 콴자이샹즈 관광 후 청두의 메인스트릿인 춘시루(春熙路)로 옮겼다. 상하이의 난징동루 같은 커다란 보행자 거리인 춘시루에 오니 5년 전 기억이 또 새록새록. 숙소가 이 근처라 맨날 이 길을 왔다 갔다 했었는데.

한참을 걸었더니 다시 IFS에 도착. 이번엔 판다의 옆모습 ㅋㅋ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IFS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속이 안 좋은 관계로...여행오면 위장장애 오는 거 완전 고질병 ㅠㅠ

가장 부담없어 보이는 찜요릿집 (蒸的好)으로 결정! 오 좋다. 담백하니 완전 내 취향. 찜요리가 좋긴 하지! 내가 원하는 걸 골라 담으면 되는 시스템.

찜요리 말고 다른 것도 많았구나.

청경채, 버섯, 연근갈비탕, 밥 요렇게 주문. 생각보다 양이 꽤 많다. 사천성에 와서 고춧가루 하나도 안 들어간 음식 먹기 ㅋㅋ

아주 담백하고 딱 내스타일이었다.

 

숙소 가기 전 타이쿠리 안에 있는 마트 좀 구경하고 (여행에서 마트 구경은 필수지!)

한국에는 없는 콜라들. 

숙소 앞 청두동역 광장에서 춤추시던 아지매, 아저씨들도 구경하고 (그러고 보니 이번엔 광장무 추는 걸 못 봤네)

마트에서 구입한 레몬맛 코카콜라 한 잔 마시고 잠. 레몬 맛은 잘 모르겠...

펩시로 살 걸 그랬나.

중국 청두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중국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아마도 아침밥 먹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ㅎㅎ

한국과 달리 중국은 아침 식사 문화가 발달해서 어느 지방을 가던 만터우(馒头), 왕만두(包子), 슴슴하고 고소한 콩물인 또우장(豆浆), 튀긴 꽈배기 요우티아오(油条)를 사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은 호텔의 조식당에서 저렴한 가격(18元)에 조식이 가능했던 관계로 조식당으로!

뷔페식으로 된 이 식당에는

여러 죽이 있었고.

사진찍기 귀찮 ㅋㅋ 다양한 야채 반찬과 딤섬, 과일 등이 있었다. 그리고 또우장도! 4천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이렇게 먹을 수 있다니. 내가 이래서 중국 여행을 좋아한다고! 

아침도 먹었겠다 이제 본격 여행을 시작해 볼까!

지하철을 타고. 청두는 알리페이로 지하철과 버스 탑승이 모두 가능한 도시이다. 아직 상하이나 베이징에서는 사용해 본 적이 없으나, 청두 여행 이후 충칭, 시안, 칭다오를 갔는데, 알리페이로 지하철 탑승 되는 도시는 있으나 버스는 사용 안 되는 곳도 있다. 충칭의 경우 둘 다 안돼서 현금만 사용하고 다녔다. 위챗페이도 등록하고 싶었으나 무슨 이유 때문인지 본인 확인 승인이 나질 않아서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 ㅠ

암튼 청두에서 알리페이로 탑승이 가능하지만 뭔가 지하철 티켓을 기념으로 사진 찍고 싶어서 굳이 티켓으로 사 봄.

한 2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타이쿠리(太古里,TAIKOOLI).

중국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다시 가고 싶었던 장소가 바로 여기, 청두의 타이쿠리다. 타이쿠리가 청두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도시 여기저기 있더이다. 아마도 신세계의 스타필드 같은 쇼핑몰 브랜드인 것 같기도 하고. 

타이쿠리는 청두 처음 여행했을 때 상하이와는 또 다른 세련됨을 느낄 수 있었던 장소로, 럭셔리브랜드도 중국에서는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완전히 부순 장소이기도 하다.

크... 이 앵글. 중국의 전통가옥을 럭셔리 브랜드 스토어로 멋지게 변신시킨 장면과 그 뒤로 어우러지는 현대적인 초고층 건물과의 조화. 이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장면은 늘 매력적이다.  

정면으로 찍은 앵글을 보면 저 에스컬레이터가 마치 물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구찌를 지나

루이뷔통도 지나 (여긴 5년 전에 왔을 땐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팝업 행사를 했던 곳 같은데, 그때 송웨이롱 있었던 걸 몰라서 어찌나 안타가웠던지 很遗憾)

루이뷔통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입구. 동행이 있었다면 여기서 식사해도 좋았을 텐데 ㅠㅠ

그리고 무조건 다시 와야 했던 곳 대자사에 도착. 이렇게 시내 한복판에 이렇게 오래된 고찰이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다. 이래서 내가 청두를 못 잃어. 상하이는 100년의 역사라면 여기는 진(秦)-한-촉-당-명-청 그 역사가 상하이와 비교가 안된다. 나의 중국 최애 도시가 상하이에서 청두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고대성자사.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찰이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신라왕자 무상선사가 세운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여행 때 동행하게 된 언니가 이 절의 존재를 알려줬는데, 무상선사가 어떤 분인지 찾아보니 생각보다 대단하신 분이셨다.

무상선사에 대한 소개를 잘 알려주는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byunsdd/220885596420

지난번에는 사찰 반대편에서 이쪽으로 내려와서, 이번에는 반대 반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대자사 앞에 있던 연꽃. 색깔이 너무 예쁘다. 우리나라에서 봤던 연꽃과는 다른 모양이라 신기.

절 안에 들어서자 약사불이 보인다. 헉... 우리 집에 환자, 환묘 많은 거 어찌 알고. 다들 건강해지라고 정말 정성을 다해 빌었다. 여기도 QR로 보시를 받고 있구나 ㅎㅎㅎ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관세음보살. 근데 여기는 나무로 만든 관세음보살이다. 거기에 금장을 두르니 내가 알던 관세음보살님이 아닌데! 뭔가 좀 더 위엄이 있고 살짝 무섭...

마지막 대웅보전. 

불당들을 한 바퀴 돌고 사찰 안에 있는 찻집을 갔더니 이렇게 무상선사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대자조사 당 무상선사'

지난번에는 안에서 마셨던 것 같은데... 밖이 훨씬 운치 있고 좋긴 하다. 청두 어메이산 녹차가 유명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중국 여행을 오느라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는지, 소화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라 보이차를 시켰다. 그리고 소화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말린 매실도.

근데 이 매실. 너무 예쁘지 않음?

매실 특유의 맛과 보이차가 어우러져 위장이 좀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아 좋다.... 이래서 청두가 좋다고!

차까지 즐겁게 마시고 (여기서 엄청난 보시를 하고 단주를 쓸데없이 비싸게 사고 ㅋㅋㅋ 흥분해서 막 지른 듯) IFS몰로 갔다. 

귀여운 판다 궁뎅이와 판다 앞모습.

이번엔 판다기지를 안 가고 이 친구 본 것으로 만족.

IFS에 온 이유는 이 친구 보고 싶기도 했고,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보조배터리는 샤오미지 ㅋㅋ

사진을 못 찍었는데, 우리 이보가 샤오미 핸드폰 모델이 됐지 않은가! 원래 OPPO 모델이었던 것 같은데. 예전만큼 좋아하진 않지만 여전히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넘나 반가웠음. 

그렇게 IFS에서 일정을 마치고 콴자이샹즈로 가기 위해 지하철 역에 왔더니

오잉 여기도 이보가! 심지어 강스푸 모델이네. 여전히 잘 나가는 우리 이보. 부디 사고 안 치고 지금처럼 계속 소같이 일 하기를! ㅋㅋ

중국 여행 갔다 온 지는 한 달이 넘었지만 중국 기차를 타고 코로나의 걸려줘서. 무려 오리지널 코로나 ㅋㅋㅋㅋ 후각 미각 상실, 무기력 등의 후유증 포함 한 달가량 코로나를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제야 정리를 해본다.
2019년 시안 여행 이후 코로나로 인해 나의 중국 연수부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된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올해 9월 고대하던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시안외대에 입학허가서도 받고 기숙사도 신청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우선 우리 고양이 두 마리가 아프다. 어린 나이도 아니고 노령이라 솔직히 내일 우리 곁을 떠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애들을 두고, 올해 칠순이 된 울 엄마도 두고 1년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연수를 포기하고 그 돈으로 실컷 여행이나 다니자로 방향을 바꿨다.(솔직히 이젠 중국어 공부하긴 싫고 ㅋㅋ) 7~8월 극악의 성수기가 끝나고, 이제 학생과 직장인들이 본업으로 돌아간 9월이 여행의 적기라 생각해 1년 멀티 비자를 끊었다. 중국 비자 발급에 워낙 악평이 많았지만 뭐 나는 그럭저럭 할만했다. 반백수의 장점이랄까? (그나저나 아직까지 반백수 우야꼬 ㅎㅎ)
4년 만에 떠나는 중국 첫 여행지는 청두(成都). 청두는 5년 전 오래 다닌 회사를 때려치고 떠났던 여행지인데, 쓰촨지방 특유의 맛난 음식과 오래된 유적들로 상하이를 제치고 나에게 1순위로 등극한 중국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번 청두행 비행기는 에어차이나, 중국국제항공이었다. 산동항공과 동방항공은 타봤지만 에어차이나는 처음이라 조금 기대. 중국 항공기에 대한 악평들이 많았지만 나는 기존에 탔던 항공사들도 나쁘지 않아서(가격 대비) 굳이 가리진 않는 편이다. 내가 늘 비수기에 타서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고. 원래는 아시아나를 타고 가고 싶긴 했지만 너무 시간대가 안 좋았다. 어쨌든 중국 대표 항공사이니 최악은 아니겠지 ㅎ

안녕? 에어차이나

음.. 많이 좁구나.

괜차나 내 다리가 짧거든 :)

A321. 보잉이 아니라 다행이야. 보잉 괜히 찝찝해. 3-3 구조의 작은 비행기. 5년 전 처음 청두 여행할 때만 해도 비행기가 꽉꽉 차서 왜 이리 작은 비행기를 운행하냐며 볼멘소리를 했는데, 이젠 자리가 좀 남는다. 씁쓸하다. 나만 중국이랑 잘 지내고 싶은 거야?

한국을 떠나

중국에 진입하니(아마도 칭다오겠지?)

기내식이 나왔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라주고. 닭고기로 주문했는데 예상한 아주 무난한 맛이었다. 이 정도면 됐지  머. 비행기 값이 20만 원도 안 하는데.

밥 먹고 영화 보고 하다 보니 청두에 진입했다. 독특한 지형의 청두. 지난번에는 밤 비행기라 몰랐는데, 땅 색깔부터 다르구나. 괜히 천부지국(天府之国)이라 불리는 게 아님. 예전에 버스 타고 독일에서 프랑스로 넘어갈 때 목격했던 그 장면이 생각났다. 척박한 독일 땅에서 프랑스에 진입하니 까맣고 기름진 흙이 프랑스가 얼마나 풍요로운 땅인지 알 게 해줬던 그 장면. 10년이 넘어도 잊지 못해. 청두는 흙 색깔이 붉은 진한 색이었다. 흙이 '나 완전 영양가 풍부해'라고 말하는 느낌 ㅋㅋ

뜬금없는 정수기 등장. 사연인즉 공항에 도착 후 버스를 기다리는데 커피가 너무 간절했다. 버스 정리해 주시는 아저씨한테 커피 사 올 시간 될지 물어보니 안된다고, 날 어디로 데리고 가시더니. 여기서 물 마시라고 알려주심 ㅋㅋ 중국 사람들 다른 방식으로 친절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 온 관광객 중국인들만 접하다 보니 편견이 있겠지만, 중국 현지에서 만나는 중국인들은 꽤 친절하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을 꽤 반가워하는 느낌이다. 
이런 거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한국과 중국은 잘 지내면 서로에게 더 득이 되는 관계인데도, 정치인들 때문에 안타깝구나.

비가 살짝 내리던 청두. "청두는 널 환영해" "오랜만이야 청두!"

청두 공항이 기존 솽류에서 톈푸로 바뀌면서 시내까지 거리가 더 멀어졌다. 숙소가 있는 청두동역에 도착하니 벌써 깜깜한 밤이 되었다. 숙소 바우처의 호텔명대로 따라갔더니 이렇게 멋진 건물이 등장. 이게 내 숙소라고? 가격이 3만 원 대 밖에 안 하는데? 역시 중국은 호텔이 아직 싸구나!! 는 무슨
내 숙소는 이 호텔 뒤에 있는 公寓였다. 아파트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암튼 시설은 상당히 좋았다.

퀸 사이즈의 침대와

멋진 건물 뷰 ㅋㅋ 밤에도 반짝반짝 LED가 빛나서 커튼은 필수로 쳐야 함. 대신 안 무서움 ㅎㅎ

욕실도 혼자 쓰기엔 충분히 넓고 샤워부스도 좋았다. 이 가격 청소도 맨날 깔끔하게 해 주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단 배가 너무 고픈 관계로 체크인하기 전 봐뒀던 건물 아래 딴딴면집에 갔다.

가게이름이 그냥 딴딴면(担担面)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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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딴면 중자를 시켰다. 속이 불편한 관계로 안 맵게 해달라고 했다.

근데 생각해 보니 고추기름 빼고 딴딴면 먹을 거면... 그냥 칭탕면을 시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ㅋㅋㅋ 머 그래도 맛났음.

딴딴면을 먹고 옆에 마트를 구경하는데 마작 떡을 파는 것이 아닌가? 요즘 마작을 즐기는 관계로 정신 못 차리고 잔뜩 집었다가 이성을 차리고 다시 내려놓음. 분명 맛은 없을 듯하여 ㅎㅎ 하지만 하나정도는 사 올 걸 그랬어 ㅠ
이렇게 5년 만에 찾은 청두의 첫날 마무리

한낮 무더위에 땀철철 흘리며 유달산을 등산하고 드디어 하산이다!
하산길에 손혜원 전 의원이 최고의 휘낭시에 맛집이라고 극찬한 채옥순 디저트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마침 목포 마지막 메뉴인 홍어애탕을 먹으러 가는 길에 있어서 들리기 딱 좋았던.

내리막길을 걸어오다 보니 채옥순 디저트 카페가 바로 눈에 띈다. 실례합니다~

뒷마당이 있는 1층과

이국적인 느낌의 2층

주인장의 빈티지 수집품들이 인상적인 카펜데, 개인적으로 이 나전, 자개액자가 너무 맘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청록색에 자개가 어우러진 색감이 넘 고급지고 럭셔리하다!
난 일단 무지 더웠지만 커피는 따뜻하게 마셔줘야 하니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시나몬 휘낭시에를 주문.

캬.. 커피잔 색깔 봐. 너무나 내 취향이잖아. 물어보니 파이렉스 빈티지란다. 그릇 브랜드 문외한이라 찾아보니, 상당히 유명한 거 같음 ㅎㅎ
커피는 드립인데 적당히 구수하니 내가 좋아하는 맛이었고, 휘낭시에는 오...원래 휘낭시에가 이렇게 쫜득한건가? 먹어보면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맛별로 구매해 옴 ㅋㅋ 오리지널, 시나몬, 무화과, 유자 총 4가지인데, 역시 난 시나몬이 좋아.
카페에서 더위도 식히고 커피로 기운을 좀 차린 후 목포진으로 향했다.

목포 올 때마다 들렀던 '행복이 가득한 집'. 이번엔 시간이 없어서 못 들렸네. 일본식 가옥에 정원이 인상적이었던 곳인데.

그 앞에 자리한 옛동양척식주식회사. 여기도 목포근대역사관으로 운영 중이다. 다들 봤던 곳이고 시간이 없어 이번엔 패스~

저 사슴수퍼마켙은 지난번에 왔을 땐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이젠 문 닫았나 봄 ㅠ
조금 더 걷다보니

목포진지 안내가 나온다. 근데 '소년 김대중 공부방'은 뭐지? 의문을 품고 좁은 오르막 계단을 올라간다.

오 깃발 ~ 조금 더 오르니

목포진, 전라우수영이라는 깃발이 나부끼고

멋진 나무도 한 그루
응 근데 저건 뭐지?

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소년 시절 공부하시던 곳을 이렇게 기념관으로.

과거로의 여행. 소년 김대중은 이 경치를 뒤로하고 열심히 공부했나 봄. 나였으면 바깥 풍경 구경하느라 멍 때리고 있었을 것 같은데 ㅋㅋ
이 동네 낡고 허름하긴 하지만 경치는 참 좋더라.
다시 발길을 돌려 목포진지를 향해.

대전 남간정사에서도 봤던 건데, 난 우리나라의 이 홍문이 그렇게 멋지더라.

목포지관.

그리고 이곳이 목포진이었음을 확인시켜준 공덕비들. 이것도 일본 놈들이 묻어버렸는데, 해방 후 발견한 것이라고.
이젠 기차시간까지 1시간도 안 남아서 얼렁 마지막 식사를 해야 한다. '목포라면 홍어라면'으로 고고고!

오늘의 메뉴는 홍어애탕. 애탕을 그렇게 즐겨 먹진 않는데 궁금해서 마지막 메뉴로 정했다.

얼큰한 청양고추 송송. 시래기는 직접 말리신 것이라고. 

홍어애와 내장이 너무 많아서 그것만이라도 다 먹고 가자고 열심히 퍼묵.
정말 신기한 건 나 진짜 청양고추 먹으면 물 마시다가 다른 거 아예 못 먹는데, 여기 청양고추는 너무 신선한 느낌이 들고 너무 맛나다. 정말 신기해. 그렇게 한그루 호로록 비우고. (다 비우진 못 함. 양이 진짜 많음)
다음을 기약하며 기차 타러 고고고!
막판에 시간이 빠듯해서 먼가 제대로 정리 못하고 기차 탄 느낌이다 ㅎㅎ


서울 올라가는 기차에서 아까 사 둔 쫀데기를 꺼내 봄. 가격은 저렴하진 않지만, 쫀데기가 도톰하니 조금씩 뜯어먹는 재미가 있었다. 가게에서 방금 나온 쫀데기는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맛났는데, 역시 그냥 먹으면 좀 별루다.
그렇게 쫀데기와 함께 짧았던 1박 2일 목포 여행 마무리~

목포 여행 둘째 날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유달산 등반이다.
유달산 등반한다면 많이들 비웃겠지만 ㅋㅋ 나 같은 등린이에게는 적당히 힘들고 도전할만한 산이다.
원래는 날이 더워 아침 일찍 가려했는데, 요즘 넘 부지런히 생활하다 보니 이날은 토요일이기도 해서 조금 게으름을 부렸다. 그러다 보니 벌써 체크아웃할 시간. 이런.
그리하여 우선 점심을 먹고 기차역에 짐을 보관하고 등산을 하기로 했다.
이날 아침겸 점심은 바로 중화루의 중깐.

여기도 목포 MBC 유튜브를 보던 중 알게 된 곳인데, 화교분이 운영하시는 곳이다.
중깐이란 중화루에서만 파는 메뉴로 면은 기스면이나 울면에 쓰이는 얇은 면에 간짜장 소스를 함께 내어주면 비벼 먹는 짜장면이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 찍어 봄. 중깐은 일반 짜장면에 비해 비싼편이다.

얇은 면과 푸짐한 간짜장. 중깐이 드디어 나왔다! 슥슥 비벼서

한 젓가락 듬뿍 입 안에 욱여넣으면. 오호.. 이거 괜찮은데?
중깐은 중국요리를 먹고 나면 너무 배불러서 일반짜장면을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손님들을 위해 선대 사장님께서 개발하신 메뉴라고 한다.
나같이 두꺼운 면을 싫어하고 소화를 잘 못 시키는 사람들에게 너무 좋은 메뉴다. 원래 울면이나 기스면도 좋아해서 이 면이 너무 맘에 들었다. 서울에서도 파는 집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첫날 봐뒀던 목포 쫀데기를 사러 갔다. 바로 길 건너편에 건물 하나가 쫀데기만 파는 건물인 게 신기했는데, 이렇게나 장사가 잘되다니.

박나래가 나혼산에서 소개해서 화제가 됐던 걸로 아는데, 난 방송은 못 봤는데 알 정도면 정말 화제이긴 했나 보다.
일단 5개들이 2 상자 사고, 맛은 나중에 보는 걸로! 목포역사에 짐보관함에 가방을 넣어두고 드디어 유달산을 향해 걸었다.

십여분 걷다 보면 나오는 옛일본영사관. 현재는 근대역사문화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긴 이미 여러 번 봐서 외관만 사진 찍고 패스.
이 일본영사관도 그렇고 대전의 옛 충남도청사도 그렇고. 일본 놈들이 지어놓은 건물들 보면 다 정면에 대로가 뻥 뚫려 있어서 위치를 참 잘 잡았다 싶다. 이 건물에서 내려다보면서 그놈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 재수 없어.

영사관 뒤편에는 일본 놈들이 본격적으로 태평양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방공호가 있다. 여기도 전에 봤었지만 한 번 더 찾았다.

왜냐. 일본놈들 욕하고 싶어서. 일본놈들이 지들이 쓸 방공호를 조선인들을 마구 부려 만든 곳이다. 요즘 들어 너무 싫어지는 일본. 이거 보면서 더욱 욕함.
방공호와 옛 영사관에서 빡침을 뒤로하고(굳이 찾아가서 빡치기 ㅋ) 살살 오르막을 걷다 보면

노적봉이 나온다. 반가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유달산을 올라볼까!

그전에 충무공께 참배드리고. 하...이 나라를 어쩔까요 장군님 ㅠㅠ

유달산 이야기. 그렇다고 한다. 처음 목포 왔을 때부터 유달산이 난 너무 좋았다. 아늑하면서도 쉽지 않고. 바다와 마을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산. 한때는 유달산 밑자락에 숙소 구해서 한 달 살아볼까 생각도 했었다. 아침마다 산책하고 그러면 살도 빠지지 않을까? 하고 ㅋㅋ

계속해서 산에 오르는데, 이런 카페가 생겼다. 오! 전망 좋고. 하지만 난 더 올라가야 한다.

1차 전망. 무슨 정자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ㅋ 그냥 바람도 너무 시원하고 경치가 좋아서 잠시 쉬었다.
전망을 보고 조금 걷는데, 역시 여름 낮에 등산하는 자살행위다. 너무나 더워서 별로 안 걸어도 땀이 뻘뻘 났다. 마침 둘레길이 나타나 숲길로 한참을 걸으니 조금 나아졌다.

그리고 달성사가 나타났다. 원래는 보광사를 가려고 했는데, 왠지 모르게 발길이 달성사로 향했다. 이게 다 인연이겠지?

달성사는 대웅전이 없고, 극락보전이 있었다. 공양미도 올리고 기도도하고. 뭐든 잘되게 해 주세요!

오 이게 나쁜 놈이 마시면 말라버린다는 그 우물인가! 너무나 우울정자로 만들어져서 괜히 신기함.

명부전의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1719년에 만들어진 거라는데, 임진왜란 이전에 조성한 불상 조각 중 지장보살 삼존상과 시왕상이 모두 전해지는 건 이 달성사의 명부전이 유일하다고 한다. 오 이래서 발길이 닿는 대로 가야 해.
멋진 절을 구경하고 다시 보광사로 가려했는데, 길을 못 찾겠다. 너무나 신기하게도 찾을 수가 없더이다. 정말 달성사가라는 부처님의 뜻이었나.
원래 명부전도 안 가려고 했는데, 웬 벌 한 마리가 내 주위 가까이 맴돌아서 피하려도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런 신비주의 안 좋아하지만 신기하잖아! ㅎㅎ
절에서 나와 보광사를 못 찾고 헤매다 보니 일등바위 올라가는 길이 나왔다. 그래 기왕 온 거 정상에나 올라보자.
유달산의 일등바위는 사람이 죽으면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기 위해 영혼이 대기하는 곳이라고 한다. 심판을 받고 나면 삼학도의 학을 타고 극락으로 가던가 고하도의 용인가 거북이를 타고 용궁으로 간다고. 이런 스토리 넘 좋아. ㅎㅎ
한참을 걸으니 40m만 가면 된단다. 40미터쯤이야 껌이지!

하지만. 산에서의 40미터는 평지 40미터와 아주 많이 달랐다. 내가 방심했다. 이 계단지옥.
그나마 최근 열심히 운동해서 덜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터질 듯했다. 

죽겠다 싶을 때쯤 일등바위가 나타났다. 흐어...힘들어

해발고도 228M! 어디 자랑할만한 높이는 아니다 ㅋㅋ 지난달에 올랐던 북악산 청운대가 293M였는데, 그것보다 낮네;;

바다와 마을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유달산 일등바위에서 한참 경치를 감상했다. 하지만 더워.. 날이 너무 좋아도 힘들다;; 하산하자!

5년 만에 목포를 찾았다.

날씨가 예술이었다. 이렇게 또 나를 반겨주는 목포.

목포를 처음 간 건 2007년 3월이다.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 처음 홀로 떠나는 여행을 했던 곳이 바로 목포다.

목포를 갔던 건 당시 신문에 목포와 군산에 근대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를 잘 보전해야 한다는 기사가 실려서이다. 당시 호기심에 떠났던 여행인데, 생각보다 좋았던 기억에 5년 전에도 회사를 그만뒀을 때 두 번째로 찾았었다. 

그리고 이번엔, 회사를 그만둔지는 1년이 넘었지만 돈은 벌고 있어서 흠... 지난 두 번과는 좀 다르다 ㅎ(먼 소리야)

암튼 목포 여행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러서 넘 놀랐다. 나 지난 5년 간 뭐 하고 살았니?

목포 도착 후 숙소를 찾아가는데, 고양이 골목이란 것이 나타났다. 아니 고양이면 무조건이지!

그렇게 아주 작은 골목길에서 사진을 찍으면 한참을 보냈다. 생각보다 너무 예쁘게 잘 꾸며서 감동했잖아.

저 에어컨 실외기 밑에 매달린 고양이 보입니까? 아이디어 너무 좋다. 이거 꾸민 사람 누군지 너무나 칭찬해!

그렇게 한참을 넋놓고 놀다가 정신 차리고 숙소를 찾았다.

내가 머물 숙소는 건맥stay. 1층에는 1897 건맥펍이라는 호프집도 있다. 그동안 목포를 오고 싶어도 자주 오기 힘들었던 이유가 적당한 게스트하우스가 없어서였는데, 그사이에 꽤 많이 생긴 것 같아서 아주 반가웠다. 여긴 손혜원 전 의원이 페북에 소개해서 알게 된 곳인데, 적당한 가격에 깔끔해 보여서 선택했다. 특히 목포 젊은이들이 협동조합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 같아서 취지도 좋고, 목포를 애정하는 1인으로 힘을 좀 보태고 싶기도 했다.

참고로 목포 해상물상가거리에서는 8월 19일까지 토야호라는 입장료 1만원에 생맥주 무제한 축제가 있다고 한다. 시간만 맞으면 왔을 텐데 사정상 ㅠ.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 조만간 또 와줘야지 :)

암튼 나의 숙소는 203호 싱글 룸이었다.

1박 2일동안 혼자 지내기에는 적당한 크기

깔끔한 화장실과 어매니티, 타월 제공.

기존 여인숙을 리모델링한 것이라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1박 5만 원)에 깔끔한 숙소를 찾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짐을 대충 풀고 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2007년 처음 목포 왔을 때 이 자연사 박물관을 너무 재밌게 관람했던 기억이 나서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그때 인상 깊었던 것이 이 공룡뼈였다. 미국 영화에서나 보던 박물관에 자리한 큰 공룡뼈를 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너무 신났었는데, 어째 그때보다 더 많아진 거 같다.(물론 복제품이지만) 와중에 진짜 공룡뼈를 목포 자연사 박물관에서 구입하여 전시한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무슨 공룡뼈인지 기억은 안 남 ㅎㅎ) 그걸 본 것만으로도 목포 여행 뽕 뽑았다고 생각한다 ㅎ

신나게 자연사박물관을 둘러보고 갓바위를 보러 갔다. 예전에 엄청 멀게 느껴졌는데, 자연사박물관에서 너무나 가깝더이다. 날씨 무슨 일이니? 나 요즘 여행할 때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자꾸 하늘이 나보고 더 놀라고 하는 거 같아 ㅋㅋㅋ

무려 16년 만에 찾은 목포 갓바위. 여러 썰이 있던데, 머..재미는 없어서 ㅎㅎ. 전에는 갓바위를 정면으로 보려면 배를 탔어야 했는데, 이젠 다리를 걸으며 편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5년 전보다는 목포가 그래도 좀 더 여행객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듯하다.

짧은 갓바위 구경을 끝내고 났더니 군것질 파는 트럭이 보였다. 오 근데 소라가 있다. 이런 건 또 먹어주면서 걸어야지~

소라를 먹으며 평화광장까지 바다 구경 겸 산책을 했다. 너무 평화로워. 2007년에 이 길을 자전거 타고 놀았는데, 자전거 대여소가 안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데 아가씨 둘이 뭐 홍보할 게 있다고 붙잡았다. 근데. 신천지였다. 

아니 사이비 정권이 들어서니 신천지들이 대놓고 활동한다. 목포 평화광장에 마이크로 자기들을 신천지라고 소개하면서 홍보를 하는 광경을, 내가 보게 될 줄이다.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진짜로? 이렇게 대놓고 한다고? 정말 어이 상실. 이 사이비 정권 언제 끝나노? 아으 짜증.

그렇게 사이비 신천지들을 극혐하며 한참을 걷는데,

엇! 여행하기 전 유튜브에서 봤던 쑥굴레다. 김영철 아저씨가 동네한바퀴 프로에서 드시던.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짜잔~ 쑥굴레는 쑥떡에 앙금을 씌우고 조청에 담가 먹는 디저트다. 원래는 경상도 음식인데, 경상도 아지매가 목포로 시집와서 목포에도 전파가 된 음식이라고 한다. 본점은 원도심 쪽에 있고, 여긴 평화광장점.

또 멀리 떠나간 포커스. 아이폰으로 포커스 좀 잘 잡아보고 싶다. 근데 앙금도 단데 달디 단 조청까지 찍어먹으니 너무 달다. ㅋㅋ 쑥맛은 거의 못 느끼겠고. 한 번쯤은 먹을 만 한데, 글쎄.... 나처럼 단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인 것 같다.

쑥굴레를 먹고 또 한참을 걸어 영산강 하구둑까지 왔다. 왼쪽이 영산강 오른쪽이 목포 바다다. 16년 전에 저 하구둑도 자전거 타고 달렸는데, 이젠 통제하나 보다. 당시엔 왼쪽의 저것이 영산강인 줄도 몰랐다 ㅎㅎ 옛날엔 홍어가 저 강을 따라가다 보면 삭았다는 거지?

한바탕 걷고 났더니 힘들어서 잠시 숙소로 복귀했다.

적당히 휴식을 취한 후 슬슬 저녁을 먹으로 나왔다. 미향의 도시인 목포인데, 아직 제대로 된 밥을 안 먹었다니! 민어골목이 바로 옆이라 민어를 먹으러 나갔다.

민어골목으로 가던 중에 발견한 일본식 상가주택들. 예전에 왔을 때보단 확실히 골목에 좀 더 생기가 돈다. 그땐 진짜 다들 방치되어 있어서 낮에 걷기도 좀 무서웠는데.

그리고 도착한 '민어의 거리'ㅋㅋ 아니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ㅎㅎㅎ 근데 민어집은 나처럼 혼자 여행 온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었다. 민어회 포장정도? 하 슬프고 서럽네. 쯧.

그래서 방향을 틀어 홍어라면을 먹으러 갔다. 목포 MBC영상을 보다가 알게 된 곳인데, 나중에 주인장께서 편스토랑에도 나왔다고 하시더이다. 세상 유명한 집이었어 ㅎㅎ

가게 앞에 수국에 색깔별로 너무 예쁘게 피어있다! 

메뉴가 홍어라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많다. 오 그렇다면. 혼밥세트 1번이요!

묵은지와 단무지를 먼저 내어주신다. 김치는 전라도 지라~  5년이나 묵은 김치란다. 김치가 5년이나 묵었으면 더 이상 김치가 아니라 약이지 약. 오 새콤하다. 근데 생물 황석어를 넣어 김치를 담그셨다는데 오래 묵어 그런지 비린내도 전혀 안 나고 맛난다.

곧이어 나온 홍어회. 크 그 비싼 홍어회를 요로코롬 파시니 넘나 좋구먼유.

알려주신 대로 밥, 홍어, 김치와 함께 먹으니 우와 김치의 신맛은 사라지고 단맛만 남았다. 홍어는 적당히 삭아서 초보자도 먹을 수 있을 정도고. 이 집 홍어 제대로 하시네.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홍어라면 등장! 두둥!

홍어를 진짜 잔뜩 넣어주셨다.

코가 뻥 뚫리는 맛의 홍어라면. 나중에 알고 보니 저 고추 청양고추라고. 세상에. 맵찔이인 나한테 청양고추가 하나도 안 맵게 느껴졌다. 홍어 때문인 건가? 너무나 신기한 경험.

홍어라면 너무 맛있었지만 양이 넘나 맛아서 홍어만 쏙쏙 골라먹고 반은 남긴 듯 하다. 혼밥세트 혼자 먹기엔 진짜 양이 넘 많다 ㅎㅎ

배불리 저녁을 먹고 해산물상가거리 한 바퀴 돌았다. 사람은 없지만 천천히 걷기 좋았던 곳.

산책을 마치고 살짝 고민했다. 맥주를 마실 것인가 말 것인가. 내가 요즘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바로 요놈의 맥주 때문인데, 하필 건맥스테이는 숙박하는 사람에게 생맥주 1잔과 건어물 무료 쿠폰을 주고 있었다. 이러니 내가 갈등을 해? 안 해?

하지만 또 선물을 주는데 받는 게 예의 아니겠어? ㅋㅋ 그래서 생맥주 한 잔과 건어물 안주인 진미채를. 크흐.... 9일 만에 마시는 맥주다. 그동안 금주였거덩.

아니 근데 여기서만 파는 지역 맥주가 있네?  그럼 또 마셔줘야지 ㅋㅋ 하지만 이건 내 타입이 아니었다...실망 ㅠ

그래도 양심상 맥주는 다 안 마시고 자리를 떴다.

잠자러 가기 전에 루프탑이 있다하길래 구경하러 잠시 들러 봄. 오 조명까지 있어서 꽤 운치 있다.

좋네 좋아.

하지만 난 피곤하니까 취침하러 이만~

작년 대전 유성온천에 갔다 온 후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접질린 이후 1년이 넘도록 불편했던 발목이 많이 좋아지고, 숙변을 봤기 때문이다. 세상에 그런 숙변은 첨 봄 ㅋㅋ
그 후 '한 달에 한 번은 꼭 가야지!'라고 다짐했지만 전혀 가질 못하고 있었다. 대전 말고 말레이시아다 베트남이다 아주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느라 ㅋㅋ
그러다 올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했음에도 몸무게가 전혀 줄질 않아서 충격받고 화나서 온천 여행을 가기로 맘먹었다. 온천 간다고 살이 빠지는 건 아니지만, 뭔가 독소가 좀 해소되지 않을까 싶어서 ㅎㅎ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영등포역에서 대전행 기차를 타러 가는데,

요런 괜찮은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었다. 대전역에도 있던데. 나는 시간이 없어서 못 받긴 했지만, 이런 기획 너무나 칭찬해!
암튼 느릿느릿 일어나 출발한 관계로 오전 9시 54분 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다.

대전역에서 내려 지하철 타고 도착한 계룡스파텔! 그렇다 이번엔 계룡 스파텔에서 온천욕을 하기로 했다. 
군인 휴양소였던 곳을 일반인에게도 개방한 거라던데, 뭔가 시설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건물이 꽤 멋짐. 유성호텔 온천보다는 최신식 느낌? ㅎㅎ

그러나 온천탕은 호텔 옆 건물임. 대온천탕!
남탕은 1층, 여탕과 사우나는 지하에 있다.
지난번 유성호텔 대온천탕에서 수많은 목욕 마니아 어머님들에게 놀란 탓에 이번엔 사우나를 이용하기로 함.

사우나는 대온천탕에 비해 조금 가격이 비싸다. 나는 일반인이라 할인 전혀 없이 9,300원 지급. 아 그리고 카운터에 사람이 없고 다 키오스크로만 발권을 했다. 
내부 촬영은 할 수 없어서 후기만 남기자면.
사우나의 탕은 총 3개다. 냉탕, 온탕, 블루베리탕. 블루베리탕은 40도 정도 되는데 좀 많이 뜨거웠다. 사우나는 습식 사우나로 천장에 스프링클러를 달아서 물이 흩뿌려지고 있었다.
기본적인 샴푸와 샤워젤이 있었고, 타월과 때타월도 제공되서 자기 화장품만 챙겨가면 될 정도였다.
세신은 안 받으려다 받았는데, 세신만 하면 25,000 원, 오이 마시지까지 하면 30,000 원이다. 유성호텔 대온천탕보다 싸다!
그리고 사람이 없어서 세신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내가 평일에 가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사우나를 이용해서 그런지 시설은 전반적으로 좋았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사우나 후에는 저렴하기로 유명한 계룡마트를 구경하러 갔다. 얼마나 싼지 구경간 건데 서울 마트 가격을 잘 몰라서 비교를 하기는 어려웠지만 맥주가격은 무지 싸다는 것 확실했다.ㅋㅋㅋ 

평소 국내 맥주를 잘 안마시긴 하지만 싼 맛에 카스 355ml 6캔을 구입했다. 7,440원 밖에 안 하는! 서울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아니었음 정말 물 마시듯 맥주 마셨을 듯. 테라는 심지어 작은 캔이 990원이었다! 내가 테라를 안 좋아해서 다행이지 큰일 날 뻔 ㅋㅋㅋ
맥주 말고 참치도 매우 쌌다. 전에 편의점에서 맥주 안주로 참치 사 먹으려다가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놀랐었는데, 그래서 참치가격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작은 캔도 2천 원이 넘고 큰 캔은 4천 원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긴 동원 DHA 참치 150g이 2,050 원, 매운 고추참치 100g이 1,400 원, 야채참치 150g이 2,000 원이었다. 후아.. 결국 참치캔도 한 6개 삼. 아 가방 무거워..

급 충동 구매 후 혹시나 해서 대통령이 묵었다는 비룡재를 함 가봤는데, 이날은 개방을 하지 않았다. 그냥 앞에서만 사진 촬영. 참.. 전두환은 뭐 한 게 있다고 호사스럽게 살았냐. 영업사원 1호의 롤모델답다. 내가 세금 내는 거 안 아까워하는데, 이 정권 동안은 정말 최대한 세금 안 내고 싶다. 기승전 정치충으로 만드는 후...
아침과 점심을 안 먹은 관계로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얼큰 칼국수가 무척 땡겼는데, 마침 근처(라고 하기엔 20분 걸었지만) 대흥칼국수라는 맛집이 있어서 고고!

대전의 부촌인 유성구에는 높은 새 아파트들도 많지만 예전 모습을 간직한 건물들도 많았다. 어디 한번 그 맛 좀 봐볼까!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 사람이 나 밖에 없었는데 음식은 살짝 늦게 나왔다. 배가 좀 고프긴 했지만 평소 급한 승질에 비해 얌전히 잘 기다렸음 ㅋㅋ

이거지 이거! 

쑥갓은 다 넣어주고요.
오.. 안 맵다! 그래서 좋다. 얼큰이 칼국수가 땡기긴 했지만 속이 좀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아주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맵기였다. 그래서 결국 다 먹음 ㅋㅋㅋ
소제동 카페촌도 가보고 싶긴했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거기까지 가는 건 좀 무리다 싶어서 필수코스인 성심당에 갔다.

아니 신상이 나왔네! 크리미튀소! 안 살 수 없지!!
그렇게 튀소 한가득과 궁금했던 순수롤 하나 사서 다시 서울로 상경. 대전 온천 여행 마무리.
크리미 튀소와 순수롤은 쳐묵쳐묵하느라 사진을 못 찍어놨다. ㅠ
크리미튀소는 얼려먹으면 맛나다던데, 난 그냥 먹는 게 더 맛났다.
순수롤은 컷팅되어 있어서 먹기 편했는데, 양이 상당히 많았다. 일부는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먹었는데, 역시 얼렸다 해동시키는 건 별로다. 걍 최대한 빨리 먹는 게 제일 맛난 것 같다.
담달에도 꼭 가리다! 대전 온천여행!!

모처럼 여유로운 금요일.

나름 한주를 운동과 미팅, 글쓰기 등등으로 알차게 보낸 것에 대한 보상으로 맥주를 스스로에게 쏘기로 했다 ㅋㅋ

처음부터 맥주를 첨부터 마시려고 한 건 아니고, 저녁 먹을거리를 사러 동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갔는데 전부터 궁금했던 양반 김치맛 부각에 1+1 행사를 하는 게 아닌가! 이럴 땐 무조건 사야 한다  :)

그리고 집에 오는 길이 GS편의점에서 금요일이라고 또 쿠어스Coors와 몰슨Molson 맥주를 싸게 팔지 않겠는가!

쿠어스는 지난 번에 마셔봐서 이번에는 캐나다 몰슨 맥주를 마셔보기로 했다. 캐나다 맥주는 한 번도 안 마셔봤는데, 단풍국의 라거 맛은 어떨지 궁금. 가격도 500ml 4캔 번들이 8,000 원 밖에 안 하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너무나 혜자스럽다!

먼저 동원에서 나온 양반 김치맛 부각.

김부각에 서울시즈터즈의 김치시즈닝을 라이스페이퍼에 발라서 만들었다고 한다. 예전에 김치시즈닝을 뿌린 김을 맛있게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 김치시즈닝이 서울시스터즈였다. 좋은 기억이 있어서 더욱 기대!

김치시즈닝이 들어가서 확실히 일반 김부각보다는 붉은 빛이 돈다.

하나 집어 깨물어보니 완전 바삭! 그자체. 이건 맥주안주 그 자체다. 먹으면서 김치전 맛이 난다 생각하고 있는데, 포장지에 "김치전 꼬투리 맛이 가득한 바삭한 간식"이라고 되어 있었다. 맞아! 딱 그맛이야! 김치전 꼬투리 그 맛! 너무 잘 만들었다.

이건 맥주 안주가 되기 위해 탄생한 제품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맥주 생각을 마구 불러일으킨다.

한봉지 순식간에 비워버림. 

에일맥주나 밀맥주도 좋아하긴 하지만 역시 맥주는 라거가 좋다. 

거품 어쩔 ㅋ 라거답게 맛이 청량하다.

도수는 4% 라 가볍고 좋았는데, 먼가...안 맞아. 쿠어스 Coors를 마셨을 땐 속도 편하고 가볍고 좋았는데, 이건 좀 속이 울렁거렸다. 멀까..

밀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가. 

하지만 안 맞는다고 하기엔 3캔이나 비워버림 ㅋㅋㅋㅋㅋ

김치맛 부각은 세일할 때 좀 더 많이 쟁여놔야겠고, 몰슨은 안 마실 것 같다. 기왕이면 GS에서 같이 세일하던 쿠어스 맥주를 마실 듯.

몇 달 전부터 커뮤니티 중심으로 바이럴이 올라오더니 본격 마케팅이 시작됐다. 바로 아사히 생맥주 캔이다.

노 재팬까진 아니어도 굳이 일본 브랜드를 사고 있진 않지만(걍 일본이 이제 좀 시시해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건 좀 궁금해서 구입해 봤다. 변두리에 사는 덕분에 이런 신상이 잘 안 들어오기도 하지만, 들어와도 막 품절 나고 그러지도 않음 ㅋㅋ

개인적으로 아사히 맥주를 좋아하진 않아서(나에게 너무 쓰게 느껴짐) 맛보다는 정말 거품이 잘 날까? 라는 호기심이 발동.

간단하게 땅콩과 김. 진짜 일본맥주 오랜만에 먹는다.

너무 차갑게 해서 마시기 보다는 4~8도가량에서 마시는 게 거품도 잘 나가고 좋다는 설명이. 호.. 

어디 캔을 함 따볼까?

오와 거품이 진짜 제대론데?

거품이 얼마나 생기나 보고싶어서 잠시 나뒀더니 줄줄줄

한 모금 들이키고 났더니 흠...

쓰다 ㅎㅎㅎ 거품이 풍성해서 첫맛은 확실히 생맥주 마시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갈수록 일반 캔맥주와 다를 바 없는 거품의 양.

전날 GS편의점에는 매대에 자리만 만들어놓고 맥주가 없길래 물어봤더니 아직 안 들어왔다고. 원소주 같을 것 같다고 한다. 이 말에 아 일부러 물량 적게 뽑아서 '매진이니' '품귀현상이니' '없어서 못 판다느니' '노재팬 끝났다느니' 뭐 이런 낡디 낡은 수법의 마케팅을 하려나보다 싶었다.

역시 바이럴은 소리만 요란한 법. 호기심에 한번쯤 마실만은 하지만 굳이 4,500원이나 하는 돈을 주고 이걸 계속 사 마실까? 물론 행사를 하긴 하겠지만.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사히 맥주는 내 취향이 아니라 더 마시진 않을 듯.

연세우유 크림빵이 히트를 치면서 커뮤니티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된 게 매일유업의 데르뜨다. 난 이런 브랜드가 있는 줄 몰랐는데, 꽤 고급진 느낌의 롤케이크를 판매하고 있었다. 먹잘알들은 자기들끼리 맛난 거 먹더라? ㅎㅎ

매일유업이 워낙 이미지가 좋다보니 연세우유처럼 크림빵을 왜 안 만드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매일유업의 바이럴은 아니겠지?ㅎㅎ)

그리고 최근, 드디어 매일유업의 데르뜨 브랜드로 크림빵이 편의점에 상륙했다. 이상하게 움직이기도 싫고 최대한 게으르고 싶었던 날 편의점 배달을 시키려고 하는데, 마침 데르뜨 크림빵이 남아있는 게 아닌가! 이걸 놓칠 수 없지! 그렇게 배달시켰다 ㅎㅎ

먼저 크림치즈크림빵

오..사이즈가 꽤 크다. 근데 칼로리 무슨 일 467kcal. 머 그렇다고 안 먹겠다는 건 아니지만. 요즘 나름 다이어트 중이라 칼로리 정도는 체크하려고 한다. 칼로리 조절한다는 건 아니고 ㅋㅋ

봉지를 뜯으니 뽀얀 빵이 나오는데.

반으로 갈라서 보니 오 크림이 진짜 잔뜩 들었다. 비주얼은 정말 좋다. 

이번엔 바닐라크림빵. 이건 칼로리가 아주 조금 낮다. 435kcal. 개인적으로 바닐라빈을 좋아해서 기대된다.

화면에는 잘 안 보이는데, 크림이 살짝 아이보리색이다.

두 개 비교샷. 역시 사진에는 안 남기네. 왼쪽이 크림치즈크림빵, 오른쪽이 바닐라크림빵이다.

크림치즈는 살짝 꾸덕하고 요거트 맛이 난다. 성분표를 보니까 요거트가 들어가긴 했더군. 바닐라크림빵은 약간 커스터드크림 같기도 하고, 살짝 바닐라 향이 나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바닐라크림빵이 더 맛났음.

근데 빵은 좀 실망. 옛날 단팥빵같은 재질인데, 쫄깃하다고 표현했지만 나에게는 약간 질다?(진 밥)라는 느낌이 든다. 수분을 많이 머금은 것 같은데. 빵은 좀 개선이 필요하지 싶다. (마가린이 들은 것도 좀 ...)

기대가 컸는데 좀 실망스러운.

올초 싱가포르 여행에서 가장 기억엔 남는 건 바로 바샤(Bacha) 커피다. 그 사치스러운 느낌 가득한 매장에서 마신 사치스러운 커피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집에서 즐길 드립백 커피 모음인 Explorer를 사 왔는데, 최근에 드디어 종류별로 맛을 다 보게 되어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커피를 사면 이렇게 화려한 쇼핑백에 담아준다. 원두 100g만 사도 작은 버전의 쇼핑백에 담아주는데, 리본까지 정성스럽게 묶어서 준다. 

바샤커피의 대표 커피인 1910 Coffee. 매장에서 계산하려는데 어디서 달콤한 딸기향이 나길래, 점원에게 물으니 이 커피라고. 그래서 구입. 원두 종류가 정말 많은데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이렇게 100g만 따로 구입가능하다.  

바샤커피가 마케팅을 정말 잘하는 게, 이렇게 영수증도 명품 살 때처럼 별도 카드에 담아서 준다. 아우... 진짜. 좋아할 수밖에!

그리고 대망의 EXPLORER

겉의 종이케이스를 슬라이드로 열면 상자가 나온다. 총 25개의 드립백이 들었고, 전부 아라비카 100%

상자의 뚜껑을 열면 또 크... 이렇게 퐈려한 금빛으로 되어있다. 어찌 안 반하겠소?
Explorer는 총 10가지의 커피가 25개 들어 있는데, 매장에서 향을 맡았을 때 내가 좋아했던 커피들이 가장 많이 들어 있어서 이걸로 구입했다. 그럼 어디 슬슬 맛을 봐 볼까?

첫 선택은 Sweet Mexico와 1910 Coffee.

엄마가 아껴뒀던 예쁜 찻잔을 꺼내서, 드립백을 뜯자마자 너무나 좋은 커피 향이 사악~올라온다.

화려한 바샤커피에 어울리는 화려한 꽃무늬 커피잔 ㅋㅋㅋ
스위트멕시코는 매장에서 테스트할 때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향 때문에 끌렸던 건데, 그 느낌 그대로에 약간의 바닐라향이 더 느껴져서 좋았다.  1910 Coffee는 왜 대표 커피인지 알 것 같다. 딸기크림향의 부드럽고 달큰한 향이 너무 기분 좋게 만든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바샤커피가 이런 가향커피로 유명하다더군. 

그다음은 Marrakech Morning. 이 바샤커피가 모로코 마라케시의 모카커피를 모티브로 만든 만큼 가장 오리지널의 느낌일까 생각했지만 ㅎㅎ 그건 아닌 듯하고. 봉지를 뜯으면 체리향이 확 올라오고, 좀 강한 맛이 난다. 이것도 좋았음.

그다음 I Love Paris. 난 파리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ㅎㅎ 매장에서 이 커피를 사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이름이 주는 매력 때문이겠지?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싱가포르 모닝처럼 부드러운 느낌이었음. 가볍게 마시기 좋았던.

Seville Orange. 세비야 오렌지는 1910 만큼 좋았던 커피다. 봉투를 열면 옅은 오렌지향이 풍기는데, 그 향이 강하지 않아서 좋다. 한 모금 마시면 입 안에 기분 좋은 오렌지 맛이 느껴지고 가장 가벼운 느낌을 주는 커피다. 

Tolteca Chocolate. 톨테카 초콜릿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카카오 향이 나는 커피다. 무난했음.

마침 보라색 꽃무늬 잔이 눈에 띄어서 깔맞춤으로 찍어 봄 ㅋㅋ

Monsoon Secret. 인도 커피는 처음 먹어보는데, 이 커피 생각보다 강하다. 향부터 쨍한 게 다른 커피들과는 완전 다른 느낌. 근데 내 취향은 아니었음.

Naranjo Mountain. 예전에 코스타리카 커피를 마신 적이 있는데, 내 입맛에는 안 맞아서 별로 안 땡겼으나 이 커피는 봉지를 뜯을 때부터 부드러운 향이 나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그리고 커피를 내리고 한 모금 마셨는데, 나도 모르게 '음~' 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났다. 코스타리카 커피 다시 도전해 봐야겠음.

Sierra Madre. 이 커피는 솔직히 많이 마셔 본 맛의 커피라 새로운 특징을 말할 게 없음 ㅎㅎ적당히 부드럽고 아주 살짝 산미가 느껴지는데, 내가 산미 있는 커피를 안 좋아하는데, 이건 마실만 했음.

Magdalena Decaffeinated. 디카페인 커피는 스벅인가 커피빈에서 마셔보고 너무나 실망해서 쳐다도 안 보는데, 이건 봉지를 뜯는 순간 구수하고 강한 향이 낫다. 약간 물엿? 같은 구수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데, 생각보다 진하고 맛났다. 이 정도 디카페인 커피면 완전 환영.
워낙 비싼 커피라 아껴서 천천히 하나하나 음미하며 마셨는데, 역시 사 오길 잘한 것 같다. 기분전환하기도 좋고. 특히 1910이나 세비야 오렌지 같은 가향커피는 너무 좋았고, 나란조 마운틴 같은 매력적인 커피를 발견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바샤커피 사러 싱가포르 또 가고 싶음. 국내 직구도 되긴 하지만 매장에서 원두 조금씩 다 담아와서 집에서 갈아 마시고 싶다. ㅋㅋ 1910 원두 갈아 마실 때 집 안에 향이 퍼지면서 너무 좋았거든.
바샤커피는 사랑입니다.

세상은 넓고 라면도 많다. 우리나라 라면이 가장 맛있긴 하지만 가끔 해외의 맛난 라면들도 발견할 수 있다. 

작년 말레이시아 여행을 갈 때 에어아시아 기내식 중에 Maggi 컵라면을 처음 알게 됐다. 메뉴판을 보고 그냥 무시했는데, 옆좌석에 앉은 아가씨가 주문을 했다. 뭔가 에어아시아에 익숙해 보이는 듯한 그녀. 근데 그녀가 잘 익은 매기 컵라면 뚜껑을 여는 순간. 아... 시켰어야 했다..

그렇게 후회를 하다가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구입해 봤다.

매기컵라면은 종류가 여러 개였는데, 카리(KARI) 맛과 아삼락사(ASAM LAKSA) 두 가지 맛을 구입했다.

먼저 아삼락사

아삼락사는 처음 먹었을 땐 별로였지만 먹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던 음식이라 이 컵라면도 아주 기대를 했다. 근데 실망.

아주 사알짝 아삼락사의 그 시큼하고 매운맛이 나긴 하는데, 역시 인스턴트의 한계인 건가? 0.0001%의 아삼락사느낌만 느낄 수 있었다 ㅎ

아삼락사 컵라면에 실망하고, 이번엔 카리맛. 이 카리맛이 내가 에어아시아 기내에서 안 사 먹어서 후회했던 그 컵라면이다.

이번엔 좀 정성껏 사진을 찍음 ㅎㅎ 카리맛에는 분말수프와 후레이크, 포크가 들어있다. 해외 컵라면에는 포크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면에 수프를 넣고 뜨거운 물은 넣어 3분 정도 기다린 후 면을 호로록. 음.. 역시 이게 맛나구나. 약간의 카레향도 나면서 살짝 우리나라 진라면 같기도 하면서. 그냥 이것만 사 먹어도 될 듯싶다. 똠양꿍 맛도 있었는데, 아마도 아삼락사와 별반 차이 없지 않았을까 싶음.

카리맛 컵라면은 완전 강추!

요즘 본의 아니게 동남아 쪽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이번에 베트남 하노이를 갔다 오면서 우리나라 라면을 역직구 하게 됐다. 바로 삼양의 불닭볶음탕면이다.

여행 중에 불닭볶음탕면 재출시 뉴스를 봤는데, 나는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고 단종된 줄도 몰랐었다 ㅎㅎ 그러다 현지 마트를 가보니 이걸 파는 게 아닌가? 후기를 찾아보니 베트남 여행한 사람들은 이걸 많이들 사 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재출시를 암시하는 바람잡이 기사가 슬금슬금 나오고 있었다.

내가 불닭면을 좋아하진 않지만 국내 재출시 전에 함 먹어보자 싶어서 몇 개 사와 봄.

강렬한 붉은색의 포장지. 뒷면은 조리법. 물을 따라 버리지 않는 게 맘에 든다. 

면, 액상수프, 후첨분말수프가 들어있다. 후첨분말수프는 다 끓이고 가장 마지막에 뿌리라고.

맵찔이인 나는 만두와 계란도 넣었다 ㅎㅎ 하지만 국물맛 보존을 위해 계란을 휘젓지 않았음. 

꼬들하니 꽤 잘 끓임.

결과는 완라.

내가 이것저것 넣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맵지 않았다. 그냥 먹으면 분명 매웠겠지? 국물이 살짝 달달하면서 점성이 좀 있었는데, 떡볶이 국물도 생각났다. 왜 좋아하는지 알겠는 맛. 이걸 왜 단종시켰지? 끓이기도 편하고 많이들 좋아할 것 같은데. 머 그래서 재출시되는 거겠지만 ㅎㅎ

남은 하나는 아무것도 넣지 말고 함 먹어봐야겠다. 위염이 좀 가라앉은 후에 ㅋ

개인적으로 사회 유명인사들에 그다지 관심도 없고 신뢰하지 않는 편인데, 백슨생님만큼은 정말 신뢰를 하는 분이다.

그런 백슨생님의 편의점 도시락이 새로 나왔다니 안 먹어 볼 수 있나!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백반한판과 더블 닭갈비 정식을 구매해 봤다.

약간 술김에 사긴 했는데, 한 번에 두 개 다 먹긴 무리라 아침과 점심 두 끼를 도시락으로 해결해 봤음.

먼저 백반한판. 가격이 저렴하다 4,000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너무나 반가운 아이템. 김도 함께 준다. 이런 세심한 센스.

짜잔~ 밥은 심지어 흑미밥! 계란 프라이는 너무 예쁘다 ㅎㅎ 여기에 김치전, 분홍소시지, 콩나물 무침, 동그랑땡, 불고기, 제육, 볶음김치, 버섯볶음, 나물무침(무슨 나물인지 모르겠음) 등 반찬 가짓수가 엄청 많다. 정말 푸짐하다는 인상을 준다. 칼로리가 무려 816kcal. 다이어트한답시고 칼로리 조절 중이라 요즘 먹을 때 칼로리 체크를 늘 하는 편이다.

맛은 도시락인 관계로 한계가 있지만, 정말 배불리 푸짐하게 먹는 행복감을 주는 도시락이다. 난 결국 반 밖에 못 먹고 나머지는...

이번엔 더블 닭갈비정식. 그러고 보니 이게 더 비싸네? 칼로리는 604kcal. 흠... 이 정도는 다 먹어도 되겠지? ㅎㅎ

이건 그냥 흰쌀밥. 계란말이와 햄, 볶음김치, 콩나물무침, 간장닭갈비와 매운 닭갈비가 들었다. 백반한판보다는 좀 심플한 느낌이다. 간장닭갈비는 상당히 맛났는데, 매운 닭갈비는 전혀 안 매웠다. 원래 매운맛이 아닌데 내가 착각한 건가? ㅎㅎ

백반한판은 보기에는 푸짐하고 좋긴 했지만 다 먹기는 좀 무리였는데, 이 더블 닭갈비정식은 한 끼로 딱 좋은 양과 맛이었다.

다음엔 혜자 도시락에 도전해 볼까나!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하노이에 더 남아야 할지 결정이 된다. 나는 비자발급이 될 거라고 확신했지만, 친구는 여전히 불안해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침 생각이 없는 친구는 방에서 좀 더 쉬기로 하고, 나는 게스트하우스의 조식을 먹으로 식당으로 왔다.

숙소에 여섯명이 묵고 있나 보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식사가 차려져 있었고.

그런데 세상에 메뉴가 반꾸온(Banh cuon)이었다! 꼭 다시 먹어보고 싶었던 반꾸온. 호텔 조식도 맛났는데, 여긴 진짜 베트남 가정식 느낌으로 정성스럽게 잘 차려져 있어서 비주얼부터 너무 좋았다. 

함께 나온 허브잎 이름이 항상 궁금했는데 (분짜 먹을 때도 특히나 독특한 맛을 냈던) 호스트인 란이 marjoram이라고 알려줬다. 드디어 이름을!!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으면 먹어야겠음. 그리고 저 햄. 중국이나 태국 등지에서 만난 외국햄은 향이 강해서 잘 안 먹었는데, 여기 베트남 햄은 너무 맛있었다. 반꾸온이랑 마조람, 햄을 느억암 소스에 찍어먹으니 아... 이건 매일 먹을 수 있겠다 싶었음.

아침을 먹고는 산책을 하러 밖을 나갔다. 해외 여행할 때 아침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데, 베트남에서는 정신도 없고 비 오는 날도 있고 해서 제대로 아침 산책을 못했는데, 이날은 마침 여러모로 시간이 잘 맞았다.

숙소에서 기찻길이 가까워서 기찻길 근처 산책을 했는데, 지난 번에 갔던 곳보다 이쪽 길이 더 예뻤다. 여긴 카페는 없고 사람 사는 집들만 있었는데, 출사 하기 좋은 장소일 듯. 그리고 고냥이 :) 아웅.

기찻길에서 나와서 한참 걷고있는데, 무슨 주택단지 같은 곳이 나타났다. 안에 들어가니 새 울음소리도 들리고. 순간 아! 이게 바로 '하노이의 아침'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동영상도 한 번 찍어봤다. 별거 없는데 너무 인상적이었던 시간. 약간 상하이의 신천지도 생각나고. 역시 프랑스의 영향인 걸까?

아침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오는 길에 마트 한 번 더 털어주고. 여행내내 너무 디자인이 맘에 들었던 베트남 코카콜라도 사봤다. 글자만 다를 뿐인데 라벨이 더 예쁘게 느껴진다 ㅎ 휴식 후 오늘 꼭 귀국하겠다는 의지로 샤워하고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점심! 6일 내내 너무 쌀로 만든 음식들만 먹어서 밀가루가 고팠다. 햄버거를 먹을까 했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서 베트남 맛집으로 한국에 소문난 피자포피스(Pizza 4ps)를 갔다. 하노이 여행 계획 때만 해도 무슨 베트남에서 피자를 먹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간절했음 ㅋㅋㅋ

크랩 스파게티와

부리타치즈 피자와 마르게리따 피자 하프하프로 주문했다.

처음 스파게티를 먹고 오 맛나네. 이집 제법하는군. 정도로 생각하다가 저 부리타치즈 피자를 먹고 완전 식욕 폭발. 피자가 맛나봐야 얼마나 맛나겠어라고 무시했는데, 우와 저 부리타 치즈와 프로슈토, 루꼴라, 화덕에 구운 도우까지 완전 환상의 콜라보였다. 흥분해서 순식간에 한 조각 하고 마르게리따 피자도 순식간에 해치웠다.

우와 나 피자를 이렇게 맛있게 먹은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베트남 간다면 피자포피스 완전 강추강추.

피자포피스 근처에 유명한 장띠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서 후식으로 먹을 겸 찾았는데. 

아니 무슨 아이스크림 가게가 (과장 좀 해서) 놀이동산만해? 완전 깜놀. 무슨 쇼핑몰인 줄 알고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ㅎ 아이스크림 종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는데, 관광객들이 진짜 많았다.

나는 바닐라녹차 아이스크림. 맛은 괜찮았는데 막 되게 꼭 사먹어야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날이 더워서 금방금방 녹음;;

그렇게 신나게 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출입국 사무소까지 소화도 시킬겸 걸어갔다. 그리고 무사히! 비자발급 완료! 꺄호!!

무사 귀환을 하게 된 걸 축하할 겸, 베트남에서의 마지막날을 기념할 겸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이번엔 90분으로. 6일 동안 4번의 마사지를 받았더니 코끼리, 아톰다리였던 나의 종아리가 제법 라인이 생겼다. 한 일 년 베트남에서 살면서 이틀에 한 번씩은 마사지받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왠지 살도 빠질 것 같은 느낌? ㅋㅋ

개운하게 마사지도 받고 전에 묵었던 에스플렌더 호텔 근처 올드쿼터가 그리워(그새 정들었나 봄 ㅋㅋ) 그 근처로 슬슬 산책을 갔다. 

근데 가는 길에 노점으로 된 시장이 쭉 이어져 있었다. 야채에 생선에 다양하게 파는 것이 옛날 장터도 생각나도 흥미로웠음.

마지막으로 분보남보 먹어주고.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메뉴는 분보남보였음.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고 그리운 한국으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공항에서는 친구덕에 송홍라운지(Song Hong Lounge)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우리나라 아시아나나 다른 라운지보다 훨씬 좋았다.

음식 가짓수도 훨씬 많고.

술도 종류가 훨씬 많았다. 그리고 쌀국수도 (인스턴트라면을 쓰는 것 같긴 하지만) 즉석에서 만들어줬는데 완전 맛있었음.

샤워실도 공간이 충분했고, 타월, 어매니티도 잘 춰져 있어서 밤 11시 반 비행기인데, 아주 개운하게 탑승할 수 있었다.

라운지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비행기를 타고, 기내식을 먹고 (죽은 즉석 죽이라 실망. 에어프레미아와 넘 비교된다) 무사히 귀국.

잊지 못할 하노이 여행이었다!

우리의 한국 귀국 일정을 결정짓는 중요한 날이 되었다. 바로 출입국사무소에 비자를 받으러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번호표를 받은 친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고, 기다림이 꽤 오래돼서 나는 잠시 커피 한 잔 하러 근처 카페에 갔다.

어딜 갈까 찬찬히 살펴보는데

어머! 너 뭐니! 왤케 귀여워!!!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카페로 ㅋㅋ

자리 잡고 앉았더니 얘가 막 다가온다. 개냥이구나!! 너무 귀여워라 ㅠㅠ 고냥이 간식 좀 들고 다녀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고양이를 만날지 모르니까!

시원한 박시우 한잔 마시고. 찐한게 공복에 마시니 더욱 맛난다. ㅎㅎ

커피를 마시고 나가려고 보니 냥냥이가 한 아저씨 슬리퍼에 손을 넣고 누워있다. 이것마저 졸귀 ㅠㅠ

사진 찍으려니까 쳐다 보는 아이. 아우 귀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른손에 장갑도 꼈어!! 아 진짜 집에 납치해가고 싶었다 후...안녕 냥냥아 ~~

다시 출입국사무소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고 재도전하여 가까스로 출국비자 승인을 받게 된 우리는 (베트남 여권분실 및 비자 발급기 후기는 아래 링크에)

https://minxi.tistory.com/123

 

베트남 하노이 여권 분실 시 대처법(2023년 4월 버전)

베트남 여행기를 쓰기 전 혹시 지금도 베트남에서 여권을 분실하여 좌절, 당혹해 할 영혼들을 위해 따끈한 후기를 먼저 작성한다. 여행지는 베트남 하노이. 나의 여행 메이트가 무려 여행 첫날

minxi.tistory.com

이를 축하하기 위해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ㅋㅋ

위치는 The Garden Shopping Center 옆에 있는 강호동 백정. 강호동 식당이 한국에서는 다 철수했는데, 해외 한인타운에서는 장사가 잘 되는가 보다. LA 아가씨곱창도 그렇고.

그리하여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시켰다.

고기도 직접 다 구워주고, 파채무침과 밑반찬들도 훌륭했다. 

근데 김치찌개는 맛이 없진 않는데,  뭔가 좀 한국의 김치찌개와는 다른 맛이었다. 

자리에 앉고 보니 박항서 감독님 싸인이. 본의 아니게 박항서 감독님 맛집 투어? ㅋㅋ

근처에 정교한 짝퉁가게가 있다고 해서 함 찾아가봤다.

가게 이름이 S Class. 근데 딱히 살만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걍 커피나 마시고. 근처에 쇼핑몰이 있다길래

버스를 타고. (친구가 베트남에서 아직 버스를 안 타봐서!) 쇼핑몰에 갔으나 딱히 살게 없어서 소소한 간식 한두 개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예쁜 크리스티나 시크릿 가든 베란다와 거실.

이날은 친구가 아침부터 고생을 한 관계로 숙소에서 푹 쉬기로.

에스플렌더 체크아웃 날이자 대사관을 방문하는 날이 되었다.
예정대로라면 이날 한국에 돌아가야 했지만, 여권분실로 인해 귀국일정을 변경했다. 숙소도 출국비자 상황을 좀 더 편하게 대처하기 위해 출입국 사무소 근처로 옮기기로 했다.
체크아웃 전 마지막 조식을 위해 식당으로!

사흘 내내 우리의 고정석이 되었던 테이블.

이날은 닭쌀국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실패. 소고기 쌀국수가 확실히 더 맛나다.

간단하게 빵과 또 크레페 ㅎㅎ 저 분홍주스는 석류주스인 줄 알았는데 수박주스였다! 

우리가 묵었던 501호. 안녕~~
대사관에는 오전 9시 땡 오픈하자마자 도착해서 서류를 접수하고, 오후 2시에 오라고 해서 시간을 때울 겸 근처를 구경하기로 했다.

딱히 볼게 없어서 근처 카페로. 의자들이 다 낮고 귀엽다 ㅎㅎ

친구는 코코넛 커피, 나는 박시우 (Bac Xiu). 박시우 짱맛. 이게 내 스타일이었네~ 이후 박시우만 찾게 됐다는.
수다 떨고 멍 때리고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도래하여, 근처 맛난 냄새가 나던 식당이 있어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분보후에를 파는 곳이던데,

근데 분보후에가 분보후에 아니야? 너무 로컬 식당으로 와서 영어 메뉴도 없고 직원들도 영어를 1도 못했다. 결국 뭔가를 시키긴 했는데.

음... 내장탕인가? ㅎㅎㅎ 아..근데 너무...모르겠다..아무리 민트잎이 들어 있어도 무디고 무딘 내 입맛에 안 맞는다.

바나나잎 같은 거에 찜 쪄 나온 이 만두같이 생긴 거는 보기에는 맛나보였는데, 향이...
와...내가 해외여행 와서 이렇게 몇 숟가락 안 뜯고 포기한 음식은 이번이 처음인 듯.. 너무 무지한 채 들어간 식당이라 대실패다 ㅠ

식사를 포기하고 그냥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근데 대박 이 동네 왜 이리 예뻐? 하나의 단지처럼 이뤄진 이 동네는 건물마다 디자인이 다다르고 너무 예뻐서 걷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동네도 조용하고. 만약 하노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여기서 살아보고 싶을 정도였다. 여권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몰랐을 동네. 또 이런 게 전화위복이? ㅎㅎ
여행증명서를 발급받고 부랴부랴 출입국사무소를 갔지만 이미 마감이 되어 다음날 다시 가야 했다. 그래서 일단 새 숙소로 짐을 옮기기로.
새 숙소의 이름은 Christina's Hanoi Secret Garden.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옛 건물을 개조한 독특한 구조라 완전 내 취향저격이었다.(물론 계단 지옥이라는 점이 트렁크를 가져간 우리에겐 좀 힘들었지만 ㅎ)

아늑한 느낌의 침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하노이 올드쿼트를 전망할  수 있는 베란다 정원까지. 내 맘에 쏙 들었다. 
여권분실로 심적, 유체적으로 지친 친구는 숙소에서 좀 쉬기로 하고 나는 숙소 근처를 탐방하기로 했다. 이 숙소 모퉁이만 돌면 바로 기찻길이었기 때문에 우선 기찻길 구경 고고!

우왓. 완전 집들이랑 기찻길이 붙어있다.

그리고 위협적인 오토바이 행렬. 하노이에서 이 정도의 오토바이 행렬은 첨 본 듯.

그러나 기찻길은 공안이 출입을 못하게 해서 들어갈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길로 나와 쭉 걷는데, 기찻길 카페가 등장했다. 오 이건 뭐지? 여긴 출입이 가능한 거야?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맥주를 ㅋㅋㅋ 아니 커피보다 맥주가 싸잖아! 그리고 하노이에서는 땀을 하도 많이 흘려서 낮에 맥주를 마셔도 전혀 취하질 않았다.
홀로 한잔하고 있는데, 많이 회복된 친구가 저녁을 먹자고 해서 숙소 뒤편에 있는 푸드 스트리트로 고고!
푸드 스트리트에는 고기나 해산물을 구워 먹는 테이블이 많았는데, 우린 그 정도로 배고프진 않아서 적당한 곳을 골랐다.

오 그림 메뉴판과 영어 메뉴. 짱 좋아.

스프링롤과 소고기 볶음을 시켰다. 맛이 꽤 괜찮아서 치킨 볶음밥을 시켰는데, 대박 이게 완전 너무 맛난 거다. 주인장의 아버지인 듯한 한 할아버지께서 그 더운 데서 주방장 모자를 쓰고 웍에 밥을 볶아주셨는데, 딱 봐도 내공이 보통이 아니신 듯했다. 우리는 너무 맛나서 이성을 잃고 소고기 볶음밥도 또 주문했다. 그런데 맛있긴 한데 이번엔 너무 짰다. 그래서 적당히 먹고 나옴. (그만 먹으라는 뜻인가? ㅎㅎ)
소화도 시킬 겸 하노이의 밤거리를 방황하며 다녔는데, 친구가 후기가 마사지 샵을 발견했다. 오! 그럼 또 마사지받아줘야지!

Havana Luxury Spa라는 곳인데, 지금까지 간 마사지샵 중 제일 시설도 좋고, 마사지사들도 실력이 너무 좋았다. 특히 나를 해준 분은 마치 무술 고수처럼 생기셨는데, 여행 내내 큰 일을 못 봤던 내가 시원하게 장을 비울 수 있었다는 사실. 가격도 시설과 실력대비 아주 합리적인 편이었다. 
마지막에 성공적인 마사지를 받고 딥슬립.

전날 파출소에서 여권신고까지 무사히 마치고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또 일요일인 관계로? 여행도 쉬엄쉬엄 하기로 ㅎㅎ

그래도 조식은 먹어야지! 오늘은 소고기 쌀국수에 도전! 후기에 이 호텔 쌀국수가 맛나다던데 정말 너무 맛나서 굳이 쌀국숫집을 갈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나머지는 늘 먹던대로 적당히.
아침을 먹고 산책겸 주변을 돌다가 하노이에서 엄청 싼 가격에 네일과 페디를 받을 수 있다 하여 몇 년 만에 젤 네일, 페디를 받았다.
네일은 두 가지 색깔로, 페디는 엄지 발톱에만 아트를 선택했는데 그래봐야 60만 동. 한국돈 3만 원밖에 안 한다. 너무 싸!! 여기선 무조건 네일과 페디 둘 다 해줘야 함!
친구는 네일과 페디이후 호텔로 돌아가서 쉬기로 하고 나는 쇼핑을 좀 할 게 있어서 마트와 백화점을 가기로 했다.
마침 마트 가는 길에 성 요셉 성당이 있어서

인증샷 함 찍어주고. 성당 외벽 색깔이 꽤 매력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성당의 컬러가 아니라 더 마음에 들었던. 하지만 안에는 안 들어감 ㅋ

성당 맞은 편엔 콩카페가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베트남 와서 콩카페를 한 번도 안 갔던 터라 잠시 더위를 식히러 들어감.

테이크아웃은 계산대에서 주문을, 매장에서 마시는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주문을 받으러 온다. 그나저나 왜 콩카페인가 했더니, 카페 인테리어 색깔과 점원들의 복장으로 미루어 보아 베트콩의 그 '콩'을 뜻하나 보다.  난 왜 '콩'이 우리나라의 그 먹는 콩이라고 생각했을까?ㅋㅋㅋ 

난 브라운 슈가 커피를 시켰는데, 찐하고 달고 맛났다. 여기도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처럼 커피 하면 기본적으로 달달한 커피를 주는 거 같다. 
콩카페를 나와 마트도 구경하고 호안끼엠 호수도 가로 질러 장띠엔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백화점과 호안끼엠 사거리 교통을 모두 통제하고 이렇게 아이들이 자동차를 타고 맘껏 돌아다니고 있었다. 무슨 행사가 있는 건가? 근데 그 모습이 너무나 짱 귀여웠다. 아빠들은 리모컨으로 조정하고 아이들은 소방차부터 벤츠까지 타고 다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행사하면 좋을 듯? ㅎㅎ

장띠엔 백화점의 중앙은 샤넬이 차지하고 있었다. 역시 샤넬이 짱인건가. 고풍스러우면서 화려한 백화점 내부와 달리 브랜드는 명품 빼고는 그다지 살만한 것이 없었다.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밖을 나와야 했던. ㅠ
걍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친구나 나나 점심은 간단하게 먹고 싶어서 반미를 포장해 가기로 했다. 마침 저장해 둔 반미 맛집 Banh Mi 25가 장띠엔에서 버스를 타고 얼마 안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베트남에서 처음 버스를 타보기로!

내부는 우리나라 버스와 다를 바 없으나 돈을 운전기사에게 내지 않고, 버스 안에 승무원이 있어서 승무원에게 돈을 지불하면 버스표를 내어주는 방식이다.

8,000 동. 다른 버스들은 7,000 동이던데 이 버스가 더 좋은 건가;;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걷다보니

이런 성문 같은 게 나타났다. '东河们'이라고 한자로 표기되어 있던데. 베트남도 한자권이었나;; 신기해하면 들어감. 올드쿼터가 성 안에 있는 동네였던 건가;; 궁금하지만 안 찾아봄 ㅋㅋ
반미집을 가는 길은 이것저것 구경하기 좋았다. 올드쿼터가 워낙 옛 건물들이 많고, 그 건물들도 디자인이 다 달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동네이다. 

그리고 한 골목 안에 이렇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듯한 스트리트 식당들이 쭉 놓여 있었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여기서도 한 끼 해결했지 싶음

그렇게 십여분 걸어 도착한 반미25. 이미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나도 일단 줄을 서고.

장사가 워낙 잘 되어서인지 맞은 편에는 먹고 갈 수 있는 매장도 있었다. 그리고 일하는 분들의 표정이 그렇게 밝을 수 없더라. 역시 장사가 잘 되니 일할맛 나나 봄. ㅎㅎ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끝에 받은 반미를 들고. 호텔로 고고!!

고수는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친구는 고수 없이 나는 고수 당연히 넣은 소고기 반미. 근데 빵이 빵이 너무 부드럽다. 한국 바게트 생각하고 딱딱하면 적당히 먹고 남겨야지 했는데, 빵도 너무 부드럽고 안에 든 소고기, 당근, 오이, 고수 등등등등 너무 맛났다. 나중에 다른 가게에서 반미를 먹었는데 완전 비교 불가. 괜히 인기 맛집이 아니었어!

반미로 점심을 때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베트남에서 1일 1 마사지를 목표했던 관계로 마시지를 받으러 갔다. 친구가 찾아낸 맹인 안마사가 하는 마사지 샵인데

영어 이름은 Brendan Spa. 위치부터가 범상치 않다. 한 주택 안에 있는 곳인데, 가격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쌌다. 1시간 반 동안 전신 마사지 가격이 20만 동. 우리나라돈으로 1만 원 정도밖에 안 한다 ㅎㅎㅎ. 
물론 시설은 열악하고, 아무리 맹인이라지만 남자 마사지사가 마사지를 해주는데 팬티만 입고 마사지를 받았다 ㅎㅎㅎ담요로 가려주고 그런 거 없음. 우리는 그냥 하나의 고깃덩어리가 된 느낌이었음 ㅋㅋㅋ 그래도 9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가격이 5월 1일부터 사진의 가격표대로 인상된다고 하니 참고. 올라봤자 한국 45분 발마사지 가격보다 싸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좀 고급진 식당. 베트남 파인다이닝 두옹다이닝으로.

예약을 미리 해뒀는데, 식당 안에 들어가니 이렇게 세팅이 되어 있었다. 계피로 젓가락 받침을, 팔각으로 냅킨에 장식을.

여기도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 듯했다.
저렴한 코스로 시켰는데,

전식으로 스프링롤과 딥프라이드 스프링롤이 나왔다. 와 근데 세상에, 내가 튀긴 스프링로을 안 좋아하는데 여긴 진짜 너무 가볍게 바삭하고 넘나 맛나다. 

파인다이닝답게 식기도 고급져 보임.

애피타이저를 먹고 나니 쌀국수가 나왔는데, 이렇게 나온 상태에서 서버가 직접 주전자를 들고 와서 육수를 부어줬다. 맛은 머 쌀국수맛 ㅋㅋ

그다음엔 분짜! 아 이거에 또 내가 감탄했네. 저 고기에 꽂은 막대는 다름 아닌 레몬글라스다. 향도 너무 좋고, 고기도 하나는 다진 것, 하나는 일반육?으로 되어 있었다.  뚝배기는 아마도 우리나라꺼? ㅎㅎ 나 또 너무 맛나서 싹싹 다 비우고.

직접 담근 술을 서비스로 줬는데, 약간 중국 소흥주 같았다.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너무나 완벽한 코스 요리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와인이 너무 비싸다는 것!
글라스당 18만 동인데,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아 그리고 서비스 차지도 10% 붙는다. 베트남에서 먹은 가장 비싼 식사였다. 와인은 가능하면 시키지 말길 ㅋ
비싸고 고급진 식사를 마치고, 야시장 좀 구경하다고 다음날 아침 출입국 사무소를 가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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