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하늘도 내가 떠나는 게 아쉬운지 잔뜩 흐리구나.

마지막으로 수영 한판하고. 후...이제 배영 뜨기 마스터했는데. 

가볍게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싱가포르로 떠나는 비행기는 오후 3시 5분 출발. 바틱에어(Batik air Malaysia)다. 나는 분명 말린도에어(Malindo air)를 예약했는데, e-ticket도 탑승권도 바틱에어로 프린트되어 있더이다. 흠...
그랩을 불러 공항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KLIA1공항이다.
그래도 한 번 와봤다고, 공항이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규모가 상당하다.

탑승권을 발권 받고 입장~ 응? 근데 짐검사를 안 하네? 개꿀.

생각해 보니 유명하다는 올드타운화이트커피(Old Town White Coffee)의 카야토스트 세트를 한 번도 안 먹어서, 시간도 때울 겸 시도해 보기로 함. 일부러 창가에 앉았는데 저 멀리 바틱에어 비행기가 보인다.

혹시 너 내가 탈 비행기니?

오 커피가 거품이 풍성하니 맛나보인다. 카야토스트엔 이렇게 버터가 조각으로 들어가 있고. 뭐 다른 토스트에 비해 특별히 더 맛나다거나 그런 건 없지만 맛나게 먹었다.
이제 슬슬 비행기 탑승시간.

음..그런데 탑승 전에 짐 검사를 한다. 지난번에도 그랬나? 신기하네;

싱가포르까지는 1시간 가량 걸려서 작은 비행기다.
바틱에어 후기를 말하자면 에어아시아보다 훨씬 좋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가격은 더 저렴하고 수화물은 20kg까지 무료였다. 시간대도 훨씬 좋았고. 바틱에어 다른 경로는 안 타봐서 비교는 안되지만,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푸를 오갈 때는 에어아시아보다는 바틱에어 강추한다.
근데. 중간에 물을 사려고 승무원한테 돈까지 지불했지만 줄 생각을 안하는거다. 내 좌석번호도 적어가 놓고. 나중에 불러서 물어봤더니 나보고 돈냈냐고. 하 참. 심지어 뭘 드시고 계시더구먼. 미친. 
우리나라 승무원들이 너무 일을 잘해서 성에 안 차는 건진 모르겠지만, 지가 돈도 받고, 좌석번호까지 적어가놓고 밥 먹느라 잊어버리는 건 무슨 일인데. 비행기에 사람이나 많았으면 말을 안 해. 승객도 별로 없었건만. 
승무원 빼곤 다 맘에 들었던 바틱에어였다.
쿠알라룸푸르에서 1시간여를 날아 창이공항 3터미널에 도착했다. 시내로 나가볼까 했지만 유명한 곳은 이미 다 가봤던 터라 유명하다는 창이공항 안을 즐겨 보기로 했다.
우선 짐 좀 맡기고.

주얼창이(Jewel Changi)로 가는 길에 Baggae Storage라는 유료 짐보관소가 있었다.

여행가방 포장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전반적으로 가격이 부담스럽진 않았다. 높은 싱가포르 물가에 지레 겁먹은 ㅋㅋㅋ

우선 유명하다는 주얼 창이를 둘러보고. 위에서 한 번.

아래서 한 번. ㅋㅋ
주얼창이는 정말 소문대로 엄청 크고, 넓고, 쇼핑할 곳도 많았다. 구경하느라 너무 힘들었던. 난 이렇게 많이 걸을 줄 몰랐지;;;

그래서 밥집으로 ㅋㅋㅋ 푸티엔(莆田)이라는 곳인데 알고보니 미슐랭 원스타라네? 난 걍 예뻐 보여서 들어간 건데 ㅋㅋㅋ 푸티엔은 푸젠성의 한 도시 이름으로 푸젠 음식을 파는 곳이다. 광동음식은 많이 먹어 봤지만 푸젠 음식은 처음이라 기대 중!

메뉴판에는 푸티엔의 다양한 식자재가 소개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 조기?요리를 반값 세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킴 ㅋㅋ 우리는 조기를 구워만 먹었지 이렇게 담백하게 탕으로 먹지는 않아서 좀 낯설었다. 근데 맛있음.

그리고 면 요리를 먹어보고 싶어서 시킨 福建红菇海鲜卤面. 푸젠붉은버섯해물국수? 좀 매콤할 줄 알고 시켰는데, 전혀 안 매콤 ㅋㅋㅋ 해산물과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었다.

요 녀석이 국물의 붉을 색을 내는 그 버섯인가 보구만. 배가 안 고파서인지 내 입맛에 안 맞아서인지 그냥 그랬음.
밥을 먹고 한참을 더 아이쇼핑을 하고도 시간이 너무 남아돌았다. 시내에 나갈 껄 그랬나. 껄무새같으니...

다리도 아프고 해서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로. 커피나 마시자. 오 근데 싸다! 싱가포르에서 이렇게 싼 가격 첨 보는데?

원래는 빠오 세트와 치청펀을 추가한 건데, 알바가 제대로 얘길 못 듣고 커피와 치청펀 하나만 알아 들었나 보다..후...어쩐지 생각보다 더 싸더라니. 머 소화가 안돼서 그냥 그러려니 함. 
치청펀은 청펀에 고기나 새우 같은 게 안 들어간 거였다. 간장소스를 뿌려 먹었는데 별루..ㅋㅋ 
바샤(Bacha) 커피 매장에 가고 싶었는데, 아직도 체크인 시간이 한참 남아서 공항 안을 방황했다. 생각보다 쉴만한 곳이 없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면세구역 안으로 들어왔다. 바샤커피로 고고!!!!

화려한 거 옆에 화려한 거

탐났던 기프트세트. 나한테 사주고 싶었다 ㅋㅋㅋ Explore세트와 시그니처 커피인 1910 Coffee 원두 100g도 사고

흐흐흐 현장에서 바로 마실 커피도 샀다. 국내에서 드립백으로 파는 건 마셔봤지만 또 이렇게 매장에서 직접 파는 걸 먹어봐 줘야 하지 않겠어? 원두는 싱가포르 모닝.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너무 예쁘게 담아준다. 이걸 어떻게 버려 ㅠㅠ

저 작은 통은 아이스크림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ㅋ 그냥 크림이었다. 버터 같은 느낌도 나고. 싱가포르 모닝은 아주 깔끔한 뒷맛에 부드러운 것이 모닝커피로 좋겠다 싶었음. 그래서 싱가포르 모닝인가 ㅎㅎ

커피 잔 바닥까지 디테일 보소.
화려하고 고급진 외관때문에 TWG가 생각났는데, 알고 보니 TWG에서 만든 브랜드라고. 정체성 확실하고만 ㅎㅎ
국내에서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인기를 끌 때도 '아이구 또 마케팅에 이용들 당하는 구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장을 한 번 방문하고는 너무 반해버렸다 ㅋㅋㅋㅋ 바샤커피 때문에 싱가포르 가고 싶음 ㅋㅋㅋ 우리나라는 매장 안 생기나?
그렇게 커피까지 즐겼는데도 시간이 남아돈다. 공항에서 무려 10시간 가까이 있는 듯 ㅎㅎㅎ 이젠 슬슬 허기지기 시작함.

그래서 아쌈락사 먹음 ㅋ 역시 락사는 푸드코트에서 먹어야 맛나는 음식일까?
긴 대기 끝에 드디어 비행기 탑승!

돌아올 땐 에어프레미아 이코노미석이었는데, 단신인 나에겐 이코노미석도 이렇게 넉넉했다 ㅎㅎㅎ

테이블은 다른 이코노미석처럼 앞 좌석에 달림.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을 줬다. 메뉴는 센스 있게 야채죽이었다. 그리고 쿠스쿠스샐러드. 아...에어프레미아 진짜 기내식 맛집인 듯. 너무 맛있어.

창가엔 서리가 꼈고. 그렇게 무사히 한국 도착. 

급 귀국하느라 뭘 많이 못 샀다 ㅠㅠ
그렇게 나의 말레샤 한달살이는 실패로 마무리...

쿠알라룸푸르에서 마지날 날이 되었다.
한 달 살이 계획이었던 나는 집안 급한일로 좌절을 하게 되고, 급 부랴부랴 여행의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슬프다...
하필 궁금한 음식점들을 잔뜩 발견한 다음날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슬퍼할 틈이 없다! 빨리 최대한 먹어줘야 한다!! ㅋㅋ
아니 전날 수리아몰을 가려고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더니. 세상에! 나 왜 맛집을 찾아 헤맨 거니? 나시르막을 비롯해 아침부터 점심까지 파는 노점들이 호텔 바로 옆에 잔뜩 있었던 것이다. 여길 두고 다른 데서 삽질을 하다니 ㅋㅋㅋ

저 노점들이 다 밥집이었단 걸 마지막에 발견하다니 ㅠㅠ

여러 집들을 구경하다가 뭔가 깔끔하고 맛집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봤다.

그냥 외관을 보면 밥집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안에 들어서면 이렇게 맛난 것들이 잔뜩. 자기가 원하는 걸 고른다음에 계산하는 방식인데, 나는 오후에 다시 올 요량으로 나시르막을 시켰다. 또 나시르막 ㅋㅋㅋ

하지만 나시르막만 사긴 아쉬우니까 생선이랑 공심채 볶음도 같이 포장해왔다. 가게 안에서 먹을까 했지만 아직 부끄럽..ㅋㅋ 덥기도 하고 해서, 너무 현지인들만 있는데 내가 먼가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원래 안 그런 사람인데 이날은 왠지. 조기 귀국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서 그랬나... 암튼 7.7링깃, 약 2,500원가량 주고 사 먹은 아침은 나를 더더욱 슬프게 했다. 이렇게 저렴하고 맛난 음식이 널렸는데, 아직 한 번 밖에 안 먹어봤는데 떠나야 하다니. 억울하도다 ㅠㅠ
아침을 먹고 어찌하면 싸고 저렴하게 싱가포르로 건너가 귀국 비행기를 탈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혹시 에어아시아 예약해 놓은 거 환불되는지도 이리저리 찾아봤다.
답이 안 나온다. 아니 답은 나왔는데, 내가 싫다 ㅋㅋㅋ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빨래 돌리고 짐 좀 미리 싸놓고 하다보니 금세 점심시간이..
그래서 이번엔 다른 집으로 고고!!

이번엔 인도 음식점이다. (인도 아주머니가 장사하셨으니까 인도 음식 맞겠지?;;). 점심 시간이 좀 지나서 2시쯤 갔나? 반찬이 많이 빠졌다.

이번에도 포장해와서. 비가 왔거든

매콤한 고추소스를 올린 생선과 야채 3종, 닭껍질 튀김. 닭껍질 튀김은 아주머니가 서비스로 주심 :)
근데...솔직히 인도요리와 말레이시아 요리 구분이 안된다. 카레 빼고는 비슷하게 느껴져서....미안요...

점심을 먹고 파빌리온까지 걸었다. 카페에서 항공권 마저 정리하려고 이리저리 찾아 헤맸지만 결국엔 역시 스타벅스 ㅋㅋ 근데 외부에 앉았더니 와이파이가 안 터진다. 제길. 되는 게 없어.

그렇게 신세한탄을 하다, 서러움을 느끼다, 걱정을 하다, 숙소로 다시 돌아 옴. 작년에 처음 이 길을 걸을 때 낯선 길이라 지도를 몇 번 확인하고, 여긴 또 아랍계가 많이 살아서 좀 무서움을 느끼고, 숙소까지는 너무 멀게 느껴졌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근데 이젠 익숙해져서 지도도 안 보고 걷게 됐는데. 또 올 수 있을까?
마음을 다잡고 바틱에어를 통해 싱가포르로 가는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했다. 에어아시아는 취소가 안된다고. 왜??? 알 수 없는 비행사. 
슬픔 속에 수영 한 판하고, 저녁을 먹으러 잘란 알로로 향했다.
이번엔 明记를 갈까 했는데, 하필 휴무다. 아 놔 왜 되는 일이 없어!!
그래서 다시 豪天美食馆으로.

생각해 보니 사테를 한 번도 안 먹어서 주문

카이란은 필수고

이거 이름을 찍어온다는 걸 깜빡했네

흰 죽과 크리스탈 타이거 맥주도 함께.
아 근데 머랄까 좀 아쉽다. 다 明记에서 먹었던 메뉴들과 동일한데 솔직히 明记의 음식이 더 내 입에 잘 맞았다. 일단 사테는 고기가 좀 질겼고, 그중 양고기는 쯔란이 들어가서 좋긴 했는데 작년에 먹고 놀랐던 그 사테와는 다른 일반 양꼬치 같았음.
저 고둥같이 생긴 요리도 明记에서 먹을 때는 생각보다 안에 내용물이 쏙쏙 잘 빠져서 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여긴 너무 안 나와서 꽤 많이 버렸음. 철이 아닌 건지, 여기 재료가 안 좋은 건지, 조리법이 문제인 건지. 양념은 참 맛났는데, 암튼 속상. 맥주안주로 너무 좋은 메뉴인데 ㅠ
뒤돌아 보니 음식까지 나를 속상하게 했네.

그래서 맥주 두 병 마심 ㅋㅋㅋ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냥이 두 마리. 이 세상에 돈과 그 돈으로 살 물건과 냥이만 있었으면 좋겠다. 

화려한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밤.

그리고 새벽까지 흥청망청 북적북적이던 부킷빈탕과 잘란 알로. 안녕~~ 머 또 올 수 있겠지?;;

이날은 아마도 가장 한가하게 시간을 보낸 날이 아닌가 싶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좋은 생활습관 갖기'였기 때문에, 항상 8시 전에는 일어나서 움직이려 했다. 그러나 이날은 좀 늦잠을 자고 싶어서... 나약한 나. 머 하루 이틀 아니니까 그러려니 함 ㅋㅋ
아침을 먹기엔 이미 좀 늦어서 대충 외출 준비하고 라마다 스위트 1층에 있는 Blu Apron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테이블에 착석하니 푸른 테이블 매트가 눈에 들어온다. 커피 먼저 주는 센스.
이날의 브런치는 인도네시아식이라고 했다. 오 궁금하다!

애피타이저로 샐러드가. 오 코스로 나옴?

메인 등장.

치킨에 인도네시아식 소스가 올라간 것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다 ㅎㅎㅎ 맛은 무난하고 괜찮았음.

후식으로 과일까지. 26링깃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약 7,600원 정도 하는데. 나름 호텔 안에 있는 레스토랑임에도 저렴하고 먹을만하다.
브런치 후 마침 샤워젤이 똑 떨어진 관계로 쇼핑을 위해 수리아몰로 향했다. 그 구름다리라고 해야 하나, 수리아까지 걸어갈 수 있는 그 길을 발견하고 는 괜히 걸어가 보고 싶었음 ㅎㅎ
아니 근데 그 구름다리 입구에

호커센터가 있다! 
역시 걸어 다녀야 이것저것 발견 할 수 있다니까! 다음엔 너다!!
새롭게 탐색할 곳을 찾아낸 기쁨을 만끽하며 구름다리 안을 걷고 있는데, 구름다리 다른 출구 쪽 유리에 뭔가 그려져 있다. 어! 이건 뭐지? EAT STREET?

여기도 먹는데 같은데. 함 가볼까? 

흠..좀 썰렁한데.

는 무슨. 세상에 현지인들이 엄청 많았다. 여기도 로컬 식당가였네!! 좋아 여기도 찜!!
여행 책자에는 안 나오는 이런 곳들을 발견하는 재미 때문에 뚜벅이 여행을 좋아한다고.

이번엔 정말 딱딱 필요한 것만 사고 돌아 옴. 더 이상 볼 것도 없긴 하다 ㅋㅋ 와중에 드럭스토어에서 사은품을 줬는데 라인 캐릭터가 그려진 세라믹 볼 ㅋㅋㅋ 이건 숙소에 기증하고 옴.
숙소에서 수영하고 놀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벌써 해가 졌다. 그렇다면 또 먹으러 나가줘야지 ㅋㅋㅋ

그리하여 잘란 알로 야시장으로~ 숙소가 가까우니 참 좋다.
배는 많이 안 고파서 걍 길거리 음식이나 이것저것 사 먹을 요량으로 걷는데,

지난번에 못 먹어 본 바나나 튀김이 있었다. 3개에 6링깃인가 그랬는데, 너무 많아서 고민하고 있던 중 옆의 외국인 커플이 하나만 살 수 있냐고 묻는 게 아닌가? 1개는 3링깃라고. 오 비싸긴 하지만 괜히 사서 다 못 먹고 버리느니 나도 1개만 샀다.

근데 맛은... 그냥 바나나 맛과 튀김옷 맛이다 ㅋㅋㅋㅋ 하나만 사길 잘했다.
바나나 튀김 맛은 so so였지만 야시장 분위기에 취해 걷고 있는데, 오 작년에 없던 걸 발견했다.

바로 푸투피링(PUTU PIRING)! 넷플릭스에서 봤던 음식인데, 여기서도 팔고 있다니. 그렇다면 사 먹어봐야지!

내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니 푸투피링을 만드시다가 영상으로 찍으라고 허락해 주심 ㅎㅎ

쌀가루에 팜슈거를 넣고 다시 쌀가루로 덮으면 요런 모양으로 짠

그리고 특이하게 생긴 찜기에 한동안 찌고 그 위에 코코넛 가루를 올려주면 완성이다. 숙소에 가서 먹어야지~~

아직 춘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걸까. 물고기와 복주머니 등이 함께 대롱대롱 ㅎㅎ

자 어디 한 번 먹어볼까! 
맛은 우리나라 시루떡에 팥이 없고 대신 설탕이 들어간 그런 맛? 거기에 코코넛 가루가 어우러져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맛이다. 디저트로 딱 좋은 맛.
별로 한 건 없는데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발견해서 뿌듯했던 하루다. 후후후

4박 5일간의 Est Alila에서의 숙박을 마치고 부킷빈탕으로 옮기는 날이 되었다.
다음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서 뭘 할까 하다가 지난번에 안 갔던 바투동굴을 가 보기로 했다. 짐을 Est Alila에 저렴하게 맡겨도 되지만 다시 여길 오기는 좀 귀찮아서 KL Sentral 역사 안에 이는 짐 보관소에 맡기기로 했다.

푸른색 원으로 표시한 Loft호텔 방향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돌아서 가면 짐 보관소가 나온다.

KL Sentral에는 짐을 보관소가 많긴한데, 아무래도 Nu Sentral 입구 왼편에 있는 곳이 가장 찾기 쉽지 싶다.
바투 동굴까지는 KTM KOMUTER라는 라인을 타면 됐는데, 별도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열차는 한 시간에 한번 정도 다니는 편인데, 구글시간은 좀 맞지 않아서 역사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하마터면 코앞에서 놓치고 한 시간은 기다릴 뻔했음. 열차 가격은 편도는 8링깃, 왕복은 12링깃. 

KTM KOMUTER의 노선도

이제 기차타러 고고!!

말레이시아 열차에는 여성 전용칸이 많다고는 들었는데, 정말 많다 ㅋㅋㅋ 플랫폼에도 이렇게나 많은 여성 전용 공간이!!

열차는 좀 낡긴 했지만.

내부는 꽤 깔끔했다.

열차 출발~~ 날씨가 나의 여행을 축복해 주는 듯하다. 화창하고 화창하다!

40여 분을 달리니 슬슬 바투 동굴인 듯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에서 나오면 왼편으로 보이는 동상들. 우리 엄니 좋아하는 독수리도 동상도 보이고.

몇 분 걷다보면 이렇게 거대한 동상이 나타난다. 이날 날이 화창하여 황금색 동상이 더욱 반짝반짝 빛나는.
이 동상에 대해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카르티케야(산스크리트어: कार्तिकेय) 또는 무루간(산스크리트어: सुब्रह्मण्य), 스칸다(산스크리트어: स्कन्द)는 힌두교의 파괴신 시바의 장남으로 전쟁과 승리의 신이다.

전쟁의 신이라고 하기엔 뭔가 인상이 좋아 보이심 ㅎㅎ
동굴에는 사원도 함께 있어서 반바지 차림을 입장 불가. 그래서 스카프를 하나 샀다.

화려하다 ㅎㅎ

자 이제 시작이야. 지난 번엔 발목을 다친 지 얼만 안 됐던 터라 오지 못했지만 이번에 자신 있다고!

그리고 드디어 동굴입구 도착. 이런 자연 경치 보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듯. 난 아니라... 그리고 계단이 많은 건 둘째치고 너무 가팔라서 위험하지 싶었다. 

동굴 안에도 이렇게 사원이 있었다. 힌두교인들은 신발을 벗고 사원 안에 들어가서 기도들을 하던데, 줄도 길고 신발 벗기도 싫고, 겉에서만 구경.

그리고 동굴 반대편으로 나가는 길에 만난 한 쌍의 닭. 수탉은 멋있더이다.

그리고 여러 탑들. 내가 해외 유명 사찰을 갈 때 드는 마음과 여길 찾는 힌두교도들의 마음은 비슷하겠지?

다시 동굴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나왔는데, 아찔하다. 급 중국 청두에 낙산대불이 떠올랐다. 올라갈 땐 오르느라 힘이 들어다면, 내려갈 땐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느라 힘들었다. 

바이바이~~ 관광지를 잘 안 다니는 여행객이지만 쿠알라룸푸르 여행하는 김에 한 번쯤은 와도 괜찮다 싶긴 했음.
아침 일찍 움직인 관계로 아침도 굶었고, 마침 점심시간이라 밥 먹으러!

바투 동굴 앞에 위치한 DHIVYA'S CAFE 발음은 모르겠다 ㅋㅋ 

인도식당이 두세 군데 모여 있는 형태였는데, South Indian Rice Set를 시켰다.

모두 채식이었는데, 저 위 오른쪽 고기 같은 것은 콩고기였다. 근데 밥을 퍼주시는 분이 뭔가를 잘못 얘기했는지 돈을 더 내라는 거였다. 먼가 문제가 있었는데 끝까지 알아듣지 못했고, 계산하시던 분이 밥 퍼주는 분에게 엄청 뭐라 하길래 됐다고 하고 그냥 3링깃 더 내고 끝냈다. 찝찝해..
암튼 기대를 하고 드디어 먹어봤는데 엄..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아마도 이 식당의 환경이 영 별로라 안 먹힌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그 밥 푸는 아저씨가 지저분한 행주로 닦은 밥그릇에 밥을 푸는 장면을 목격해서인 듯하다.... 배탈 날까 봐 ㅋㅋㅋㅋㅋ
근데 함께 준 저 난을 튀긴듯한 papadam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났다. 그래서 밥대신 저것과 반찬들을 먹었다. 근데 여긴 절대 가라고 추천은 못하겠다. ㅋㅋ
맛없는 밥을 먹느라 기차를 놓쳐서 한 시간을 이곳에서 더 보내야 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기념품샵 겸 카페에서 다들 극찬하던 로티와 테 타릭을 먹기로.

초코로티를 주문.

로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가게 주인이 관광객을 우르르 데리고 들어오더니 테 타릭 만드는 쇼를 보여준다. 나도 덤으로 구경.

초코로티와 테 타릭. 로티가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난감;;

초코 때문에 색감이 영 거시기 하지만 ㅋㅋ 그래도 머 나름 잘 먹었음. 남기긴 했다만...

바투동굴 관광을 마치고 부킷빈탕의 라마다 스위트 입실했다. 작년에 묵었던 방과는 다른 방향인데 여기가 경치는 확실히 더 좋다. 높이는 25층. 더 높기도 하고.
방은 이번엔 호스트를 잘못 만나 영 별로였다. 하루 3만 3천 원 밖에 안 해서 이게 웬 떡이나 하고 예약했는데 역시 싼 게 비지떡.

그래도 라마다 스위트 시설을 이용하는 거라 수영장도 있고 헬스장도 있고 부대시설은 좋았다. 

라마다 스위트 수영장 라운지. 낡긴 했지만 꽤 잘 꾸며져 있다.

수영도 한 바탕하고 좀 쉬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잘란 알로로!!

라마다 스위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잘란 알로 야시장. 내가 숙소를 옮긴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찾은 식당은 豪天美食馆. 말레이시아 카페에서 어떤 분이 올린 후기를 보고 갔다. 원래는 맞은 편의 SAIWOO라는 유명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코로나로 사정이 어려워져서 가게를 팔고 새로 차리셨다고. 
내가 들어서자마자 '안녕하세요'라는 거다. 너무 신기해서 어떻게 아셨냐고 물어보니 한국인들은 얼굴 보면 티가 난다고, 특히 마스크 ㅋㅋ
확실히 다른 나라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마스크와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마스크가 다르긴 하다. 그래도 사장님의 센스는 인정.

여기는 테이블에 앉으면 이렇게 뜨거운 물에 수저를 담가서 내준다. 나름 소독을 해주는 건데 위생을 신경 쓰는 것 같아서 좋았음.

카이란은 이미 여러 차례 먹었으니 이번엔 초이삼으로.

생선을 먹고 싶었으나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다고 슬라이드 피시를 추천해 주셨다. 재밌는 건 여기는 재료를 고르고 내가 조리 방법도 고를 수 있다. 난 생강과 스프링어니언을 넣고 볶는 방식으로 선택.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양조우차오판(扬州炒饭)도 함께 시켜서 맛있게 냠냠.
배불리 먹고 내 사랑ㅋㅋ 파빌리온까지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난 후 하루를 마무리했다.

늦은 밤까지 차량행렬이 끊이지 않던 창킷 부킷 빈탕. 역시 난 북적이는 도심이 좋아.

이번 여행은 여행 기간이 길다 보니 좀 더 쿠알라룸푸르 구석구석을 다녀볼 계획이었다.
이날은 지난 여행에서 위치가 애매한 관계로 스킵했던 호커센터 ICC Pudu에 가기로 했다.

마침 날도 적당히 흐려서 너무 덥지도 않고, 나쁘지 않았다.

몰랐는데, 숙소 근처에 모스크가 있었네;;

인스턴트커피와 인스턴트 으깬 감자로 아침을 때우고,
야심 차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걸어서 Pudu ICC까지 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구글 지도에 따르면 Tu Razak역에서 걸으면 20분 정도 거리었다. 20분 정도쯤이야 나 같은 뚜벅이에게는 산책정도지 하며 호기롭게 나섬.
LRT를 타고 Pasar Seni역에서 갈아타서 Tu Razak 역에 내림. 그래서 밖을 나왔더니

응? 거대한 건물과 앞이 공사중. 흠... 저 길을 걸어가면 되는 건가?
하고 건물 안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니 HSBC은행이 나왔는데 더 이상 길은 없어 보이고 온통 공사판이다. 나 같은 관광객은 물론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다 공사 관련 인부들밖에 없었던...
여기서 한 20분 돌고 돌고 돌며 삽질하다가 결국 그랩을 불렀다... 아놔. 그냥 숙소에서 그랩 타고 오는 비용이나 별 차이가 없었던...
삽질 끝에 그랩타고 도착했더니 1층 호커센터가 거의 문을 닫았다 ㅠ 오후 2시까지 밖에 안 한다고... 실망해하는 나를 보고 친절한 사장님이 2층에 가면 식사할 수 있다고 거기로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고마워요 ㅠㅠ

1층과 달리 2층은 가게가 별로 없었고, 어째 다 같은 가게 같았다. 일하는 사람이 같은 거 같은....
말레이시아에서는 바쿠테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바쿠테를 주문했다.

음...비주얼이 싱가포르 송파 바쿠테와 좀 많이 다르다.

갈빗대도 있지만 유부와 돼지고기, 돼지내장 등등 다양하게 들어 있다. 국물도 더 진하고 한약재가 더 들어간 듯. 바쿠테 맞죠?;; ㅋㅋㅋ
짭짤하니 맛은 좋았고 양도 많았다. 근데 아직도 바쿠테가 맞는 건지 의문이...

바쿠테를 먹곤 옆 가게에서 코피(Kopi)를 마셨다. 뭔가 짭짤한 걸 먹고 나면 왜 달달한 게 생각날까? 평소라면 무조건 아메리카노지만 달달구리 커피가 생각나서 요걸로.

ICC Pudu 2층의 전경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다시 보니 ICC Pudu 2층은 호커센터라기보다는 天乐冰室라는 카페테리어였다. 
삽질하느라 늦은 자 호커센터를 즐길 수 없나니. 근데 1층 호커센터가 음식도 많고 북적북적하긴 해도 2층이 훨씬 쾌적하고 좋았다. 그리고 여기까지 굳이 다시 호커센터를 찾으러 오진 않을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 충분히 즐겼기 때문에 미련은 없음.

ICC Pudu외관. 
실망과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가졌다. 먼가 진이 다 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힘들었던.

저녁은 편의점에서 신기해서 사뒀던 똠얌오뎅으로 간단하게 때웠다. 근데 요거 생각보다 맛나네!!

저녁엔 헬스대신 밤 수영을. 수영장에서의 야경도 꽤 멋있다.

저녁엔 느긋하게 숙소 테라스에 야경을 즐기고.

저 멀리 어두운 밤에도 화려한 불빛으로 존재감을 뽐내던 '천후궁'. 동남아 최대 사원이라는데, 그냥 여기서 본 걸로 만족 ㅋㅋㅋㅋ 후기를 보면 굳이 꼭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이다. 근데...안 가서 나의 이번 여행이 중간에 빠그라진 걸까? ㅠ 괜한 생각을 해 봄.
그렇게 또 하루가 끝!

첫 번째 숙소에서 2박 3일간 만족스런 숙박을 마치고 다음 숙소로 옮기는 날이 되었다. 그래봐야 같은 건물이지만 ㅋㅋ
에어비앤비에서 첫 숙소를 일단 예약하고 여러 숙소들을 둘러봤는데, 첫 숙소만 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예약하려 했더니 이미 다른 사람이 예약해 버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같은 Est Alila 건물 안에 괜찮아 보이는 숙소를 예약을 했다.

우선 아침은 전날 파빌리온에서 산 빵과 막스 앤 스펜서에서 산 커피. 빵은 로우송(肉松)을 겉에 뿌려서 짭짤하니 맛났다. 막스 앤 스펜서 커피는 티백으로 우려내는 방식이었는데 생각보다 맛나고 좋았다. 아주 잘 산 듯.
키를 반납하고, 짐은 안내데스크에 맡겨뒀다. 숙소에서 5링깃만 내면 짐을 맡길 수 있어서 편했다. 공짜면 더 좋았겠지만 ㅋㅋ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KL Sentral의  Nu Sentral로 향했다. 서점도 둘러보고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이번엔 푸드코트 말고 식당가에서 먹어보기로!

가는 길에 목도한 한식 열풍? 작년에는 말레이시아에는 한류가 그닥이구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곳곳에서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한식당이 인기가 많았는데, 이 Dodo Korea라는 식당은 식당가에서 유일하게 길게 줄이 늘어선 곳이었다. 가게 내부가 좁아서 그런가 싶어서 안을 들여다봤는데 내부도 넓고 손님은 가득 찼었다. 한식이 인기가 많긴 한가 봄. 
문재인 대통령 당시 신남방 정책을 펼쳤던 건 아주 좋은 정책이었구나 싶다. 계속 이어가야하는데...중얼중얼..

식당가에서 내가 픽한 곳은 페라나칸 플레이스(Peranakan Place)라는 레스토랑이었다. 가게 이름대로 페라나칸(중국인과 말레이반도 현지인 혼혈)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꽤 고급졌는데 나는 혼자라 ㅠ 간단하게 뇨냐락사 하나만 주문.

아삼락사와 달리 좀 매웠고, 좀 더 다양한 야채가 들어가긴 했는데, 개인적으론 아쌈락사가 더 맛나긴 했다.
근데 Nu Sentral에서 밥을 먹을 때는 좀 조심해야 하는 게, 10% 서비스 차지와 6%의 또 무슨 차지가 적용된다. 한마디로 비싸다 ㅋㅋ

밥은 먹고 잠시 시간을 보낸 카페  LOAF. 여기도 16%의 추가 차지를 내야 했다. 푸드코트나 현지 노점은 확실히 가격이 저렴하지만 쇼핑몰 레스토랑에서 먹는 건 한국이랑 별 차이 없는 것 같음.

체크인 시간이 되어 두 번째 숙소로 입실. 이번 숙소는 33층에 위치했는데 그다지 높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익숙해진 걸까. 앱을 통해 봤을 때는 인테리어가 초록초록한 게 예뻐 보여서 예약했는데 약간 색감이 다르다 ㅎㅎ

여긴 침대방향이 다르고 업무를 볼 수 있는 데스크가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색감이 예쁘긴 한데, 실제로 보면 이런 느낌은 아니었음 ㅋㅋ

인스타그래머블한 숙소

이번 숙소는 지난 숙소와 반대 방향이라 풍경도 달랐다. 

그리고 첫 수영! ㅋㅋ
Est Alila의 수영장은 꽤 크고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물도 깔끔한 편이었다.
수영선생을 아직 못 구해서 일단 유튜브에서 본 대로 호흡과 물에 뜨기만 연습했는데, 할 만함. 근데 제대로 수영을 한 것도 아닌데 금세 허기가 졌다. 이래서 수영이 다이어트에 좋긴 한데 그만큼 먹어서 살이 안 빠진다고 하는구나 싶었음.
콘도의 시설이 좋은 관계로 특별히 하는 것 없이 수영장과 헬스장을 왔다 갔다 하며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셋째 날 마무리.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새벽에 미친 듯이 천둥번개 치던 것과는 달리 맑고 깨끗한 공기로 아침을 맞이했다.

숙소 베란다에서 내려다본 풍경. 숙소가 LRT인 Bangsarr 역에 위치한 관계로 이렇게 열차기 지나다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열차 소음이 심했다고 하던데 나는 그닥... 소리에 예민한 편인데도 불편함을 못 느꼈음.

아침이 되었으니 나는 또 부지런히 아침을 먹기 위해 그랩으로 배달을 시켰다 ㅋㅋ

나시르막 소통과 테 타릭, 그리고 커피는 잔돈을 바꾸기 위해 숙소 1층 레스토랑에서 주문. 레스토랑이 좀 고급진 곳이라 커피값이 나의 나시르막 밥값이랑 비슷했다 ㅠ

배달되어 온 거라 엉망진창 ㅋㅋ 그래도 맛은 조음.

주방 식탁에서 바깥 경치 보며.

이날은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인 콘도 수영장에서 수영 배우기를 위해 미드밸리 메가몰로 수영복과 기타 등등을 사러 갔다. 간 김에 환전도 하고.

수영복, 수영모자, 수경, 스포츠 타월 등을 샀는데, 한국돈으로 6만 5천 원정도 지불했다. 잘 산 건가?;

미드밸리에서 환전도 했는데, 나중에 수리아몰이나 파빌리온과 환율을 비교해 보니 미드밸리가 10원 정도 더 쳐줬다. 근처에 머무른다면 무조건 여기서 환전을 해야 함.

지난번 여행 때 판미를 먹었던 푸드코트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채식으로.

처음 방문한 곳이니 일단 세트로 주문했다. Homemade soup set A 17.50링깃

밥, 탕과 함께 내가 원하는 반찬 3가지를 고를 수 있었다.

중식 야채볶음은 늘 맛있기 때문에 와구와구 잘 먹음.

탕에는 내가 좋아하는 흰 목이버섯과 연근 등이 들어 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

미드밸리 마트에서 간단한 망고와 구아바, 세제 등을 사고 숙소로 복귀했다. 밀린 빨래를 돌리며 맛나게 과일 섭취. 망고는 진짜 동남아에서 먹어줘야 해.

세탁기를 다 돌리고 빨래도 널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수리아 몰에 갔다. 내 사랑 막스 앤 스펜서를 가기 위해! 혹시라도 지난번에 품절된 라벤더 티슈가 재입고 됐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방문했으나 없었다. 그래서 1+1 하는 커피나 좀 사고 쇼핑몰 방황.

그러다 보니 또 저녁이 되어 저녁 식사를 ㅋㅋ

이번에는 용토푸(Yong Tau Foo)라는 체인점을 찾았다. 지난 여행 때 나시르막 먹느라 궁금했지만 시도를 못했던 곳인데 마라탕처럼 내가 원하는 재료들을 담으면 한 번 데친 후 맑은 육수에 담아주는 곳이다. 탕만 마라가 아닐 뿐 비슷하다.

피쉬볼과 버섯, 야채 등. 그리고 여기는 청펀이라는 것이 있었다. 내가 아는 그 홍콩의 청펀 같은데, 안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맛은 맑은 탕 샤브샤브 느낌? 맵기도 선택할 수 있긴 했는데, 나는 그냥 안 매운맛으로 했고, 피쉬볼은 매우 맛났다.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맛.

저녁을 먹고는 소화를 시킬 겸 부킷빈탕 파빌리온까지 걸어갔다. 수리아와 파빌리온이 연결된 구름다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지난 여행 때는 시도를 못했다가 이번에 찾아서 함 걸어가봤다. 생각보다 가깝고 신기했던 곳. 

파빌리온에서 본거 또 보고 또보고 하다가 ㅎㅎ 숙소로 복귀.

열차가 지나가는 멋진 야경을 감상하며 하루를 끝마쳤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떠나는 날이 되었다. 
쿠알라룸푸르는 지난해에 일주일간 좋은 추억을 남긴 바 있어 이번에는 한 달 살기, 4주 살기를 해보려 했다. 
비행기로 가면 간편하고 좋지만 그래도 좀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가장 좋아하는 교통수단인 기차는 없어서 버스를 타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침 식사부터 ㅎㅎㅎ

숙소를 나섰는데 골목 끝에 이런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내가 묵은 숙소가 모스크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거리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적어놓은 것이다. 오 꽤 좋은 아이디어 같다.
대략 정리를 하자면 모스크 스트리트는 원래 하카(중국 푸젠성 출신 이민자)들이 폐지나 고물 등을 거래하던 곳이라고 한다. 판자로 인력거를 만들어 쓰기도 하고 그랬다는.
이후 1930년대에 정부에서 이 거리를 매입, 싱가포르 발전 신탁 (SIT) 아파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싱가포르 최초의 공공임대 아파트였다고. 이후 싱가포르의 다른 곳에서도 공공임대 아파트가 세워졌다고 한다.
이 공공임대 아파트의 형태도 잘 설명되어 있었는데, 보통 4층 높이에 각 층마다 6개의 방이 있었고 한 개의 주방과 두 개의 화장실을 함께 사용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이었다고.
한마디로 내가 묵었던 숙소들이 이 싱가포르의 첫 공공임대 아파트를 개조한 것들이었다. 어쩐지 구조가 독특하다 싶었는데, 이런 연유가 있었구만. 역사를 알고 나니 더욱 흥미로웠던.

길을 걷다 만난 힌두 사원인 스리 마리아만 사원. 신발 벗기 귀찮아서 안 들어 감 ㅎㅎ

아침은 이번에도 난양올드커피(南洋老咖啡). 이날은 2층 뮤지엄도 겸하고 있는 공간에서 식사를 했다. 옛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 구경하고 사진찍기 좋았던 곳. 그리고 에어컨도 나오고!

뇨냐락사와 테 타릭으로 아침 식사를.

뇨냐락사는 아쌈락사와 달리 국물이 거의 없는 비빔면 같았다. 맛은 나쁘진 않은데 아쌈락사와는 달리 특별한 특징이 없었다.

걷는 김에 불아사도 또 찾아갔는데 마침 예불 중이었다. 5년 전 쯤 중국 청두(成都)에서 처음으로 중국절의 예불을 본 적 있는데, 우리나라 절에서 읊는 불경의 발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게 흥미로웠었다. 이번에도 운 좋게 예불 장면을 목격.

근데 전날 내가 불아사에서 놓친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莲心坊맞나? 암튼 채식 레스토랑이 지하에 있었던 것이다! 길거리에서 저 글자를 보고 나는 무슨 참선하는 곳인가 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궁금해서 내려와 봤더니...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서 아침 먹었지 ㅠㅠ 가격도 저렴하던데.

아쉬운 데로 장미 보이차를 마셨다. 다음에 혹시라도 오면 무조건 여기서 식사를 할 테야!
진한 불아사의 보이차까지 마시고 난 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행 버스를 타기 위해 하버프런트로 향했다.

내가 타고 갈 버스는 AEROLINE이라는 버스인데, 2층 버스에 후기도 아주 좋아서 나도 믿고 예약했다. 

내 좌석 8A. 발판도 올라오고 비행기 VOD처럼 버스 안에도 VOD시스템을 갖춰놨다. 상당히 좋음. 그리고 생수 1병도 기본 제공해 주며 점심도 제공한다.
1층에는 간단히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라운지도 있고, 화장실도 설치되어 있다! 소문대로 시설이 상당히 괜찮은 버스이다.

여행 중엔 군것질은 필수지 ㅋㅋ 말레이시아에는 바닐라 콜라가 있더니 싱가포르에는 망고 콜라가 있었다. 세상에 또 안 먹어 줄 수 없지. 그러나 맛은 좀 인공향 ㅎㅎ 생선껍질을 튀긴 스낵이 있길래 궁금해서 사봤는데 So So. 매운맛도 있던데 하버프런트 편의점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30분 정도를 달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로 건너가는 다리가 나타났다. 이제 곧 말레이시아다! 와중에 예쁜 물 색깔.

말레이시아 입국 심사까지 마치고 나니 점심 도시락을 나눠줬다. 후기가 좋아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부실 ㅠ 근데 맛있었다! 신기하게도 ㅋㅋㅋㅋ 풋콩대신 다른 걸 줬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래도 도시락 주는 게 어디냐며.

후식으로 커피도 준다. 한국도 4만 7천 원 정도 하는 가격에 이런 서비스 웬 말이냐. 아주 만족스럽다.
중간에 말라카에 있는 휴게소도 들렀다.

말이 휴게소지 그냥 화장실이다 ㅋㅋㅋ

음식점은 없었지만 먹을 것을 파는 트럭들이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내내 보이던 팜트리들. 말레이시아가 팜유 산업으로도 유명하다고.
그렇게 달리고 달려 5시간 여만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그리고 기대가 아주 컸던 숙소 EST Alia로 이동.

숙소 문을 여니 베란다를 통해 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숙소가 고층이라 경치도 좋았다.

주방과 테이블

이 숙소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복층이기 때문이다.  복층에 묵어보는 거 아주 살짝 버킷리스트였거든. ㅋㅋ

복층에 놓인 침대. 아주 넓다.

상당히 높고 넓은 숙소다.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역시 고냥이 그림 :)

티비가 좀 작긴 했지만 넷플릭스도 볼 수 있고 만족스러웠다. 숙소는 에어비앤비 통해서 했는데, 같은 건물에 여러 숙소들이 있었으나 여기 인테리어가 제일 좋아 보여서 예약을 했다. 결론은 잘한 선택이었다는 것. 시설도 깔끔하고 온수도 나오고 상당히 괜찮았다.
체크인을 5시 가까이 되어 한 관계로 대충 짐을 정리하니 벌써 저녁시간이었다.
숙소인 EST Alia는 KL Sentral과 한 정거장 차이인 Bang Sarr역에 위치해 있어서 꽤 편리했다. 건물도 역에서 바로 이어져서 이래저래 움직이기 좋았던.
일단 저녁을 하러 Nu Sentral로 향했다.

지난번 여행 때 궁금했지만 못 먹었었던 푸드코트의 Penyet 식당에서 Ayan Penyet Grand를 주문함. 소스는 내가 고를 수 있었는데, 청고추를 간 소스가 내 취향이라 골랐지만 매웠다 ㅠ. 그리고 옆에서 테 타릭도 하나 주문. 맛은 나쁘진 않았는데 역시 나시르막이 짱인 듯.
싱가포르에서 넘어오는데 시간을 대부분 보낸 탓에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금세 잠잘 시간이.
낯선 숙소에 살짝 적응이 덜 되어서 잠이 안 오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비가 쏟아지는 게 아닌가? 말레이시아가 나를 또 너무 격하게 환영해 주네 ㅋㅋㅋ

이런 날씨와 함께 쿠알라룸푸르에서 첫날을 마무리.

호커센터에서 식사를 마치고 차이나타운 상점가를 좀 돌아다녔다.

내가 묵은 호텔모노도 그렇고 차이나타운 내에는 이런 형식의 건물들이 즐비해있다. 꽤 예쁘단 말야.

아침과 달리 상가도 문을 열었고 관광객도 북적북적 거리며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났다.

차이나타운을 둘러본 후 MRT를 타고 하버프런트로 왔다. 하버프런트는 다음날 말레이시아로 건너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 하는 곳인데, 답사 겸 겸사겸사 와 봤다. 시간이 되면 센토사 섬도 가볼까 하고.
참고로  MRT는 하나카드에서 새로 나온 트래블로그카드로 사용해서 탔는데, 싱가포르 일반 지하철이나 버스도 모두 사용가능하다. 한 달 동안 사용한 금액을 모아서 하나머니로 청구하는데, 사용 중에 잔액이 없어도 청구일에 맞춰 하나머니로 충전만 해놓으면 되니까 완전 편하다. 환전수수료도 없어서 더 좋음. 앞으로 해외여행엔 무조건 사용하지 싶다. 

한국의 바다에서는 볼 수 없는 바다물색깔. 예쁘다.

저 멀리 센토사 섬도 보이고. 하지만 말레이시아행 버스 라운지를 찾아 헤매다 지쳐서 그냥 센토사 섬은 포기했다.

하버프런트에서 돌아와 다음 숙소인 시크 호텔로 옮겼다. 여기는 캡슐호텔로 모노호텔 바로 옆옆집이었다 ㅋㅋㅋ. 바보 비용 출혈로 인해 저렴하고, 후기가 좋아서 잡은 건데 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싱가포르는 숙박비가 LA와 별 차이가 없다. 도미토린데도 6~7만 원 기본이다. 나쁘진 않은데 역시 여럿이 자는 도미토리라 불편함은 있었다.  그래도 깔끔해서 좋긴 하다. 너무 중국 스러워서 냄새가 날 것은 감안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 침대 위에 묵었던 숙박객의 발냄새 빼고 -_-

두 번째 숙소에 짐을 푼 후 요즘 싱가포르에서 힙하다는 하지레인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전에 유명한 송파 바쿠테에서 저녁을. 본점도 가까운데 있었지만 숙소에서 더 가까운 곳이 있길래 여기로 옴.

카이란과 바쿠테 작은 것, 그리고 미판!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은 상태라 작은 걸 시켰는데, 이렇게 큼지막한 갈빗대를 두 개가 딱 나온다. 

그리고 내 사랑 카이란 ㅋㅋ
송파 바쿠테는 사람들 말대로 우리나라 갈비탕 맛이다. ㅎㅎ 한약재가 더 들어가고. 근데 확실히 초반에 돼지누린내가 살짝 나긴 한다. 여러 나라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건 우리나라처럼 고기 잡내를 잘 잡는? 없애고야 마는? 나라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태국에 갔을 때도 고급식당이라 추천받아 간 곳에서도 돼지 누린내가 나던... 
암튼 송파 바쿠테는 유명 맛집답게 맛은 기본적으로 좋았다. 특히 국물이 맛나서 많이 먹게 되는데 종업원이 돌아다니며 리필을 해주기도 했다. 역시 잘 되는 집은 이런 서비스부터 남다르다. 
바쿠테를 클리어하고 버스를 타고 하지레인으로 고고!

버스를 기다리며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恭喜发财—大吉라는 글자가 ㅎㅎ 역시 차이나타운이라 중국향이 물씬 난다.

버스는 이층 버스였다. 아주 좋아.

아랍스트리트에 내려서 쭉 걸었다. 날씨 예술이야.

모습을 드러낸 하지레인(Haji Lane). 아랍스트리트가 가로수길이라면 하지레인은 세로수길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하지레인은 원래는 아랍스트리트 상점들의 창고들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1970년대까지는 바다를 통해 메카로 성지 순례를 가는 이들을 배웅하기 위한 곳이 되었다고 한다.

천천히 둘러보며 사진 찍기 좋은 곳.

올해는 술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 안 마시려 했는데, 이 분위기 안 마실 수 있나? 마침 해피아워라 딱 한 잔 했다. 근데 여기도 할인만 해줌 ㅠ
말레이시아도 그렇고 싱가포르도 그렇고 술값이 비싼 나라라 술을 끊기에 좋은 여행지인 듯 ㅋㅋㅋ

분위기 좋고, 노래도 좋고, 기분도 좋고~
살짝 피곤하여 다시 숙소로 복귀

숙소 가는 길에 발견한 레이플스 호텔(Raffles Hotel). 이 호텔에서 탄생했다는 싱가포르 슬링 칵테일을 맛보고 싶었는데, 힘들어서 포기.

마리나베샌즈(Marina Bay Sands)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인공 수로가 나타난다. 저 배를 실제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 ㅋㅋㅋ 암튼 화려하고 화려하고 화려한 곳이다. 하지만 쇼핑에 관심 없는 나는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이 사진만 찍으면 되지 머 ㅋㅋ 머라이언 동상은 굳이 보러 가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야경도 멋지구나.

싱가포르의 애플스토어. 홍콩 애플스토어가 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싱가포르가 더 예뻤다.
클락키까지 걸어볼까 했지만 이날 거의 3만 보 가까이 걸은 상태라 무릎 나가지 싶어서 얌전히 숙소로 돌아갔다. 이렇게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

인천발 에어프레미아는 싱가포르에 새벽 1시경 도착한다. 그래도 워낙 작은 나라라 공항에서 택시 타면 2만 원 정도로 시내에 진입할 수 있다.

숙소로 향하던 길에 찍은 싱가포르 야경. 유명한 싱가포르 플라이어도 보인다.
날 태운 그랩 운전사분은 중국계로 싱가포르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셨다. 끊임없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래도 물가가 너무 비싼 건 인정 ㅋㅋㅋ 하도 말이 많으셔서 들어드리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맛집이나 소개해달라고 ㅋㅋ. 호커센터 가보려고 한다 하니 차이나타운에 있는 호커센터를 추천해 주셨다. 거기가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오케이 접수!

내가 첫 날 숙박한 곳은 호텔 모노(HOTEL MONO). 이게 좀 사연이 있는데, 원래는 첫날 숙소 머무르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캡슐 호텔로 예약하고, 호텔 모노는 이튿날 묵으려 했다. 그런데 바보 같이 날짜를 잘못 입력해서 같은 날 두 숙소를 예약해 버린 것이다. 싱가포르의 살인적인 숙소 비용을 줄이고자 환불불가 조건으로 예약하는 바람에 환불도 안되고, 결국 좀 더 비싼 숙소인 호텔모노에서 묵고 다른 캡슐 호텔은 포기했다. 바보 비용 발생 후...
암튼 호텔 모노는 아고다에서 사진이 너무 매력적이라 예약했다. 차이나타운 모스크스트리트에 위치했으며,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 같은데,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이다. 12만원 정도? 이름 그대로 건물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노톤으로 꾸며져 있어서 아주 인상적인 곳이다. 

엘리베이터도 인테리어는 새로한 것 같은데 버튼은 옛날 그대로 둔 것 같다.

숙소가 좁긴 했지만 호텔답게 필요한 것들은 잘 갖춰져 있었다. 타월도 뽀송하니 좋았고 어매니티도 구비되어 있었다. 찻 잔도 예뻤고 드라이기 등등 호텔에 기대하는 물품들은 다 구비되어 있었다.
모노톤의 인테리어는 내가 마치 옛날 흑백 영화 속에 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단지 아쉬웠던 건 뭔가를 때리는 소리가 밤새도록 들렸는데, 다행히 새벽 2시경 숙소에 도착한 나는 금세 곯아떨어져 버려서 거슬리지 않았다. 아마도 비행기 타고 오느라 피곤하지 않았다면 엄청 신경쓰였을 것 같긴 하지만.
아무리 피곤해도 여행을 오면 이상하게 아침 일찍 일어난단 말이야. 새벽 2시에 잠들었음에도 7시에서 8시 사이에 일어났다.
싱가포르에 머무르는 시간이 워낙 짧다보니 오래간만에 부지런한 여행 모드로 돌입했다.
우선 아침식사와 근처에 있는 불아사를 가기 위해 대충 세수만 하고 모자 눌러쓰고 고고!!

여행하기 딱 좋은 맑고 살짝 더운 날씨. 숙소 다음 골목에 힌두교 사원이 있었다. 하지만 난 불교 신자니까? ㅋㅋ 패스.

싱가포르에서의 첫 식사는 남양노커피(南洋老咖啡) 한국어로 쓰니 어감이 이상하다 ㅋㅋㅋ 많은 사람들이 야쿤토스트나 토스트박스를 가지만 찾아가기 귀찮아서 불아사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곳으로 들었다. 근데 잘 선택한 듯. 옛 싱가포르를 표방한 듯한 인테리어에 맛도 괜찮았다.
토스트 세트를 시켰는데, 카야 토스트는 아니었다. 그런데 저 수란에 간장을 뿌려준 게 정말 신의 한 수 인 듯하다. 너무 맛나.
여긴 박물관도 겸하는 곳인 듯 한데, 첫날은 간단하게 식사만 하고 나왔다.

카페에 안내되어 있던 싱가포르식 커피 용어. 아이디어 좋은 듯. 그런데 이건 말레이시아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거 같기도?
난양올드커피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불아사(佛牙寺)로 향했다.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모셔진 절이라고 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부처님 진시사리를 처음 본 것은 4년 전쯤 중국 시안에 부처님 손가락 사리를 모신 법문사(法门寺)에서였다. 법문사는 따로 관광을 신청해서 가야 할 정도로 먼 거리에 있었는데, 불아사는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안에 있어서 찾아가기도 편하고 좋았다.
하지만 부처님 치아 사리는 촬영이 금지된 관계로 눈으로 만.

법당을 둘러보고 옥상에 오르니 이국적인 식물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거대한 마니차가 있었다.
불아사에서 기도도 좀 드리고(중화권을 여행할 때면 이렇게 유명한 절을 찾아서 여행 잘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곤 한다. 꽤 의미있는 여행코스이다 ㅎ) 체크아웃을 위해 다시 숙소로.

가는 길에 발견한 북경동인당. 역시 차이나타운이라 이런 것도 있구나. 너무 아침 일찍이라 문을 안 열어서 구경을 못한 게 좀 아쉬움.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 뒤 다시 차이나타운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가장 기대했던 호커센터로! 유명한 맥스웰 호커센터가 근처에 있긴 했지만 그랩 운전사가 추천해 준, 현지인이 많이 간다는 차이나타운 내에 있는 호커센터로 고고!
여기는 영어로는 Chinatown complex, 중국어로는 牛车水大厦 인데, 중국어는 도저히 해석이 안된다. 소차물빌딩? 갑갑하다. 중국어 실력 ㅋㅋ
지하는 식료품, 1층은 이런 저런 상품을, 2층에 푸드코트인 호커센터가 있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수많은 음식점이 펼쳐진다.

人太多,食太多。그랩 운전사가 음식점이 1~2백 개 있다고 했는데, 중국인들 특유의 허풍이려니 했지만 직접 와서 보니 허풍은 아닌 듯하다. 너무 많아서 뭘 먹을지 고르는 것도 일인 듯.
하이난식 치킨라이스 집을 비롯해 몇몇 집들은 유명 맛집인지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래서 나는 좀 구석 쪽을 돌면서 점심 메뉴를 고르고 다녔다. 

그러다 발견한 이 집. 335 港式烧腊 홍콩식 간장에 조린고기. 아주머니는 당연히 내가 중국인인 줄 아시고 ㅋㅋ

나는 저 유리벽에 붙어있는 치킨라이스+야채 세트를 주문했다.

짜란~ 꽤 푸짐하다. 한국돈 6,500~7,000원 사이이니 가격도 나쁘진 않은 듯. 저 맑은 탕과 치킨과 야채 사이에 있는 돼지껍데기는 서비스로 주셨다. 근데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흰쌀밥이다! 아마도 치킨 육수를 넣은 것 같은데 감칠맛 나면서 너무 맛난 던 거다.

부들부들 짭조름했던 돼지껍데기도 존맛탱.
돼지껍데기는 주인아주머니가 내가 외국인인 거 알고는 먹어보라며 아주 맛있다고 하셨는데, 정말이지 너무 맛나서 메뉴를 잘못 주문했다 싶을 정도였음. 계속 맛있냐고 괜찮냐고 어떻게 우리 집 알고 왔냐고 물으시던 아주머니 ㅎㅎ 한국인은 잘 안 오는 곳인가? 나중에 인스타그램에도 올리라고 하심 ㅋㅋㅋ
영어와 중국어와 광둥어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시던 쾌활하신 아주머니. 혹시 다른 집들도 다 이정도 수준의 맛을 내는 걸까? 궁금했다. 좀 더 오래 머물렀다면 다른 식당들도 열심히 탐험했을 텐데 좀 아쉬웠던.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처음 갔다 온 후 왜 사람들이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를 많이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좋은 인프라와 영어 사용 환경, 한국보다는 저렴한 물가와 가성비 좋은 콘도들. 언젠가 나도 한 달 살기 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에어프레미아라는 항공사에서 싱가포르 왕복은 50% 세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는 워낙 가까워서 일단 비행기표를 냅다 지르고 여행을 준비했다. 갈 때는 프리미엄 좌석으로 올때는 이코노미 좌석을 40만 원도 채 안 되는 가격으로 예약했다.

프레미아 42 뱅기표

저녁 늦은 비행기라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저녁 먹고 놀기로 함.(혼자 ㅋ) 확실히 작년에 미국 갈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사람도 많고, 면세점도 대부분 정상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제 진짜 코로나 끝?!
하나은행에서 '트래블로그'라는 카드가 새로 나왔는데, 스카이 허브나 마티나 라운지를 10,000원에 사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오래간만에 공항 라운지를 찾았다.
마티나는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엔 스카이허브로.

음식은 마티나 라운지와 별 차이 없었고, (하지만 테라 생맥주는 맛났음) 크기는 조금 더 넓은 느낌이었는데 그럭저럭 있을만했다. 근데 10,000원 이벤트 하니까 라운지를 이용했지, 요즘은 그다지 라운지의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스카이허브 라운지는 체크인 카운터뷰다 ㅎㅎ

에어프레미아 탑승! 

프리미엄 좌석이라 담요와 슬리퍼, 어매니티를 제공해 준다. 

헤드폰과 어매니티. 헤드폰은 특별히 좋은 건 모르겠는데, 귀국 편 이코노미에서 줬던 이어폰과 비교하면 백만 배 좋긴 함 ㅋㅋ
어매니티는 파우치부터 맘에 들었고, 

헉슬리와 콜라보했는지 핸드크림, 오일미스트는 헉슬리 제품이었다. 후기로 많이 보긴 했지만 제품 용량도 꽤 크고 맘에 들었다. 아직 사용하진 않았지만 ㅎㅎ. 그리고 치약, 칫솔.

좌석 오른쪽엔 컵 등을 간단히 둘 수 있는 받침대와 리모컨, 좌석 조절 버튼이 있고 좌석 왼쪽에는 작은 주머니가 있어서 간단한 것들을 넣어둘 수 있다.

프레미아 42는 42인치의 레그룸을 제공한다는데, 보시다시피 엄청 넓다. 오른쪽은 좌석 발받침을 펼친 건데, 그래도 자리가 넉넉하다. 

웰컴드링크로 난 물 ㅎ

VOD화면도 넓고 좋다. 볼게 많진 않지만 그래도 오며 가며 '남산의 부장들' '육사오' 등 최신 영화들이 있어서 볼만했음.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해서 기내식은 기본 제공되긴 하지만 돈을 주고 이것저것 사 먹을 수 있기도 하다. 

기내식은 스파게티와 돼지고기 김치찜이 나왔는데, 나는 김치찜으로 선택. 근데 너무 맛있다. 인간적으로 그냥 식당에 내놔도 될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기내식이 이렇게 맛있다니! 아시아나, 대한항공 저리 가라였다. 저 초코케익도 너무 맛나고 고급진 맛이라 싹 다 비웠다. 그릇도 FSC 들보다 고급져서 아주 맘에 들었다. 
비행 스케줄만 빼면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보다 낫지 싶다. 너무 좋아!

좌석 위에 빛나고 있던 와이파이 표시등. 귀여워서 함 찍어 봄.
화장실은 너무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용을 못했는데, 후기로는 향기도 좋고 깔끔하다고들 하더이다.

어느덧 싱가포르 상공 위를 날고 있는 에어프레미아. 
새 비행기에 넉넉한 좌석, 맛난 기내식으로 기분 좋게 싱가포르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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