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샌디에이고로 여행을 온 나는 기차 안에서 우선 숙소를 부랴부랴 예약했다. 숙소 위치는 다운타운 가스램프 쿼터.
하지만 도착시간은 오전 9시 반 정도라 체크인을 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우선 짐만 맡기고, 호스텔 매니저에게 근처 식사할 곳을 추천받았다.

이름이 참.. 상의 없다고 해야 하나. 암튼 여기이다 ㅋㅋ

커피와 오믈렛을 시켰다. 워낙 유명한 곳인지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심지어 아침부터 술 마시는 사람들 천지. 특히 블러드 메리 칵테일이 유명한지 많은 사람들이 죄다 그걸 주문하고 있었다. 나도 그 맛이 궁금해서 샌디에이고 여행 중에 한 번은 먹어보려 했으나 어째 저째 못 먹었네. 그리고 저 커피잔 너무 탐났었음. ㅎ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산책 겸 걷고 있는데, 이렇게 길을 막고 있는 게 아닌가? 이 날이 토요일이라 여기도 장이 열리고 있었다.

다양한 상품들을 파는 노점들. 나도 좀 이것저것 사고 싶었지만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럴 기운까진 없었다. 와중에 날씨 무슨 일이니? 캘리포니아는 진짜 날씨가 너무 예술이다.

체크인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관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트롤리를 탔다. 여행 책자에서 샌디에이고 교통수단으로 트롤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무척 궁금했었는데, 트램이네? ㅎ
하지만 역시 미국 서부에서 대중교통은 좀 위협적이다. 노숙자들도 많이 타고 마리화나 냄새도 많이 나고 혼잣말하는 사람도 많고 ㅎ 하지만 가격이 공짜인 듯? 일단 돈을 내거나 패스를 찍는 곳이 없다. 나는 혹시 몰라 교통카드인 PROTO도 사고 충전도 했는데, 도대체 어디에 찍어야 하는지 찾질 못했다. 그리고 내가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당황.

리틀 이탈리가 있는 동네에서 내려서 다시 산책. 크흐...하늘...날씨...

여기도 파머스 마켓이 엄청 크게 열렸다.

예쁜 분수대

그리고 너무 탐났던 다양한 종류의 살사. 정말 잔뜩 사 오고 싶었다.

잠시 리틀 이태리를 둘러보고 체크인하러 다시 숙소로. 다운타운 근처엔 꽤 오래된 멋진 건물들이 많았다. 이건 발보아 극장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늘 거의 무계획으로(그래도 대략적인 큰 그림은 그림) 여행을 다니긴 하지만 이번만큼 무계획인 적은 없었다. ㅎㅎ 당장 이날 오후 남는 시간을 어찌 보낼지 고민하는 중에 호스텔 벽면에 선셋 타코 투어 찌라시가 붙어있는 게 아닌가! 어머 이건 뭐야? 다행히 그날 투어가 있었고 4시 반까지 신청하면 된다 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신청과 결제를 일사천리로 끝냈다.
잠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모이는 장소로 출발!

도착했더니 이런 버스가 딱! ㅎㅎㅎ 너무 귀여운데 ㅋㅋㅋ 신청자들은 나 포함해서 한 6명 정도 되었다.
선셋 타코 투어는 말 그대로 샌디에이고의 유명한 타코 집들을 투어하고 마지막에 바닷가에서 선셋을 보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타코에 눈을 떠 타코 타코 노래를 부르던 나에게 너무나 딱인 투어였다. 그렇게 신나게 첫 번째 타코 집으로!

가게 내부 힙하다!

카운터도 느낌 있어.

그리고 시킨 타코와 맥주. 아! 음식값은 투어 비용과 별도다. 내가 알아서 내야 함 ㅋ 약간 매운맛 타코였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이때부터 젊은 미국 친구들과 함께 팀을 이뤄 다니기 시작 ㅎ
힙한 가게 분위기의 타코 집 iSALUD

그리고 다른 장소로 무브 무브!

두 번째 타코 집은 리틀 이태리 안에 있는 푸드코트의 NOT NOT TACO. 이번에는 맥 앤 치즈가 들어간 타코.

마지막은 오션 비치에 있는 Mike's Tacos club이었다. 여기서는 브뤼또로 시켜봤는데, 너무 양이 많아 ;;

세 곳의 타코 집 모두 구글 평점 4.6 이상의 아주 맛집들이었고, 입안 가득 맛난 기분을 전해주는 곳이었다. 특히 마이크 타코 클럽은 위치가 대박이었는데.

우리가 타코를 먹고 나왔더니 이렇게 해가 지고 있었다. 거친 파도와 강렬한 붉은빛의 커다란 해가 지는 모습은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와일드함이었다.

그리고 유난히 거칠게 느껴졌던 샌디에이고의 파도. 암트랙을 타고 오면서 느끼긴 했는데, 확실히 샌디에이고가 LA보다 파도가 거친 느낌이다. 그것도 참 신기했고.

갑작스럽게 오게 된 샌디에이고에서 갑작스럽게 떠난 선셋 타코 투어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가 중심가라 그런지 완전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고, 근처 펍에서 혼자 한 잔 하고 들어갈까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걍 얌전히 잠자러.
그렇게 나의 샌디에이고에서의 첫 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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