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하-상(은)-주로 시작해 지금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역사를 말 그대로 핵심요약정리할 수 있었다.

3천 년 이상 된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제도를 다루다 보니 그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기억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중에는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기억해낼 수 있었고 좀 더 인과관계를 명확히 알게 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워낙 많은 황제와 왕조가 세워졌다 사라졌지만 역시 그중에서 유독 눈에 띄고 마음이 가는 국가와 인물들이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국가는 15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 세워졌다 사라진 ‘신’나라다. 전한과 후한 사이에 잠깐 있다 사라진 왕망의 신나라는 국사책에서 배웠는지 안 배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새롭게 다가온 국가이기도 하다.

유교적 이상국가를 꿈꿨다는 왕망은 왕전제를 실시했는데, 모든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여 매매를 금지하고 백성들에게 고르게 분배하는 제도였다. 이는 중국 최초의 토지 국유제라 볼 수 있는데, 중국 최초의 사회주의자로 불릴만하다.

인상적인 왕으로는 진의 시황제와 후한의 광무제를 꼽고 싶다. 시황제는 불로장생을 꿈꿨다던지, 분서갱유를 통한 지식인의 압박, 만리장성 축조를 위해 백성들의 힘겨운 부역을 시킨 점 등으로 악독한 이미지와 희화화된 인상이 컸다.

하지만 따져보면 막강한 권한으로 법률, 문자, 화폐의 통일, 만리장성 축조 등 2000년 전 지금의 중국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국 역사에서 시황제만큼 중요한 인물이 있을까 싶다. 특히 하루에 죽간으로 된 서류 120근 분량의 업무를 처리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워커홀릭이었는지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역시 학생때와 사회인이 됐을 때 한 인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라진다.

흥미로웠던 나라는 ‘송’을 꼽을 수 있다. 중소 상업도시의 출현, 개방적인 도시로의 변화, 와자라라는 대규모 극장 탄생, 서적의 거리판매, 서민문화 발달, 광동등 대무 역 도시 탄생, 세계 최초의 지폐인 교자 발행, 주판 발생 등 지금의 도시라 부를 수 있는 개념이 아마도 송나라부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도시화로 인해 농업시대보다 여성들의 노동력이 덜 필요해지면서 여성들의 지위가 오히려 낮아졌다는 점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도시의 발달이 여성의 지위와 이런 식으로 상관관계가 생길 줄이야. 끔찍했던 전족 문화도 송나라 때부터 시작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가장 궁금했던 점이 해소가 됐는데, 바로 가난하고 작은 규모였던 공산당이 어떻게 국민당을 이기고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게 되었는지다. 국민당 내부의 부정부패와 장제스의 권력에 대한 야욕, 그의 아내 송미령의 사치스런 일화 등은 대만에서 장제스가 왜 존경받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특히 일본의 위협에도 공산당에 대한 탄압에만 신경쓰던 모습은 우리나라가 아님에도 분노가 일 정도였다. 장제스를 통해 오히려 반대로 중국에서 마오쩌둥이 우상화가 될 정도로 존경을 받게 됐는지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홍군의 대장정 중 보여준 농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위하는 마오쩌둥의 정책은 그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의 실책들이 있을지언정 이미 농민들, 인민들에게 자신들을 위하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워낙 방대하기에 인상 깊었던 것들만 몇 개 적어봤지만,

이 책은 중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집에 두고두고 수시로 찾아볼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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