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먹거리였다. 하지만 미국은 시그니처 음식이라고 할만한 건 햄버거 정도밖에 없어서 음식에 대한 기대는 포기하고 시작했다. 친구 만나는 게 중요했던 거니까!
그래도 맛집들은 많을테니 친구들한테 추천받으며 다녔는데, 친구가 가장 추천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치킨와플이었다.
맙소사. 와플 위에 치킨을 얹어먹다니...와플을 그다지 안 좋아하는(요즘 유행하는 크로플도 안 좋아한다) 나는 거기에 튀긴 치킨이 올라간 걸 상상하니 세상 퍽퍽하고 너무나 별로였다. 그래서 계속 거부를 해왔는데, 이 술꾼 부부가 어찌나 강추하던지.
그래서 이날 가보게 되었다. 가게 이름이 'Met Her At A Bar'였는데, 꽤 낭만적인 이름이다. 가게 이름이 이러니 친구가 여러 번 말했는데도 안 외워졌지ㅋㅋ 전혀 예상 못한 가게 이름이었다.

여기는 철저하게 백신 증명서를 체크했던 가게이기도 하다. 요즘은 어떨라나.

친구는 치킨와플을 주문하고, 끝까지 치킨와플에 불신을 가졌던 나는 오므라이스로. 여기 커피 꽤 진하니 맛나다. 빈 속에 마시는 커피는 역시 최고야 :)

문제의 그 치킨와플. 하지만 생각보다 치킨이 너무 너무 너무 맛있었고, 와플도 그다지 뻑뻑하지 않아서 상상보다는 훨씬 괜찮았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가 선택하지는 않을 메뉴이다 ㅋㅋㅋ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이 좋아할 듯.
이 가게가 알고 보니 친구가 예전에 살던 동네라고. 어느덧 미국으로 이민 간 지 10여 년이 된 친구. 얘기하고 있을 땐 우리가 그리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다는 걸 못 느끼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난 친구가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거의 모르고 있었다. 진지한 얘기를 하는 걸 쑥스러워하는 우리는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늘 가벼운 얘기만 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서로의 많은 걸 알고 있었는데 이젠 그렇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나이 들어서 깨닫게 된 건 친구의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해도 마음은 여전할 수 있다는 거? 이렇게 어른이 좀 됐나 보다.
이번 여행은 약간의 업무도 동반한 것이라 내가 이날 오후에 미팅이 잡혀서 시간이 좀 애매했다. 친구는 굳이 나를 데려다주러 차를 타고 나왔고, 택시 타도 되는데 말야. 고맙고 미안한 마음? ㅋㅋ
근처 쇼핑몰인 센츄리 시티의 웨스트필드에 가서 소화도 시킬 겸 아이쇼핑을 다녔다. 그리고 찾아간 85℃!! 세상에.

여긴 대만의 유명한 베이커리인데, 나는 중화권 여행 갈 때마다 여기서 빵보다는 씨쏠트 커피를 사 먹는다. 여행 도중에 여길 발견하면 무조건 사 먹는데, 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지 몰라서이다. 최근에 CU편의점에서 이 커피를 팔긴 하지만 매장에서 사 먹는 만 못하다. 아무튼 85℃를 미국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한국은 왜 안 들어와!!
그런데 너무 충격이었던 것은 친구가 이 커피를 마구 흔들어서 섞어 마시는 거다. 맙소사. 내가 깜짝 놀라 너 뭐 하는 거야!? 그걸 왜 섞어! 라고 했더니 친구가 더 놀람 ㅋㅋㅋ 친구에게 이 커피 마시는 법을 다시 알려줬다. 이건 절대 네버 섞어 마시면 안된다규!
85℃의 씨솔트 커피를 마시고 좀 더 산책을 하다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나는 미팅 장소로 떠났다.
미팅 장소가 선셋 스트립(Sunset Strip) 근처였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커피 한 잔 하고 주위를 돌아봤다.

선셋 스트립에서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띈 건 바로 파친코 빌보드였다. 미국 드라마이지만 우리나라 소재의 드라마가 저렇게 대대적으로 걸려있다니. 진짜 K컨텐츠의 힘인가? 음식은 잘 모르겠고, K드라마와 K뮤직은 진짜 인지도가 상당한 것 같다.

이 근처에 다양한 클럽들이 모여져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하다. 이건 The Roxy Theatre. 컬러풀하다 ㅎ

여긴 어떤 클럽 벽인 거 같았는데, 다양한 밴드들의 이름을 새겨놨다.
선셋 스트립에서의 미팅까지 마친 후 친구와 그리피스(Griffis) 천문대를 오르기로 했기 때문에 다시 친구를 만나러 근처까지 고고!
이때 처음 Lyft택시는 탔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좀 비싼 요금으로 탔더니 정말 비쌌다 -_- 거리는 3.5km 정도인데 무러 36달러 조금 넘게 나옴...하...캘리포니아 물가 정말 너무하다. 친구가 새삼 더 고마웠던 순간 ㅋㅋ
그리피스는 친구 딸램도 함께 하기로 했는데, 그전에 타이타운의 새로운 가게에서 타이요리로 배를 채웠다. 벌써 세 번째 태국 음식 ㅋㅋㅋ

볶음 누들과

볶음밥과

돼지고기 초이삼 볶음.
어째 다 볶음 요리였네 ㅋㅋ

요건 근처 태국 가게에서 구입한 태국 디저트. 친구가 추천한 건데 입 심심할 때 먹기 딱 좋을 것 같다.
든든하게 밥도 먹었겠다. 그리피스 천문대로 출발!!

저 멀리 그리피스 천문대가 보인다.

중간에 전망 포인트에서 한 컷. 저 멀리 보이는 다운타운. LA는 진짜 넓고 평평하다.

정상에 오르니 해가 지려고 한다. 나이스 타이밍! 조슈아에서도 그렇고 석양 타이밍이 참 좋다 이번 여행.

저 멀리 헐리우드 사인도 보이고. 시간이 된다면 저기까지 함 하이킹해보고도 싶다.ㅎ

다운타운 줌인.

가까이에서 본 그리피스 천문대. 이날은 개방하는 날이 아니라 안에는 못 들어가 봤다.

그리고 LA의 야경. 크...어쩜 이렇지? 한국에서는 높은 빌딩도 많아서 시야에 걸리는 게 많은데. 참 넓고 넓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지평선인가!

LA의 야경 실컷 구경하고 하산 길에 한 컷.
그리피스도 갈까 말까 했던 곳인데 갔다 오길 잘한 것 같다. 여행지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가주기는 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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