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9박 10일 동안 여행한다는 건 의외로 좀 아쉬운 기간이다. 애초에 난 이렇게 오래 있지 않으려고 했다. 딱히 볼 게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한 2박 3일 정도 샌디에이고를 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볼 거 없다고 걍 LA에서 놀자고 꼬셔서 그대로 눌러앉아서 놀았던 것이다 ㅎ
근데 생각보다 뭔가를 많이해서인지 여유롭게 친구네 동네 산책을 많이 못해 아쉬웠다. 막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아침 산책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LA를 떠나기 전 날인, 이날이 되어서야 가능했다.
친구 부부가 아이들 등교 준비로 바쁜 틈을 타 홀로 다운타운까지 산책을 하기로 했다.

너무 맑고 햇살이 눈부셨던 아침. 산책 시작!

동네 교회를 지나

미국에서 처음 보고 너무 신기했던 보라색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와 전형적인 미국집.

길가에 예쁘게 핀 백장미. 가운데는 분홍색인 것이 참 예쁘다. 나이 드니 좋아지는 꽃 ㅋㅋㅋ

아직 나무에 걸려있던 이스터에그. 마침 내가 간 기간이 부활절 주간이었다.

그렇게 다운타운까지 한 3~40분 정도 걸어왔다. 그리고 도착한 컬버시티 호텔 앞. 왜 이 사자가 좀 중국스러워 보이는 거지?;
미국에서 미국만의 특색 있는 커피를 아직 못 마셔봐서 근처에 있던 필즈커피(Philz Coffee)를 방문했다.

원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맛보려 했으나 여기 메뉴들이 특이하길래 또 도전 정신이 발동하여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봤다. 메뉴판에 보이는 이 로제 커피의 색깔이 너무 예뻐서 이걸로 시켰다. 가격은 사악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영수증을 보니 나쁘지 않음. 스몰 사이즈가 $4.85. 아침 겸 라떼로 마셔줬다.

홀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다시 친구네 집으로 고고. 가는 길에 이 꽃이 좀 더 많이 핀 나무가 있어서 또 사진 한 장 찍어줌ㅋㅋㅋ. 나 이 꽃나무가 너무 좋아서 샌디에이고에서는 백만 장 찍었다. LA는 날이 아직 쌀쌀?해서 꽃이 덜 피었는데 샌디에이고는 흐드러지게 펴서 너무 예쁘더이다. 네이버 렌즈에서는 능소화라고 나왔는데,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날은 특별한 일정이 있다기보다는 조슈아 여행을 함께했던 친구네 회사로 가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한 날이었다. Carson이라는 동네에 있는데, 닥터 드레, 아이스큐브, 이지이 형님 등이 사시던 캄튼(Compton) 옆 동네이다. 그 동네가 너무 궁금했지만 여자들끼리 있는 관계로(여자가 아니라 동양인들이 거길 간다는 게) 너무 위험하여 캄 다운함 ㅋㅋ
근데 이 칼슨이라는 동네는 내가 생각하는 도심지의 그런 빌딩 숲이 있는 동네가 아니었다 ㅋ. 거대한 물류창고들이 즐비한 곳으로 심지어 사유지라고;;; 친구에게 설명을 듣고 미국은 또 한번 우리와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친구가 보통은 토렌스로 나가서 식사를 한다고 하여 이동. 먼가 민폐끼친 느낌이라 좀 미안했다 ㅎㅎ

우리는 Kagura라는 일식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오 이집 상당히 맛있다. 돈까스는 너무나 늘 맛나는 거고. 마제면도 멘야하나비만큼 맛나다.
하지만 너무나 의외의 맛이 있었으니 바로 중간에 있는 우니리조토이다. 비주얼은 좀 많이 거시기한데. 밀가루를 못 먹는 친구가 고르고 골라 주문한 메뉴였다. 처음엔 다들 당황했지만 맛을 보고 세상에나. 와. 너무 맛있었다. 진짜 우마이!!
그렇게 친구와 즐거운 식사를 하고 우리는 다시 집으로 고고!
이 날은 특별한 스케줄이 없던 관계로 시간도 좀 남아서 근처 허모사 비치(Hermosa Beach)로 드라이브하면서 가기로 했다.

잠시 차에 내려서 걸어 간 허모사 비치 피어.

푸른 태평양 바다.

먼가 오래되어보이는 공장 굴뚝들과

모래사장과 파도가 치는 바닷가. 그리고 너무 예쁜 하늘.

차 안에서도 너무 경치가 예뻐서 사진을 마구 찍어줬다. 바닷가 특유의 이런 풍경 너무 좋아 ㅠㅠ
신나게 바닷가 드라이브와 홀푸드를 들렀다가 친구네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가는 중에 나머지 필즈커피를 맛보기 위해 ㅋㅋ 잠시 다운타운에 들렸다.

이 건물이 아마존이라고 했었나? 컬버시티에는 소니 스튜디오도 있고, 예전 영화 산업의 중심지였어서 OTT 서비스 업체들이 입주하고 있다 한다. 애플TV인가? 도 올 거라고 했던 거 같은데.

너무 궁금했던 모히토 커피도 맛보고.

친구 딸램이 보고 싶은 책이 있다고 해서 함께 동네 도서관을 갔다. 미국 도서관 궁금하기도 했어서 나도 따라나섰는데, 너무 좋자나!

이렇게 서가마다 검색을 할 수 있는 스크린들을 설치해놨다. 역시 천조국인가!

이건 책 제목이 맘에 들어서 ㅋㅋ 영어 원서는... 불가능하다.
8일간의 LA의 여행을 마치고, LA 에서의 마지막 밤(인 줄 알았지 ㅋㅋㅋ ㅠㅠ)이 왔다. 술꾼친구부부와 마지막 저녁 식사를 집에서 조촐히 하기로 했는데, 친구가 또 이렇게 요리를.

코스트코에서 파는 치오피노(Chiopino). 밀키트로 판매되고 있으며, 친구가 완전 강추하면서 꼭 먹어야 한다고 했던 건데, 완전 맛나. 처음 들어 본 요리였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래한 음식이라고. 완전 내 취향 저격이야. 한국 코스트코는 왜 없어!

그리고 뿔뽀(Pulpo). 난 뭐 문어숙회 비슷한 건 줄 알았는데, 웬걸 너무 맛나는데. 이 녀석 한 요리하는데?
친구가 해 준 맛난 요리와 와인과 함께 옛날이야기하며 웃다가 흥분하다가 쿠사리 주다가 깊은 새벽까지 LA에서의 마지막 밤인 줄 알았던 ㅋㅋㅋ 그날을 아쉬움 속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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