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라 비스타에서 돌아온 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샌디에이고의 마지막 밤을 즐기러 나섰다. 그전에 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 근처에 있던 Old Spaghetti Factory라는 곳으로 찾았다.

여기도 오며가며 보게 된 곳인데, 건물 외양이 있어 보이고 가게 이름도 매력적이라 한 번 들어가 봤다.

가게 내부가 생각보다 근사해서 바로 착석 ㅎㅎ

세트메뉴라고 해야 하나 수프와 본식이 함께 제공되는 메뉴였다. 일단 야채수프와 빵부터. 수프는 생긴 게 완전 비호감인데 ㅎㅎ 약간 슴슴하니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그리고 본 메뉴인 라자냐. 너무 맛있긴 했는데 너무 배가 부른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다 먹진 못했지만 훌륭했던 곳.
밥을 실컷 먹고 나서 어딜 갈까 하다가 리틀 이태리로 향했다. 관광지 분위기 나고 잘 꾸며진 곳이라 샌디에이고에서 제일 많이 갔던 곳인 듯.

평일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저 보라색 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었는데, 색깔이 너무 비현실적이야 ㅠㅠ

꽃이 땅에 많이 떨어져 있길래 제일 멀쩡한 거 하나 주워봤다. 이쁘다...
그렇게 주변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주 매력적인 기타 연주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미국 와서 길거리 공연하는 사람 많이 봤지만 편차가 너무 심했는데, 이번에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홀린 듯이 소리에 이끌려 갔다.

사운드가 쏘울풀하더라니! 나도 모르게 팁을 $5 주고..ㅎㅎㅎ

매력적인 연주를 배경 삼아 칵테일 한잔을 했다. 칵테일 이름은 Sunset Blvd.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미국에 와서 석양을 많이 감상한 터라 이 날도 석양을 볼만한 곳을 찾았으나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마침 Sunset Blvd 칵테일이 있는 것 아닌가! 내가 앉은자리에서 나름 석양이 잘 보여서 정말이지 아름답고 낭만적인 마지막 밤이었다.

석양이 지는 리틀 이태리...아 저 꽃나무 우리나라도 좀 어떻게 수입 안되나. 너무 아름답자나.

예쁜 리틀 이태리 사인. 이탈리아 사람들이 진짜 디자인 참 잘해.

숙소로 돌아올 때는 트롤리 그린라인을 타고 산타페(Santa Fe) 역에 내렸다. 샌디에이고 도착했을 때도 역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밤에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고백하자면 산타페라는 말이 나에게는 약간 좀 촌스러운 단어였다. 물론 무슨 뜻인진 몰랐고 ㅎ 아마 자동차 이름으로 먼저 접해서 그런가. 하지만 이제 나는 '산타페'하면 이 아름다운 역사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LA 유니온 스테이션도 그렇고 미국의 역사들은 다 교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역사에서 내린 나는 또 겁 없이 숙소까지 걸어왔다. 샌디에이고 다운타운의 밤거리.


숙소에 들어가기 전 항상 대기자가 긴 줄로 늘어서 있던 술집 El Chingon이 웬일로 한가한 것이다! 마침 Michelada도 한 번 더 마셔보고 싶어서 쓱 입장 ㅎㅎ 그랬더니 기본으로 나초를 저렇게 많이 주는 것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안주를 안 시키는 건데! 세비체도 함께 시켰던 터라 너무 배부르게 먹었다. 라자냐 먹은 것도 소화가 덜 됐는데 말이지.
아 우리나라 미첼라다 파는 곳 없나? 너무 맛나다 ㅠㅠ
El Chingon

이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샌디에이고에서 먹방을 하고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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