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조우한 친구들과 헤어질(줄 알았던 ㅋ) 시간이 되었다.
예전에 상하이를 세 번째쯤 여행 갔을 때, 왠지 이번에는 비 내리를 상하이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정말 그 여행 중에 비 오는 상하이를 즐긴 적이 있었다. 그때 ‘역시 나는 상하이와 잘 맞아’하면서 괜히 우쭐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다.
이번 LA여행이 마치 그때와 같았다. 실은 4년 전 친구가 한국에 잠깐 왔다 돌아갈 때, 마침 나도 회사를 그만둬서 이때다 싶어 같이 LA를 가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친구의 사정으로 불발되고만...
그런데 이번에 온 것이 정말 타이밍상 너무 제대로였는데, 4월이 마침 LA에서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덥지도 않고 적당히 쌀쌀하며 맑은 날씨가 내내 이어진. 나처럼 맑고 햇살이 눈부신 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완전 최적의 날씨였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 끝이 없는지 LA의 비 오는 날도 한 번쯤 경험하고 싶기도 했었다.
이런 나의 바람을 마치 엿들은 듯! 친구들과 마지막 밤을 보내며 와인을 마시는데 비가 오는 것이 아닌가!!
친구들이 너가 오니까 날씨가 진짜 좋네. 타이밍 진짜 좋다. 이런 말을 해줄 때도 원래 이맘때쯤 LA 날씨 원래 좋은 거 아냐?라고 시크하게 대답했었는데, 와 비까지 내려주니 기분도 좋고, 먼가 우쭐? 약간 신비한 경험?이었다.

빗소리를 들으면 운치 있는 마지막 밤을 보내고, 암트랙(AMTRAK)을 타기 위해 나서는데 이렇게 새벽에 비가 내렸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정말 이번 LA 여행은 신의 한 수였어.
이날은 기차시간이 오후 2시경이었기 때문에 오전에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게티센터(Getty Center)를 가기로 했다. 여기도 원래 스킵하려고 했던 곳인데, 친구네 집에서 한 15분이면 갔고, 할 일도 없고 ㅋㅋㅋ
그런데 새벽에 비가 내린 덕분인지 이날 날씨가 너무 예술이었다. LA가 마지막 날까지 날 또 이렇게 환송해주는구나!

친구네 동네 한 컷. 하늘색깔 무슨 일이니? 아무리 아이폰 카메라가 갑이긴 하지만 노필터로 이런 색감 실화냐?

그리고 도착한 게티센터 정원. 저 멀리 바다까지 보일 정도로 공기가 너무 맑았다.

날씨도 예술이고 경치도 너무 좋아서 사진 백만장 찍음.

사람들이 이 각도로 사진을 많이 찍길래 왜 그런가했는데, 그럴만했음. 내가 사진을 못 찍어서 그렇지 ㅋㅋ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저 멀리 무슨 섬이 보인다고 했는데, 이날이 바로 그날이었다. 사진에는 나름 담는다고 담긴 했는데. 저어기 희미하게 섬이 보인다.

이렇게 실컷 경치를 구경하고 하산.

하산하는 모노레일에서 찍은 풍경.
그렇다. 작품은 하나도 안 보고 경치만 실컷 보다가 내려왔다.
게티센터를 가기 전 친구한테 작품들은 굳이 안 봐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딱히 보고 싶은 작품도 없고. 친구가 반 고흐 '아이리스'라도 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많이 황당해했다. 내가 반 고흐를 좋아하지만 그 작품은 별로 취향도 아니고. 오늘 날씨가 예술인데 무슨 '아이리스'따위를 보냐고 센 척했다. ㅋㅋㅋㅋ 그렇게 작품 따위 스킵하고 정원만 돌고 커피 한 잔 하다 보니 떠날 시간이 얼추 되었다.
친구는 어디 가서 게티센터 갔다왔다고 말하지 말라했다. 창피하다고 ㅋㅋㅋㅋ. 그래도 '아이리스'보다 이날 날씨가 더 예술이라는 건 인정해줬다. :) 인간이 위대한들 자연이 선사해주는 이런 날씨만 할까?

마지막 날 점심은 술꾼 부부에게 내가 쏘기로 했다. 여행 내내 고마웠고, 밥도 많이 사주고 해서 내가 한턱 쏠 거야!라고 의기양양하게. 한식을 좋아하는 두 부부를 위해 코리아타운의 곱창집으로 갔다. 맛집이어서인지 너무 맛있고, 양도 푸짐하고 아주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내 체크카드가 결제가 안 되는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카드가 든 지갑을 차 안에다 두고왔다. 젠장. 결국 곱창 값은 친구가 결제하고. 한국에 오면 내가 우리 동네 맛집 황소곱창에서 쏘기로 했다.
하... 너무 당황스러워. 내가 올 때 한 150만 원 정도 통장에 넣어뒀는데, 벌써 다 썼다고? 멀 그렇게 산 거야? 어플을 확인해보니 잔고가 몇십만 원 남아 았었는데 왜 그런 거야? 젠장. 하고 원인을 따져봤다.
결론은 잔고는 남아있었으나 해외에서 체크카드를 사용하다보니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데 하루 이틀 정도 걸렸고, 앞으로 결제될 금액이 더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잔액이 곱창 가격보다 1~2만 원 모자랐던 것이다. 하...
정말 너무 황당. 여행 체크카드 잔고 수시로 확인합시다. 그냥 신용카드 사용하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미안한 마음에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커피는 내가 쏠거야!! 하면서 커피 한잔을 기어이 샀다. 비싼 걸루 ㅋㅋㅋ

다른 친구가 기차역까지 함께 배웅해준다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잠시 친구네 사무실로. 친구 사무실은 체이스은행 빌딩에 있었는데, 여기야말로 LA뷰 맛집이었다. 수영장도 있고 말야.

그렇게 환상적인 날씨의 LA를 뒤로하고 이제 시카고로 떠나기 위해 LA 유니온 스테이션(Union Staion)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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