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전 날 말레이시아의 백반이라 할 수 있는 나시르막 파는 곳을 알아둬서 아침 일찍 출동했다.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다양한 음식들이 줄지어져 있다. 하지만 밥이 준비가 안된 듯하여 다들 대기 중. 나시르막은 코코넛 밀크로 지은 쌀 밥에 삼발소스, 튀긴 멸치, 땅콩, 계란을 기본으로 다양한 음식들을 선택해서 먹는다. 너무나 궁금했던 메뉴.
하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밥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서 포기 ㅠ. 난 포기가 빠른 녀자니까.

그리하여 맞은편에 있는 중식당으로 고고.

내가 시킨 것은 닭고기 죽이다. 아침으로 부담 없이 든든하게 먹기 딱 좋은. 저 참기름인지 들기름인지가 이상하게 기억에 남았다. 무난하게 아주 잘 먹음.

아침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전 날 쇼핑해 두었던 믹스 커피를 한 잔 했다. CHEKHUP이라는 브랜드로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라고 하더이다. 이 커피는 저 설탕스틱이 맘에 들어서 구입. 맛은 평범한 믹스커피인데, 설탕스틱 녹여 먹으니 좀 있어 뵌다? ㅋㅋ 선물용도 괜찮은 듯하여 하나 더 사서 지인에게 선물로 드렸다며.

아침을 그냥저냥 보내고 환전을 위해 파빌리온으로 넘어갔다. 근데 환율 너무 별로다. 하필 내가 또 우리 원화가 바닥을 칠 때 여행을 갔던 터라 저 모양 저 꼴. 이번 2월에 갔을 때는 3.43이었으니...말 다했지 머. 여행시기 거참.

암튼 환전을 하고 아침에 못 먹은 나시르막을 푸드코트에서 시켜 먹었다. 스트릿 푸드만큼의 기분은 안 나지만 깔끔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먹을 수 있었서 좋았다. 
나의 첫 나시르막에 대한 인상은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밥을 먹을 느낌이라 소화도 잘 되고 부담 없어서 상당히 좋았다! 솔직히 맛은 머랄까... 너무 평범한 맛? 저 닭요리만 빼고는 너무 익숙한 맛들이라 특별할 건 없었다. 하지만 밥에서는 은은하게 코코넛 밀크 향이 올라와서 매력 있었음.

그리고 후식으로 ㅋㅋ 전날 못 먹었던 허브젤리를 먹기 위해 공화당으로!

굉장히 중국 스러운 그릇과 주전자이다.

요렇게 한방차를 젤리? 푸딩? 으로 만들었는데, 그냥 먹으면 쓰고 맛이 없다. 그래서 저 옆에 작은 주전자에 담긴 꿀을 따라서 함께 먹어줘야 한다. 나처럼 한약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인 후식.

후식까지 잘 챙겨 먹은 나는 쿠알라룸푸르의 또 다른 대표 쇼핑몰인 수리아 KLCC에 왔다. 쿠알라는 정말 일주일 내내 쇼핑몰만 구경해도 다 못 볼 듯하다. 쇼핑몰이 엄청 크고 많고 몰려있고. 의외로 동남아 쇼핑의 천국은 쿠알라였다.

그렇게 수리아몰을 구경하고 있는데 막스앤스펜서가 엄청 크게 떡 하니 있는 게 아닌가! 
11년 전 뉴욕에서 처음 알게 된 막스앤스펜서. 그땐 출장 중이고 멋도 몰라 어버버 하다가 몇 년 후 홍콩에서 제대로 구경했는데, 패키지도 너무 예뻐서 이것저것 샀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때 샀던 휴대용 장바구니가 넘 예뻐서 아직도 들고 다니고 갈 때마다 사고 그랬는데.
그러고 보니 영국 식민지였던 나라들에는 다 막스 앤 스펜서가 있었다. 미국도 LA에선 못 봤는데(못 찾은 건지..) 뉴욕에서 목격했었고, 알고 보니 싱가포르에도 있고, 여기 말레이시아도. 좀 신기했음. 

여전히 예쁜 패키지 디자인들. 와중에 김이 있다 ㅋㅋㅋ 김의 세계적인 인기 어쩔. 우리 먹을 것도 없는데!!

수리아몰의 그 많은 매장들을 뒤로하고 막스앤스펜서에서만 요렇게 야금야금 쇼핑을 해봤다. 세제와 행주는 숙소에서 사용하기 위해. 나머지는 기념품? 근데 저 라벤더 티슈를 다 털어왔어야 했다. 향이 너무 좋고 질도 너무 좋은데 품절되더니 더 이상은 볼 수 없었던 ㅠ 지금도 아껴 쓰고 있다..후...

이거 수리아몰에서 장 본 것들. 저 알리카페는 말레이시아의 인삼으로 불리는 통캇알리가 든 커핀데 , 다들 맛있다던데 나는 걍 일반 커피믹스와 차이를 모르겠... 스테미너가 살아나는 것도 잘 모르겠...
나머지는 구아바 말린 것과 너무나 유명한 포카리스웨트 탄산 맛인 '100+' 그리고 망고스틴!! 먼가 태국보다 싼 느낌인데. 내가 태국에서 비싼 동네에 있었어서 그런가. 암튼 열대과일은 말레이시아가 더 싼 느낌이다. 

이날 저녁은 록록(LOK LOK)이라는 말레이시아 꼬치 음식인데, 사태(satay)와는 또 다른 음식이다. 재료의 종류에 따라 튀기거나 데쳐서 내놓는데, 주인장의 추천에 따라 이것저것 시켰다. 

야채는 데치고 다른 재료들은 튀기고. 저 위의 소스들을 발라서 먹거나 찍어 먹으면 된다. 

총 11 꼬치를 시켰는데, 배 터져 죽을 뻔. 근데 나중에 유튜브를 보는데 어떤 남자 유튜버는 혼자 한 3~4 꼬치 밖에 안 먹더라? 후...내가 미련한 거냐 그 남자가 입이 짧은 거냐...결론은 맛있었음 ㅋ

배는 불렀지만 동남아에 왔는데 두리안을 안 먹을 수 있나 ㅋㅋㅋ
알고 보니 말레이시아 두리안을 동남에서도 최고로 쳐준다고 한다. 그리고 두리안도 종류가 많은데 무상킹을 최고로 쳐주고 그다음 우당, D24 등등으로 순위가 매겨진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무상킹으로 ㅋㅋ

맨날 손질되어 있던 두리안만 먹다가 이렇게 즉석에서 바로 생두리안을 먹으니 맛이 더 풍부하고 신선한 느낌이다. 무상킹 두리안은 그동안 먹어 본 것 중에서 가장 맛이 진하고 질감도 꾸덕하고 그랬다. 한마디로 맛있음. 다른 말로는 두리안 싫어하는 사람은 아주 질색할 만한 그런 맛임 

양이 많고 배가 불렀지만 클리어. 언제 또다시 먹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남겨선 안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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