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글들이 많지만 지금 목포에 대한 이슈가 너무 뜨거워서 나도 한 마디 보태고 싶어서 쓴다.

내가 쓰고자하는 이야기는 목포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 그리고 이때다 싶어 잘난 여자 물어뜯는 우리 사회의 단면 이 두 가지다.


1. 우선 목포다.

내가 목포에 대해서 각별한 건 10여년 전인 2007년, 다니던 회사가 망하고 난 후 혼자 여행이란 걸 처음 가본 곳이 바로 목포이기 때문이다.

당시 신문에서는 군산, 목포 등 일제 시대 잔재들인 근대 건축물들을 무조건 없앨게 아니라 슬픈 역사도 역사라며 문화유산으로써 보존해야한다는 주장을 담은 기사가 나왔다.

과거로의 여행 겸 색다른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어서 그렇게 떠난 나의 목포 여행은 구도심과 신도심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숙소는 구도심에 속하는 목포 국제여객선항 근처 아무 모텔에 잡고 시내 여기 저기를 돌아다녔는데,

첫 날 돌아 본 신도심쪽은 아파트에 상가에 서울과 별반 다른 분위기가 없었다.

여행을 마치고 날이 저물어 숙소 근처를 돌아 온 나는 너무 깜짝 놀랐다. 목포역에서도 별로 멀지 않은 그 곳이 저녁 9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너무 깜깜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여자 혼자 그런 으슥한 골목을 참 잘도 돌아다녔다 싶다. 

다음날 아침 그 주변을 여행했는데, 정말 역사 책에서나 보던 동양척식주식회사니 일본식 정원과 일본식 가옥을 개조해 만든 파스타집 '행복이 가득한 집', 유달산의 일본 옛 영사관 등등 정말 우리 나라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건물들이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최근 다시 목포를 가고 싶어서 숙소를 알아봤지만 여전히 모텔 아니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호텔 정도 밖에 없어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손혜원 의원 조카가 운영한다는 '창성장'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진작에 가지 않았을까?

여행가도 마땅히 묵을 곳 없는 그곳. 

10년 전부터 너무 사람이 없었던 그 구도심. 지금은 오죽했으랴. 

그런 그곳을 손혜원 의원이 투기하려 했다니. 정말 기자들은 그 곳을 가보기나 하고 기사를 쓴건가 싶다.

기자 자신이라면 그 곳에 100만원이라도 투자할 생각을 하겠는가?


2. 잘난 여자에 대한 못 마땅함.

개인적으로 손혜원 의원 같은 사람이 같은 조직에 있으면 두가지로 갈릴 것 같다. 

나의 상사일 경우 일하기 빡세겠다(좋은 의미로). 다른 팀 상사일 경우 멋지다.

손혜원 의원이 그 동안 만들어 온 브랜드들에 대한 감탄은 물론, 자한당의 별 그지 깽깽이 같은 소리에 상식적인 선에서 기발하게 사이다 같은 발언을 해 '어쩜 저리 말을 잘하지!'라는 생각을 해왔던 나에게 이번 사태가 능력있고 잘나고 말도 잘하는 여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못 마땅함이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도면 문재인 정부를 흠짓내기는 너무나 당연하고

여자가 남자만큼 일잘하고 똑똑하고 말잘하고 수완 좋은 꼴을 못 보겠는다는 저변에 깔린 속 좁은 가부장적 심리의 표출이라고 본다.

여자가 왜이리 나대! 라는 그 밴댕이 소갈딱지같은 심리 말이다.


결국 이 사회(보수 언론)는 한 명의 잘난 여자한테 매달려서 지들이 못난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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