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갔다 온 지는 한 달이 넘었지만 중국 기차를 타고 코로나의 걸려줘서. 무려 오리지널 코로나 ㅋㅋㅋㅋ 후각 미각 상실, 무기력 등의 후유증 포함 한 달가량 코로나를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제야 정리를 해본다.
2019년 시안 여행 이후 코로나로 인해 나의 중국 연수부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된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올해 9월 고대하던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시안외대에 입학허가서도 받고 기숙사도 신청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우선 우리 고양이 두 마리가 아프다. 어린 나이도 아니고 노령이라 솔직히 내일 우리 곁을 떠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애들을 두고, 올해 칠순이 된 울 엄마도 두고 1년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연수를 포기하고 그 돈으로 실컷 여행이나 다니자로 방향을 바꿨다.(솔직히 이젠 중국어 공부하긴 싫고 ㅋㅋ) 7~8월 극악의 성수기가 끝나고, 이제 학생과 직장인들이 본업으로 돌아간 9월이 여행의 적기라 생각해 1년 멀티 비자를 끊었다. 중국 비자 발급에 워낙 악평이 많았지만 뭐 나는 그럭저럭 할만했다. 반백수의 장점이랄까? (그나저나 아직까지 반백수 우야꼬 ㅎㅎ)
4년 만에 떠나는 중국 첫 여행지는 청두(成都). 청두는 5년 전 오래 다닌 회사를 때려치고 떠났던 여행지인데, 쓰촨지방 특유의 맛난 음식과 오래된 유적들로 상하이를 제치고 나에게 1순위로 등극한 중국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번 청두행 비행기는 에어차이나, 중국국제항공이었다. 산동항공과 동방항공은 타봤지만 에어차이나는 처음이라 조금 기대. 중국 항공기에 대한 악평들이 많았지만 나는 기존에 탔던 항공사들도 나쁘지 않아서(가격 대비) 굳이 가리진 않는 편이다. 내가 늘 비수기에 타서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고. 원래는 아시아나를 타고 가고 싶긴 했지만 너무 시간대가 안 좋았다. 어쨌든 중국 대표 항공사이니 최악은 아니겠지 ㅎ

안녕? 에어차이나

음.. 많이 좁구나.

괜차나 내 다리가 짧거든 :)

A321. 보잉이 아니라 다행이야. 보잉 괜히 찝찝해. 3-3 구조의 작은 비행기. 5년 전 처음 청두 여행할 때만 해도 비행기가 꽉꽉 차서 왜 이리 작은 비행기를 운행하냐며 볼멘소리를 했는데, 이젠 자리가 좀 남는다. 씁쓸하다. 나만 중국이랑 잘 지내고 싶은 거야?

한국을 떠나

중국에 진입하니(아마도 칭다오겠지?)

기내식이 나왔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라주고. 닭고기로 주문했는데 예상한 아주 무난한 맛이었다. 이 정도면 됐지  머. 비행기 값이 20만 원도 안 하는데.

밥 먹고 영화 보고 하다 보니 청두에 진입했다. 독특한 지형의 청두. 지난번에는 밤 비행기라 몰랐는데, 땅 색깔부터 다르구나. 괜히 천부지국(天府之国)이라 불리는 게 아님. 예전에 버스 타고 독일에서 프랑스로 넘어갈 때 목격했던 그 장면이 생각났다. 척박한 독일 땅에서 프랑스에 진입하니 까맣고 기름진 흙이 프랑스가 얼마나 풍요로운 땅인지 알 게 해줬던 그 장면. 10년이 넘어도 잊지 못해. 청두는 흙 색깔이 붉은 진한 색이었다. 흙이 '나 완전 영양가 풍부해'라고 말하는 느낌 ㅋㅋ

뜬금없는 정수기 등장. 사연인즉 공항에 도착 후 버스를 기다리는데 커피가 너무 간절했다. 버스 정리해 주시는 아저씨한테 커피 사 올 시간 될지 물어보니 안된다고, 날 어디로 데리고 가시더니. 여기서 물 마시라고 알려주심 ㅋㅋ 중국 사람들 다른 방식으로 친절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 온 관광객 중국인들만 접하다 보니 편견이 있겠지만, 중국 현지에서 만나는 중국인들은 꽤 친절하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을 꽤 반가워하는 느낌이다. 
이런 거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한국과 중국은 잘 지내면 서로에게 더 득이 되는 관계인데도, 정치인들 때문에 안타깝구나.

비가 살짝 내리던 청두. "청두는 널 환영해" "오랜만이야 청두!"

청두 공항이 기존 솽류에서 톈푸로 바뀌면서 시내까지 거리가 더 멀어졌다. 숙소가 있는 청두동역에 도착하니 벌써 깜깜한 밤이 되었다. 숙소 바우처의 호텔명대로 따라갔더니 이렇게 멋진 건물이 등장. 이게 내 숙소라고? 가격이 3만 원 대 밖에 안 하는데? 역시 중국은 호텔이 아직 싸구나!! 는 무슨
내 숙소는 이 호텔 뒤에 있는 公寓였다. 아파트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암튼 시설은 상당히 좋았다.

퀸 사이즈의 침대와

멋진 건물 뷰 ㅋㅋ 밤에도 반짝반짝 LED가 빛나서 커튼은 필수로 쳐야 함. 대신 안 무서움 ㅎㅎ

욕실도 혼자 쓰기엔 충분히 넓고 샤워부스도 좋았다. 이 가격 청소도 맨날 깔끔하게 해 주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단 배가 너무 고픈 관계로 체크인하기 전 봐뒀던 건물 아래 딴딴면집에 갔다.

가게이름이 그냥 딴딴면(担担面)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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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딴면 중자를 시켰다. 속이 불편한 관계로 안 맵게 해달라고 했다.

근데 생각해 보니 고추기름 빼고 딴딴면 먹을 거면... 그냥 칭탕면을 시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ㅋㅋㅋ 머 그래도 맛났음.

딴딴면을 먹고 옆에 마트를 구경하는데 마작 떡을 파는 것이 아닌가? 요즘 마작을 즐기는 관계로 정신 못 차리고 잔뜩 집었다가 이성을 차리고 다시 내려놓음. 분명 맛은 없을 듯하여 ㅎㅎ 하지만 하나정도는 사 올 걸 그랬어 ㅠ
이렇게 5년 만에 찾은 청두의 첫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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