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숙소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어서 일반적인 청두 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침 식사부터 고고고!

동네를 돌다 보니 생각보다 아침을 파는 곳을 찾기 어려워서 포기하려는데 나타난 위엔지시판장, 원씨네죽가게 정도로 해석되겠다. ㅎ

안 그래도  시판(稀饭 발음주의 ㅋㅋ)이 먹고 싶었는데 잘됐다 싶어서 입장.

크흐 싸다 싸. 제일 비싼 샤오롱빠오가 8위안이라니, 그것도 6개나 주나 보네.

하지만 나는 시판과 꾸이화까오(桂花糕, 계화떡)가 있길래 바로 주문. 계화는 한국에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왔을 때 잔뜩 먹어줘야 한다고!

시판과 또우장은 셀프서비스로 인당 2원/ 소규모 업체에 대한 따뜻한 조언, 어수선할까 걱정되니 먼저 계산하시고 식사해 주세요! 뭔가 문구가 정겨운데 ㅎ

일단 시판은 내가 직접 떠오고.

꾸이화까오까지 나오면 소박하디 소박한, 탄수화물 천지의 아침식사 완성. 부담 없이 잘 먹고 숙소 돌아가는 길에 또우장도 포장해 갔다.

중국에서 아침을 먹는데 또우장은 먹어줘야지!

아침 먹고 동네 산책을 좀 했다.

근데 이게 뭐야! 마작 기계 파는 곳이라니 ㅎㅎㅎ 내가 요즘 마작을 좀 하는데? ㅋㅋ 그래서인지 이런 것들이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작 친구 구합니다!! 3명이 더 필요해요!!!

그리고 또 산책을 이어 가는데,

응? 롯데캐슬? 진짜 그 롯데캐슬인가? 신기하다 싶다가도, 청두글로벌센터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크게 들어선 걸 보면 진짜겠다 싶음.

그렇게 아침 식사와 산책을 하고 다시 숙소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오잉? 이보네!! 안녕 이보! 중국 오니까 자주 봐서 좋구나 이보야. 그나저나 이 광고는 또 뭐람. 여전히 광고 많이 찍고 있구나. 괜히 내가 뿌듯 ㅎ

산책 길에 산 펩지 라즈베리맛 제로콜라를 마시며(역시 난 펩시콜라가 좋아), 이날은 뭘 할지 고민을 했다. 대략적인 계획만 짜고 여행하는 전형적인 ISTP라 ㅋㅋ 그날 여행 일정은 그날 아침이나 전날 저녁에 정하는 편 ㅎ

좋아 진리거리를 가자! 그전에 점심부터! ㅋㅋ

아직 청두에서 제대로된 마라촨촨촨을 먹지 못해서 이 집으로 정했다. 평점도 높고! 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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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후 5시부터 영업이라고 마라촨을 만들던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아놔 가게 영업시간 누가 잘못 올려놓은 거야!!

살짝 빡쳤지만 괜찮았다. 이 가게가 있는 골목이 완전 먹자골목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숨은 보석 같은 골목이라니!

일단 제일 깔끔하고 인기많은 식당으로 들어왔다. 乐山豆花. 오 쥔장이 러산(乐山) 출신인가! 구 최애 왕허디의 고향이 러산인데!! ㅋㅋ

.크흐...  이 맛나 보이는 먹거리들 보소! 무엇보다 깔끔하다!!

나는

회이구어로우(回锅肉, 회과육)과

여주볶음(중식 여주볶음 졸맛탱), 감자채볶음, 첨 보는 나물볶음 세 가지를 주문했다.

흰쌀밥과 함께 고기요리 1개, 야채요리 3개에 25위안인가 35위안인가 했던 거 같은데. 아...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이 요상하게 생긴 나물 무슨 위샹(鱼香) 어쩌고 저쩌고였는데, 아주머니한테 맛난 거 추천받아서 고른 건데 영....나는 위샹로쓰의 그 위샹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세상에 무슨 나물에서 진짜 생선 비린 맛이 났다! 이게 맛나다고오?? 이건 나한테도 도전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완전 비추!

맛나게 점심 먹고 숙소 가는 길에 입가심용 모리화녹차 음료 하나 구입. 근데 달다...ㅠ

소화도 시킬 겸 다시 동네 여기저기 산책.

오 두리안 월병! 심지어 猫山王 두리안이다! 무상킹! 지난 말레이시아 여행 때 너무 맛나게 먹었던 두리안이 바로 이 무상킹 품종인데, 이걸로 월병을 만들다니! 이건 사야 해! 하며 들어갔는데... 여긴 화장품 가게고 두리안은 온라인으로 사라고..아 놔..이러기야.

두리안 월병 구입 실패하고, 대신 근거 베이커리에서 광동식 훠투이(火腿) 월병을 구입하고 다시 산책을 하는데, 이런 푸드부스가 잔뜩 늘어선 곳이 있었다. 뭔가 야시장 스멜이다. 낮이라 아직 영업을 안 하는 건가! 아쉽다. 흑...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서 다시 오후 계획을 좀 더 짰다. 진리거리를 가고 나서도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이것저것 서치해보다가. 맞다! 인스타에서 봤던 청두SKP가 있었지! 대나무를 형상화한 거대한 조명과 안개처럼 흩뿌려지는 물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던 그 곳(머냐 이 홍보문구같은 표현은 ㅋㅋ)! 찾아보니 청두글로벌센터 옆이었다. 좋아! 오후는 진리거리 -> 청두 글로벌센터 -> 청두SKP 이 코스로 가보자! 오 먼가 J 같은 여행 계획! 후후후.

여행계획 짜느라 에너지를 소비했더니 살짝 배가 고프다. 응? ㅋㅋ 점심이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고!

그리하여 숙소 1층에 있던, 눈여겨봐 뒀던 冒烤鸭라는 가게로 입성.

약간 마라탕 같은데 오리요리가 기본이다. 오리 한 마리는 혼자 먹기에 많다고 해서 다른 걸로 시켜봤다.

두둥! 야채가 이것저것 들어가고 추가로 내가 원하는 걸 고르는 건데, 나는 오리창자를 시켜봤다. 중국 애들이 많이 먹던데 그 맛이 궁금했다규. 푸딩 같은 오리 선지도 들어 있고. 신기하게 오리선지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선지 해장국의 선지와 달리 표면도 매끈하고 모양도 이뻐서 거부감이 안 든다.

또 집 나간 포커~스. 대망의 오리창자! 오 식감이 꼬들오독하다. 이거 이거 식감 재미있네. 왜들 즐겨 먹는지 알겠어. 아 이 가게 완전 맥주를 부르는 가게네. 위험해. 적당히 먹고 본격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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