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열흘 간의 시안 여행이 끝났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번 시안 여행은 출발 전 주에 운 좋게도 백종원의 '스트리트푸드파이터2'에서 시안 편을 방송했다.
이번 여행은 미식보다는 역사 여행이 목적이어서(시안은 면요리 말고는 알지도 못했고, 기대도 안했고 ㅋㅋ)음식은 뺭뺭면정도만 인지했었는데 좋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물론 만족감은 작년 청두보단 못했다. 근데 그건 방송 문제라기보단 시안 음식들이 그러한 것이었다.
와보니 알겠다. 방송에 담기 적절한 비주얼과 맛은 아니라는 걸 ㅎㅎ
암튼 백슨생님이 간 가게는 한 군데 밖에 안 가봤지만 메뉴는 거의 다 먹어봤다.

첫 백슨생님 메뉴는 로지아모(肉荚膜).
나에게 중국 음식에 대한 환상을 심어 준 '혀 끝으로 만나는 중국'에 방송됐던 집이라고 한다.
이건 지금 사진을 다시 보다 안 사실이고 ㅎ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섰길래 무의식적으로 줄서서 사 먹었다.
가격은 15元.

유명한 집이라 그런지 냄새도 전혀 안 나고 고기도 담백하다.

줄을 서서 돈은 내면 종업원이 요런 카드를 준다.

카드를 내면 이국적으로 생긴 청년이 고기를 마구 다져서 모에다가 담아 준다.

회민제에 위치한 백가네 파오모. 老字号가 붙은 곳이었는데, 웬일인지 일주일 후 지나갈 땐 老字号가 사라졌다.궁금.

요건 후라탕(湖辣汤). 7元. 모를 넣기 전. 식당은 숙소 근처. 숙소가 회민제 근처라 굳이 남문조찬시장을 안 가도 됐었다.

모를 깜빡했다. ㅋㅋ

모를 뜯어서 넣은 후. 휘적휘적.

고기와 함께.
일단 맛이 엄청 강렬하다. 시안 사람들도 고추를 엄청 먹는다. 항상 辣子?라고 묻는다. 혹시 몰라 달라고 했는데, 고추 매운 맛보다 후추와 화지아오의 麻한 맛이 더 강렬하다.
아니 이렇게 강렬한 음식을 아침으로 먹다니! 이게 바로 관중(关中 이 글자 진짜 많이 봤다 ㅋㅋ)의 맛인가!

량피(凉皮). 첨 나왔을 때.

휘적 휘적한 후. 맛은 우리나라 묵 무침 맛. 묵보다는 끈기가 있지만 별차이를 모르겠다.

유포면(油破面).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그릇 안에 고춧가루를 머금은 기름이 여기저기 튀어있다.

비벼 비벼.

왜 백슨생님이 기름 떡볶이 맛이라 했는지 알겠다. 그리고 이리 넓은 면은 첨인데 맛난다 ㅎㅎ. 하지만 느끼해서 다 못 먹었다. (량피랑 같이 먹어서인가;;)
유포면과 량피 합쳐서 43元.
식당은 병마용 출구쪽에 있는 식당. 아무곳에서나 먹었음.

유차마화(油茶麻花). 역시 숙소 근처 조시장. 5元.
율무깨죽에 견과류와 꽈배기를 넣은 맛. 요우티아오도 그렇고 중국 친구들 탕에 꽈배기 넣는 거 참 좋아함. 근데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들었음 ㅋㅋ 맛은 건강한 맛.

여긴 식당이 더 인상적이었다. 제대로 로컬.

펀정로우(粉蒸肉). 용싱퐝(永兴坊)에서. 15元.

蒸이 찌다라는 뜻인데, 쌀가루와 고기를 같이 쪘다. 고기는 장조림 맛. 나쁘진 않았는데, 훠궈로 너무 배불리 먹어서 거의 못 먹음.
중간중간 뼈가 씹혔는데, 얘네는 口水鸡도 그렇고 칼로 뼈째 고기를 자르다 보니 이렇게 뼛조각이 종종 씹힌다. 이해해야하는 건가 ㅎ

쩡까오(甄糕)를 깜빡했다. 10元. 회민제.
비주얼이 좀...

아마도 참쌀가루?와 대추를 함께 찐 떡. 그 위에 설탕을 뿌려준다. 그냥 먹으면 맛이 심심하고 설탕이랑 같이 먹어야 맛이 좀 괜찮다.

요건 중드 '꽃피던 그해 달빛(那年花开月正圆)'에서 정까오가 나온 장면을 홍보용으로 붙여 논 것.
주인공이 섬서성(陕西省)상인이어서 여기저기 활용되는 듯 하다. 푸차(茯茶)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낫배드지만 청두에서의 감동이 너무 강렬해서 조금 실망했던 백슨생님 스푸파 시안 메뉴.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중국이지 않은가! 너무너무 맛난 음식이 너무너무 많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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