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여행을 떠나는 건 꽤 오래된 로망이었다. 아마도 그 회사에서 사장님이 일 년 열심히 일하고 생일 즈음에 친한 직원들과 라스베이거스로 떠나는 것이 멋져 보였던 것 같다. 그땐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리더에 가까운 분이셨다. 인간적이면서도 비즈니스에서는 냉정한 면이 있는.

아무튼 회사 다닐 때는 시간이 없어서, 백수가 되어서는 돈을 아끼려고, 어학연수를 준비하면서는 연수지에서 여행 많이 다닐까 등등의 이유로 미루던 생일 여행. 위의 모든 장애물이 없는 상태인 반백수 프리랜서인 지금이 내 로망을 실현시킬 절호의 찬스였다. 원래는 해외여행을 꿈꿨지만 망할 코로나...

생일 당일엔 오랜만에 중요한 업무가 생겨서 부지런히 정리하고 출발했다! 무궁화 열차 타고 무려 5시간 가까이 달려서.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서 지루하진 않았다. 무슨 잡생각이 그리 많은지.

기념으로 여수엑스포역 사진 한 장!

게스트하우스에 대충 짐풀고 배가 너무 고파서 내조국(내가 조선의 국밥이다라는 ㅋㅋㅋ)에서 푸짐하게 국밥을 먹었는데, 핸폰 충전시키느라 사진이 없...

배도 채웠겠다. 소화도 시킬 겸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 보러 낭만포차거리 산책. 근데... 솔직히 이 경치 외엔 볼 게 없다...낭만포차거리는 을왕리조개구이 거리와 별 차이가 없어서 너무나 실망스러웠던.

날도 추운데 그냥 이 하멜등대 보고 숙소로 복귀. 아 볼 거 없다 진짜. 장범준이 대단한거냐...내가 감성이 부족한 거냐... 부들부들

이건 그냥 개인 취향으로다가 찍은 사진. 홍콩에서도 그렇고 나는 이런 항구도시에 있는 이런 광장들이 꽤 맘에 든다. 묘한 설렘을 주는데 왜일까?

나의 숙소인 백패커스인여수는 게하 맞은편에 펍&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술은 안 마실까 하다가 또 요런 바에서 혼자 술 마시는 게 로망이었어서(로망 왜 이리 많아 ㅋㅋ) 간단하게 한 잔만. 남해라거라는데 가볍고 아주 맘에 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먹은 저 닭다리과자 이렇게 맛있을 일이야?

다트도 있는 이 펍.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시끌벅적했으려나... 쓸쓸하네. 펍에 손님은 나 혼자 ㅋㅋ

숙소가 게스트하우스 하면 상상되는 여행의 낭만이 느껴지는 전형적인 그런 게스트하우스였다. 시설도 잘해놔서 뜨신 물도 잘 나오고 티비도 좋고. 방이 온돌이라 온돌방 선택했으면 등도 지지며 잘 수 있었을 텐데, 침대가 좀 안 맞아서 잠을 설쳤다.

조식은 게하 1층 공용 주방 냉장고에 준비해 둔 재료로 알아서 해 먹으면 되는 시스템. 게하에서 키우는 예쁜 샴고양이 바라보며 토스트와 당근 주스로 하루를 시작했다. 마침 햇살도 따스하고 기분 좋은 아침.

예쁜 냥냥이랑 있고 싶어서 일부러 커피 사다가 마시며 여유 부림. 샤미들은 진짜 애교도 많고 개냥이들이야.

그리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화과자 체험 클래스 하러 고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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