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호텔은 방음 빼고는 꽤 괜찮은 호텔이었다. 호텔에서 잘 때면 중간에 깨곤 하는데 이번에는 아주 푹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전날 급 결정한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갔다. 미국 여행 때는 호스텔과 친구네 집에만 있다 보니 호텔 조식을 먹을 일이 없었고, 몇 년 동안 코로나로 호텔에 갈 일이 없다 보니 간만에 호텔 조식이 땡기기도 했다.

유성호텔 조식은 1층에 있는 Gardenia에서 이용 가능하고, 원래 2만 5천원이지만 숙박객은 전 날 미리 예약하면 2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서양식과 한식이 섞인 조식 부페는 특급호텔에 비할 순 없지만 꽤 괜찮았다. 특히 젓갈이 종류별로 있어서 잘 안 먹는 한식도 챙겨 먹었다.

식사 후에는 소화도 시킬 겸 산책을 했다. 호텔 뒤쪽에 바로 유성천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서 걷기 좋았다. 마침 날씨도 얼마나 좋던지.

제주도 올레길이 흥한 이후 각 지역마다 자체적으로 이런 걷기 좋은 코스를 만드는 것 같다. 꽤 좋은 행정이다.

한 20분쯤 걷다 보면 나오는 유림공원. 규모가 꽤 컸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꾸며놔서 여기서 시간을 좀 보냈다. 특히 저 초가집에 핑크뮬리는 너무 예뻤는데, 사진으로도 잘 찍혔네. 여기는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걷다 보니 어느덧 저 멀리 신세계 백화점도 보이고.

40분쯤 걷다가 방향을 바꿔서 다시 숙소로 고고! 하늘과 구름 머선 일이고! 한국의 가을은 진짜 보물이야.

이번 대전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코스 중 하나. 바로 이 노천 족욕장이다. 숙소로 가는 길에 있는 이 족욕장은 한방 족욕장과 일반 족욕장이 있는데 내가 간 날은 일반 족욕장이 공사 중이어서 이용을 못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한방 족욕장이 더 좋은 듯. 왜냐하면.

이렇게 사상체질별로 자기에게 맞는 족욕장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발을 씻는 곳도 따로 있고.

뜨거운 족욕탕에 발을 한 2~30분 담그고 나면 오른쪽처럼 물에 담갔던 부분이 빨개진다.(족발 주의!ㅋ) 그리고 온몸에 열이 후끈 난다. 솔직히 이 족욕장만 이용해도 굳이 온천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좋은 족욕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니, 누군가의 말대로 대전 유성구 주민들은 정말 좋은 복지를 누리고 산다.

하지만 나는 족욕에 만족하지 않고 산책을 마친 후 호텔 내에 있는 유성온천 원탕을 즐기로 고고! 11시에 체크아웃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레이트 체크아웃을 문의했는데, 12시까지는 무료로 연장해준다고 한다. 좋은데! 무조건 12시로 레이트 체크아웃 추천!
그리고 온천 이용권은 숙박객은 원래도 20%할인을 해주는데, 전날 미리 예약하면 거기서 더 할인을 해준다. 나는 그래서 최종 6천5백 원인가에 이용함. 대신 12시까지 사용해야 함.

온천하러 가는 복도에 있던 옛날 유성온천의 모습.

온천 입구. 대중 목욕탕을 몇 년 만에 가는 건지. 그래서 오랜만에 세신도 하고 여러 탕을 돌아다니며 몸을 담갔다.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세신은 거의 한 시간 기다린 듯 ㅠ.

온천 입구에는 이렇게 귀여운 포토존이 있다.

온천 후 방으로 돌아와서 서비스로 준 바나나 우유를 딱! 좋구나~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고 났더니 벌써 점심시간이! 체크아웃을 하고 미리 서치해뒀던 칼국수집으로 고고!

온천손칼국수. 호텔에서 한 십오 분쯤 걸으면 갈 수 있는 곳으로

방송에도 나온 유명 맛집이었다.

내가 시킨 건 물총조개 칼국수.

물총조개 처음 먹어봤는데 내가 먹은 조개 중 베스트라 할 수 있다. 원래는 백합조개를 제일 좋아했는데, 이 물총 조개가 더 탱클 하고 훨씬 맛있었다.

가격은 만만치 않음. 일부러 찾아 갈 정도는 아니지만 유성온천 근처에 묵는다면 가볼만한 곳.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대전. 이제 대전은 나에게 노잼도시에서 유잼도시가 되었다.

지난 번에 귀가 시간 때문에 못 본 야구 관람과 알고 보니 유명한 온천 '유성온천'을 즐기기 위해 다시 대전으로!

이번에도 영등포역에서 출발~

전 날 가볍게 마신 와인으로 인해 약간의 숙취와 함께 좀 늦게 출발~

안녕 대전역~

숙소인 유성호텔에 가기 전 숙취가 넘 안 풀려서 지난 번에 봐 둔 대전역 앞 2900냥 해장국 집에서 일단 해장부터 했다. 가격이 올라서 5,000원이라니. 선지도 푸짐하고 맛도 딱 좋았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가 귀가 좀 안 좋으신지, 마스크를 벗고 말을 해야 알아들으시는 듯하다. 아마 입모양이 보여야 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는 분들은 당황할 수도 있겠다며. 그래도 친절하시고 맛도 좋았음.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일단 짐을 풀기 위해 숙소로!

다른 도시에서 지하철을 타 본 건 부산말고는 처음인데, 일부러 카드를 찍지 않고 승차권을 구입해봤다.

대만이나 홍콩처럼 토큰 모양으로 된 승차권이었다. 괜히 신기.

대전은 아직 1호선 밖에 없는 듯 하다. 2호선도 공사하는 것 같긴 한데. 도시가 크지 않아서 버스를 타도 금방 가는 것 같다. 막히긴 하지만 ㅠ

대전역에서 한 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유성호텔. 외관에서 확실히 연식이 느껴진다. 약간 80년대 사진을 보는 느낌.

유성온천 자체는 태종도 종종 들렀다고 하니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유성호텔은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되어 100년이 좀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인 얘기로는 옛날에 어르신들이 신혼여행으로 여길 오시곤 했다고.

체크인을 하면 이렇게 호텔 주변 산책 지도와 호텔 시설 이용 안내 종이를 나눠준다. 

그리고 내 방. 5층에 묵었는데 앞에는 호텔 입구 쪽의 주차장뷰. 인테리어는 연식이 있긴 하지만 기본에 충실했다.

녹차와 이디야 커피 분말이 기본으로 구비되어 있고, 냉장고에는 바나나 우유, 초코파이, 생수가 무료 서비스로 제공된다. 바나나 우유는 온천하고 마시기 딱 좋은 ㅎㅎ

충전 케이블도 종류별로. 하지만 충전 속도는 좀 느린 듯 했다. 

어메니티도 잘 갖춰져 있긴한데, 중국산. 근데 중국산도 꽤 괜찮다. 샴푸 써봤는데 머리도 안 엉키고 부드럽게 잘 감았음.

욕실에 배스튜브도 갖춰져 있었고, 다음날 온천 원탕을 가긴 했지만 물이 천연온천수라 하기에 저녁에 반신욕도 해봤다. 아주 뜨거운 물이 콸콸콸 나와서 좋더이다. 

숙소에서 짐도 풀고 잠시 휴식을 가진 후 약간 옛날 갬성에 젖어서 엑스포 한빛탑을 보러 갔다.

먼가 이 다리가 기억 날 듯 말 듯 한데, 날이 좋고 다리만 말짱했다면 숙소에서 자전거 타고 왔을 텐데. 유성온천에서 자전거로 오면 한 2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다. 

그리고 대망의 한빛탑. 흐린 평일 낮에도 이렇게 음악 분수가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근접샷. 지금 와 생각해보면 이 탑이 약간 만화 '20세기 소년'에 나오는 박람회 탑처럼 생긴 것 같단 말이지. 

그렇게 특별히 탑 말고는 볼 게 없던(야시장이 열리긴 하지만 특별한 게 없던) 한빛 과학공원을 한 바퀴 돌고 이 날의 하이라이트인 야구 '키움 VS 한화'를 보기 위해 한화 이글스 파크로 고고!

하기 전에 저녁부터. ㅋㅋㅋ

지난 번에 먹었던 얼큰이칼국수가 또 땡겨서 야구장 근처 가장 가까운 곳으로 찾아갔다. 30년 전통이라 하니 맛은 있겠지 싶어서 일단 들어감.

메뉴는 심플하고요.

이렇게 쑥갓과 함께 나오는 얼큰이칼국수.

생각보다 맵지 않았고, 쑥갓과 곁들여 먹으니 정말 맛이 일품이다. 이 집 김치도 꽤 괜찮았음. 하지만 한화 팬인 진상 손님 하나가 눈살 찌푸리게 만든...쯔.

티켓 교환하고 입장하려는데, 이 날이 한화 홈 파이널 경기였다고;; 난 오직 이정후만 보러 간 거기 때문에 이런 것도 알지 못했 ㅋㅋㅋ

좌석은 315블록 H열 13번으로 3루 내야 지정석 1층이었는데, 생각보다 잘 보였음. 더그아웃 지정석 구할 수 있었는데 고민하다 날려버림.ㅠ 근데 고척돔에서 보다가 한화 이글스 파크 오니까 티켓 가격 너무 혜자다. 수수료 포함 11,000원 밖에 안 하다니!

그래서!

추로스랑 뜨아를 후식으로 먹어 줌 ㅋㅋㅋ

이날도 정후는 안타 치고 도루하고. 믿고 보는 이정후. 하지만 키움은 계속 한화한테 뒤지고 있었는데.

9회 초에 1점을 내더니!

2점 동점까지 갔고, 우리의 한화가 실망시키지 않고 9회 말 공격에 점수를 못 내면서 결국 연장까지 갔다! ㅋㅋㅋ 이래서 한화 한화 하는구나!!

연장전 시작이 10시쯤이었는데, 숙소가 경기장에서 거리도 좀 있고 해서 연장전은 안 보고 그냥 숙소로. 숙소에서 마저 봤는데 안 보길 잘했다. 두 팀 다 너무 드럽게 못해서 직관으로 끝까지 봤으면 짜증 났을 듯.

몰랐는데, 한화는 홈 파이널 경기 때 그라운드도 개방하고 불꽃축제도 하고 한다더라. 하지만 난 숙소에 일찍 와서 걍 중계로만 보고 말았어. 머 내가 응원하는 팀도 아닌데 그라운드 밟아서 무엇하리.

이렇게 첫날은 야구까지 보고 반신욕 좀 하다가 딥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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