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에서 마지날 날이 되었다.
한 달 살이 계획이었던 나는 집안 급한일로 좌절을 하게 되고, 급 부랴부랴 여행의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슬프다...
하필 궁금한 음식점들을 잔뜩 발견한 다음날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슬퍼할 틈이 없다! 빨리 최대한 먹어줘야 한다!! ㅋㅋ
아니 전날 수리아몰을 가려고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더니. 세상에! 나 왜 맛집을 찾아 헤맨 거니? 나시르막을 비롯해 아침부터 점심까지 파는 노점들이 호텔 바로 옆에 잔뜩 있었던 것이다. 여길 두고 다른 데서 삽질을 하다니 ㅋㅋㅋ

저 노점들이 다 밥집이었단 걸 마지막에 발견하다니 ㅠㅠ

여러 집들을 구경하다가 뭔가 깔끔하고 맛집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봤다.

그냥 외관을 보면 밥집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안에 들어서면 이렇게 맛난 것들이 잔뜩. 자기가 원하는 걸 고른다음에 계산하는 방식인데, 나는 오후에 다시 올 요량으로 나시르막을 시켰다. 또 나시르막 ㅋㅋㅋ

하지만 나시르막만 사긴 아쉬우니까 생선이랑 공심채 볶음도 같이 포장해왔다. 가게 안에서 먹을까 했지만 아직 부끄럽..ㅋㅋ 덥기도 하고 해서, 너무 현지인들만 있는데 내가 먼가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원래 안 그런 사람인데 이날은 왠지. 조기 귀국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서 그랬나... 암튼 7.7링깃, 약 2,500원가량 주고 사 먹은 아침은 나를 더더욱 슬프게 했다. 이렇게 저렴하고 맛난 음식이 널렸는데, 아직 한 번 밖에 안 먹어봤는데 떠나야 하다니. 억울하도다 ㅠㅠ
아침을 먹고 어찌하면 싸고 저렴하게 싱가포르로 건너가 귀국 비행기를 탈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혹시 에어아시아 예약해 놓은 거 환불되는지도 이리저리 찾아봤다.
답이 안 나온다. 아니 답은 나왔는데, 내가 싫다 ㅋㅋㅋ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빨래 돌리고 짐 좀 미리 싸놓고 하다보니 금세 점심시간이..
그래서 이번엔 다른 집으로 고고!!

이번엔 인도 음식점이다. (인도 아주머니가 장사하셨으니까 인도 음식 맞겠지?;;). 점심 시간이 좀 지나서 2시쯤 갔나? 반찬이 많이 빠졌다.

이번에도 포장해와서. 비가 왔거든

매콤한 고추소스를 올린 생선과 야채 3종, 닭껍질 튀김. 닭껍질 튀김은 아주머니가 서비스로 주심 :)
근데...솔직히 인도요리와 말레이시아 요리 구분이 안된다. 카레 빼고는 비슷하게 느껴져서....미안요...

점심을 먹고 파빌리온까지 걸었다. 카페에서 항공권 마저 정리하려고 이리저리 찾아 헤맸지만 결국엔 역시 스타벅스 ㅋㅋ 근데 외부에 앉았더니 와이파이가 안 터진다. 제길. 되는 게 없어.

그렇게 신세한탄을 하다, 서러움을 느끼다, 걱정을 하다, 숙소로 다시 돌아 옴. 작년에 처음 이 길을 걸을 때 낯선 길이라 지도를 몇 번 확인하고, 여긴 또 아랍계가 많이 살아서 좀 무서움을 느끼고, 숙소까지는 너무 멀게 느껴졌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근데 이젠 익숙해져서 지도도 안 보고 걷게 됐는데. 또 올 수 있을까?
마음을 다잡고 바틱에어를 통해 싱가포르로 가는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했다. 에어아시아는 취소가 안된다고. 왜??? 알 수 없는 비행사. 
슬픔 속에 수영 한 판하고, 저녁을 먹으러 잘란 알로로 향했다.
이번엔 明记를 갈까 했는데, 하필 휴무다. 아 놔 왜 되는 일이 없어!!
그래서 다시 豪天美食馆으로.

생각해 보니 사테를 한 번도 안 먹어서 주문

카이란은 필수고

이거 이름을 찍어온다는 걸 깜빡했네

흰 죽과 크리스탈 타이거 맥주도 함께.
아 근데 머랄까 좀 아쉽다. 다 明记에서 먹었던 메뉴들과 동일한데 솔직히 明记의 음식이 더 내 입에 잘 맞았다. 일단 사테는 고기가 좀 질겼고, 그중 양고기는 쯔란이 들어가서 좋긴 했는데 작년에 먹고 놀랐던 그 사테와는 다른 일반 양꼬치 같았음.
저 고둥같이 생긴 요리도 明记에서 먹을 때는 생각보다 안에 내용물이 쏙쏙 잘 빠져서 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여긴 너무 안 나와서 꽤 많이 버렸음. 철이 아닌 건지, 여기 재료가 안 좋은 건지, 조리법이 문제인 건지. 양념은 참 맛났는데, 암튼 속상. 맥주안주로 너무 좋은 메뉴인데 ㅠ
뒤돌아 보니 음식까지 나를 속상하게 했네.

그래서 맥주 두 병 마심 ㅋㅋㅋ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냥이 두 마리. 이 세상에 돈과 그 돈으로 살 물건과 냥이만 있었으면 좋겠다. 

화려한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밤.

그리고 새벽까지 흥청망청 북적북적이던 부킷빈탕과 잘란 알로. 안녕~~ 머 또 올 수 있겠지?;;

4박 5일간의 Est Alila에서의 숙박을 마치고 부킷빈탕으로 옮기는 날이 되었다.
다음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서 뭘 할까 하다가 지난번에 안 갔던 바투동굴을 가 보기로 했다. 짐을 Est Alila에 저렴하게 맡겨도 되지만 다시 여길 오기는 좀 귀찮아서 KL Sentral 역사 안에 이는 짐 보관소에 맡기기로 했다.

푸른색 원으로 표시한 Loft호텔 방향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돌아서 가면 짐 보관소가 나온다.

KL Sentral에는 짐을 보관소가 많긴한데, 아무래도 Nu Sentral 입구 왼편에 있는 곳이 가장 찾기 쉽지 싶다.
바투 동굴까지는 KTM KOMUTER라는 라인을 타면 됐는데, 별도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열차는 한 시간에 한번 정도 다니는 편인데, 구글시간은 좀 맞지 않아서 역사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하마터면 코앞에서 놓치고 한 시간은 기다릴 뻔했음. 열차 가격은 편도는 8링깃, 왕복은 12링깃. 

KTM KOMUTER의 노선도

이제 기차타러 고고!!

말레이시아 열차에는 여성 전용칸이 많다고는 들었는데, 정말 많다 ㅋㅋㅋ 플랫폼에도 이렇게나 많은 여성 전용 공간이!!

열차는 좀 낡긴 했지만.

내부는 꽤 깔끔했다.

열차 출발~~ 날씨가 나의 여행을 축복해 주는 듯하다. 화창하고 화창하다!

40여 분을 달리니 슬슬 바투 동굴인 듯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에서 나오면 왼편으로 보이는 동상들. 우리 엄니 좋아하는 독수리도 동상도 보이고.

몇 분 걷다보면 이렇게 거대한 동상이 나타난다. 이날 날이 화창하여 황금색 동상이 더욱 반짝반짝 빛나는.
이 동상에 대해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카르티케야(산스크리트어: कार्तिकेय) 또는 무루간(산스크리트어: सुब्रह्मण्य), 스칸다(산스크리트어: स्कन्द)는 힌두교의 파괴신 시바의 장남으로 전쟁과 승리의 신이다.

전쟁의 신이라고 하기엔 뭔가 인상이 좋아 보이심 ㅎㅎ
동굴에는 사원도 함께 있어서 반바지 차림을 입장 불가. 그래서 스카프를 하나 샀다.

화려하다 ㅎㅎ

자 이제 시작이야. 지난 번엔 발목을 다친 지 얼만 안 됐던 터라 오지 못했지만 이번에 자신 있다고!

그리고 드디어 동굴입구 도착. 이런 자연 경치 보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듯. 난 아니라... 그리고 계단이 많은 건 둘째치고 너무 가팔라서 위험하지 싶었다. 

동굴 안에도 이렇게 사원이 있었다. 힌두교인들은 신발을 벗고 사원 안에 들어가서 기도들을 하던데, 줄도 길고 신발 벗기도 싫고, 겉에서만 구경.

그리고 동굴 반대편으로 나가는 길에 만난 한 쌍의 닭. 수탉은 멋있더이다.

그리고 여러 탑들. 내가 해외 유명 사찰을 갈 때 드는 마음과 여길 찾는 힌두교도들의 마음은 비슷하겠지?

다시 동굴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나왔는데, 아찔하다. 급 중국 청두에 낙산대불이 떠올랐다. 올라갈 땐 오르느라 힘이 들어다면, 내려갈 땐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느라 힘들었다. 

바이바이~~ 관광지를 잘 안 다니는 여행객이지만 쿠알라룸푸르 여행하는 김에 한 번쯤은 와도 괜찮다 싶긴 했음.
아침 일찍 움직인 관계로 아침도 굶었고, 마침 점심시간이라 밥 먹으러!

바투 동굴 앞에 위치한 DHIVYA'S CAFE 발음은 모르겠다 ㅋㅋ 

인도식당이 두세 군데 모여 있는 형태였는데, South Indian Rice Set를 시켰다.

모두 채식이었는데, 저 위 오른쪽 고기 같은 것은 콩고기였다. 근데 밥을 퍼주시는 분이 뭔가를 잘못 얘기했는지 돈을 더 내라는 거였다. 먼가 문제가 있었는데 끝까지 알아듣지 못했고, 계산하시던 분이 밥 퍼주는 분에게 엄청 뭐라 하길래 됐다고 하고 그냥 3링깃 더 내고 끝냈다. 찝찝해..
암튼 기대를 하고 드디어 먹어봤는데 엄..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아마도 이 식당의 환경이 영 별로라 안 먹힌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그 밥 푸는 아저씨가 지저분한 행주로 닦은 밥그릇에 밥을 푸는 장면을 목격해서인 듯하다.... 배탈 날까 봐 ㅋㅋㅋㅋㅋ
근데 함께 준 저 난을 튀긴듯한 papadam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났다. 그래서 밥대신 저것과 반찬들을 먹었다. 근데 여긴 절대 가라고 추천은 못하겠다. ㅋㅋ
맛없는 밥을 먹느라 기차를 놓쳐서 한 시간을 이곳에서 더 보내야 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기념품샵 겸 카페에서 다들 극찬하던 로티와 테 타릭을 먹기로.

초코로티를 주문.

로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가게 주인이 관광객을 우르르 데리고 들어오더니 테 타릭 만드는 쇼를 보여준다. 나도 덤으로 구경.

초코로티와 테 타릭. 로티가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난감;;

초코 때문에 색감이 영 거시기 하지만 ㅋㅋ 그래도 머 나름 잘 먹었음. 남기긴 했다만...

바투동굴 관광을 마치고 부킷빈탕의 라마다 스위트 입실했다. 작년에 묵었던 방과는 다른 방향인데 여기가 경치는 확실히 더 좋다. 높이는 25층. 더 높기도 하고.
방은 이번엔 호스트를 잘못 만나 영 별로였다. 하루 3만 3천 원 밖에 안 해서 이게 웬 떡이나 하고 예약했는데 역시 싼 게 비지떡.

그래도 라마다 스위트 시설을 이용하는 거라 수영장도 있고 헬스장도 있고 부대시설은 좋았다. 

라마다 스위트 수영장 라운지. 낡긴 했지만 꽤 잘 꾸며져 있다.

수영도 한 바탕하고 좀 쉬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잘란 알로로!!

라마다 스위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잘란 알로 야시장. 내가 숙소를 옮긴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찾은 식당은 豪天美食馆. 말레이시아 카페에서 어떤 분이 올린 후기를 보고 갔다. 원래는 맞은 편의 SAIWOO라는 유명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코로나로 사정이 어려워져서 가게를 팔고 새로 차리셨다고. 
내가 들어서자마자 '안녕하세요'라는 거다. 너무 신기해서 어떻게 아셨냐고 물어보니 한국인들은 얼굴 보면 티가 난다고, 특히 마스크 ㅋㅋ
확실히 다른 나라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마스크와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마스크가 다르긴 하다. 그래도 사장님의 센스는 인정.

여기는 테이블에 앉으면 이렇게 뜨거운 물에 수저를 담가서 내준다. 나름 소독을 해주는 건데 위생을 신경 쓰는 것 같아서 좋았음.

카이란은 이미 여러 차례 먹었으니 이번엔 초이삼으로.

생선을 먹고 싶었으나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다고 슬라이드 피시를 추천해 주셨다. 재밌는 건 여기는 재료를 고르고 내가 조리 방법도 고를 수 있다. 난 생강과 스프링어니언을 넣고 볶는 방식으로 선택.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양조우차오판(扬州炒饭)도 함께 시켜서 맛있게 냠냠.
배불리 먹고 내 사랑ㅋㅋ 파빌리온까지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난 후 하루를 마무리했다.

늦은 밤까지 차량행렬이 끊이지 않던 창킷 부킷 빈탕. 역시 난 북적이는 도심이 좋아.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전날이 되었다 ㅋㅋ

이날은 아침부터 빡치는 일이 생겼다. 아침으로 주문한 나의 나시르막을 그랩 배달원이 먹튀 한 것이다. 참나 어이가 없어서.

그동안 현금으로만 계산하다가 이번엔 카드로 결제했는데, 이놈이 팁을 주면 너무너무 좋을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난 가볍게 무시하고 밥을 기다렸는데, 안 오는 것이다! 전화도 안 받고. 황당 그 자체.

열받아서 바로 그랩으로 내 밥 도둑 맞았다고 항의하고, 안 되는 영어로 메일도 보내고 했다. (그랩은 이런 일이 종종 있는지 상당히 빨리 취소처리를 해줬다)

아마도 현금으로 계산하는 거였다면 안 튀었지 싶기도 하고. 암튼 즐거웠던 쿠알라룸푸르 여행에 오점을 남긴 놈이다. 이름이 압둘 머시기였는데, 내가 넌 저장해 놓는다.

암튼 그리하여 아침 시간도 훌쩍 넘기고 숙소에 먹을 거라곤 귀국하면 먹으려고 사놓은 인스턴트 나시르막과 어제 먹다 남은 프로슈토 정도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인스턴트 나시르막을 개봉 ㅠㅠ

나시르막과 삼발소스가 함께 동봉된 인스턴트 나시르막.

두 개의 파우치가 들어 있으며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봉지째 데워주면 된다. 3분 카레처럼.

계란도 오이도, 땅콩도 멸치도 없는 초라한 인스턴트 나시르막 ㅠ 프로슈토가 그나마 살려줬다. 후...그럭저럭 배를 채우긴 했음.

이 날은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어서 남들이 다 간다는 곳들을 좀 가보기로 했다. 

우선 페탈링 스트리트 근처에 있는 콰이차이홍(kwai chai hong, 鬼仔巷)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만난 고냥이. 슬슬 금묘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넘나 반가웠던 녀석.

온 김에 페탈링 스트리트 한 번 돌아봐주고. 군것질도.

밥솥으로 한 맛이 나는 카스텔라에 땅콩을 넣고 반 접은 건데, 딱 생각하는 그 맛이었음 ㅎ

페탈링 스트리트를 한 바퀴 돌고 슬슬 걸어서 콰이차이홍에 도착했다. 마치 옛날 상하이? 홍콩? 느낌인데, 중국인들이라면 향수를 느낄만한 곳이겠다 싶은.

칼 가는 아저씨 벽화

다양한 벽화들이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벽화를 활용해서 사진들도 잘 찍더라.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만한 장소.

한참을 걷는데 흐린 날씨에 갑자기 바람이 마구 불면서 비가 올 듯했다. 

마침 거의 다 구경하기도 해서 다시  Pasar Seni역으로 고고고

공짜 버스인 GO KL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어디서 타는지 몰랐는데, 파사르 세니역에 정차한 걸 보고 한 번 타봤다. Go KL은 여러 라인이 있는데, 내가 탄 것은 그린 라인으로 부킷빈탕과 페트로나스 타워까지 왔다 갔다 하는 노선이었다.

버스가 출발하길 기다리는데 갑자기 비가 후드득 쏟아진다. 동남의 스콜이란.

GO KL 후기를 말하자면 확실히 공짜라 약간 외국에서 온, 돈을 아껴야 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타는 것 같았다. 또 대부분 남자로 조금 위협적이었음. 그러나 버스 운전 기사 아저씨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었다.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라고 되어있는데, 어떤 사람이 계속 전화를 하자 다음 정거장에서 버스 아저씨가 운전석에서 나와 그 사람에게 가더니 당장 내리라고. 그냥 경고하는 걸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진짜 내쫓았다!!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 사람 무리들도 같이 내렸다. 와... 대박.. 솔직히 처음엔 약간 버스 탄 거 후회했었는데 운전기사 아저씨 보고 마음이 놓였었다. 먼가 안전하게 지켜주실 것 같다는 믿음이 100% 생김 ㅎㅎ 

부킷빈탕에 도착해서는 다른 GO KL버스를 기다리며(재미 들림 ㅋㅋ) 맥도날드를 찾았다. 전에 눈여겨 봐 둔 맥도날드 나시르막을 먹기 위해!! 중국에도 맥도날드나 KFC에 요우티아오와 죽, 또우장을 파는 아침세트가 있던데 말레이시아에는 나시르막을 팔다니! 너무나 신선하고 잼나는 체험인 것! 우리나라에 진출한 패스트푸드점들도 요런 것 좀 해주면 안 되나?

아침에 나시르막 사기 당한 것도 있고 해서 맥도날드 나시르막을 점심 메뉴로 정했다. 치킨 1조각짜리로 주문해서 15.40링깃. 싸진 않다.

상당히 사이즈가 크다.

프라이드치킨이 든 나시르막. 계란프라이가 약간 인공적인 모양이다 ㅎ 삼발소스는 꽤 매웠고 치킨은 다른 나시르막과 달리 너무 프라이드치킨이라 ㅋㅋㅋ 그럭저럭 맛나게 먹었다. 이런 경험 좋아!

점심을 먹고 다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로 향했다. 수리아 몰도 또 구경하고. 남들 다 간다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야경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래 한 번쯤은 이런 유명한 관광 스팟도 와줘야지. 와중에 내가 찍었지만 꽤 잘 찍은 듯하여 만족스러움.

관광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마지막날 밤이기도 해서 라마다 스위트 1층에 있는 BLU APRON이라는 레스토랑 겸 바에서 한 잔 하러 들렀다. 마침 해피아워이기도 하고. 근데 보통 해피아워면 1+1 아닌가? 싱가포르도 그렇고 여기도 걍 할인 가격에 준다. 좀 짜다 ㅋ

분위기 좀 내보려 야외 테이블에 앉음. 근데...맥주양이...장난하나? 와중에 저 문구가 맘에 들어서 "Bad decisions make good Stories"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서 간단하게 트러플오일 감튀를 시켰는데 꽤 맛났다. 하지만 맥주가 너무 양이 적어 안주가 넘 많이 남은 관계로 맥주 한잔 더 주문 ㅋㅋ 이 스타우트 맥주도 넘나 맛났던 것! 

기분 좋게 두 잔 걸치고 숙소에 들어왔더니

또 이렇게 멋진 뷰가 펼쳐지고 있었다. 아직 자기엔 시간도 이르고 마지막날 밤이기도 하고 다시 부킷빈탕 밤거리를 걸으러 나섰다.

늘 버스킹이 열리는 부킷빈탕 사거리. 그 위로 지나가는 모노레일과 초록색에 붉은 글씨가 인상적인 Lot10 백화점. 많은 인파. 나에게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꼽으라 하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보다 이 광경이라고 할 것 같다.

산책 후 잘란 알로 야시장을 찾았다. 역시 숙소는 잘 잡은 듯하다. 유명 야시장을 부담 없이 걸어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건 진짜 큰 메리트다.

식당은 지난번에 맛나게 먹었더 明记로!

타이거 맥주 하나 시켜주고.

지난 번에 여자들이 많이 먹는다고 추천해 줬던 건데. 궁금해서 함 시켜봤다. 굿 초이스. 고동?이라고 해야 하나 입으로 쪽 빨아서 안에 든 내용물을 먹는 건데 양념도 맛나고 맥주 안주로 완벽했다.

그리고 너무 맛난 사테! 이번엔 적당히 시켰다 ㅎㅎ

떼샷.

이날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평소에도 사람 많은 곳이 더욱 많았고, 밤늦게까지 쿵짝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맛났고 즐겁고 약간은 심심했던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왜때메 시간은 이리 빨리 지나가며. 다시 말레이시아 여행을 앞두고 부랴부랴 정리한다.
심지어 사진도 12월에 올려놨었네 ㅋㅋㅋ 영어 공부한답시고 이리 내팽겨두다니.
일단 시작은 2022년 11월 1일이다. 나도 내가 코로나 끝나자마자 이렇게 빨빨 거리며 해외를 나갈 줄 몰랐다.
우리나라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직항으로 가는 항공편은 말레이시아 항공, 대한항공, 에어아시아뿐이 없다. FSC항공사들은 비행기 값이 너무 사악하여 에어아시아로 선택했다.
오전 7시 50분 비행기라 고민하다가 걍 공항에서 밤샘. ㅋㅋㅋ 아침에 피곤하게 일어나느니 이게 낫겠다 싶었는데, 둘 다 별로임. 걍 편한 시간 때 비행기 타는 게 쵝오!

처음 타보는 LCC인데, 에어아시아는 특히나 악평이 한가득하여 연착 등등은 각오했다.
하지만 웬걸? 노연착이었다 ㅋㅋ 아 물론 소독한다고 조금 보딩이 10분 정도 늦긴 했지만 이 정도는 머 애교지.

늙은 할미에게 에어아시아는 지성팍이 맨유에서 뛰던 시절 스폰하던 회사로 익숙하다. 그 붉은색의 유니폼. 내가 그 비행기를 타게 됐다.

먼가 의자가 가벼워 보인다.

키 158인 나에게 좌석 앞뒤 간격은 널럴했다. 다만 좌우간격은 좀 좁은 편이라 덩치 큰 사람이 옆에 앉는다면 많이 불편할 듯.

그리고 대망의 기내식! 기내식은 비행기 타는 재미 요소 중 하나인데 아무리 저가비행기라고 해도 안 시킬 수가 없지! 그래서 예매할 때 함께 예약해 뒀다. 이렇게 하는 게 더 싸고 나중에 밥이 떨어져서 쫄쫄 굶은 불상사(이건 귀국 편에 자세히 얘기를...) 막을 수 있다.

커피는 예정이 없던 것인데, 메뉴판에 무려 '히말라야 솔트 라떼'가 있는 것 아닌가? 소금커피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안 시킬 수가 있나! 하.지.만. 히말라야 솔트는 도대체 어디에? 그냥 달달한 믹스커피맛이었다...후...

식사 메뉴는 치킨 브리야니. 나시르막이 넘 궁금했지만 평이 안 좋길래 만만해 보이는 걸로 시켰는데, 무난무난했다. 머 걍 치킨 카레맛? 이것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런 사람들은 걍 동남아 안 가는 게 낫지 않을까...아마도 동남아 음식이 별로 일 듯.
동남아 향신료 들어간 음식들을 맛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맛없는게 아니라 향신료가 안 맞거니 한식 체질인 거겠지. 아님 새로운 음식 먹는 걸 안 좋아하거나. 자신의 취향을 확실히 밝혔으면 좋겠다. 동남아 음식에 대한 모독이야.

이건 아이스 마일로. 동남아에서는 아직도 마일로를 많이 먹던데, 궁금해서 시켜봤다. 어릴 때 먹었던 맛이 기억이 안 나서. 근데 싱겁다...

기내식 먹고 다운 받아 온 영상 보면서 드디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 미국은 너무 멀어 힘들고 일본이나 대만은 너무 가까워 아쉬웠던 나에게 딱 적당한 비행시간이었다.

영어와 말레이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는 공항
이때가 이태원 참사가 있고 얼마 안 되었는데, 입국 심사원과의 대화가 참 착잡하게 느껴졌다.
입국 심사원 : 한국 어디서 왔니?
나 : 서울에서 왔어
입국 심사원 : 너도 이태원 갔었니?
나 : 아니
입국 심사원 : 잘했어
아놔...발목이 다쳐서 여행을 취소할까 말까 하다가, 이태원 참사가 터져서 (밤새 유튜브로 생중계 지켜본 1인), 참사가 터진 것도 터진 거고 이 정권이 너무 그지 같이 일을 처리해서. 설마 세월호 같은 일이 또 터질까 했는데 더 심각하고 사악하게 터져버려서 한국에 있기 싫어서 온 여행인데. 너무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 + 이 정권에 대한 극혐수치가 또 올라갔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또 빡치네.

암튼 무난하게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왔더니, 말레이시아 여행 준비를 하다 보면 무조건 알게 되는 올드타운화이트커피가 뙇 있었다.

다들 카야토스트에 커피를 마시지만, 비행기에서 커피를 마신 탓에 말레이시아 밀크티라는 테다릭을 마셨다. 맛은 태국 짜이처럼 진허니 맛나다.

그리고 내가 시킨 것은 락사! 아쌈락사가 워낙 유명하다길래 함 시켜봤다.

화교가 만든 음식이라고 들었는데, 국수가 중국 미펀이랑 비슷하다.

근데 파인애플이 들어있네? 응? ㅋㅋ
약간 역한 맛이 나서 실패한 듯. 이게 아쌈락사가 나랑 안 맞는 건지, 아님 익숙지 않은 맛이라 별로였는지, 이 올드타운화이트커피가 요리를 못 한 건진 모르겠는데, 추천은 안 한다. ㅋㅋㅋㅋ 하지만 나중에 다른 푸드코트에서 먹은 아쌈락사는 맛있었음. 멀까?

그랩을 기다리며. 구름과 하늘 머선 일이니? 그랩은 PINTU5에서 잡으면 됨. 아마도 PINTU가 말레이어로 출구라는 뜻인 듯. 센트럴로 고속열차 타고 그랩 잡아서 숙소 가면 한 10링깃정도 싸지만, 너무 귀찮을 것 같아서 그냥 그랩 타고 감. 발목도 안 좋고.

이국적인 풍경. 구름이 너무 예뻤고 이게 열대지방의 구름인가? ㅋㅋㅋ

나의 숙소는 부킷빈탕의 라마다 스위트. 건물은 라마다 스위트이지만 grey stone이라는 업체가 임대해서 영업하는 형태였다. 원룸에 주방과 세탁기가 있어 묵기 좋은 레지던스 호텔이다.

샤워부스가 있는 욕실+화장실. 냄새도 안 나고 깔끔했지만 애기 바퀴벌레가 있었...근데 너무 너무 작아서 걍 참고 씀. 일주일 동안 두 마리 나와서 다 작은 걸루 낫 배드. 이것도 싫은 사람은 고급 호텔 추천.

심플한 침대와 타월

소파와 TV, 넷플릭스, 식탁 등 혼자 지내기엔 적당한 곳이었다. 물론 좀 낡긴 했지만...

냉장고가 아주 좋진 않지만 낫배드. 식기 등도 잘 갖춰져 있었다.

베란다 뷰. KL타워가 보인다.

다른 방향에서는 파빌리온도 보이고.

하지만 이 숙소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잘란알로 야시장이 5분 거리에 있다는 것! 이제 막 오픈하기 시작했다.

너무 음식점이 많았는데, 그냥 가장 크고 사람 가장 많은 곳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유튜브 보니 빠니보틀이 공형철인가랑 같이 간 곳이 여기더라며. 꽤 맛집인 듯했다)

구운 생선이 주력인 맛집인 듯.

하지만 나는 카이란이 더 눈에 들어왔고요! 어흐 동남아 와야만 먹을 수 있는 것. 최대한 많이 먹어줘야 한다.

사태. 사태는 정말 1도 관심 없었는데, 그래도 또 유명하다니 먹어보자 해서 시켰는데. 세상에 무슨 일이니. 나 걍 일식 꼬치집 1 에서 파는 꼬치생각하고 먹었다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어서 환장했자나.

그리고 주 메뉴인 그릴드피쉬. 안 맛있을 수가 있나? 겉바속촉에 소스도 너무 맛나고. 사태를 넘 먹어버려서 맘껏 즐기진 못했지만 너무너무 맛났던 것.

올드타운화이트커피에서 망친 첫 현지식을 잘란얄로에서 커버하고 소화시킬 겸 밤산책에 나섬.

모노레일이 지나가는 이 풍경. 아주 맘에 든다.

무슨 날인지 모르겠는데 말레이시아 국기가 여기저기. 원래 이런 건가?;

한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파빌리온. 화려하다.

화려한 쇼핑몰을 실컷 구경하고 발이 아파서 카페를 헤매던 중 발견한 찻집. 유튜브에서 저 젤리허브차를 먹는 걸 봤는데, 이 날은 배가 너무 불러서 담날 먹기로.

대신 소화도 잘 되고 머 그렇다는 廿四味 차로 마심. 사전에 따르면 광동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냉차 중 하나라는데 아이돌 그룹 이름이기도 한가 봄 ㅋㅋㅋㅋ
하지만 맛이 너무 쓴 거. 한약 잘 먹는 나도 쉽진 않았다 ㅠ 괜히 사탕을 준 게 아니었어.
이렇게 말레이시아에서의 첫날은 마무리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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