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중국 음식 직구를 했다.

지난해 12월 이사가 확정되면서 최대한 짐을 줄이자는 생각에 쟁여두고 먹는 중국 직구는 자제했다. 근 4개월을 참았더니 근질근질.

그 사이 즈하이궈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나의 블로그도 방문자가 늘고, 간만에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참느라 힘들었다.

그리하여 3월 말 이사를 마치고, 집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바로 질러줬다! 

먼저 즈하이궈(自嗨锅). 음식은 죄가 없다. 인간이 문제일 뿐. 즈하이궈는 2018년에 처음 접하고 중국의 인스턴트 식품 기술 수준에 깜짝 놀라게 했던 제품이다. 푸짐한 건더기와 조리완료된 후 품질이 상상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부대찌개와 드라마 '빈센조'에 나왔던 비빔밥을 시킬까 했었다. 얼마나 잘 구현해냈는지 보려고. 근데...사진을 보니 영 아니올시다 싶어서 걍 포기. 맛 없으면 돈 아깝자나!

그래서 즈하이궈의 클래식?인 훠궈와 요즘 엄청 프로모션 하는 뽀자이판(煲仔饭), 그리고 무려 쏸차이위(酸菜鱼), 마라위(麻辣鱼)를 팔길래 얼렁 장바구니(购物车)에 담았다. 이 즈하이궈가 종류가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아져서 나도 모르게 마구 담다보니 10개 정도를 담았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추리고 추려서 5개만...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1) 대만식 삶은 고기 뽀자이판(台式卤肉煲仔饭) : 중국 요리법 중에 卤라는 방식이 있던데, 삶는 것 같은데 확실히 잘 모르겠어서 궁금했던 차였다. 마침 요런게 있길래 주문!

2) 마라 소고기 훠궈 매운강도 별 두개(麻辣牛肉火锅 辣度 별 두 개) : 마라 소고기 훠궈는 微辣(약한 매운맛), 그리고 내가 주문한 별 2개짜리 매운맛인 기본 매운맛, 重辣(매우 매운맛) 총 3가지가 있다. 기본 매운맛도 충분히 맵기때문에 重辣은 시도조차 안한다. ㅋㅋ

3) 마라 소고기 훠궈 약간 매운맛(麻辣牛肉火锅 微辣微辣)

4) 마라위(麻辣鱼) : 마라소스에 넣은 물고기. 하 이걸 이렇게 만들어주시다니 은혜롭다. 카오위와 비슷할라나? 요즘 한국에도 마라카오위 파는 곳이 꽤 생겼던데. 특히 명동의 반티엔야오. 중국인이 하는 곳 같았는데 아주 맛났었다. 요거 한국인들도 좋아하지 싶은 기대감이 스멀스멀

5) 쏸차이위(酸菜鱼) : 훠궈를 비롯한 온갖 음식들을 제치고 나의 최애 중국음식으로 등극한 쏸차이위!  이거야 말로 정말 은혜롭다. 굳이 맛을 표현하자면 하얗게 담근 신 갓김치에 생선을 얇게 포떠서 만든 국과 찌개 사이 정도로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와아아아아 너무 기뻐!!

6) 구이저우화시펀(贵州花溪粉) : 리스트엔 없지만 내가 여러 개 주문했더니 서비스로 넣어줬단다. 배대지에 도착한 거 보고 알았음. 이래서 중국 직구할 맛 난다니까. 서비스가 풍부해.

이건 내가 늘 먹던 샤판차이(下饭菜).한국식으로 하면 밑반찬 혹은 밥반찬. 마라무말랭이 무침(麻辣脆萝卜咸菜)과 절인줄기콩(酸豆角)?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중국에서 먹어 본 적도 없는데, 우연히 주문했다가 너무 맛나서 늘 주문해서 먹는 음식. 벌써 세번째? 네번째? 어무이도 엄청 좋아하심.

그리고 새로운 음식 공채고추짱아찌?(贡菜鲜椒酱)도 처음 시켜봤다. 공채가 요즘 유행하는 그 궁채나물인 거 같던데, 다진 고추와 함께 짱아찌처럼 만들었다니! 너무 상상만 해도 맛나자나! 그래서 시켰다 :) 

요건 최근에 중국 관련 서적을 읽다 알게 된 식품브랜드 리우삐쥐(六必居). 베이징에 있는 굉장히 오래된, 명나라때부터 있었던 곳이라니 이건 믿고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원래는 주점이었던 곳인데 세월을 잘 이겨내고 이렇게 건실한 회사로 성장했다니. 이미 그 스토리부터 값어치를 한다. 

다른 반찬들은 어떤 맛인지 상상이 안 가서 내가 좋아하는 죽순과 짜차이 위주로 시켰다.

1) 메이차이주쓰(梅菜竹丝), 샹라메이차이주쓰(香辣梅菜竹丝) : 메이차이라는, 중국 음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채와 죽순을 얇게 썰어서 염장한 것을 버무린 것 같은데, 일반맛과 매운맛을 섞어서 샀다. 과연 내가 상상하는 그 맛일지!

2) 시우시앤짜차이신(休闲榨菜芯),짜차이(榨菜), 슈에차이(雪菜) :한국에서도 많이 먹는 짜차이, 그리고 짜차이 줄기? 심? 부분, 슈에차이 요렇게 세가지를 시켰다. 짜차이는 엄니도 워낙 좋아하시고, 슈에차이도 그 맛이 궁금해서 시켜봤다.

메이차이(梅菜) 혹은 메이간차이(梅干菜)와 슈에차이(雪菜)의 차이점이 궁금해서 바이두를 찾아봤는데, 슈에차이는 우리나라 겨자채 비슷하고 메이차이는 달달한 맛이라는데, 일단 먹어봐줘야 겠다.

역시 새로운 먹는 거에 대해 포스팅하니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주저리주저리 쓰게 되는 구나 ㅋㅋㅋ 내 삶의 가장 큰 기쁨. 이런 걸로 돈 벌 수 있는 직업 어디 없나요? 너무 열심히 할 것 같은데. 

지금 요녀석들 배대지에 모두 도착해 있다는 소식을 받았는데, 식품 통관 감안해서 이번 주 말 혹은 다음 주 초 도착하지 싶다.

지난 번에도 내가 너무 대량 구매해서 몰래 국내에서 파는 거 아닌지 수입심사에서 상당히 시간 잡아 먹었는데. 이번에는 좀 빨리 놔주세요. 믿기 어렵겠지만 저거 누구 안 주고 내가 다 먹는단 말이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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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부터 방문자수가 좀 있길래 (워낙 휴면블로그나 다름 없어서 좀만 방문자 수가 높아도 두근 거린다 ㅋㅋ), '송니일타소홍화'때문인 줄 알았더니 즈하이궈와 징동이 tvn드라마 '여신강림'에 PPL로 대문짝만하게 나와서 논란 좀 있어서였구만 ㅋㅋ

드라마 제목부터가 중국스럽다. 여신ㅋㅋㅋ

이미 중국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그들의 대놓고 PPL(植入广告)에 익숙해진 나는 그러려니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PPL에 상당히 엄격해서 이런 논란이 이해는 간다.

중국 콘텐츠들을 보다보면 정말 뜬금 없이 PPL이 나오고, 대놓고 단독협찬을 진행하면서 프로그램명 앞에 사용하는 걸 종종 봤다. 마치 우리나라 콘서트에서 기업 스폰을 받으면 'OOO, OOO콘서트'라고 하는 것처럼. 예로 최근에 블랙핑크가 기아자동차 스폰받아서 대문짝만하게 투어포스터에 기아 로고를 쓴 것 처럼.

내가 주로 보는 것은 후난위시(망고tv)인데 여기는 아주 상업적으로 끝판왕인 것 같다. 

처음 보게된 중국의 예능은 효리네민박 짝퉁으로 잘 알려진 '친애적객잔2(亲爱的客栈2)'였는데, 여기가 핀둬둬(拼多多)와 OPPO의 협찬을 얼마나 세게 받았는지, 정말 처발처발해서 너무 인상이 깊었던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핀둬둬는 노래도 외움 ㅎ

PPL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고, 코로나19로 인해 라이브커머스가 활발해지면서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제품, 해외제품이 무슨 소용 있으랴? 솔직히 징동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무리겠지만 즈하이궈는 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나처럼 국내에서도 직구해서 먹는 사람들이 꽤 있고, 중국 식품이라는 편견만 없이 보면 상당히 제품이 좋다. 앞서 포스팅(minxi.tistory.com/22)했던 훠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부대찌개니 소고기덮밥이니 종류가 계속 많아지고 있는데 나는 우리나라 웬만한 인스턴트 식품보다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한국에 수입되기를 바라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고.

아쉬운 건 발열팩이 들어있는 제품이라 쓰레기량이 상당하다는 것. 특히 플라스틱위주의 포장지들은 환경오염 문제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제품이 한국에 꽤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실제로 국내 총판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으... 누가 말해줬는지 기억이 안 난다)

지금 논란이 되는 건 중국 자본이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이용해서 다른 나라에 마치 한국 문화인 것처럼 제품을 판다는 의도때문이라는데...글쎄...장사꾼 세계에서 그게 잘못된 일일까? 누군가의 말대로 그럼 우리도 즉석훠궈가 우리나라 문화라고 하면되지 않겠는가 ㅋㅋ 중국이 한복이며, 김치며 자기네 나라꺼라고 하듯이.(이 주제도 할 말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는 라이브커머스나 PPL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관대하기때문에 긍정적으로 보는 걸 수도 있다.

문화적 피해의식은 그만하고 어쩔 수 없는 대세에 우리나라도 이런 PPL 마케팅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이미 라이브, 온라인 커머스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지는 못할 망정, 좋다 싫다만 논의 되기에는 너무 순진한 생각들이다.

특히 요즘 중국 젊은 세대들이 자국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키워주기 시작하는 경향을 보면, 최고급도 아니고 싸구려도 아닌 중상위급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우리나라는 점점 더 중국 리테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화장품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시세이도나 랑콤 등 최고급 브랜드에 대한 열망이 더 큰 것 같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는 드라마들이나 예능을 보면 조만간 우리나라 따라 잡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더이상 우리가 그들에게 앞서가는 문화, 세련된 문화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그들이 과연 우리 문화가 마냥 좋아서 찬양만 할 줄 아는가? 이미 독을 품고 만들기 시작하고 있는데, 돈 있고 인구 많아 엔터산업에 훨씬 유리한 그들이 우리를 앞지르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공산당 규제때문에 힘들다고? 미안하지만 그들은 자기들에게 이득이 되면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태도를 취할 수 있는 나라다. 

얼마나 많은 거상들이 중국에 있는 지를 알면, 중국을 단순히 사회주의 국가라고 보진 못할 것이다. 사회주의를 가장한 자본주의 끝판왕의 나라가 중국이라는게 내가 지난 몇년간 중국을 파면서 확신을 갖게된 점이다.

그러니 이런 PPL에 논란만 있기보다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열심히 마케팅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즈하이궈 주목 받는 기념으로. 벌써 재작년이냐.. ㅠㅠ 칭다오에서 먹었던 버섯소고기 덮밥. 훠궈만 맛있을 줄 알았는데 이거 완전 ㅈㅁㅌ. 간장소스 진짜 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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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군제에 구입한 중국 식품들을 하나씩 시식하는 중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번에 포스팅할 즈하이궈(自嗨锅) 인스턴트훠궈이다.

이걸 처음 발견한 건 바로 올해 나의 가슴을 설레게한 유성화원2018(流星花园), 중국판 최신버전의 꽃보다 남자에서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귀신같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는 나의 매의 눈 ㅋㅋㅋ

아래가 그 즈하이궈가 나온 장면이다. '유성화원 2018' 29편에서 아빠, 엄마가 계신 어촌으로 내려간 산차이가 엄마와 먹기 위해 쯔하이궈를 가지고 나오고 있다.

이 다음 장면에서 소고기가 푸짐하다느니 대놓고 PPL을 보여주는데, 정말 대륙 드라마의 PPL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깜도 안된다. ㅋㅋㅋ

이번 포스팅을 위해 바이두를 검색해보니, 이 장면이 방송되고 중국에서도 즈하이궈가 엄청 화제가 됐나보다. 바이두에서 왜 즈하이궈가 화제가 되냐는 질문이 있었다는 ㅋㅋ

암튼 그리하여 나도 질렀다. 티몰에서! 정가는 1개당 33.6위안, 하지만 나는 광군제라 26.8위안에 샀다. 우리나라 돈으로 5500원 정도하는 걸 4500원 정도에 샀다고 보면 된다. 

근데 오늘 우연히 알게된 쿠팡에서 이걸 개당 1만원 정도에 팔고 있다. 물론 운송비 10000원은 별도.

중국어를 조금이나마 할 줄 알아서 다행이다. ㅋ

내가 구입한 것은 마라소고기맛(麻辣牛肉). 글씨체며 그림이며 앙증맞다. 중국에서는 보통 즈뤄훠궈(自热火锅)라고 부른다. 자체발열훠궈 머 그런..

비교대상이 없어서 함께 못 찍었는데, 다른 인스턴트 훠궈와 달리 상당히 큰 사이즈다. 

뚜겅 위의 종이를 뒤집으면 만드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있다. 중국어 몰라도 따라할 수 있게 상당히 친절.

요건 구성품들. 당면, 고기류, 야채류, 숟가락과 젓가락, 감미료말고도 더 얼얼하게 먹을 수 있게 화지아오도 추가로 넣어줬다. 

포장에 이름을 재밌게 지어놨다. '나는 당면입니다(我是粉条)' ㅋㅋ

포장을 벗겨서 당면을 제일 밑에 깔고.

정말 저는 채식입니다.? ㅋㅋ

정말 푸짐하다. 건조된 상태도 이 정도인데, 익으니까 장난아니라는. 중국의 인스턴트 음식에 들어가는 이런 건조 야채들 너무 실해서 먹을 때마다 감동이다.

옷을 입으면  날씬하지만, 옷을 벗으면 고기가 있답니다. ㅋㅋ 머지 이 병맛 멘트 ㅋㅋ

요건 주인공인 고기들.

훠궈 재료를 넣고. 식수를 붓고, 밑에 용기에 발열포를 넣고 거기에도 물을 부은 다음 15분 정도 지나면, 보글보글 끓다가

위와 같이 렌즈에 김이 서릴 정도로 뜨겁게 끓는다

요건 섞기 전.

이건 섞고 나서, 그새를 못 참은 우리 엄마가 한 젓가락 하신 뒤.

아 이건 진짜 가성비 갑이다. 지난번에 먹었던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양과 맛이라는.

1월에 지인들과 함께 다시 공구해야겠다며. 

남은 1개는 아껴뒀다가 쉬는 날 선물 받은 고량주와 함께 먹어주기로. 

역시 겨울에는 훠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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