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거리에서 적당히 먹은 후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홍야동(洪崖洞)으로 향했다.

버스나 디디를 타도 되지만, 걷는 걸 좋아하는 나는 걸어서 가기로!

육교를 건너가는 중 만난 독특한 과일을 파시는 아주머니. 이건 장가계 갔을 때도 봤던 것으로 호기심에 사 먹었는데, 맛은 불량식품 맛에 너무나 인공적인 열매 모양을 하고 있었다. 무슨 과일이냐고 물어봐도 뭐라 뭐라 하는데 전혀 못 알아듣겠음. 

장가계 때 여행 가이드도 잘 모르겠다고, 먹어보라고 하나 건냈더니 자긴 안 먹는다고 ㅎㅎㅎ(이상한 건가...) 정말 끝까지 정체를 모르겠다. 너무나 궁금하다 이 열매의 정체가! 와중에 급 비 옴. 영국인가 ㅋㅋ

그렇게 거리 구경하며 걷고 걸어

첸스먼자링강대교에 도착. 홍야동을 바로 갈까 했는데, 갑자기 이 대교를 걷고 싶었다. 지난번에 왔을 땐 저 건너편에 묵었었는데. 

 

짝퉁 마리나샌즈베이 건물도 보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대교 위를 걸어서 건너고 있었다.

대교 끝까지 걸어 가볼까 하다가 급 귀찮아서 ㅋㅋㅋ 되돌아와서 사진 찍고 보니 강물이 참 누렇다.

다시 홍야동으로 고고

슬슬 간판에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적당히 걷다가 야경을 감상하러 카페에 들어갔다. 하지만 창가석은 이미 만석. 그리고 자릿값인지 커피가 엄청 비싸다. ㅠ

멍 때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도시의 불빛이 하나 둘 켜지면서 멋진 야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창가가 멀어서. 에잇 나가자!

크흐... 전에 왔을 때도 이 야경에 반했었지. 그땐 이런 야경은 홍콩이나 상하이에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충칭도 꽤 멋져서 아주 인상이 깊이 남았었다. 

잠깐 자링강 야경을 감상한 후 다시 홍야동 내부 구경을 위해 돌아다녔다.

80년대 충칭이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 구조가 엄청 복잡한데 관광객도 너무 많아서 빠져나가느라 엄청 고생했다.

중국 다른 도시들에서도 8~90년대 풍경을 재현해 놓거나 옛날 추억을 물건을 파는 상점을 많이 목격했다. 중국도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양극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가난했지만 행복했다고 믿는 과거를 추억하는 것 같다. 동아시아는 비슷한 경제 발전 과정을 겪으면서 비슷한 정서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 것 같다. 신기하기도 하고. 먼가 아련한 그 감정, 느낌. 아마도 그땐 다들 가난하지만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던 시기이기 때문일까. 

노란 조명도 예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홍야동의 내부.

홍야동 옆의 저 폭포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밑이 인간들 모여 있는 걸 보고 바로 포기. ㅎㅎㅎ 홍야동이 중국 인기 관광지로 꼽힌다더니 진짜 인간적으로 인간이 너무 많다. 아니 평일 저녁인데오도 이 정도면 도대체 주말이나 공휴일엔 어떻다는 거야;;

강 건너편 화려한 건물 조명과 홍야동의 조화. 전에 왔을 땐 홍야동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지 않아서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고 널럴하게 다니기 좋았는데, 저녁이 되니 걷는 것도 너무 불편해졌다. 그래서 탈출을 결심.

전통 묘족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뻤던 홍야동.

그리거 멋진 첸스먼대교의 야경. 대교 위에서 홍야동을 찍고 싶었지만 인간도 많고, 길도 못 찾겠고 힘들어서 숙소로 복귀.

그리고 바오스푸로 마무리. 

22,162 걸음... 어쩐지 발이 너무 아프더라 ㅠ 

충칭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내가 묵은 란바지아 이비스 호텔은 1박에 조식포함 가격이 4만 원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다. 다시 한번 중국 호텔 가성비에 감탄을.

1층 로비에서 우측으로 꺾으면 통창으로 된 식당이 나온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소박하면서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조식이었다. 이때는 아직 소화력이 많이 회복되지 않은 관계로 적당히 먹어 줌.

비 오는 아침, 출근하는 충칭 시민들을 보며 아침을 먹으니, 이게 바로 여행자가 즐기는 최고의 여유이지 싶다. ㅎㅎ
부지런히 아침을 챙겨 먹은 관계로 다시 내 방으로 와서 휴식과 샤워 등등을 하고,

호텔 티비로 충칭음식 연구함 ㅋㅋ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여행을 하러 슬슬 나갔더니

돤씨네 신선한 루(卤)집이 보인다. 루를 한국어로 뭐라고 해석해야 하나? 암튼 한식뷔페처럼 각자 식판 들고 자기가 원하는 반찬 골라먹는 방식이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대충 한 끼 딱 때우기 좋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예전에 먹었던 猪蹄饭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요렇게 나오네. 저 허여멀건한 토마토 탕은 각자 알아서 퍼 먹고요. 적당히 점심 한 끼 때우기 좋았던 식당이다. 
그리고 다시 역으로 고고!

하기 전에 ㅎㅎ 콜라 하나 구입. 이거 안 먹은 줄 알았는데 먹었었구나. 白柚가 속이 하얀 유자라고 하고, 청죽은 죽이겠지머? ㅎㅎ 근데 맛은 머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먹었던 기억이 없었구나. 
중국은 콜라맛이 다양한데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 계화맛 펩시 정도가 좀 튄다고나 할까.
암튼 콜라를 사고 진짜 지하철역에 도착

충칭 지하철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여행했던 2023년 9월에는 알리페이 QR로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 그래서 승차권 매표기에서 알리페이로 지불해서 티켓을 사거나 역무원에게 사야했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조천문(朝天门) 역에 내려서 조천문을 보러 갔다.

저 멀리 마리나베이샌즈 짝퉁 같은 건물이 보인다! 가보자고!

응 공사 중. ㅋㅋㅋ 아놔.

그냥 장강(우리나라에선 양쯔강이라 불리는)과 풍경을 감상. 山城이라 불리는 충칭답게 아파트와 산세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습습한 날씨까지.
적당히 경치를 구경하고 이어지 있는 쇼핑몰에 좀 쉬러 갔다. 중국은 너무 커서 좀만 걸으려고 해도 좀이 안 된다.

어머 제니야 안녕? 쇼핑몰에 헐벗고 있던 제니. 내가 다 춥구나.
제니를 뒤로하고 찾은 코스타커피.

아니 계화를 넣은 커피라니! 이건 또 내가 안 마실 수 없지!

판다와 계화. 정말 중국을 상징하는 그 자체다. 맛은 그냥 카페라테 그 잡채. 하지만 가격이 너무 사악하다.
적당한 휴식을 하고 해방비와 맛집 거리인 빠이메이스지에(八一美食街)로 출발했다. 그런데!

오잉? 이건 뭐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가 여기에? 충칭에 임시정부청사가 있는 건 알았는데, 이건 또 몰랐다! 세상에 걷고 싶더라니, 여길 오기 위함이었나 보다.

아니 나 이때 진짜 전율 돋았자나. 이걸 왜 모르고 있었을까? 정말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고 왔다. 이러니 중국이 지금 이 미친 정권이 일본에 굴복적으로 외교 하는 걸 이해 못 하지.
우리나라 역사 공부를 위해 충칭은 꼭 방문해야 하는 도시이다. 다음날 임시정부청사를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유적지를 발견. 너무나 이번에 충칭 오길 잘했다 잘했어!
광복군구지를 떠나 10~20분 걸으니

충칭환잉닌! 충칭에 온 걸 환영해! 뭔가 중국 관광지 캐치프레이즈인가? 청두도 그렇고, 시안에서도 이 문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뭐 암튼 괜히 마음이 따스해지는 느낌. 좋다. ㅎㅎ

그리고 해방비. 중화민국시기 수도였던 충칭은 항일투쟁이 치열하던 시기를 다룬 중드에 자주 언급, 등장하는 곳 이었다. (중드 위장자 참고 ㅋㅋ) 항일투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세운 것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과는 한 마음.
해방비는 8~9년 전 충칭에 왔을 때 그 분위기가 인상에 남아서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었다. 그때는 밤에 찾았는데, 곳곳에 가족끼리 나들이 나와서 놀고 있었고, 새싹 모양 핀(당시 중국에서 엄청 유행)을 머리에 꽂은 애기와 형광색의 특이한 물건을 위로 던지며 놀아주던 아빠의 모습이 알 수 없는 감정을 일으켰다. 아마도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던 걸까? 정말 인생 처음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와 저렇게 놀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잠깐만 생각해서 다행이야 ㅋㅋㅋ 큰일 날 뻔 휴...ㅋㅋㅋ
암튼 해방비에서의 감상에 젖은 후 다시 먹거리 거리로 고고고

아앗. 빠오스푸다. 5년 전 같이 여행했던 언니가 알려 준 이 로우송(肉松)이 묻은 슈크림빵은 정말 맛났는데, 한국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무족권 구입!

레몬치킨과 김돼지맛을 구입.
다시 고고고.

와우 너무 퐈려한 빠이하오츠지에 간판.

그리고 맞은편엔 빠이메이스지에. 짝퉁인 건가? 자매품?인 건가?

나의 선택은 당연히 빠이하오츠지에. 사람도 많고, 화려하고, 먹을 것도 많다.

우선 청두에서부터 너무 궁금했던 CHANGEE 빠왕차지(霸王茶姬,패왕다희)에서 음료 구입. 너무 크리스찬 디올 짝퉁 패키지라 눈에 엄청 띈다. 하지만 음료도 맛나고 패키지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집에 가져오고 싶었음 ㅎㅎㅎ

그리고 음식은 충칭의 유명 맛집인 老麻抄手에서 微辣로 주문. 맛은 꽤 매웠던 것 같다.
그렇게 미식 탐방 후 홍야동(洪崖洞)으로 출발~!

청두를 떠나는 날이다. 좀 더 길게 있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더 가볼 곳이 있는 건 아니라 옆도시 충칭으로 가기로 했다.

비가 왔는데 안 왔어요? 애매하게 비 내리는 청두동잔(成都东站). 중국의 기차역은 정말이지 어마무시하게 크다.
기차 타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역사 안에서 점심을 먹으러 고고.

오 뭔가 쓰촨향기가 물씬 풍기는 음식점이다.
생각해 보니 아직도 못 먹어 본 유명 쓰촨음식이 있었다. 바로 푸치페이피엔(夫妻肺片), 그리고 궁바오지딩(宫保鸡丁)이다. 그래서 주문!

줄기콩 볶음은 탐스러워 보여서 함께 주문 ㅎㅎ

푸치페이피엔은 백슨생님이 스푸파에서 드시던 걸 보고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식당 선택을 잘못한 걸까. 예상한 맛이긴 한데 크게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水煮肉가 훨씬 맛나다며. 

궁바오지딩도 다들 엄청 맛나다고 하던데, 딱히 기억에 남는 맛이 아니었다. 기차역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나의 잘못인 건가. 후...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기차를 타러 갔다.

무려 비즈니스(商务)석. 두둥!! 실은 청두에서 충칭까지 거리가 별로 안 멀어서 3~4만 원 대면 탈 수 있다. ㅎㅎ 이럴 때 타보지. 장거리는 비싸서 못 탄다고.
좌석 사진을 못 찍어뒀네. 좌석간 거리도 넓고 팔걸이도 있고 등등. 좋긴 했다.

그리고 물과 함께 간식도 줬다! 짧은 거리라 큰 기대 안 했는데, 비즈니스석을 타면 무조건 주나 보다! 괜히 기분 좋은데 ㅎㅎ

간식 박스 안에는 비스켓, 완두콩, 두부, 장미꽃빵이 있었다. 소소하니 중국 간식 먹는 재미. 장미꽃빵은 울 엄니가 엄청 좋아하는 관계로 집으로 모셔 감 :)

기름진 촉(蜀)의 도시, 청두를 떠나

파(巴)의 도시, 충칭에 도착하니 안개의 도시라는 별명 답게 마치 도시 전체가 미스트를 뿌린 듯 비인지 안개인지 모를 습습함이 넘쳐난다.
8~9년 전, 출장 왔을 때는 무더운 여름이라 전혀 못 느꼈는데, 진짜 완전 습하다 ㅎㅎㅎ. 충칭 여자들 피부가 왜 좋은지 알겠음. 이것도 매력 있다. ㅎ

충칭시잔(重庆四站) 도착. 역시나 거대한 기차역.

지하철 타고 장강(长江)을 바라보며 숙소로 이동. 하지만 반대 방향 열차를 타는 삽질을 하여 2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 갔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

충칭의 첫 번째 숙소는 란지아바(冉家坝)역 근처에 있는 이비스(ibis) 호텔이었다. 평도 좋고 지하철역 근처라 잡았는데 꽤 괜찮았다. 시설은 좀 연식이 있어 보이지만 혼자 쓰기에 적당한 크기에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지하철 삽질로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을 먹으로 호텔근처 탐색.
그런데 웬걸. 호텔 뒤편에 맛집들이 몰려 있었다 ㅎㅎㅎ 평이 좋은 이유가 있었음.
여러 밥집 중에

쉬딩성(徐鼎盛)이라는 식당을 발견. 여기를 택한 이유는 바로 민간요리(民间菜)라는 표현 때문!

오 근데 건물 외부와 내부는 결코 민간요리집 느낌이 아닌데 ㅎㅎㅎ. 식사시간이 아니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마라파이구(麻辣排骨). 맞겠지?;; ㅋㅋ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궁채볶음!!
근데 인간적으로 저 갈비보다는 궁채볶음이 더 맛났음 ㅎㅎㅎㅎ 그리고 양이 너무 많아서 안타깝게도 남김 ㅠ 포장해달고 할 걸 왜 생각을 못했지;;;
밥을 먹고 소화 시킬겸 근처를 한 바퀴 도는데, 허마선생(盒马鲜生)이 있었다. 오 지나칠 수 없지!
딱히 살 건 없고 그냥 구경이나 하자 싶어서 돌아 보다가 원장(原浆)맥주를 팔길래 하나 구입하고 돌아오는데~~

중드 또우팅하오(都挺好,도정호)에서 수씨네 집안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야보(鸭脖, 오리목) 가게가 있지 않은가!
직구로 인스턴트 오리 목은 먹어봤는데, 이렇게 파는 건 안 먹어 봐서 구입!!

마라맛 야보와 허마선생의 원장맥주. 흠...둘 다 소소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가? 배가 불러서 그런가. 암튼 걍 좋은 경험이었다 싶은 정도였음.

야보 근접샷인데, 포커스는 저 멀리 ㅋㅋ 마란데 왜 이리 색깔이 검은 것인가. 

그리고 운튀이위에빙(云腿月饼). 쿤밍(昆明) 어쩌고 쓰여 있는 거 보면 운남식 후이투이 월병인 거겠지? 허마선생에서 꽤 이것저것 샀네 ㅎㅎ

음...이것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
그렇게 원인 모를 입맛을 잃어버린 병을 얻은(그렇다고 하기엔 잔뜩 먹은) 나는 오랜만에 찾은 충칭의 첫날 밤을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거친 폭우와 천둥이 나의 충칭 입성을 반겨줬다. 고..고마워;; 역시 뭔가 매서운 충칭.

冒烤鸭까지 야무지게 먹고 본격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출발!
진리거리까지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가는 길에 유명 스팟을 지나가서 그것 또한 좋았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걸어가는데

엇 수정방이다! 수정방 술은 마셔 본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해서 여기 청두가 생산지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기야?? 이건 그냥 박물관인 건가? 궁금증이 뿜뿜 올랐지만 이번엔 무리해서 여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패스.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고 진리거리를 향해 가는데,

엇 저건 안순랑교(安顺廊桥)! 지난 여행 때 잠시 동행했던 언니 덕분에 알게 된 안순랑교는 밤에 보고 완전 반했는데, 낮에 보니 또 완전 다른 느낌이네.
이후 계속 고고고하여 무후사 근처에서 내리니

지하철 공사가 한창 중이다. 무후사도 이제 지하철로 편히 올 수 있겠구나!! 청두는 계속 발전 중.

그리고 길 건너편으로 보이는 진리거리 입구. 딱 봐도 관광객 넘쳐 보인다 후...

진리거리 안녕~ 5년 만이야! 5年了!

엇 말린매실이다! 대자사에서 먹고 너무 맛나고 예뻐서 사고 싶었는데, 진리거리에 있었다니!!
바로 두 봉지 구입완료! ㅋㅋ 너무 사고 싶었던 말린 매실을 사서 기분 좋게 룰루랄라 걸어가는데

엇 장비육포다! 아니 이렇게 입구 가까이에 있었다니. 지난 번에 왔을 때 못 찾아서 안타까워했는데!

샹라(香辣) 맛으로 구입! 우와아아 완전 취향저격. 육포가 이렇게 신선한 느낌이라니. 기다려! 저녁에 숙소에서 맥주와 함께 먹어주마!

예쁜 등과 마작패 떡. 진리거리는 머 그냥 이것저것 구경하며 다니는 거지. 그나저나 청두 사람들은 마작을 많이 하나? 마작 떡이 자주 보이네. 다른 도시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던데.

그리고 지난 번에 못 봤던 영웅삼국 (英雄三国). 아무래도 삼국지를 뜻하는 거겠지? 

안에는 그냥 기념품 상가였지만 이 복숭아나무를 연출해 놓은 게 생각보다 예뻤다. 그래서 나도 셀피 하나 찍어 둠(사진 찍고 있는 사람은 본인 아님 ㅎ)
진리거리는 그냥저냥 즐기며 걷기 좋았다. 그럼 다음 코스로 고고!

거대하디 거대한 이 청두 글로벌 센터(成都环球中心) 건물. 아시아 최대 쇼핑몰이라고 하는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미드벨리 쇼핑몰도 최대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암튼 둘 다 크긴 엄청 크다 ㅎ.
그런데 아침부터 너무 빨빨거리고 돌아다녀서인지 발이 너무 아팠다. 구경을 하기엔 발바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서 저녁(ㅎ)먹으러 고고.

오 쏸차이위(酸菜鱼)식당이다! 완전 전문점 냄새 물씬. 1981년에 개업한 곳이라니 완전 기대된다. 지금 블로그 하다 보게 된 건데 탕을 마실 수 있는 쏸차이위(能喝汤的酸菜鱼)란다. 응? 쏸차이위 국물 원래 먹는 거 아니었어? ㅋㅋㅋㅋㅋ 이것도 마라탕처럼 중국 사람들은 국물은 안 마신단 말인가? 아니 왜!
암튼 쏸차위는 2019년 1월 엄마와 짧게 여행 갔던 칭다오에서 우연히 먹게 된 음식인데, 우리나라 김치찌개 같으면서도 안 맵고 발효된 쏸차이가 독특한 맛을 내서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나의 최애 중국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최애가 많다?ㅋㅋ). 안 그래도 이번 여행 때 먹으려고 했는데 여기 있었다니이!! 바로 입장! 

오 셀프바가 있네. 좋다! 반찬도 밥도 내가 듬쁙 퍼서 

왔더니 쏸차이위가 나왔다!
흐흐흐. 웃음이 절로
여행 내내 꽉 막힌 위장이 확 풀리는 느낌이다. 시안여행 때도 그렇고 쏸차이위는 나의 허약한 위장에 정말 특효약이다.

행복한 저녁까지 먹고 났더니 날이 벌써 깜깜해졌다. SKP로 가자!

아니 뭐야 이 예쁜 길은! 너무 랑만적이자나! 저기 SKP라고 쓰여 있네.
블로그를 정리하면서 SKP가 도대체 뭔지 찾아봤더니 베이징화렌지퇀(北京华联集团)과 청두지아오토우지퇀(成都交投集团)이 공동으로 만든 고급쇼핑문화공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아시아 최초 침하식(沉下式)으로로 지어진 곳이라는데, 살짝 둘러봤을 때 다 명품 브랜드들이었다;; 엄청 고급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 같은데, 많이 썰렁했음 ㅎㅎㅎ 청두가 신 1선 도시로 소비도 많이 한다더니 이런 고급 쇼핑몰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정도인가 보다.

암튼 나의 목적지인 대나무조명을 보러 걷는데, 저 멀리 벌써 쇼가 시작됐다. 매일 저녁 7시 30분 시작이라고 한다. 낮에 글로벌센터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SKP에서 놀다가 시간맞춰 나가면 될 듯.
멀리서 봐도 벌써 멋짐.

크흐...몽환적이고 멋지다. 가까이 가면 물이 엄청 튀지만 그 안에 들어가서 열심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녠칭런(年轻人)이 상당히 많았음. 그래 청춘이구나...

시간이 지나니 조명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인스타에서 봤던 실버색 조명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보지 못했다. 피곤했거든 ㅋㅋ
암튼 이 거대한 조명의 이름이 도대체가 뭔지 몰라서 지금 바이두에서 찾아보니 셩지즈타(生机之塔, 생기지탑)라고 한다. 생명의 탑. 뭐 이런 뜻인가 보다.
밤에 와서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는데, 낮에 와도 커피마시면서 산책하고 쉬기 좋은 곳인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연인들과 가족들이 나들이를 많이 나와서 나같이 혼자 온 여행자는 외로울 수도 ㅎㅎ. 
인스타에서 보고 반해서 뒤지고 뒤져서 이렇게까지 찾아 올 수 있는 나의 중국어 실력 상승에 뿌듯하고 감사한 날이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해. 숙소 고고

이 날은 청두에서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술을 한 잔도 안 마셨던 거다! 그래서 진리거리에서 샀던 장비육포와 중국에서만 마실 수 있는 슈에화춘성(雪花纯生) 맥주와 함께 5년 만에 찾은 청두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아..청두는 역시 너무 좋아. 살고 싶다.

새로운 숙소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어서 일반적인 청두 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침 식사부터 고고고!

동네를 돌다 보니 생각보다 아침을 파는 곳을 찾기 어려워서 포기하려는데 나타난 위엔지시판장, 원씨네죽가게 정도로 해석되겠다. ㅎ

안 그래도  시판(稀饭 발음주의 ㅋㅋ)이 먹고 싶었는데 잘됐다 싶어서 입장.

크흐 싸다 싸. 제일 비싼 샤오롱빠오가 8위안이라니, 그것도 6개나 주나 보네.

하지만 나는 시판과 꾸이화까오(桂花糕, 계화떡)가 있길래 바로 주문. 계화는 한국에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왔을 때 잔뜩 먹어줘야 한다고!

시판과 또우장은 셀프서비스로 인당 2원/ 소규모 업체에 대한 따뜻한 조언, 어수선할까 걱정되니 먼저 계산하시고 식사해 주세요! 뭔가 문구가 정겨운데 ㅎ

일단 시판은 내가 직접 떠오고.

꾸이화까오까지 나오면 소박하디 소박한, 탄수화물 천지의 아침식사 완성. 부담 없이 잘 먹고 숙소 돌아가는 길에 또우장도 포장해 갔다.

중국에서 아침을 먹는데 또우장은 먹어줘야지!

아침 먹고 동네 산책을 좀 했다.

근데 이게 뭐야! 마작 기계 파는 곳이라니 ㅎㅎㅎ 내가 요즘 마작을 좀 하는데? ㅋㅋ 그래서인지 이런 것들이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작 친구 구합니다!! 3명이 더 필요해요!!!

그리고 또 산책을 이어 가는데,

응? 롯데캐슬? 진짜 그 롯데캐슬인가? 신기하다 싶다가도, 청두글로벌센터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크게 들어선 걸 보면 진짜겠다 싶음.

그렇게 아침 식사와 산책을 하고 다시 숙소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오잉? 이보네!! 안녕 이보! 중국 오니까 자주 봐서 좋구나 이보야. 그나저나 이 광고는 또 뭐람. 여전히 광고 많이 찍고 있구나. 괜히 내가 뿌듯 ㅎ

산책 길에 산 펩지 라즈베리맛 제로콜라를 마시며(역시 난 펩시콜라가 좋아), 이날은 뭘 할지 고민을 했다. 대략적인 계획만 짜고 여행하는 전형적인 ISTP라 ㅋㅋ 그날 여행 일정은 그날 아침이나 전날 저녁에 정하는 편 ㅎ

좋아 진리거리를 가자! 그전에 점심부터! ㅋㅋ

아직 청두에서 제대로된 마라촨촨촨을 먹지 못해서 이 집으로 정했다. 평점도 높고! 오 기대된다.

.

하.지.만. 오후 5시부터 영업이라고 마라촨을 만들던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아놔 가게 영업시간 누가 잘못 올려놓은 거야!!

살짝 빡쳤지만 괜찮았다. 이 가게가 있는 골목이 완전 먹자골목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숨은 보석 같은 골목이라니!

일단 제일 깔끔하고 인기많은 식당으로 들어왔다. 乐山豆花. 오 쥔장이 러산(乐山) 출신인가! 구 최애 왕허디의 고향이 러산인데!! ㅋㅋ

.크흐...  이 맛나 보이는 먹거리들 보소! 무엇보다 깔끔하다!!

나는

회이구어로우(回锅肉, 회과육)과

여주볶음(중식 여주볶음 졸맛탱), 감자채볶음, 첨 보는 나물볶음 세 가지를 주문했다.

흰쌀밥과 함께 고기요리 1개, 야채요리 3개에 25위안인가 35위안인가 했던 거 같은데. 아...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이 요상하게 생긴 나물 무슨 위샹(鱼香) 어쩌고 저쩌고였는데, 아주머니한테 맛난 거 추천받아서 고른 건데 영....나는 위샹로쓰의 그 위샹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세상에 무슨 나물에서 진짜 생선 비린 맛이 났다! 이게 맛나다고오?? 이건 나한테도 도전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완전 비추!

맛나게 점심 먹고 숙소 가는 길에 입가심용 모리화녹차 음료 하나 구입. 근데 달다...ㅠ

소화도 시킬 겸 다시 동네 여기저기 산책.

오 두리안 월병! 심지어 猫山王 두리안이다! 무상킹! 지난 말레이시아 여행 때 너무 맛나게 먹었던 두리안이 바로 이 무상킹 품종인데, 이걸로 월병을 만들다니! 이건 사야 해! 하며 들어갔는데... 여긴 화장품 가게고 두리안은 온라인으로 사라고..아 놔..이러기야.

두리안 월병 구입 실패하고, 대신 근거 베이커리에서 광동식 훠투이(火腿) 월병을 구입하고 다시 산책을 하는데, 이런 푸드부스가 잔뜩 늘어선 곳이 있었다. 뭔가 야시장 스멜이다. 낮이라 아직 영업을 안 하는 건가! 아쉽다. 흑...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서 다시 오후 계획을 좀 더 짰다. 진리거리를 가고 나서도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이것저것 서치해보다가. 맞다! 인스타에서 봤던 청두SKP가 있었지! 대나무를 형상화한 거대한 조명과 안개처럼 흩뿌려지는 물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던 그 곳(머냐 이 홍보문구같은 표현은 ㅋㅋ)! 찾아보니 청두글로벌센터 옆이었다. 좋아! 오후는 진리거리 -> 청두 글로벌센터 -> 청두SKP 이 코스로 가보자! 오 먼가 J 같은 여행 계획! 후후후.

여행계획 짜느라 에너지를 소비했더니 살짝 배가 고프다. 응? ㅋㅋ 점심이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고!

그리하여 숙소 1층에 있던, 눈여겨봐 뒀던 冒烤鸭라는 가게로 입성.

약간 마라탕 같은데 오리요리가 기본이다. 오리 한 마리는 혼자 먹기에 많다고 해서 다른 걸로 시켜봤다.

두둥! 야채가 이것저것 들어가고 추가로 내가 원하는 걸 고르는 건데, 나는 오리창자를 시켜봤다. 중국 애들이 많이 먹던데 그 맛이 궁금했다규. 푸딩 같은 오리 선지도 들어 있고. 신기하게 오리선지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선지 해장국의 선지와 달리 표면도 매끈하고 모양도 이뻐서 거부감이 안 든다.

또 집 나간 포커~스. 대망의 오리창자! 오 식감이 꼬들오독하다. 이거 이거 식감 재미있네. 왜들 즐겨 먹는지 알겠어. 아 이 가게 완전 맥주를 부르는 가게네. 위험해. 적당히 먹고 본격 여행 시작! 

즐거웠던 뤄따이구전 여행을 마치고 새 숙소에 체크인하기 위해 다시 청두 시내도 돌아갔다.

지난번에 묵었던 춘시루 끝에 있던 호텔은 외국계 호텔로 바뀌면서 가격이 겁나 올랐고... 중국도 코로나 이후로 전 세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시내 숙박비가 꽤 올랐다. 예전의 그 싼 가격에 묵는 것 불가 ㅠㅠ

그래서 춘시루 역에 몇 정거장 떨어져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았다. 관광 중심지는 지난 번에 묵었기 때문에 이번엔 평범한 동네에서 지내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찾은 숙소는 복층 구조임에도 1박당 3만 7~8천 원정도 밖에 안해서 예약.

남의 건물 뷰이긴 하지만 들어서자마자 깔끔한 느낌에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세탁기도 있어서 빨래도 할 수 있었고.

인터넷 TV와 프로젝터, 화이트 톤의 소파와 테이블. 중국 현대극에서 많이 보던 스타일이다 ㅎㅎ

계단을 올라 가면

킹사이즈 침대가 있다! 오 넓어서 좋아. 중국 숙소들은 널찍널찍해서 좋단 말야.

짐을 풀고 빨래 돌리는 종안 뤄따이구전에서 깨알같이 사 온 간식거리를 맛봤다. 맨 위에 위치한 마라맛과 향라맛 후또우(胡豆). 오랑케콩? ㅋㅋㅋ 중국은 외국에서 들어온 것들 이름 앞에 胡 혹은 西라는 글자를 붙여서 구분을 한다. 이 콩은 약간 잠두콩이었는데, 맥주 안주로 딱이다. 이건 나중에 집에 고대로 가져와서 먹었고.

이건 토가족(土家族) 흰쌀떡(白米糕). 우리나라 술떡이랑 같다고 보면 된다.

여러 가지 맛이 있었는데, 난 역시 계화맛이 젤 좋음.

오늘도 집 나간 포커스..ㅠ 토가족 바이미쑤(白米酥). 이건 뭐랄까. 보긴엔 뻑뻑해 보이는 막상 먹어보면 쉽게 부서지고 약간 뻥튀기처럼 녹는 느낌? 약간 단 맛도 나고. 신기한 맛이다. 처음엔 여행을 오래 할 거라 살지 고민했는데, 주인집 아주머니 말로는 보관기한이 무제한이라고 한다. 으잉? 진촤요? 그럼 사야지. 근데 먹어보니 확실히 금방 상할 것 같진 않았다. 비상식량으로 딱이었던. 나머지는 집에 싸들고 왔는데, 울 엄니도 의외로 입맛에 맞는지 혼자 다 드셨음 ㅎㅎㅎ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투자주(토가족 土家族)의 음식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 내 최다 소수민족도 아닌데 참 신기하단 말이야. 투자주 음식이 맛나기로 소문났나? 연구 해봐야겠다.

빨래도 하고 적당히 쉬고 나서 시간이 남아돌아 저녁도 먹을 겸 춘시루로 향했다.

음료수 사러 편의점 갔더니 이번엔 코카콜라 복숭아맛이 딱! 오 시도해 봐야지. 하지만 맛은 머...망고 콜라와 그다지 큰 차이 없고 ㅎㅎ

춘시루 역에 도착해서 샤오미 충전기 케이블이 필요해서 타이쿠리가 아닌 다른 건물로 나왔더니 우리 이보가 있네. 안녕 이보~~

이 건물도 지난번에 왔을 때 여기저기 구경했던 곳인데, 맛있는 갈비탕을 먹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응? 내가 뭘 본 거지? 진짜 사람이라니;;; 가끔 중국의 이런 과감한 시도가 당황스러우면서 인구 대국이라 이것저것 다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참 부럽다 싶다. 

이것 말고도 마오타이주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는데, 내가 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패스했음.

딱히 구경할 게 없어서 지하 먹거리로 내려왔더니

이런 마라냉꼬치를 팔고 있었다. 오 뭐야 새로운 트렌든가? 지난번에 왔을 땐 길거리에서 내가 원하는 꼬치를 고르면 마라소스에 듬뿍 묻혀주는 게 유행이었는데, 이번에 그건 전혀 볼 수 없었고 이런 식으로 파는 곳이 엄청 많았다. 중국도 유행하는 음식이 매번 바뀌나 봄.

근접샷. 맛은 예상한 맛나는 마라렁촨(麻辣冷串) 그 맛 그대로. 맥주가 생각났지만 참은 나 자신 칭찬해.

간단히 렁촨을 먹고 춘시루 밤거리를 거닐었다.

왕푸징 백화점도 가보고. (마트가 공사 중이라 금방 나왔지만 ㅠ)

먹자골목을 지나

첫 청두 방문 때 처음 족발덮밥(猪蹄饭)을 먹어 봤는데 그 집도 아직도 있는 것 같았다. 맞겠지?ㅎ

그리고 지난번에 묵었던 호텔까지 왔는데, 그 다정했던 아주머니들이 계시던 식당은 없어지고 건물 외관도 훨씬 세련되어졌다. 중국도 참 우리나라만큼 빨리 변한다.

당시 아침마다 늘 맞은편 건물에 있던 식당에서 稀饭을 먹었는데, 그 가게도 없어지고 건물도 엄청 세련되게 바뀌었다. 5년 전 청두 여행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오래 여행했던 시간이라 나도 모르게 마음속 깊이 남아 있었나 보다. 그때의 모습들을 볼 수 없게 되니 괜히 쓸쓸하고 찡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 때 있었던 맛집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시에 아침마다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어서 나도 사 먹고 싶었는데, 다른 거 사 먹느라 못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중국 음식이라곤 마라밖에 몰라서 사 먹을 엄두가 안 나기도 했는데, 이젠 웬만한 건 뭔지 알아보겠다 ㅎㅎ. 다음에 청두 오면 여기서 꼭 밥 먹어야지!!

지난 여행 때 여행 카페에서 연락해서 알게 된 언니와 왔던 춘시방. 저녁이라 많이 썰렁했다.

그렇게 추억 여행을 하고 다시 숙소로 갈려고 하는데, 오 베이징 통런탕 (北京 同仁堂 북경 동인당)이 있다.

근데 음료도 팔고 술도 파네? 신기하다!

본초커피 ㅋㅋ 약제가 든 커피라니!! 궁금함을 못 참고 주문!

두둥! 무려 구기자라떼! ㅋㅋ 구기자와 이탈리아식 다크 초콜릿 콤비라는데! 이쁘다!!!

하지만 맛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경험한 것으로 만족.

숙소 돌아가며 이날 하루 너무 많은 걸 해서인지 아침에 뤄따이구전을 다녀온 걸 까먹었었다는 ㅎ

알찬 여행이었다.

중국 청두에서의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숙소에서 보이는 기찻길이 여행을 실감케 한다.
이날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었는데, 새로운 숙소에 체크인하기 전 근처에 있는 뤄따이구전(洛带古镇), 한국발음으로 낙대고진을 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침부터 ㅎㅎ

도착한 날 저녁을 먹었던 딴딴면 집에서 위샹로쓰를. 맛나게 잘 먹었던 기억.
이번 중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중국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을 많이 참고했다. (막으면 뭐 하나 ㅎㅎ)
그중 중국 전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啊星이라는 유튜버를 많이 봤는데, 청두 근교에 여러 구전(古镇)들을 많이 찾아다녀서 나의 모험심을 자극했다. 찾아보니 청두 주변에는 많은 구전들이 잘 보전되어 있다고 한다. 지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겠지? 일단 쓰촨 성 자체가 진입하기 힘들 잖아 ㅎㅎ
구전들을 서치해보니 가는 버스는 있어도 오는 버스가 없다던가 여러 번 기차를 갈아타던가 해야 해서 구전 여행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 청두 시내에서 1시간 밖에 안 걸리는 뤄따이구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기야! 고고고!

숙소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춍라이산루 버스정거장에서 K7 버스를 타고 1시간이면 뤄따이커윈중신(洛带客运中心)까지 간다. 종점이네? 아주 좋아.

평일이라 버스가 텅텅. 버스도 깔끔하다.

버스타고 도착한 뤄따이구전 앞에 있던 지도. 생각보다 꽤 넓다.
마을 소개글을 읽어보니 여기 주민들은 돼지 사료를 많이 팔았고, 직접 돼지를 길러서 고기는 잡아먹고 비료를 만들고 했다고 한다. 돼지사료를 사고파는 사람이 아주 많았고, 장사도 특별히 잘 됐다고 한다. 흠.. 그런 곳이었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예쁘다!

오 중국 온갖 지방 상인들의 회관이 여기 다 모여있네? 세상에. 전혀 예상못했던 부분이다.

후광후이관(湖广会馆). 각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이 향우회 같은 장소라던데, 난 유명한 광동지역 상인들의 회관인 광동회관(广东会馆)을 갈 예정이라 패스. 와중에 화려하다.

만년사(万寿寺) 벽이 너무 화려해서 구경하고 싶었으나 갈 곳이 워낙 많아서 여기도 스킵.

엣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뤄따이구전 거리. 평일이라 한산했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에 북적북적할 걸 생각하니 유원지 느낌도 나고 괜히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날씨는 더웠고 ㅎ

광동회관 도착. 청나라 건릉 11년에 지어진 곳으로 광동출신 객가인들이 세운 곳이라고 한다. 불교선종 6조 혜능에게 공양을 한 곳이라 남화궁(南华宫)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혜능대사는 중국 선종 불교에 큰 영향을 준 분이라고 하네. 중국은 유명한 선승들을 몇 대 조 이런 식으로 부르나 봄.
중국 전역에서 가장 크고 잘 보전된 회관 중 하나로 사천지역 특색인 방화벽도 있다고 한다. 호.. 그렇군

광동회관 안에 있던 멋진 건물. 전시를 했던 것 같은데

낡았지만 화려해보이던 가마.

十孔陶埙. 이게 이 악기의 이름인지는 모르겠으나 회관 안에서 주인장이 연주를 하는데, 순간 중국 선협물에 들어와 있는 줄 ㅎㅎ
 
 
 

 
너무나 몽환적인 사운드다.

광동회관을 구경하고 나와 골목 끝까지 걸으니 이런 멋진 패루가 있었고,

길 건너 편에는 멋진 기루? 정자?가 있었는데, 힘들어서 포기 ㅎㅎ 다른 관광객들은 많이들 가더이다.

하루종일 커피를 못 마셔서 커피나 마시러 들어간 카페. 작고 예쁘다. 그런데

으아아아아 너무 예쁜 고양이가 있었다. 또 그런데!

예쁜 애가 낳은 작고 예쁜 애가 또 있었다앙아아아아아아아! 너무 귀엽자나 ㅠㅠ 아 진짜 심장 아파 ㅠㅠ

아니 어쩜 이렇게 귀엽고 위험한 생명체가 있을 수 있지??? 우리 고냥이 보고 싶다아아 ㅠㅠ
예상치 못한 고양이 어택에 카페에서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 정신차리고 나왔는데

이번에 삼색이가!! 뤄따이구전 고양이 맛집이었네.
예상보다 좋았던 구전골목을 나와 이번에 객가인들의 독특한 주거 양식인 토루를 구경하러 갔다. 토루는 푸젠성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청두에도 있다니 개이득. 알고 보니 해외로 나간 객가인들도 많지만 사천으로 피난 온 객가인들도 많다고 한다. 사천객가인들 중에 성공한 인물이 많은데, 덩샤오핑도 사천객가인이라고! 호오.. 요즘 객가인에 대해 참 궁금하던 차였는데 이런 행운이!

토루 입구. 무료다! 후후

토루에 들어서자 펼쳐지는 장면. 정말 이색적이고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최대한 한 화면에 담아 찍어 봄.

2층에서 찍은 풍경

이 토루는 푸젠성 토루와 달리 객가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객가인들의 이주 역사와 생활 양식, 유명 인물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객가인의 이주 역사를 담은 이 도표도 잼났다. 중국어를 좀 배우니 이런 박물관 다니는 게 백 배 즐거워졌다.

제일 윗 층에서 찍은 토루의 모습. 이 날 날씨도 너무 좋고. 정말 하루 종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리도 아프고 점심시간도 훌쩍 지나서 차와 간식이나 하려고 찻집에 않았는데, 客家擂茶라는 것이 있어서 주문해봤다. 그냥저냥 먹을 만했는데, 한창 먹다 보니 저 과자 같은 게 과자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약간 벌레 튀긴 거 같기도 하고... 고소하긴 했는데... 영 찜찜하다...ㅎㅎㅎ
아침부터 거의 쉬지 않고 걷고 다닌 뤄따이구전. 예상보다 더 보존이 잘 되어 있고, 토루까지 만나서 정말 이번 여행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새롭고 흥미롭고, 짜릿해!!
뤄따이구전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숙소로 체크인하기 위해 다시 청두 시내로 고고!

청두에서의 셋째 날이 밝았다. 이 날은 고대하던 어메이산(峨眉山) - 우리나라에는 아미산으로 더 유명한 - 에 가는 날이다!

숙소를 여기 청두동역 근처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기차역은 우리나라 기차역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플랫폼만 40여 개는 되는 거 같고, 거의 김포공항 수준의 크기인 듯하다. 특히 첫날 버스에서 내렸을 때 지하의 버스와 택시가 줄지어 있는 거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중국은 정말 땅도 넓고 인간도 많고. 土地太大,人也太多。

중국의 기차 게이트. 중국은 외국인들에게 불편한 점이 많지만, 한편으론 외국인이라 편한 점도 많다. 기차 플랫폼 입장할 때 중국인들은 신분증을 찍고 들어가는데 줄이 겁나 길어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 반면, 외국인은 시스템이 작동 안돼서 人工코너에서 역무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입장하면 된다. 그리고 이 人工창구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바로 입장 가능하다. 다른 불편한 점들에 비하면 소박한 편한 점이지만 아무튼 편하다 ㅋ

처음 타보는 중국 고속철.

아침 기차라 식사를 못했기 때문에 기차역에서 대충 빵과 오트밀 음료를 샀다. 7시 30분 기차였나? 그랬던 거 같은데, 문을 연 가게가 없어서 샀더니만 영 맛이 없더라. 에잉.

1시간 좀 넘게 걸려 어메이산역에 도착. 중국인들은 대부분 앱을 통해 입장표를 구입하지만 외국인인 나는 창구를 이용해서 구입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과 달리 현금도 잘 받아주고 위챗이 없어도 전혀 문제없이 당일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비수기에 평일이라 가능했던 걸까?

어메이산 입장권과 보현보살이 계신 금정(金顶)까지 갔다오는 왕복 케이블, 어메이산을 도는 관광버스 등을 포함해 총 370위안. 약 7만 4천 원 정도  ㅎㄷㄷ. 중국의 5A급 풍경구들은 정말 입장료가 자비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렇게 돈 많이 받고 잘 관리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중국은 인구가 많으니 가능한 거다.라는 생각이 중국 여행 올 때마다 돌고 도는 생각 ㅋㅋ

자. 버스를 타고 가볼까. 우선 레이동핑(雷洞坪)까지 버스를 타고 간 다음, 거기서 좀 더 걸어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한다. 

버스 타고 우거진 어메이산을 올라올라 

레이동핑에 도착하니 완전 다른 세계. 아니 뭐 볼 수는 있는 거야? 참고로 기차역에서 레이동핑까지 1시간 반 걸린 듯. 아놔 청두 시내에서 어메이산 역에 온 시간보다 더 걸린 거냐? 후..

자 다시 케이블카 타러 가보자고. 갈 길이 멀다.

운무가 장난 아니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운치 있었다.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걸으니 넘나 좋은 거. 앞은 안 보이지만 ㅋ

십 분정도 걸어 올라오니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 원래는 레이동핑부터 정상인 금정까지 함 걸어가 볼까 고민도 했는데, 안 그러길 잘했다.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산이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금정까지는 무리겠다 싶었다.

100명이 꽉꽉 들어 찬 케이블카 안. 처음에 100명이라는 소리 듣고 설마 했는데, 정말 100명 태우는 거 같아... 그래도 장가계처럼 오래타고 가지 않아서 탈 만 했다.

화성세계? 맞나? 모르겠다. 

오 저 멀리 보현보살이 보인다. 그리고 운무가 사라지고 있다! 오예

어메이산 십방보현상(峨眉山 十方普贤像) 크흐.... 내가 다큐멘터리에서 이 장면을 보고 꼭 여길 와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가이드 없이 나 홀로 기차 타고 오다니! 나의 중국어 공부가 헛되지 않았구나.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 각도에서는 진짜 위엄이 느껴진다.

위에 작렬하는 태양 아래 빛나는 보현보살을 보고 있자니 현실인듯 아닌 듯하다.

운무가 껴서 더욱 신비로워 보이는 금정화장사(金顶华藏寺). 올라올 때 문에 쓰여 있던 현판 글씨가 화장세계였구나. ㅎㅎㅎ 검색해 보니 화엄경에 나오는 구절 같은데. 그 이상은 어렵다...

멋진 금정화장사와 십방보현상을 한 번에.

정상에 올라와서 안 사실인데, 이 십방보현상과 금정화장사는 2005년에 준공했다고 한다. 그동안 내전에 문화혁명 등으로 방치되어 있던 화장사를 2003년 중건계획을 세워서 2006년에 완공됐다고 한다. 어쩐지 새 거 새 거 하다 했다.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됐지만 너무 멋지게 잘 만들어서 준공 시기는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창 관람을 하고 나니 운무가 다시 보현보살을 감춰버렸다. 수시로 변하는 산꼭대기의 기후. 하지만 나는 보현보살님이 나를 반겨주시느라 잠깐 나왔다 사라지셨다고 맘대로 생각함 ㅋㅋ 나는 복 받은 자니라!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빵은 맛없어서 거의 안 먹음) 공복인 상태에서 오후 2시까지 산 정상에 오른 터라(그래봐야 버스 타고 케이블 타고 온 주제에 ㅋㅋ) 근처 식당에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산에서 먹는 라면이 지대루지.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일하는 모습이 뭔가 찡하고 따뜻했던 기억.

내려오는 길에 만난 오체투지 중이신 비구니들. 어메이산이 중국 4대 불교 성지인지라 많은 스님들을 볼 수 있었다. 나무아미타불!

으스스하면서도 운치 있는 숲 속을 지나는데,

오 원숭이다!! 그런데 인간들이 더 진상이더라. 관광객 여럿이 원숭이 부르는데 겁나 시끄러웠음. 원숭이도 고생이다.

버스 타고 내려오는 길에 지난 어메이산 주차장 입구인데, 경치가 꽤 좋다. 상당히 높은 산인데도 포근한 이 느낌 뭐지?

어메이산역. 돌아가는 기차표를 미리 사지 않았는데 혹시나 현장에서 가장 빠른 기차 티켓을 살 수 있을까 하고 와 봤으나 없었다..ㅠ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때우기 위해 다시 어메이산으로 고고.

보국사(报国寺). 이미 금정화장사를 갔던 관계로 굳이 또 절을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스킵한 곳인데, 결국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가려한 제 잘못이지요.

꽤 멋졌던 보국사 내부.

해가 지는 보국사를 뒤로 하고 (꽤 멋진데), 어메이산 입구 쪽으로 걷다 보니

어메이산임을 알리는 글씨가 새겨진 곳을 발견. 여기가 입구긴 한가 보다.

그 맞은편에는

부처님의 장자라 불리는 보현보살의 이야기를 거대한 벽에 새겨놨는데, 스케일이며 엄청 웅장하다.

날라리 불교신자인 나는 보현보살이 어떤 분인지 잘 몰랐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장 잘 행하신 분이라고 한다. 아마도 나도 이제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라는 뜻으로 보현보살을 뵙게 된 건가 싶었다.

보국사 근처에는 관광지답게 음식거리가 있었는데, 어차피 맛집 찾기는 힘들 것 같아서 대충 아무 곳이나 들어갔다.

늘 그 맛이 궁금했던 라로우(腊肉)를 죽순과 함께 볶은 것이 있길래 点菜. 오 그리고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보현채(普贤菜)라는 것이 있어서 함께 주문!

중국 음식 다큐에 자주 등장하는 라로우는 생각보다 훈제향이 강했고 짭짤하니 완전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아쉬운 것 껍데기 부분이 꽤 질겼던 것. 보현채는 많이 먹어 본 나물같은데, 암튼 완전 맛있어서 엄청 배불렀는데도 거의 다 먹었다.

그리고 늘 어마무시한 중국의 쌀밥 ㅋㅋ

든든하게 밥을 먹고, 중국의 스벅이라 할 수 있는 루이씽 커피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 택시를 기다렸다. 마오타이주를 넣은 커피도 팔던데 호기심에 시도해보려 했지만 참았다. 알코올은 참는 중이거든.

택시는 보국사를 갈 때 탔던 택시기사를 다시 불렀는데, 꽤 친절하고 한국에도 관심이 많았다. 택시비로 낼 잔 돈이 없었는데, 한국 돈으로 달라고 해서 1천 원짜리를 줬다. 마침 새 지폐가 있어서 나도 기분 좋게 주고, 그 젊은 택시기사도 기분 좋게 받았다. 

이 동네의 특산요리가 카오야인데 약간 달달한 맛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곳에서는 못 하고 여기서만 살 수 있다고. 자기가 맛집 안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배가 불러서 포기 ㅠ

십방보현상도 맑은 하늘 아래 보고 친절한 택시 기사도 만나도 아주 즐거운 여행 속 여행이었다.

목포 여행 둘째 날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유달산 등반이다.
유달산 등반한다면 많이들 비웃겠지만 ㅋㅋ 나 같은 등린이에게는 적당히 힘들고 도전할만한 산이다.
원래는 날이 더워 아침 일찍 가려했는데, 요즘 넘 부지런히 생활하다 보니 이날은 토요일이기도 해서 조금 게으름을 부렸다. 그러다 보니 벌써 체크아웃할 시간. 이런.
그리하여 우선 점심을 먹고 기차역에 짐을 보관하고 등산을 하기로 했다.
이날 아침겸 점심은 바로 중화루의 중깐.

여기도 목포 MBC 유튜브를 보던 중 알게 된 곳인데, 화교분이 운영하시는 곳이다.
중깐이란 중화루에서만 파는 메뉴로 면은 기스면이나 울면에 쓰이는 얇은 면에 간짜장 소스를 함께 내어주면 비벼 먹는 짜장면이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 찍어 봄. 중깐은 일반 짜장면에 비해 비싼편이다.

얇은 면과 푸짐한 간짜장. 중깐이 드디어 나왔다! 슥슥 비벼서

한 젓가락 듬뿍 입 안에 욱여넣으면. 오호.. 이거 괜찮은데?
중깐은 중국요리를 먹고 나면 너무 배불러서 일반짜장면을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손님들을 위해 선대 사장님께서 개발하신 메뉴라고 한다.
나같이 두꺼운 면을 싫어하고 소화를 잘 못 시키는 사람들에게 너무 좋은 메뉴다. 원래 울면이나 기스면도 좋아해서 이 면이 너무 맘에 들었다. 서울에서도 파는 집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첫날 봐뒀던 목포 쫀데기를 사러 갔다. 바로 길 건너편에 건물 하나가 쫀데기만 파는 건물인 게 신기했는데, 이렇게나 장사가 잘되다니.

박나래가 나혼산에서 소개해서 화제가 됐던 걸로 아는데, 난 방송은 못 봤는데 알 정도면 정말 화제이긴 했나 보다.
일단 5개들이 2 상자 사고, 맛은 나중에 보는 걸로! 목포역사에 짐보관함에 가방을 넣어두고 드디어 유달산을 향해 걸었다.

십여분 걷다 보면 나오는 옛일본영사관. 현재는 근대역사문화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긴 이미 여러 번 봐서 외관만 사진 찍고 패스.
이 일본영사관도 그렇고 대전의 옛 충남도청사도 그렇고. 일본 놈들이 지어놓은 건물들 보면 다 정면에 대로가 뻥 뚫려 있어서 위치를 참 잘 잡았다 싶다. 이 건물에서 내려다보면서 그놈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 재수 없어.

영사관 뒤편에는 일본 놈들이 본격적으로 태평양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방공호가 있다. 여기도 전에 봤었지만 한 번 더 찾았다.

왜냐. 일본놈들 욕하고 싶어서. 일본놈들이 지들이 쓸 방공호를 조선인들을 마구 부려 만든 곳이다. 요즘 들어 너무 싫어지는 일본. 이거 보면서 더욱 욕함.
방공호와 옛 영사관에서 빡침을 뒤로하고(굳이 찾아가서 빡치기 ㅋ) 살살 오르막을 걷다 보면

노적봉이 나온다. 반가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유달산을 올라볼까!

그전에 충무공께 참배드리고. 하...이 나라를 어쩔까요 장군님 ㅠㅠ

유달산 이야기. 그렇다고 한다. 처음 목포 왔을 때부터 유달산이 난 너무 좋았다. 아늑하면서도 쉽지 않고. 바다와 마을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산. 한때는 유달산 밑자락에 숙소 구해서 한 달 살아볼까 생각도 했었다. 아침마다 산책하고 그러면 살도 빠지지 않을까? 하고 ㅋㅋ

계속해서 산에 오르는데, 이런 카페가 생겼다. 오! 전망 좋고. 하지만 난 더 올라가야 한다.

1차 전망. 무슨 정자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ㅋ 그냥 바람도 너무 시원하고 경치가 좋아서 잠시 쉬었다.
전망을 보고 조금 걷는데, 역시 여름 낮에 등산하는 자살행위다. 너무나 더워서 별로 안 걸어도 땀이 뻘뻘 났다. 마침 둘레길이 나타나 숲길로 한참을 걸으니 조금 나아졌다.

그리고 달성사가 나타났다. 원래는 보광사를 가려고 했는데, 왠지 모르게 발길이 달성사로 향했다. 이게 다 인연이겠지?

달성사는 대웅전이 없고, 극락보전이 있었다. 공양미도 올리고 기도도하고. 뭐든 잘되게 해 주세요!

오 이게 나쁜 놈이 마시면 말라버린다는 그 우물인가! 너무나 우울정자로 만들어져서 괜히 신기함.

명부전의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1719년에 만들어진 거라는데, 임진왜란 이전에 조성한 불상 조각 중 지장보살 삼존상과 시왕상이 모두 전해지는 건 이 달성사의 명부전이 유일하다고 한다. 오 이래서 발길이 닿는 대로 가야 해.
멋진 절을 구경하고 다시 보광사로 가려했는데, 길을 못 찾겠다. 너무나 신기하게도 찾을 수가 없더이다. 정말 달성사가라는 부처님의 뜻이었나.
원래 명부전도 안 가려고 했는데, 웬 벌 한 마리가 내 주위 가까이 맴돌아서 피하려도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런 신비주의 안 좋아하지만 신기하잖아! ㅎㅎ
절에서 나와 보광사를 못 찾고 헤매다 보니 일등바위 올라가는 길이 나왔다. 그래 기왕 온 거 정상에나 올라보자.
유달산의 일등바위는 사람이 죽으면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기 위해 영혼이 대기하는 곳이라고 한다. 심판을 받고 나면 삼학도의 학을 타고 극락으로 가던가 고하도의 용인가 거북이를 타고 용궁으로 간다고. 이런 스토리 넘 좋아. ㅎㅎ
한참을 걸으니 40m만 가면 된단다. 40미터쯤이야 껌이지!

하지만. 산에서의 40미터는 평지 40미터와 아주 많이 달랐다. 내가 방심했다. 이 계단지옥.
그나마 최근 열심히 운동해서 덜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터질 듯했다. 

죽겠다 싶을 때쯤 일등바위가 나타났다. 흐어...힘들어

해발고도 228M! 어디 자랑할만한 높이는 아니다 ㅋㅋ 지난달에 올랐던 북악산 청운대가 293M였는데, 그것보다 낮네;;

바다와 마을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유달산 일등바위에서 한참 경치를 감상했다. 하지만 더워.. 날이 너무 좋아도 힘들다;; 하산하자!

5년 만에 목포를 찾았다.

날씨가 예술이었다. 이렇게 또 나를 반겨주는 목포.

목포를 처음 간 건 2007년 3월이다.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 처음 홀로 떠나는 여행을 했던 곳이 바로 목포다.

목포를 갔던 건 당시 신문에 목포와 군산에 근대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를 잘 보전해야 한다는 기사가 실려서이다. 당시 호기심에 떠났던 여행인데, 생각보다 좋았던 기억에 5년 전에도 회사를 그만뒀을 때 두 번째로 찾았었다. 

그리고 이번엔, 회사를 그만둔지는 1년이 넘었지만 돈은 벌고 있어서 흠... 지난 두 번과는 좀 다르다 ㅎ(먼 소리야)

암튼 목포 여행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러서 넘 놀랐다. 나 지난 5년 간 뭐 하고 살았니?

목포 도착 후 숙소를 찾아가는데, 고양이 골목이란 것이 나타났다. 아니 고양이면 무조건이지!

그렇게 아주 작은 골목길에서 사진을 찍으면 한참을 보냈다. 생각보다 너무 예쁘게 잘 꾸며서 감동했잖아.

저 에어컨 실외기 밑에 매달린 고양이 보입니까? 아이디어 너무 좋다. 이거 꾸민 사람 누군지 너무나 칭찬해!

그렇게 한참을 넋놓고 놀다가 정신 차리고 숙소를 찾았다.

내가 머물 숙소는 건맥stay. 1층에는 1897 건맥펍이라는 호프집도 있다. 그동안 목포를 오고 싶어도 자주 오기 힘들었던 이유가 적당한 게스트하우스가 없어서였는데, 그사이에 꽤 많이 생긴 것 같아서 아주 반가웠다. 여긴 손혜원 전 의원이 페북에 소개해서 알게 된 곳인데, 적당한 가격에 깔끔해 보여서 선택했다. 특히 목포 젊은이들이 협동조합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 같아서 취지도 좋고, 목포를 애정하는 1인으로 힘을 좀 보태고 싶기도 했다.

참고로 목포 해상물상가거리에서는 8월 19일까지 토야호라는 입장료 1만원에 생맥주 무제한 축제가 있다고 한다. 시간만 맞으면 왔을 텐데 사정상 ㅠ.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 조만간 또 와줘야지 :)

암튼 나의 숙소는 203호 싱글 룸이었다.

1박 2일동안 혼자 지내기에는 적당한 크기

깔끔한 화장실과 어매니티, 타월 제공.

기존 여인숙을 리모델링한 것이라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1박 5만 원)에 깔끔한 숙소를 찾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짐을 대충 풀고 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2007년 처음 목포 왔을 때 이 자연사 박물관을 너무 재밌게 관람했던 기억이 나서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그때 인상 깊었던 것이 이 공룡뼈였다. 미국 영화에서나 보던 박물관에 자리한 큰 공룡뼈를 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너무 신났었는데, 어째 그때보다 더 많아진 거 같다.(물론 복제품이지만) 와중에 진짜 공룡뼈를 목포 자연사 박물관에서 구입하여 전시한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무슨 공룡뼈인지 기억은 안 남 ㅎㅎ) 그걸 본 것만으로도 목포 여행 뽕 뽑았다고 생각한다 ㅎ

신나게 자연사박물관을 둘러보고 갓바위를 보러 갔다. 예전에 엄청 멀게 느껴졌는데, 자연사박물관에서 너무나 가깝더이다. 날씨 무슨 일이니? 나 요즘 여행할 때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자꾸 하늘이 나보고 더 놀라고 하는 거 같아 ㅋㅋㅋ

무려 16년 만에 찾은 목포 갓바위. 여러 썰이 있던데, 머..재미는 없어서 ㅎㅎ. 전에는 갓바위를 정면으로 보려면 배를 탔어야 했는데, 이젠 다리를 걸으며 편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5년 전보다는 목포가 그래도 좀 더 여행객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듯하다.

짧은 갓바위 구경을 끝내고 났더니 군것질 파는 트럭이 보였다. 오 근데 소라가 있다. 이런 건 또 먹어주면서 걸어야지~

소라를 먹으며 평화광장까지 바다 구경 겸 산책을 했다. 너무 평화로워. 2007년에 이 길을 자전거 타고 놀았는데, 자전거 대여소가 안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데 아가씨 둘이 뭐 홍보할 게 있다고 붙잡았다. 근데. 신천지였다. 

아니 사이비 정권이 들어서니 신천지들이 대놓고 활동한다. 목포 평화광장에 마이크로 자기들을 신천지라고 소개하면서 홍보를 하는 광경을, 내가 보게 될 줄이다.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진짜로? 이렇게 대놓고 한다고? 정말 어이 상실. 이 사이비 정권 언제 끝나노? 아으 짜증.

그렇게 사이비 신천지들을 극혐하며 한참을 걷는데,

엇! 여행하기 전 유튜브에서 봤던 쑥굴레다. 김영철 아저씨가 동네한바퀴 프로에서 드시던.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짜잔~ 쑥굴레는 쑥떡에 앙금을 씌우고 조청에 담가 먹는 디저트다. 원래는 경상도 음식인데, 경상도 아지매가 목포로 시집와서 목포에도 전파가 된 음식이라고 한다. 본점은 원도심 쪽에 있고, 여긴 평화광장점.

또 멀리 떠나간 포커스. 아이폰으로 포커스 좀 잘 잡아보고 싶다. 근데 앙금도 단데 달디 단 조청까지 찍어먹으니 너무 달다. ㅋㅋ 쑥맛은 거의 못 느끼겠고. 한 번쯤은 먹을 만 한데, 글쎄.... 나처럼 단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인 것 같다.

쑥굴레를 먹고 또 한참을 걸어 영산강 하구둑까지 왔다. 왼쪽이 영산강 오른쪽이 목포 바다다. 16년 전에 저 하구둑도 자전거 타고 달렸는데, 이젠 통제하나 보다. 당시엔 왼쪽의 저것이 영산강인 줄도 몰랐다 ㅎㅎ 옛날엔 홍어가 저 강을 따라가다 보면 삭았다는 거지?

한바탕 걷고 났더니 힘들어서 잠시 숙소로 복귀했다.

적당히 휴식을 취한 후 슬슬 저녁을 먹으로 나왔다. 미향의 도시인 목포인데, 아직 제대로 된 밥을 안 먹었다니! 민어골목이 바로 옆이라 민어를 먹으러 나갔다.

민어골목으로 가던 중에 발견한 일본식 상가주택들. 예전에 왔을 때보단 확실히 골목에 좀 더 생기가 돈다. 그땐 진짜 다들 방치되어 있어서 낮에 걷기도 좀 무서웠는데.

그리고 도착한 '민어의 거리'ㅋㅋ 아니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ㅎㅎㅎ 근데 민어집은 나처럼 혼자 여행 온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었다. 민어회 포장정도? 하 슬프고 서럽네. 쯧.

그래서 방향을 틀어 홍어라면을 먹으러 갔다. 목포 MBC영상을 보다가 알게 된 곳인데, 나중에 주인장께서 편스토랑에도 나왔다고 하시더이다. 세상 유명한 집이었어 ㅎㅎ

가게 앞에 수국에 색깔별로 너무 예쁘게 피어있다! 

메뉴가 홍어라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많다. 오 그렇다면. 혼밥세트 1번이요!

묵은지와 단무지를 먼저 내어주신다. 김치는 전라도 지라~  5년이나 묵은 김치란다. 김치가 5년이나 묵었으면 더 이상 김치가 아니라 약이지 약. 오 새콤하다. 근데 생물 황석어를 넣어 김치를 담그셨다는데 오래 묵어 그런지 비린내도 전혀 안 나고 맛난다.

곧이어 나온 홍어회. 크 그 비싼 홍어회를 요로코롬 파시니 넘나 좋구먼유.

알려주신 대로 밥, 홍어, 김치와 함께 먹으니 우와 김치의 신맛은 사라지고 단맛만 남았다. 홍어는 적당히 삭아서 초보자도 먹을 수 있을 정도고. 이 집 홍어 제대로 하시네.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홍어라면 등장! 두둥!

홍어를 진짜 잔뜩 넣어주셨다.

코가 뻥 뚫리는 맛의 홍어라면. 나중에 알고 보니 저 고추 청양고추라고. 세상에. 맵찔이인 나한테 청양고추가 하나도 안 맵게 느껴졌다. 홍어 때문인 건가? 너무나 신기한 경험.

홍어라면 너무 맛있었지만 양이 넘나 맛아서 홍어만 쏙쏙 골라먹고 반은 남긴 듯 하다. 혼밥세트 혼자 먹기엔 진짜 양이 넘 많다 ㅎㅎ

배불리 저녁을 먹고 해산물상가거리 한 바퀴 돌았다. 사람은 없지만 천천히 걷기 좋았던 곳.

산책을 마치고 살짝 고민했다. 맥주를 마실 것인가 말 것인가. 내가 요즘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바로 요놈의 맥주 때문인데, 하필 건맥스테이는 숙박하는 사람에게 생맥주 1잔과 건어물 무료 쿠폰을 주고 있었다. 이러니 내가 갈등을 해? 안 해?

하지만 또 선물을 주는데 받는 게 예의 아니겠어? ㅋㅋ 그래서 생맥주 한 잔과 건어물 안주인 진미채를. 크흐.... 9일 만에 마시는 맥주다. 그동안 금주였거덩.

아니 근데 여기서만 파는 지역 맥주가 있네?  그럼 또 마셔줘야지 ㅋㅋ 하지만 이건 내 타입이 아니었다...실망 ㅠ

그래도 양심상 맥주는 다 안 마시고 자리를 떴다.

잠자러 가기 전에 루프탑이 있다하길래 구경하러 잠시 들러 봄. 오 조명까지 있어서 꽤 운치 있다.

좋네 좋아.

하지만 난 피곤하니까 취침하러 이만~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하노이에 더 남아야 할지 결정이 된다. 나는 비자발급이 될 거라고 확신했지만, 친구는 여전히 불안해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침 생각이 없는 친구는 방에서 좀 더 쉬기로 하고, 나는 게스트하우스의 조식을 먹으로 식당으로 왔다.

숙소에 여섯명이 묵고 있나 보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식사가 차려져 있었고.

그런데 세상에 메뉴가 반꾸온(Banh cuon)이었다! 꼭 다시 먹어보고 싶었던 반꾸온. 호텔 조식도 맛났는데, 여긴 진짜 베트남 가정식 느낌으로 정성스럽게 잘 차려져 있어서 비주얼부터 너무 좋았다. 

함께 나온 허브잎 이름이 항상 궁금했는데 (분짜 먹을 때도 특히나 독특한 맛을 냈던) 호스트인 란이 marjoram이라고 알려줬다. 드디어 이름을!!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으면 먹어야겠음. 그리고 저 햄. 중국이나 태국 등지에서 만난 외국햄은 향이 강해서 잘 안 먹었는데, 여기 베트남 햄은 너무 맛있었다. 반꾸온이랑 마조람, 햄을 느억암 소스에 찍어먹으니 아... 이건 매일 먹을 수 있겠다 싶었음.

아침을 먹고는 산책을 하러 밖을 나갔다. 해외 여행할 때 아침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데, 베트남에서는 정신도 없고 비 오는 날도 있고 해서 제대로 아침 산책을 못했는데, 이날은 마침 여러모로 시간이 잘 맞았다.

숙소에서 기찻길이 가까워서 기찻길 근처 산책을 했는데, 지난 번에 갔던 곳보다 이쪽 길이 더 예뻤다. 여긴 카페는 없고 사람 사는 집들만 있었는데, 출사 하기 좋은 장소일 듯. 그리고 고냥이 :) 아웅.

기찻길에서 나와서 한참 걷고있는데, 무슨 주택단지 같은 곳이 나타났다. 안에 들어가니 새 울음소리도 들리고. 순간 아! 이게 바로 '하노이의 아침'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동영상도 한 번 찍어봤다. 별거 없는데 너무 인상적이었던 시간. 약간 상하이의 신천지도 생각나고. 역시 프랑스의 영향인 걸까?

아침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오는 길에 마트 한 번 더 털어주고. 여행내내 너무 디자인이 맘에 들었던 베트남 코카콜라도 사봤다. 글자만 다를 뿐인데 라벨이 더 예쁘게 느껴진다 ㅎ 휴식 후 오늘 꼭 귀국하겠다는 의지로 샤워하고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점심! 6일 내내 너무 쌀로 만든 음식들만 먹어서 밀가루가 고팠다. 햄버거를 먹을까 했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서 베트남 맛집으로 한국에 소문난 피자포피스(Pizza 4ps)를 갔다. 하노이 여행 계획 때만 해도 무슨 베트남에서 피자를 먹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간절했음 ㅋㅋㅋ

크랩 스파게티와

부리타치즈 피자와 마르게리따 피자 하프하프로 주문했다.

처음 스파게티를 먹고 오 맛나네. 이집 제법하는군. 정도로 생각하다가 저 부리타치즈 피자를 먹고 완전 식욕 폭발. 피자가 맛나봐야 얼마나 맛나겠어라고 무시했는데, 우와 저 부리타 치즈와 프로슈토, 루꼴라, 화덕에 구운 도우까지 완전 환상의 콜라보였다. 흥분해서 순식간에 한 조각 하고 마르게리따 피자도 순식간에 해치웠다.

우와 나 피자를 이렇게 맛있게 먹은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베트남 간다면 피자포피스 완전 강추강추.

피자포피스 근처에 유명한 장띠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서 후식으로 먹을 겸 찾았는데. 

아니 무슨 아이스크림 가게가 (과장 좀 해서) 놀이동산만해? 완전 깜놀. 무슨 쇼핑몰인 줄 알고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ㅎ 아이스크림 종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는데, 관광객들이 진짜 많았다.

나는 바닐라녹차 아이스크림. 맛은 괜찮았는데 막 되게 꼭 사먹어야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날이 더워서 금방금방 녹음;;

그렇게 신나게 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출입국 사무소까지 소화도 시킬겸 걸어갔다. 그리고 무사히! 비자발급 완료! 꺄호!!

무사 귀환을 하게 된 걸 축하할 겸, 베트남에서의 마지막날을 기념할 겸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이번엔 90분으로. 6일 동안 4번의 마사지를 받았더니 코끼리, 아톰다리였던 나의 종아리가 제법 라인이 생겼다. 한 일 년 베트남에서 살면서 이틀에 한 번씩은 마사지받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왠지 살도 빠질 것 같은 느낌? ㅋㅋ

개운하게 마사지도 받고 전에 묵었던 에스플렌더 호텔 근처 올드쿼터가 그리워(그새 정들었나 봄 ㅋㅋ) 그 근처로 슬슬 산책을 갔다. 

근데 가는 길에 노점으로 된 시장이 쭉 이어져 있었다. 야채에 생선에 다양하게 파는 것이 옛날 장터도 생각나도 흥미로웠음.

마지막으로 분보남보 먹어주고.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메뉴는 분보남보였음.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고 그리운 한국으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공항에서는 친구덕에 송홍라운지(Song Hong Lounge)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우리나라 아시아나나 다른 라운지보다 훨씬 좋았다.

음식 가짓수도 훨씬 많고.

술도 종류가 훨씬 많았다. 그리고 쌀국수도 (인스턴트라면을 쓰는 것 같긴 하지만) 즉석에서 만들어줬는데 완전 맛있었음.

샤워실도 공간이 충분했고, 타월, 어매니티도 잘 춰져 있어서 밤 11시 반 비행기인데, 아주 개운하게 탑승할 수 있었다.

라운지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비행기를 타고, 기내식을 먹고 (죽은 즉석 죽이라 실망. 에어프레미아와 넘 비교된다) 무사히 귀국.

잊지 못할 하노이 여행이었다!

에스플렌더 체크아웃 날이자 대사관을 방문하는 날이 되었다.
예정대로라면 이날 한국에 돌아가야 했지만, 여권분실로 인해 귀국일정을 변경했다. 숙소도 출국비자 상황을 좀 더 편하게 대처하기 위해 출입국 사무소 근처로 옮기기로 했다.
체크아웃 전 마지막 조식을 위해 식당으로!

사흘 내내 우리의 고정석이 되었던 테이블.

이날은 닭쌀국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실패. 소고기 쌀국수가 확실히 더 맛나다.

간단하게 빵과 또 크레페 ㅎㅎ 저 분홍주스는 석류주스인 줄 알았는데 수박주스였다! 

우리가 묵었던 501호. 안녕~~
대사관에는 오전 9시 땡 오픈하자마자 도착해서 서류를 접수하고, 오후 2시에 오라고 해서 시간을 때울 겸 근처를 구경하기로 했다.

딱히 볼게 없어서 근처 카페로. 의자들이 다 낮고 귀엽다 ㅎㅎ

친구는 코코넛 커피, 나는 박시우 (Bac Xiu). 박시우 짱맛. 이게 내 스타일이었네~ 이후 박시우만 찾게 됐다는.
수다 떨고 멍 때리고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도래하여, 근처 맛난 냄새가 나던 식당이 있어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분보후에를 파는 곳이던데,

근데 분보후에가 분보후에 아니야? 너무 로컬 식당으로 와서 영어 메뉴도 없고 직원들도 영어를 1도 못했다. 결국 뭔가를 시키긴 했는데.

음... 내장탕인가? ㅎㅎㅎ 아..근데 너무...모르겠다..아무리 민트잎이 들어 있어도 무디고 무딘 내 입맛에 안 맞는다.

바나나잎 같은 거에 찜 쪄 나온 이 만두같이 생긴 거는 보기에는 맛나보였는데, 향이...
와...내가 해외여행 와서 이렇게 몇 숟가락 안 뜯고 포기한 음식은 이번이 처음인 듯.. 너무 무지한 채 들어간 식당이라 대실패다 ㅠ

식사를 포기하고 그냥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근데 대박 이 동네 왜 이리 예뻐? 하나의 단지처럼 이뤄진 이 동네는 건물마다 디자인이 다다르고 너무 예뻐서 걷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동네도 조용하고. 만약 하노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여기서 살아보고 싶을 정도였다. 여권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몰랐을 동네. 또 이런 게 전화위복이? ㅎㅎ
여행증명서를 발급받고 부랴부랴 출입국사무소를 갔지만 이미 마감이 되어 다음날 다시 가야 했다. 그래서 일단 새 숙소로 짐을 옮기기로.
새 숙소의 이름은 Christina's Hanoi Secret Garden.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옛 건물을 개조한 독특한 구조라 완전 내 취향저격이었다.(물론 계단 지옥이라는 점이 트렁크를 가져간 우리에겐 좀 힘들었지만 ㅎ)

아늑한 느낌의 침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하노이 올드쿼트를 전망할  수 있는 베란다 정원까지. 내 맘에 쏙 들었다. 
여권분실로 심적, 유체적으로 지친 친구는 숙소에서 좀 쉬기로 하고 나는 숙소 근처를 탐방하기로 했다. 이 숙소 모퉁이만 돌면 바로 기찻길이었기 때문에 우선 기찻길 구경 고고!

우왓. 완전 집들이랑 기찻길이 붙어있다.

그리고 위협적인 오토바이 행렬. 하노이에서 이 정도의 오토바이 행렬은 첨 본 듯.

그러나 기찻길은 공안이 출입을 못하게 해서 들어갈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길로 나와 쭉 걷는데, 기찻길 카페가 등장했다. 오 이건 뭐지? 여긴 출입이 가능한 거야?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맥주를 ㅋㅋㅋ 아니 커피보다 맥주가 싸잖아! 그리고 하노이에서는 땀을 하도 많이 흘려서 낮에 맥주를 마셔도 전혀 취하질 않았다.
홀로 한잔하고 있는데, 많이 회복된 친구가 저녁을 먹자고 해서 숙소 뒤편에 있는 푸드 스트리트로 고고!
푸드 스트리트에는 고기나 해산물을 구워 먹는 테이블이 많았는데, 우린 그 정도로 배고프진 않아서 적당한 곳을 골랐다.

오 그림 메뉴판과 영어 메뉴. 짱 좋아.

스프링롤과 소고기 볶음을 시켰다. 맛이 꽤 괜찮아서 치킨 볶음밥을 시켰는데, 대박 이게 완전 너무 맛난 거다. 주인장의 아버지인 듯한 한 할아버지께서 그 더운 데서 주방장 모자를 쓰고 웍에 밥을 볶아주셨는데, 딱 봐도 내공이 보통이 아니신 듯했다. 우리는 너무 맛나서 이성을 잃고 소고기 볶음밥도 또 주문했다. 그런데 맛있긴 한데 이번엔 너무 짰다. 그래서 적당히 먹고 나옴. (그만 먹으라는 뜻인가? ㅎㅎ)
소화도 시킬 겸 하노이의 밤거리를 방황하며 다녔는데, 친구가 후기가 마사지 샵을 발견했다. 오! 그럼 또 마사지받아줘야지!

Havana Luxury Spa라는 곳인데, 지금까지 간 마사지샵 중 제일 시설도 좋고, 마사지사들도 실력이 너무 좋았다. 특히 나를 해준 분은 마치 무술 고수처럼 생기셨는데, 여행 내내 큰 일을 못 봤던 내가 시원하게 장을 비울 수 있었다는 사실. 가격도 시설과 실력대비 아주 합리적인 편이었다. 
마지막에 성공적인 마사지를 받고 딥슬립.

전날 파출소에서 여권신고까지 무사히 마치고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또 일요일인 관계로? 여행도 쉬엄쉬엄 하기로 ㅎㅎ

그래도 조식은 먹어야지! 오늘은 소고기 쌀국수에 도전! 후기에 이 호텔 쌀국수가 맛나다던데 정말 너무 맛나서 굳이 쌀국숫집을 갈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나머지는 늘 먹던대로 적당히.
아침을 먹고 산책겸 주변을 돌다가 하노이에서 엄청 싼 가격에 네일과 페디를 받을 수 있다 하여 몇 년 만에 젤 네일, 페디를 받았다.
네일은 두 가지 색깔로, 페디는 엄지 발톱에만 아트를 선택했는데 그래봐야 60만 동. 한국돈 3만 원밖에 안 한다. 너무 싸!! 여기선 무조건 네일과 페디 둘 다 해줘야 함!
친구는 네일과 페디이후 호텔로 돌아가서 쉬기로 하고 나는 쇼핑을 좀 할 게 있어서 마트와 백화점을 가기로 했다.
마침 마트 가는 길에 성 요셉 성당이 있어서

인증샷 함 찍어주고. 성당 외벽 색깔이 꽤 매력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성당의 컬러가 아니라 더 마음에 들었던. 하지만 안에는 안 들어감 ㅋ

성당 맞은 편엔 콩카페가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베트남 와서 콩카페를 한 번도 안 갔던 터라 잠시 더위를 식히러 들어감.

테이크아웃은 계산대에서 주문을, 매장에서 마시는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주문을 받으러 온다. 그나저나 왜 콩카페인가 했더니, 카페 인테리어 색깔과 점원들의 복장으로 미루어 보아 베트콩의 그 '콩'을 뜻하나 보다.  난 왜 '콩'이 우리나라의 그 먹는 콩이라고 생각했을까?ㅋㅋㅋ 

난 브라운 슈가 커피를 시켰는데, 찐하고 달고 맛났다. 여기도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처럼 커피 하면 기본적으로 달달한 커피를 주는 거 같다. 
콩카페를 나와 마트도 구경하고 호안끼엠 호수도 가로 질러 장띠엔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백화점과 호안끼엠 사거리 교통을 모두 통제하고 이렇게 아이들이 자동차를 타고 맘껏 돌아다니고 있었다. 무슨 행사가 있는 건가? 근데 그 모습이 너무나 짱 귀여웠다. 아빠들은 리모컨으로 조정하고 아이들은 소방차부터 벤츠까지 타고 다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행사하면 좋을 듯? ㅎㅎ

장띠엔 백화점의 중앙은 샤넬이 차지하고 있었다. 역시 샤넬이 짱인건가. 고풍스러우면서 화려한 백화점 내부와 달리 브랜드는 명품 빼고는 그다지 살만한 것이 없었다.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밖을 나와야 했던. ㅠ
걍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친구나 나나 점심은 간단하게 먹고 싶어서 반미를 포장해 가기로 했다. 마침 저장해 둔 반미 맛집 Banh Mi 25가 장띠엔에서 버스를 타고 얼마 안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베트남에서 처음 버스를 타보기로!

내부는 우리나라 버스와 다를 바 없으나 돈을 운전기사에게 내지 않고, 버스 안에 승무원이 있어서 승무원에게 돈을 지불하면 버스표를 내어주는 방식이다.

8,000 동. 다른 버스들은 7,000 동이던데 이 버스가 더 좋은 건가;;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걷다보니

이런 성문 같은 게 나타났다. '东河们'이라고 한자로 표기되어 있던데. 베트남도 한자권이었나;; 신기해하면 들어감. 올드쿼터가 성 안에 있는 동네였던 건가;; 궁금하지만 안 찾아봄 ㅋㅋ
반미집을 가는 길은 이것저것 구경하기 좋았다. 올드쿼터가 워낙 옛 건물들이 많고, 그 건물들도 디자인이 다 달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동네이다. 

그리고 한 골목 안에 이렇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듯한 스트리트 식당들이 쭉 놓여 있었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여기서도 한 끼 해결했지 싶음

그렇게 십여분 걸어 도착한 반미25. 이미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나도 일단 줄을 서고.

장사가 워낙 잘 되어서인지 맞은 편에는 먹고 갈 수 있는 매장도 있었다. 그리고 일하는 분들의 표정이 그렇게 밝을 수 없더라. 역시 장사가 잘 되니 일할맛 나나 봄. ㅎㅎ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끝에 받은 반미를 들고. 호텔로 고고!!

고수는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친구는 고수 없이 나는 고수 당연히 넣은 소고기 반미. 근데 빵이 빵이 너무 부드럽다. 한국 바게트 생각하고 딱딱하면 적당히 먹고 남겨야지 했는데, 빵도 너무 부드럽고 안에 든 소고기, 당근, 오이, 고수 등등등등 너무 맛났다. 나중에 다른 가게에서 반미를 먹었는데 완전 비교 불가. 괜히 인기 맛집이 아니었어!

반미로 점심을 때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베트남에서 1일 1 마사지를 목표했던 관계로 마시지를 받으러 갔다. 친구가 찾아낸 맹인 안마사가 하는 마사지 샵인데

영어 이름은 Brendan Spa. 위치부터가 범상치 않다. 한 주택 안에 있는 곳인데, 가격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쌌다. 1시간 반 동안 전신 마사지 가격이 20만 동. 우리나라돈으로 1만 원 정도밖에 안 한다 ㅎㅎㅎ. 
물론 시설은 열악하고, 아무리 맹인이라지만 남자 마사지사가 마사지를 해주는데 팬티만 입고 마사지를 받았다 ㅎㅎㅎ담요로 가려주고 그런 거 없음. 우리는 그냥 하나의 고깃덩어리가 된 느낌이었음 ㅋㅋㅋ 그래도 9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가격이 5월 1일부터 사진의 가격표대로 인상된다고 하니 참고. 올라봤자 한국 45분 발마사지 가격보다 싸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좀 고급진 식당. 베트남 파인다이닝 두옹다이닝으로.

예약을 미리 해뒀는데, 식당 안에 들어가니 이렇게 세팅이 되어 있었다. 계피로 젓가락 받침을, 팔각으로 냅킨에 장식을.

여기도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 듯했다.
저렴한 코스로 시켰는데,

전식으로 스프링롤과 딥프라이드 스프링롤이 나왔다. 와 근데 세상에, 내가 튀긴 스프링로을 안 좋아하는데 여긴 진짜 너무 가볍게 바삭하고 넘나 맛나다. 

파인다이닝답게 식기도 고급져 보임.

애피타이저를 먹고 나니 쌀국수가 나왔는데, 이렇게 나온 상태에서 서버가 직접 주전자를 들고 와서 육수를 부어줬다. 맛은 머 쌀국수맛 ㅋㅋ

그다음엔 분짜! 아 이거에 또 내가 감탄했네. 저 고기에 꽂은 막대는 다름 아닌 레몬글라스다. 향도 너무 좋고, 고기도 하나는 다진 것, 하나는 일반육?으로 되어 있었다.  뚝배기는 아마도 우리나라꺼? ㅎㅎ 나 또 너무 맛나서 싹싹 다 비우고.

직접 담근 술을 서비스로 줬는데, 약간 중국 소흥주 같았다.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너무나 완벽한 코스 요리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와인이 너무 비싸다는 것!
글라스당 18만 동인데,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아 그리고 서비스 차지도 10% 붙는다. 베트남에서 먹은 가장 비싼 식사였다. 와인은 가능하면 시키지 말길 ㅋ
비싸고 고급진 식사를 마치고, 야시장 좀 구경하다고 다음날 아침 출입국 사무소를 가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실패 후 마침 중국이 여행비자를 다시 발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조만간 중국 여행을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 직장 친구와 오래간만에 자주 만나게 되면서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약속을 했다.

여러 상의 끝에 우리의 목적지는 베트남 하노이로 정해졌다. 둘 다 적지 않게 해외를 출장과 여행으로 다녔지만 베트남은 아직 가 보지 못했었던 나라였다. 남들 다 간다는데! 그래도 우리도 함 가보자 베트남! 그리하여 3박 4일(추후 6박 7일로 변경) 하노이 여행을 떠나게 됐다.

베트남 하노이는 아시아나를 타고 가기로 했다. 베트남 항공이 조금 더 싸길래 사려고 보니까 좌석 지정이 유료라 이것저것 따져보니 아시아나와 별 차이 없었다. 마일리지도 쌓을 겸, 친구가 아시아나 다이아몬드 클럽이라. 정말 오랜만에 국적기 FSC를 이용한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OZ729로 오전 10시 35분 출발이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편한 시간대의 비행기를 타는구나 아아 아!

하지만... 하노이행 아시아나 오전 비행기의 기종은 A321로 3-3 배열이었다. 작은 비행기 ㅠ 게다가.

모니터가 없다..젠장. 대신 아시아나 와이파이를 이용해 핸드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으로 연결해서 기내서비스를 즐기면 된다고 하는데, 머 나야 노트북을 가져왔다지만 핸드폰만 들고 탑승한 사람들은 좀 불만이겠다 싶음.

하노이행 비행 편은 좀 여러모로 짜증 났는데, 이륙하고 기내 식사서비스 전에 난기류를 만나서 엄청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것. 한반도를 벗어나기도 전에 난기류를 만난 건 처음이라 간만에 긴장 탔다. 게다가 비행기가 작아서 엄청 흔들림 ㅠㅠ. 그렇게 식사 서비스도 늦어지고...

비행기의 흔들림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 받은 기내식 서비스. 나는 소고기 잡채밥에 화이트 와인을 한 잔. 역시 아시아나 기내식은 맛있다. 이번엔 저 디저트로 나온 케이크까지 맛나서 작은 비행기로 실망했던 게 많이 상쇄됐음 ㅎ

그렇게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후 그랩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 공항에서 우리 숙소가 위치한 올드쿼터까지는 그랩 타고 한 3~40분 정도로 가까워서 좋았음.

돈 잘 버는 친구가 쏜 우리의 호텔 Esplender Hotel & Spa. 올드쿼터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부티크 호텔인데, 올드쿼터 지역의 호텔들은 다 이런 부티크 호텔들이다. 먼가 괜히 프랑스 느낌 나고. 기분 탓인가? ㅋㅋ

방 내부를 안 찍었는데, 킹베드 하나와 싱글베드 하나가 있어서 세 명까지도 이용가능한 방이었다.

짐도 풀었으니 밥 먹으러 출발!!!

베트남 여행에서 쌀국수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이미 한국에서 너무 많이 먹어본 터라. 하지만 이 분보남보는 딱 한 번 먹었었는데, 너무 맛나서 놀랐던 기억이 있었다. 근데 마침 우리 숙소에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게 아닌가! 여러 국내 여행프로그램에도 소개됐던 곳인 분보남보! 기대된다규!!

우리가 갔던 시간이 좀 애매했던 지라 대기줄은 없었다. 가게가 지하에도 있던데 테이블이 꽤 많았음.

테이블엔 이렇게 베트남 깔라만시가 세팅되어 있었다. 먼가 꼭지 부분 잘라놓은 게 귀엽다 ㅎㅎ

메뉴가 분보남보랑 베트남식 소시지인 Gio 두 가지로 아주 심플했다. 분보남보는 미리 국수등을 그릇에 담아놨다가 주문을 받으면 고기, 토핑, 소스만 얹어서 나오는 거리 금방 나왔다.

저 양파와 마늘 후레이크를 아주 듬뿍 줘서 더욱 좋았던.

맛있는 건 크게! 파파야를 무처럼 썰어서 준 것도 좋았고.

베트남 소세지라는 Gio는 걍 맛만 보려고 시켰는데, 걍 그냥 그랬다. 특별히 맛나다거나 하는 건 잘 모르겠음.

비벼 비벼 한 젓가락 먹는 순간. 한국에서 처음 먹었을 때 그 충격적으로 맛나던 분보남보의 기억이 떠올랐다. 저 풍부한 야채와 베트남 향채들이 입안을 너무 즐겁게 해 주고, 소스는 왜 또 그렇게 맛나는데! 정말 한 그릇 뚝딱 먹었다. 여기는 무조건 또 오기로!!

밥을 먹고 베트남 올드쿼터의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다녔는데,

아니 나의 아재감성을 자극하는 이 골목길이 등장했다! 세상 힙한 저 낮은 의자와 테이블 ㅋㅋ

이건 분보남보에서 먹었던 그 소시지를 꼬치로 굽는 건가? 대박 맛나겠는데!!

그리하여 바로 자리 잡고.

저 꼬치구이의 이름이 뭔가 찾아보니 NEM NUONG 이란다. 왜때메 이름이 익숙하지? 일단 배는 고프지 않으니 넴느엉 하나만 시켰다.

넴느엉을 기다리며 가게를 쓱 둘러보니. 먼가 옛날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 같다 ㅎㅎ

넴느엉 등장! 오 먼가 만나는데. 넴느엉 10개에 6만 동. 한국돈 3천 원 정돈데 완전 많이 준다.

어디 한 번 맛을 봐 볼까~....음....

왜지? 왜 별 맛이 안 나지? 소세지를 구웠으면 당연히 맛나는 거 아닌가? 허 참...배가 안 고파서 그런가...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냥 별 맛이 안 났다. 소스를 찍어도 소스맛만 살짝 나고...당황스러운..;; 

걍 각자 한 개씩만 먹고 나머지는 포장해서 나왔다. 아 이런 실망스러운데. 막 맥주를 부르는 맛일 줄 알았는데.

넴느엉은 가게 분위기만큼 맛나지 않아서 실망하고 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발마사지는 팁 포함 40만 동 정도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까 여기가 완전 관광지라 가격이 좀 비싼 편이었다. 

맛난 거 먹고 마사지도 받았겠다. 그 유명하다는 호안끼엠 호수를 보러 갔다.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습하고 이슬비를 뿌리는 날씨에 실망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너무 덥지도 않고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유명한 응옥썬사당. 근데 입장료가 3만 동이라길래 패스 ㅋㅋ

이때까진 즐거웠지..그러나...

유명한 과일빙수집이 있다길래 거길가는 길에 잠시 들른 마트에서 친구의 지갑이 없어진 걸 깨달았다. 맙소사!!

왔던 길을 거슬러 발마사지 샵까지 가봤지만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거기에 친구의 여권과 환전한 베트남 돈이 들어 있었는데!!!!

그렇게 멘붕이 오고. 알고 보니 호안끼엠에 소매치기가 엄청 많다고 하....

호텔로 돌아와서 영사관 연락하고 인터넷 찾아보고 방법을 강구하다가, 일단 파출소 신고를 위해 호텔직원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다. 다행히 호텔직원이 이런 일이 많다며 다음날 함께 파출소에 동행해 주기로. 너무 걱정 말라고 위로해 주던 호텔의 직원! 구글 리뷰에 스태프가 친절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 친절했다.

호텔 스태프 덕에 한시름 놓고, 어느덧 시간이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입맛 없어하는 친구를 위해 그래도 먹어야 한다며 좀 좋은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여행 첫날부터 기분이 다운되면 안 된다고!! 일은 어떻게든 해결되게 되어 있어!!

그렇게 찾은 MET Vietnames Restaurant.

쌀국수와 분짜. 사이공 맥주와 망고주스를 주문했다. 일단 먹어야 기운을 내지. 여기는 베트남 현지 식당의 위생이 안 맞는 사람들이 오기에 괜찮은 곳이다. 깔끔하고 팬시하고 음식도 누구나 먹어도 잘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물론 가격은 좀 나갔다. 현지인보다는 관광객(특히 서양인)이 많이 오는 식당인 듯.

우리 테이블 옆에는 이렇게 작게 신을 모시고 있었다. 생김새로는 관우를 모신 거 같은데, 홍콩에서 이런 건 많이 봤는데 베트남도 가게들 마다 이렇게 작은 신당?을 모셔두고 있었다. 머 이들은 돈을 잘 벌게 해달라고 빌겠지만 나는 친구의 여권과 우리의 여행을 잘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조용히 빌었음 ㅋㅋ ㅠ

좋은 식당에서 맛나게 먹고 친구 기분도 좀 나아지고. 아까 못 먹은 과일빙수집을 가기로 했다. 망고빙수가 예술이라는 후기가 많다 하여 망고 빙수 주문.

오 푸짐하다. 근데 여기 망고빙수는 진짜 완전 강추다. 내가 빙수나 아이스크림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는 진짜 완전 인정. 특히 저 망고는 내가 지금까지 여행 다녀본 동남아 국가들에서 먹은 그 어떤 망고보다도 훠얼씬 맛났다. 대만의 그 유명한 형제 망고빙수는 비교도 안됨. 

같은 열대 과일이라도 나라마다 더 맛난 과일이 있는 것 같다. 두리안은 말레이시아, 망고스틴은 태국, 그리고 망고는 베트남이었어!!! (필리핀 망고는 안 먹어봐서 아직 모름;;)

지갑 분실로 여행 첫날부터 식겁했지만 친절한 호텔 직원과 맛난 음식으로 일단 잘 마무리!

쿠알라룸푸르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하늘도 내가 떠나는 게 아쉬운지 잔뜩 흐리구나.

마지막으로 수영 한판하고. 후...이제 배영 뜨기 마스터했는데. 

가볍게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싱가포르로 떠나는 비행기는 오후 3시 5분 출발. 바틱에어(Batik air Malaysia)다. 나는 분명 말린도에어(Malindo air)를 예약했는데, e-ticket도 탑승권도 바틱에어로 프린트되어 있더이다. 흠...
그랩을 불러 공항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KLIA1공항이다.
그래도 한 번 와봤다고, 공항이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규모가 상당하다.

탑승권을 발권 받고 입장~ 응? 근데 짐검사를 안 하네? 개꿀.

생각해 보니 유명하다는 올드타운화이트커피(Old Town White Coffee)의 카야토스트 세트를 한 번도 안 먹어서, 시간도 때울 겸 시도해 보기로 함. 일부러 창가에 앉았는데 저 멀리 바틱에어 비행기가 보인다.

혹시 너 내가 탈 비행기니?

오 커피가 거품이 풍성하니 맛나보인다. 카야토스트엔 이렇게 버터가 조각으로 들어가 있고. 뭐 다른 토스트에 비해 특별히 더 맛나다거나 그런 건 없지만 맛나게 먹었다.
이제 슬슬 비행기 탑승시간.

음..그런데 탑승 전에 짐 검사를 한다. 지난번에도 그랬나? 신기하네;

싱가포르까지는 1시간 가량 걸려서 작은 비행기다.
바틱에어 후기를 말하자면 에어아시아보다 훨씬 좋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가격은 더 저렴하고 수화물은 20kg까지 무료였다. 시간대도 훨씬 좋았고. 바틱에어 다른 경로는 안 타봐서 비교는 안되지만,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푸를 오갈 때는 에어아시아보다는 바틱에어 강추한다.
근데. 중간에 물을 사려고 승무원한테 돈까지 지불했지만 줄 생각을 안하는거다. 내 좌석번호도 적어가 놓고. 나중에 불러서 물어봤더니 나보고 돈냈냐고. 하 참. 심지어 뭘 드시고 계시더구먼. 미친. 
우리나라 승무원들이 너무 일을 잘해서 성에 안 차는 건진 모르겠지만, 지가 돈도 받고, 좌석번호까지 적어가놓고 밥 먹느라 잊어버리는 건 무슨 일인데. 비행기에 사람이나 많았으면 말을 안 해. 승객도 별로 없었건만. 
승무원 빼곤 다 맘에 들었던 바틱에어였다.
쿠알라룸푸르에서 1시간여를 날아 창이공항 3터미널에 도착했다. 시내로 나가볼까 했지만 유명한 곳은 이미 다 가봤던 터라 유명하다는 창이공항 안을 즐겨 보기로 했다.
우선 짐 좀 맡기고.

주얼창이(Jewel Changi)로 가는 길에 Baggae Storage라는 유료 짐보관소가 있었다.

여행가방 포장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전반적으로 가격이 부담스럽진 않았다. 높은 싱가포르 물가에 지레 겁먹은 ㅋㅋㅋ

우선 유명하다는 주얼 창이를 둘러보고. 위에서 한 번.

아래서 한 번. ㅋㅋ
주얼창이는 정말 소문대로 엄청 크고, 넓고, 쇼핑할 곳도 많았다. 구경하느라 너무 힘들었던. 난 이렇게 많이 걸을 줄 몰랐지;;;

그래서 밥집으로 ㅋㅋㅋ 푸티엔(莆田)이라는 곳인데 알고보니 미슐랭 원스타라네? 난 걍 예뻐 보여서 들어간 건데 ㅋㅋㅋ 푸티엔은 푸젠성의 한 도시 이름으로 푸젠 음식을 파는 곳이다. 광동음식은 많이 먹어 봤지만 푸젠 음식은 처음이라 기대 중!

메뉴판에는 푸티엔의 다양한 식자재가 소개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 조기?요리를 반값 세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킴 ㅋㅋ 우리는 조기를 구워만 먹었지 이렇게 담백하게 탕으로 먹지는 않아서 좀 낯설었다. 근데 맛있음.

그리고 면 요리를 먹어보고 싶어서 시킨 福建红菇海鲜卤面. 푸젠붉은버섯해물국수? 좀 매콤할 줄 알고 시켰는데, 전혀 안 매콤 ㅋㅋㅋ 해산물과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었다.

요 녀석이 국물의 붉을 색을 내는 그 버섯인가 보구만. 배가 안 고파서인지 내 입맛에 안 맞아서인지 그냥 그랬음.
밥을 먹고 한참을 더 아이쇼핑을 하고도 시간이 너무 남아돌았다. 시내에 나갈 껄 그랬나. 껄무새같으니...

다리도 아프고 해서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로. 커피나 마시자. 오 근데 싸다! 싱가포르에서 이렇게 싼 가격 첨 보는데?

원래는 빠오 세트와 치청펀을 추가한 건데, 알바가 제대로 얘길 못 듣고 커피와 치청펀 하나만 알아 들었나 보다..후...어쩐지 생각보다 더 싸더라니. 머 소화가 안돼서 그냥 그러려니 함. 
치청펀은 청펀에 고기나 새우 같은 게 안 들어간 거였다. 간장소스를 뿌려 먹었는데 별루..ㅋㅋ 
바샤(Bacha) 커피 매장에 가고 싶었는데, 아직도 체크인 시간이 한참 남아서 공항 안을 방황했다. 생각보다 쉴만한 곳이 없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면세구역 안으로 들어왔다. 바샤커피로 고고!!!!

화려한 거 옆에 화려한 거

탐났던 기프트세트. 나한테 사주고 싶었다 ㅋㅋㅋ Explore세트와 시그니처 커피인 1910 Coffee 원두 100g도 사고

흐흐흐 현장에서 바로 마실 커피도 샀다. 국내에서 드립백으로 파는 건 마셔봤지만 또 이렇게 매장에서 직접 파는 걸 먹어봐 줘야 하지 않겠어? 원두는 싱가포르 모닝.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너무 예쁘게 담아준다. 이걸 어떻게 버려 ㅠㅠ

저 작은 통은 아이스크림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ㅋ 그냥 크림이었다. 버터 같은 느낌도 나고. 싱가포르 모닝은 아주 깔끔한 뒷맛에 부드러운 것이 모닝커피로 좋겠다 싶었음. 그래서 싱가포르 모닝인가 ㅎㅎ

커피 잔 바닥까지 디테일 보소.
화려하고 고급진 외관때문에 TWG가 생각났는데, 알고 보니 TWG에서 만든 브랜드라고. 정체성 확실하고만 ㅎㅎ
국내에서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인기를 끌 때도 '아이구 또 마케팅에 이용들 당하는 구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장을 한 번 방문하고는 너무 반해버렸다 ㅋㅋㅋㅋ 바샤커피 때문에 싱가포르 가고 싶음 ㅋㅋㅋ 우리나라는 매장 안 생기나?
그렇게 커피까지 즐겼는데도 시간이 남아돈다. 공항에서 무려 10시간 가까이 있는 듯 ㅎㅎㅎ 이젠 슬슬 허기지기 시작함.

그래서 아쌈락사 먹음 ㅋ 역시 락사는 푸드코트에서 먹어야 맛나는 음식일까?
긴 대기 끝에 드디어 비행기 탑승!

돌아올 땐 에어프레미아 이코노미석이었는데, 단신인 나에겐 이코노미석도 이렇게 넉넉했다 ㅎㅎㅎ

테이블은 다른 이코노미석처럼 앞 좌석에 달림.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을 줬다. 메뉴는 센스 있게 야채죽이었다. 그리고 쿠스쿠스샐러드. 아...에어프레미아 진짜 기내식 맛집인 듯. 너무 맛있어.

창가엔 서리가 꼈고. 그렇게 무사히 한국 도착. 

급 귀국하느라 뭘 많이 못 샀다 ㅠㅠ
그렇게 나의 말레샤 한달살이는 실패로 마무리...

쿠알라룸푸르에서 마지날 날이 되었다.
한 달 살이 계획이었던 나는 집안 급한일로 좌절을 하게 되고, 급 부랴부랴 여행의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슬프다...
하필 궁금한 음식점들을 잔뜩 발견한 다음날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슬퍼할 틈이 없다! 빨리 최대한 먹어줘야 한다!! ㅋㅋ
아니 전날 수리아몰을 가려고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더니. 세상에! 나 왜 맛집을 찾아 헤맨 거니? 나시르막을 비롯해 아침부터 점심까지 파는 노점들이 호텔 바로 옆에 잔뜩 있었던 것이다. 여길 두고 다른 데서 삽질을 하다니 ㅋㅋㅋ

저 노점들이 다 밥집이었단 걸 마지막에 발견하다니 ㅠㅠ

여러 집들을 구경하다가 뭔가 깔끔하고 맛집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봤다.

그냥 외관을 보면 밥집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안에 들어서면 이렇게 맛난 것들이 잔뜩. 자기가 원하는 걸 고른다음에 계산하는 방식인데, 나는 오후에 다시 올 요량으로 나시르막을 시켰다. 또 나시르막 ㅋㅋㅋ

하지만 나시르막만 사긴 아쉬우니까 생선이랑 공심채 볶음도 같이 포장해왔다. 가게 안에서 먹을까 했지만 아직 부끄럽..ㅋㅋ 덥기도 하고 해서, 너무 현지인들만 있는데 내가 먼가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원래 안 그런 사람인데 이날은 왠지. 조기 귀국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서 그랬나... 암튼 7.7링깃, 약 2,500원가량 주고 사 먹은 아침은 나를 더더욱 슬프게 했다. 이렇게 저렴하고 맛난 음식이 널렸는데, 아직 한 번 밖에 안 먹어봤는데 떠나야 하다니. 억울하도다 ㅠㅠ
아침을 먹고 어찌하면 싸고 저렴하게 싱가포르로 건너가 귀국 비행기를 탈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혹시 에어아시아 예약해 놓은 거 환불되는지도 이리저리 찾아봤다.
답이 안 나온다. 아니 답은 나왔는데, 내가 싫다 ㅋㅋㅋ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빨래 돌리고 짐 좀 미리 싸놓고 하다보니 금세 점심시간이..
그래서 이번엔 다른 집으로 고고!!

이번엔 인도 음식점이다. (인도 아주머니가 장사하셨으니까 인도 음식 맞겠지?;;). 점심 시간이 좀 지나서 2시쯤 갔나? 반찬이 많이 빠졌다.

이번에도 포장해와서. 비가 왔거든

매콤한 고추소스를 올린 생선과 야채 3종, 닭껍질 튀김. 닭껍질 튀김은 아주머니가 서비스로 주심 :)
근데...솔직히 인도요리와 말레이시아 요리 구분이 안된다. 카레 빼고는 비슷하게 느껴져서....미안요...

점심을 먹고 파빌리온까지 걸었다. 카페에서 항공권 마저 정리하려고 이리저리 찾아 헤맸지만 결국엔 역시 스타벅스 ㅋㅋ 근데 외부에 앉았더니 와이파이가 안 터진다. 제길. 되는 게 없어.

그렇게 신세한탄을 하다, 서러움을 느끼다, 걱정을 하다, 숙소로 다시 돌아 옴. 작년에 처음 이 길을 걸을 때 낯선 길이라 지도를 몇 번 확인하고, 여긴 또 아랍계가 많이 살아서 좀 무서움을 느끼고, 숙소까지는 너무 멀게 느껴졌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근데 이젠 익숙해져서 지도도 안 보고 걷게 됐는데. 또 올 수 있을까?
마음을 다잡고 바틱에어를 통해 싱가포르로 가는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했다. 에어아시아는 취소가 안된다고. 왜??? 알 수 없는 비행사. 
슬픔 속에 수영 한 판하고, 저녁을 먹으러 잘란 알로로 향했다.
이번엔 明记를 갈까 했는데, 하필 휴무다. 아 놔 왜 되는 일이 없어!!
그래서 다시 豪天美食馆으로.

생각해 보니 사테를 한 번도 안 먹어서 주문

카이란은 필수고

이거 이름을 찍어온다는 걸 깜빡했네

흰 죽과 크리스탈 타이거 맥주도 함께.
아 근데 머랄까 좀 아쉽다. 다 明记에서 먹었던 메뉴들과 동일한데 솔직히 明记의 음식이 더 내 입에 잘 맞았다. 일단 사테는 고기가 좀 질겼고, 그중 양고기는 쯔란이 들어가서 좋긴 했는데 작년에 먹고 놀랐던 그 사테와는 다른 일반 양꼬치 같았음.
저 고둥같이 생긴 요리도 明记에서 먹을 때는 생각보다 안에 내용물이 쏙쏙 잘 빠져서 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여긴 너무 안 나와서 꽤 많이 버렸음. 철이 아닌 건지, 여기 재료가 안 좋은 건지, 조리법이 문제인 건지. 양념은 참 맛났는데, 암튼 속상. 맥주안주로 너무 좋은 메뉴인데 ㅠ
뒤돌아 보니 음식까지 나를 속상하게 했네.

그래서 맥주 두 병 마심 ㅋㅋㅋ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냥이 두 마리. 이 세상에 돈과 그 돈으로 살 물건과 냥이만 있었으면 좋겠다. 

화려한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밤.

그리고 새벽까지 흥청망청 북적북적이던 부킷빈탕과 잘란 알로. 안녕~~ 머 또 올 수 있겠지?;;

이날은 아마도 가장 한가하게 시간을 보낸 날이 아닌가 싶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좋은 생활습관 갖기'였기 때문에, 항상 8시 전에는 일어나서 움직이려 했다. 그러나 이날은 좀 늦잠을 자고 싶어서... 나약한 나. 머 하루 이틀 아니니까 그러려니 함 ㅋㅋ
아침을 먹기엔 이미 좀 늦어서 대충 외출 준비하고 라마다 스위트 1층에 있는 Blu Apron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테이블에 착석하니 푸른 테이블 매트가 눈에 들어온다. 커피 먼저 주는 센스.
이날의 브런치는 인도네시아식이라고 했다. 오 궁금하다!

애피타이저로 샐러드가. 오 코스로 나옴?

메인 등장.

치킨에 인도네시아식 소스가 올라간 것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다 ㅎㅎㅎ 맛은 무난하고 괜찮았음.

후식으로 과일까지. 26링깃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약 7,600원 정도 하는데. 나름 호텔 안에 있는 레스토랑임에도 저렴하고 먹을만하다.
브런치 후 마침 샤워젤이 똑 떨어진 관계로 쇼핑을 위해 수리아몰로 향했다. 그 구름다리라고 해야 하나, 수리아까지 걸어갈 수 있는 그 길을 발견하고 는 괜히 걸어가 보고 싶었음 ㅎㅎ
아니 근데 그 구름다리 입구에

호커센터가 있다! 
역시 걸어 다녀야 이것저것 발견 할 수 있다니까! 다음엔 너다!!
새롭게 탐색할 곳을 찾아낸 기쁨을 만끽하며 구름다리 안을 걷고 있는데, 구름다리 다른 출구 쪽 유리에 뭔가 그려져 있다. 어! 이건 뭐지? EAT STREET?

여기도 먹는데 같은데. 함 가볼까? 

흠..좀 썰렁한데.

는 무슨. 세상에 현지인들이 엄청 많았다. 여기도 로컬 식당가였네!! 좋아 여기도 찜!!
여행 책자에는 안 나오는 이런 곳들을 발견하는 재미 때문에 뚜벅이 여행을 좋아한다고.

이번엔 정말 딱딱 필요한 것만 사고 돌아 옴. 더 이상 볼 것도 없긴 하다 ㅋㅋ 와중에 드럭스토어에서 사은품을 줬는데 라인 캐릭터가 그려진 세라믹 볼 ㅋㅋㅋ 이건 숙소에 기증하고 옴.
숙소에서 수영하고 놀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벌써 해가 졌다. 그렇다면 또 먹으러 나가줘야지 ㅋㅋㅋ

그리하여 잘란 알로 야시장으로~ 숙소가 가까우니 참 좋다.
배는 많이 안 고파서 걍 길거리 음식이나 이것저것 사 먹을 요량으로 걷는데,

지난번에 못 먹어 본 바나나 튀김이 있었다. 3개에 6링깃인가 그랬는데, 너무 많아서 고민하고 있던 중 옆의 외국인 커플이 하나만 살 수 있냐고 묻는 게 아닌가? 1개는 3링깃라고. 오 비싸긴 하지만 괜히 사서 다 못 먹고 버리느니 나도 1개만 샀다.

근데 맛은... 그냥 바나나 맛과 튀김옷 맛이다 ㅋㅋㅋㅋ 하나만 사길 잘했다.
바나나 튀김 맛은 so so였지만 야시장 분위기에 취해 걷고 있는데, 오 작년에 없던 걸 발견했다.

바로 푸투피링(PUTU PIRING)! 넷플릭스에서 봤던 음식인데, 여기서도 팔고 있다니. 그렇다면 사 먹어봐야지!

내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니 푸투피링을 만드시다가 영상으로 찍으라고 허락해 주심 ㅎㅎ

쌀가루에 팜슈거를 넣고 다시 쌀가루로 덮으면 요런 모양으로 짠

그리고 특이하게 생긴 찜기에 한동안 찌고 그 위에 코코넛 가루를 올려주면 완성이다. 숙소에 가서 먹어야지~~

아직 춘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걸까. 물고기와 복주머니 등이 함께 대롱대롱 ㅎㅎ

자 어디 한 번 먹어볼까! 
맛은 우리나라 시루떡에 팥이 없고 대신 설탕이 들어간 그런 맛? 거기에 코코넛 가루가 어우러져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맛이다. 디저트로 딱 좋은 맛.
별로 한 건 없는데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발견해서 뿌듯했던 하루다. 후후후

이번 여행은 여행 기간이 길다 보니 좀 더 쿠알라룸푸르 구석구석을 다녀볼 계획이었다.
이날은 지난 여행에서 위치가 애매한 관계로 스킵했던 호커센터 ICC Pudu에 가기로 했다.

마침 날도 적당히 흐려서 너무 덥지도 않고, 나쁘지 않았다.

몰랐는데, 숙소 근처에 모스크가 있었네;;

인스턴트커피와 인스턴트 으깬 감자로 아침을 때우고,
야심 차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걸어서 Pudu ICC까지 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구글 지도에 따르면 Tu Razak역에서 걸으면 20분 정도 거리었다. 20분 정도쯤이야 나 같은 뚜벅이에게는 산책정도지 하며 호기롭게 나섬.
LRT를 타고 Pasar Seni역에서 갈아타서 Tu Razak 역에 내림. 그래서 밖을 나왔더니

응? 거대한 건물과 앞이 공사중. 흠... 저 길을 걸어가면 되는 건가?
하고 건물 안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니 HSBC은행이 나왔는데 더 이상 길은 없어 보이고 온통 공사판이다. 나 같은 관광객은 물론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다 공사 관련 인부들밖에 없었던...
여기서 한 20분 돌고 돌고 돌며 삽질하다가 결국 그랩을 불렀다... 아놔. 그냥 숙소에서 그랩 타고 오는 비용이나 별 차이가 없었던...
삽질 끝에 그랩타고 도착했더니 1층 호커센터가 거의 문을 닫았다 ㅠ 오후 2시까지 밖에 안 한다고... 실망해하는 나를 보고 친절한 사장님이 2층에 가면 식사할 수 있다고 거기로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고마워요 ㅠㅠ

1층과 달리 2층은 가게가 별로 없었고, 어째 다 같은 가게 같았다. 일하는 사람이 같은 거 같은....
말레이시아에서는 바쿠테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바쿠테를 주문했다.

음...비주얼이 싱가포르 송파 바쿠테와 좀 많이 다르다.

갈빗대도 있지만 유부와 돼지고기, 돼지내장 등등 다양하게 들어 있다. 국물도 더 진하고 한약재가 더 들어간 듯. 바쿠테 맞죠?;; ㅋㅋㅋ
짭짤하니 맛은 좋았고 양도 많았다. 근데 아직도 바쿠테가 맞는 건지 의문이...

바쿠테를 먹곤 옆 가게에서 코피(Kopi)를 마셨다. 뭔가 짭짤한 걸 먹고 나면 왜 달달한 게 생각날까? 평소라면 무조건 아메리카노지만 달달구리 커피가 생각나서 요걸로.

ICC Pudu 2층의 전경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다시 보니 ICC Pudu 2층은 호커센터라기보다는 天乐冰室라는 카페테리어였다. 
삽질하느라 늦은 자 호커센터를 즐길 수 없나니. 근데 1층 호커센터가 음식도 많고 북적북적하긴 해도 2층이 훨씬 쾌적하고 좋았다. 그리고 여기까지 굳이 다시 호커센터를 찾으러 오진 않을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 충분히 즐겼기 때문에 미련은 없음.

ICC Pudu외관. 
실망과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가졌다. 먼가 진이 다 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힘들었던.

저녁은 편의점에서 신기해서 사뒀던 똠얌오뎅으로 간단하게 때웠다. 근데 요거 생각보다 맛나네!!

저녁엔 헬스대신 밤 수영을. 수영장에서의 야경도 꽤 멋있다.

저녁엔 느긋하게 숙소 테라스에 야경을 즐기고.

저 멀리 어두운 밤에도 화려한 불빛으로 존재감을 뽐내던 '천후궁'. 동남아 최대 사원이라는데, 그냥 여기서 본 걸로 만족 ㅋㅋㅋㅋ 후기를 보면 굳이 꼭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이다. 근데...안 가서 나의 이번 여행이 중간에 빠그라진 걸까? ㅠ 괜한 생각을 해 봄.
그렇게 또 하루가 끝!

첫 번째 숙소에서 2박 3일간 만족스런 숙박을 마치고 다음 숙소로 옮기는 날이 되었다. 그래봐야 같은 건물이지만 ㅋㅋ
에어비앤비에서 첫 숙소를 일단 예약하고 여러 숙소들을 둘러봤는데, 첫 숙소만 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예약하려 했더니 이미 다른 사람이 예약해 버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같은 Est Alila 건물 안에 괜찮아 보이는 숙소를 예약을 했다.

우선 아침은 전날 파빌리온에서 산 빵과 막스 앤 스펜서에서 산 커피. 빵은 로우송(肉松)을 겉에 뿌려서 짭짤하니 맛났다. 막스 앤 스펜서 커피는 티백으로 우려내는 방식이었는데 생각보다 맛나고 좋았다. 아주 잘 산 듯.
키를 반납하고, 짐은 안내데스크에 맡겨뒀다. 숙소에서 5링깃만 내면 짐을 맡길 수 있어서 편했다. 공짜면 더 좋았겠지만 ㅋㅋ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KL Sentral의  Nu Sentral로 향했다. 서점도 둘러보고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이번엔 푸드코트 말고 식당가에서 먹어보기로!

가는 길에 목도한 한식 열풍? 작년에는 말레이시아에는 한류가 그닥이구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곳곳에서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한식당이 인기가 많았는데, 이 Dodo Korea라는 식당은 식당가에서 유일하게 길게 줄이 늘어선 곳이었다. 가게 내부가 좁아서 그런가 싶어서 안을 들여다봤는데 내부도 넓고 손님은 가득 찼었다. 한식이 인기가 많긴 한가 봄. 
문재인 대통령 당시 신남방 정책을 펼쳤던 건 아주 좋은 정책이었구나 싶다. 계속 이어가야하는데...중얼중얼..

식당가에서 내가 픽한 곳은 페라나칸 플레이스(Peranakan Place)라는 레스토랑이었다. 가게 이름대로 페라나칸(중국인과 말레이반도 현지인 혼혈)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꽤 고급졌는데 나는 혼자라 ㅠ 간단하게 뇨냐락사 하나만 주문.

아삼락사와 달리 좀 매웠고, 좀 더 다양한 야채가 들어가긴 했는데, 개인적으론 아쌈락사가 더 맛나긴 했다.
근데 Nu Sentral에서 밥을 먹을 때는 좀 조심해야 하는 게, 10% 서비스 차지와 6%의 또 무슨 차지가 적용된다. 한마디로 비싸다 ㅋㅋ

밥은 먹고 잠시 시간을 보낸 카페  LOAF. 여기도 16%의 추가 차지를 내야 했다. 푸드코트나 현지 노점은 확실히 가격이 저렴하지만 쇼핑몰 레스토랑에서 먹는 건 한국이랑 별 차이 없는 것 같음.

체크인 시간이 되어 두 번째 숙소로 입실. 이번 숙소는 33층에 위치했는데 그다지 높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익숙해진 걸까. 앱을 통해 봤을 때는 인테리어가 초록초록한 게 예뻐 보여서 예약했는데 약간 색감이 다르다 ㅎㅎ

여긴 침대방향이 다르고 업무를 볼 수 있는 데스크가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색감이 예쁘긴 한데, 실제로 보면 이런 느낌은 아니었음 ㅋㅋ

인스타그래머블한 숙소

이번 숙소는 지난 숙소와 반대 방향이라 풍경도 달랐다. 

그리고 첫 수영! ㅋㅋ
Est Alila의 수영장은 꽤 크고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물도 깔끔한 편이었다.
수영선생을 아직 못 구해서 일단 유튜브에서 본 대로 호흡과 물에 뜨기만 연습했는데, 할 만함. 근데 제대로 수영을 한 것도 아닌데 금세 허기가 졌다. 이래서 수영이 다이어트에 좋긴 한데 그만큼 먹어서 살이 안 빠진다고 하는구나 싶었음.
콘도의 시설이 좋은 관계로 특별히 하는 것 없이 수영장과 헬스장을 왔다 갔다 하며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셋째 날 마무리.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새벽에 미친 듯이 천둥번개 치던 것과는 달리 맑고 깨끗한 공기로 아침을 맞이했다.

숙소 베란다에서 내려다본 풍경. 숙소가 LRT인 Bangsarr 역에 위치한 관계로 이렇게 열차기 지나다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열차 소음이 심했다고 하던데 나는 그닥... 소리에 예민한 편인데도 불편함을 못 느꼈음.

아침이 되었으니 나는 또 부지런히 아침을 먹기 위해 그랩으로 배달을 시켰다 ㅋㅋ

나시르막 소통과 테 타릭, 그리고 커피는 잔돈을 바꾸기 위해 숙소 1층 레스토랑에서 주문. 레스토랑이 좀 고급진 곳이라 커피값이 나의 나시르막 밥값이랑 비슷했다 ㅠ

배달되어 온 거라 엉망진창 ㅋㅋ 그래도 맛은 조음.

주방 식탁에서 바깥 경치 보며.

이날은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인 콘도 수영장에서 수영 배우기를 위해 미드밸리 메가몰로 수영복과 기타 등등을 사러 갔다. 간 김에 환전도 하고.

수영복, 수영모자, 수경, 스포츠 타월 등을 샀는데, 한국돈으로 6만 5천 원정도 지불했다. 잘 산 건가?;

미드밸리에서 환전도 했는데, 나중에 수리아몰이나 파빌리온과 환율을 비교해 보니 미드밸리가 10원 정도 더 쳐줬다. 근처에 머무른다면 무조건 여기서 환전을 해야 함.

지난번 여행 때 판미를 먹었던 푸드코트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채식으로.

처음 방문한 곳이니 일단 세트로 주문했다. Homemade soup set A 17.50링깃

밥, 탕과 함께 내가 원하는 반찬 3가지를 고를 수 있었다.

중식 야채볶음은 늘 맛있기 때문에 와구와구 잘 먹음.

탕에는 내가 좋아하는 흰 목이버섯과 연근 등이 들어 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

미드밸리 마트에서 간단한 망고와 구아바, 세제 등을 사고 숙소로 복귀했다. 밀린 빨래를 돌리며 맛나게 과일 섭취. 망고는 진짜 동남아에서 먹어줘야 해.

세탁기를 다 돌리고 빨래도 널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수리아 몰에 갔다. 내 사랑 막스 앤 스펜서를 가기 위해! 혹시라도 지난번에 품절된 라벤더 티슈가 재입고 됐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방문했으나 없었다. 그래서 1+1 하는 커피나 좀 사고 쇼핑몰 방황.

그러다 보니 또 저녁이 되어 저녁 식사를 ㅋㅋ

이번에는 용토푸(Yong Tau Foo)라는 체인점을 찾았다. 지난 여행 때 나시르막 먹느라 궁금했지만 시도를 못했던 곳인데 마라탕처럼 내가 원하는 재료들을 담으면 한 번 데친 후 맑은 육수에 담아주는 곳이다. 탕만 마라가 아닐 뿐 비슷하다.

피쉬볼과 버섯, 야채 등. 그리고 여기는 청펀이라는 것이 있었다. 내가 아는 그 홍콩의 청펀 같은데, 안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맛은 맑은 탕 샤브샤브 느낌? 맵기도 선택할 수 있긴 했는데, 나는 그냥 안 매운맛으로 했고, 피쉬볼은 매우 맛났다.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맛.

저녁을 먹고는 소화를 시킬 겸 부킷빈탕 파빌리온까지 걸어갔다. 수리아와 파빌리온이 연결된 구름다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지난 여행 때는 시도를 못했다가 이번에 찾아서 함 걸어가봤다. 생각보다 가깝고 신기했던 곳. 

파빌리온에서 본거 또 보고 또보고 하다가 ㅎㅎ 숙소로 복귀.

열차가 지나가는 멋진 야경을 감상하며 하루를 끝마쳤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떠나는 날이 되었다. 
쿠알라룸푸르는 지난해에 일주일간 좋은 추억을 남긴 바 있어 이번에는 한 달 살기, 4주 살기를 해보려 했다. 
비행기로 가면 간편하고 좋지만 그래도 좀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가장 좋아하는 교통수단인 기차는 없어서 버스를 타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침 식사부터 ㅎㅎㅎ

숙소를 나섰는데 골목 끝에 이런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내가 묵은 숙소가 모스크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거리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적어놓은 것이다. 오 꽤 좋은 아이디어 같다.
대략 정리를 하자면 모스크 스트리트는 원래 하카(중국 푸젠성 출신 이민자)들이 폐지나 고물 등을 거래하던 곳이라고 한다. 판자로 인력거를 만들어 쓰기도 하고 그랬다는.
이후 1930년대에 정부에서 이 거리를 매입, 싱가포르 발전 신탁 (SIT) 아파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싱가포르 최초의 공공임대 아파트였다고. 이후 싱가포르의 다른 곳에서도 공공임대 아파트가 세워졌다고 한다.
이 공공임대 아파트의 형태도 잘 설명되어 있었는데, 보통 4층 높이에 각 층마다 6개의 방이 있었고 한 개의 주방과 두 개의 화장실을 함께 사용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이었다고.
한마디로 내가 묵었던 숙소들이 이 싱가포르의 첫 공공임대 아파트를 개조한 것들이었다. 어쩐지 구조가 독특하다 싶었는데, 이런 연유가 있었구만. 역사를 알고 나니 더욱 흥미로웠던.

길을 걷다 만난 힌두 사원인 스리 마리아만 사원. 신발 벗기 귀찮아서 안 들어 감 ㅎㅎ

아침은 이번에도 난양올드커피(南洋老咖啡). 이날은 2층 뮤지엄도 겸하고 있는 공간에서 식사를 했다. 옛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 구경하고 사진찍기 좋았던 곳. 그리고 에어컨도 나오고!

뇨냐락사와 테 타릭으로 아침 식사를.

뇨냐락사는 아쌈락사와 달리 국물이 거의 없는 비빔면 같았다. 맛은 나쁘진 않은데 아쌈락사와는 달리 특별한 특징이 없었다.

걷는 김에 불아사도 또 찾아갔는데 마침 예불 중이었다. 5년 전 쯤 중국 청두(成都)에서 처음으로 중국절의 예불을 본 적 있는데, 우리나라 절에서 읊는 불경의 발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게 흥미로웠었다. 이번에도 운 좋게 예불 장면을 목격.

근데 전날 내가 불아사에서 놓친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莲心坊맞나? 암튼 채식 레스토랑이 지하에 있었던 것이다! 길거리에서 저 글자를 보고 나는 무슨 참선하는 곳인가 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궁금해서 내려와 봤더니...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서 아침 먹었지 ㅠㅠ 가격도 저렴하던데.

아쉬운 데로 장미 보이차를 마셨다. 다음에 혹시라도 오면 무조건 여기서 식사를 할 테야!
진한 불아사의 보이차까지 마시고 난 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행 버스를 타기 위해 하버프런트로 향했다.

내가 타고 갈 버스는 AEROLINE이라는 버스인데, 2층 버스에 후기도 아주 좋아서 나도 믿고 예약했다. 

내 좌석 8A. 발판도 올라오고 비행기 VOD처럼 버스 안에도 VOD시스템을 갖춰놨다. 상당히 좋음. 그리고 생수 1병도 기본 제공해 주며 점심도 제공한다.
1층에는 간단히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라운지도 있고, 화장실도 설치되어 있다! 소문대로 시설이 상당히 괜찮은 버스이다.

여행 중엔 군것질은 필수지 ㅋㅋ 말레이시아에는 바닐라 콜라가 있더니 싱가포르에는 망고 콜라가 있었다. 세상에 또 안 먹어 줄 수 없지. 그러나 맛은 좀 인공향 ㅎㅎ 생선껍질을 튀긴 스낵이 있길래 궁금해서 사봤는데 So So. 매운맛도 있던데 하버프런트 편의점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30분 정도를 달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로 건너가는 다리가 나타났다. 이제 곧 말레이시아다! 와중에 예쁜 물 색깔.

말레이시아 입국 심사까지 마치고 나니 점심 도시락을 나눠줬다. 후기가 좋아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부실 ㅠ 근데 맛있었다! 신기하게도 ㅋㅋㅋㅋ 풋콩대신 다른 걸 줬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래도 도시락 주는 게 어디냐며.

후식으로 커피도 준다. 한국도 4만 7천 원 정도 하는 가격에 이런 서비스 웬 말이냐. 아주 만족스럽다.
중간에 말라카에 있는 휴게소도 들렀다.

말이 휴게소지 그냥 화장실이다 ㅋㅋㅋ

음식점은 없었지만 먹을 것을 파는 트럭들이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내내 보이던 팜트리들. 말레이시아가 팜유 산업으로도 유명하다고.
그렇게 달리고 달려 5시간 여만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그리고 기대가 아주 컸던 숙소 EST Alia로 이동.

숙소 문을 여니 베란다를 통해 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숙소가 고층이라 경치도 좋았다.

주방과 테이블

이 숙소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복층이기 때문이다.  복층에 묵어보는 거 아주 살짝 버킷리스트였거든. ㅋㅋ

복층에 놓인 침대. 아주 넓다.

상당히 높고 넓은 숙소다.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역시 고냥이 그림 :)

티비가 좀 작긴 했지만 넷플릭스도 볼 수 있고 만족스러웠다. 숙소는 에어비앤비 통해서 했는데, 같은 건물에 여러 숙소들이 있었으나 여기 인테리어가 제일 좋아 보여서 예약을 했다. 결론은 잘한 선택이었다는 것. 시설도 깔끔하고 온수도 나오고 상당히 괜찮았다.
체크인을 5시 가까이 되어 한 관계로 대충 짐을 정리하니 벌써 저녁시간이었다.
숙소인 EST Alia는 KL Sentral과 한 정거장 차이인 Bang Sarr역에 위치해 있어서 꽤 편리했다. 건물도 역에서 바로 이어져서 이래저래 움직이기 좋았던.
일단 저녁을 하러 Nu Sentral로 향했다.

지난번 여행 때 궁금했지만 못 먹었었던 푸드코트의 Penyet 식당에서 Ayan Penyet Grand를 주문함. 소스는 내가 고를 수 있었는데, 청고추를 간 소스가 내 취향이라 골랐지만 매웠다 ㅠ. 그리고 옆에서 테 타릭도 하나 주문. 맛은 나쁘진 않았는데 역시 나시르막이 짱인 듯.
싱가포르에서 넘어오는데 시간을 대부분 보낸 탓에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금세 잠잘 시간이.
낯선 숙소에 살짝 적응이 덜 되어서 잠이 안 오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비가 쏟아지는 게 아닌가? 말레이시아가 나를 또 너무 격하게 환영해 주네 ㅋㅋㅋ

이런 날씨와 함께 쿠알라룸푸르에서 첫날을 마무리.

호커센터에서 식사를 마치고 차이나타운 상점가를 좀 돌아다녔다.

내가 묵은 호텔모노도 그렇고 차이나타운 내에는 이런 형식의 건물들이 즐비해있다. 꽤 예쁘단 말야.

아침과 달리 상가도 문을 열었고 관광객도 북적북적 거리며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났다.

차이나타운을 둘러본 후 MRT를 타고 하버프런트로 왔다. 하버프런트는 다음날 말레이시아로 건너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 하는 곳인데, 답사 겸 겸사겸사 와 봤다. 시간이 되면 센토사 섬도 가볼까 하고.
참고로  MRT는 하나카드에서 새로 나온 트래블로그카드로 사용해서 탔는데, 싱가포르 일반 지하철이나 버스도 모두 사용가능하다. 한 달 동안 사용한 금액을 모아서 하나머니로 청구하는데, 사용 중에 잔액이 없어도 청구일에 맞춰 하나머니로 충전만 해놓으면 되니까 완전 편하다. 환전수수료도 없어서 더 좋음. 앞으로 해외여행엔 무조건 사용하지 싶다. 

한국의 바다에서는 볼 수 없는 바다물색깔. 예쁘다.

저 멀리 센토사 섬도 보이고. 하지만 말레이시아행 버스 라운지를 찾아 헤매다 지쳐서 그냥 센토사 섬은 포기했다.

하버프런트에서 돌아와 다음 숙소인 시크 호텔로 옮겼다. 여기는 캡슐호텔로 모노호텔 바로 옆옆집이었다 ㅋㅋㅋ. 바보 비용 출혈로 인해 저렴하고, 후기가 좋아서 잡은 건데 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싱가포르는 숙박비가 LA와 별 차이가 없다. 도미토린데도 6~7만 원 기본이다. 나쁘진 않은데 역시 여럿이 자는 도미토리라 불편함은 있었다.  그래도 깔끔해서 좋긴 하다. 너무 중국 스러워서 냄새가 날 것은 감안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 침대 위에 묵었던 숙박객의 발냄새 빼고 -_-

두 번째 숙소에 짐을 푼 후 요즘 싱가포르에서 힙하다는 하지레인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전에 유명한 송파 바쿠테에서 저녁을. 본점도 가까운데 있었지만 숙소에서 더 가까운 곳이 있길래 여기로 옴.

카이란과 바쿠테 작은 것, 그리고 미판!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은 상태라 작은 걸 시켰는데, 이렇게 큼지막한 갈빗대를 두 개가 딱 나온다. 

그리고 내 사랑 카이란 ㅋㅋ
송파 바쿠테는 사람들 말대로 우리나라 갈비탕 맛이다. ㅎㅎ 한약재가 더 들어가고. 근데 확실히 초반에 돼지누린내가 살짝 나긴 한다. 여러 나라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건 우리나라처럼 고기 잡내를 잘 잡는? 없애고야 마는? 나라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태국에 갔을 때도 고급식당이라 추천받아 간 곳에서도 돼지 누린내가 나던... 
암튼 송파 바쿠테는 유명 맛집답게 맛은 기본적으로 좋았다. 특히 국물이 맛나서 많이 먹게 되는데 종업원이 돌아다니며 리필을 해주기도 했다. 역시 잘 되는 집은 이런 서비스부터 남다르다. 
바쿠테를 클리어하고 버스를 타고 하지레인으로 고고!

버스를 기다리며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恭喜发财—大吉라는 글자가 ㅎㅎ 역시 차이나타운이라 중국향이 물씬 난다.

버스는 이층 버스였다. 아주 좋아.

아랍스트리트에 내려서 쭉 걸었다. 날씨 예술이야.

모습을 드러낸 하지레인(Haji Lane). 아랍스트리트가 가로수길이라면 하지레인은 세로수길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하지레인은 원래는 아랍스트리트 상점들의 창고들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1970년대까지는 바다를 통해 메카로 성지 순례를 가는 이들을 배웅하기 위한 곳이 되었다고 한다.

천천히 둘러보며 사진 찍기 좋은 곳.

올해는 술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 안 마시려 했는데, 이 분위기 안 마실 수 있나? 마침 해피아워라 딱 한 잔 했다. 근데 여기도 할인만 해줌 ㅠ
말레이시아도 그렇고 싱가포르도 그렇고 술값이 비싼 나라라 술을 끊기에 좋은 여행지인 듯 ㅋㅋㅋ

분위기 좋고, 노래도 좋고, 기분도 좋고~
살짝 피곤하여 다시 숙소로 복귀

숙소 가는 길에 발견한 레이플스 호텔(Raffles Hotel). 이 호텔에서 탄생했다는 싱가포르 슬링 칵테일을 맛보고 싶었는데, 힘들어서 포기.

마리나베샌즈(Marina Bay Sands)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인공 수로가 나타난다. 저 배를 실제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 ㅋㅋㅋ 암튼 화려하고 화려하고 화려한 곳이다. 하지만 쇼핑에 관심 없는 나는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이 사진만 찍으면 되지 머 ㅋㅋ 머라이언 동상은 굳이 보러 가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야경도 멋지구나.

싱가포르의 애플스토어. 홍콩 애플스토어가 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싱가포르가 더 예뻤다.
클락키까지 걸어볼까 했지만 이날 거의 3만 보 가까이 걸은 상태라 무릎 나가지 싶어서 얌전히 숙소로 돌아갔다. 이렇게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

인천발 에어프레미아는 싱가포르에 새벽 1시경 도착한다. 그래도 워낙 작은 나라라 공항에서 택시 타면 2만 원 정도로 시내에 진입할 수 있다.

숙소로 향하던 길에 찍은 싱가포르 야경. 유명한 싱가포르 플라이어도 보인다.
날 태운 그랩 운전사분은 중국계로 싱가포르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셨다. 끊임없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래도 물가가 너무 비싼 건 인정 ㅋㅋㅋ 하도 말이 많으셔서 들어드리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맛집이나 소개해달라고 ㅋㅋ. 호커센터 가보려고 한다 하니 차이나타운에 있는 호커센터를 추천해 주셨다. 거기가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오케이 접수!

내가 첫 날 숙박한 곳은 호텔 모노(HOTEL MONO). 이게 좀 사연이 있는데, 원래는 첫날 숙소 머무르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캡슐 호텔로 예약하고, 호텔 모노는 이튿날 묵으려 했다. 그런데 바보 같이 날짜를 잘못 입력해서 같은 날 두 숙소를 예약해 버린 것이다. 싱가포르의 살인적인 숙소 비용을 줄이고자 환불불가 조건으로 예약하는 바람에 환불도 안되고, 결국 좀 더 비싼 숙소인 호텔모노에서 묵고 다른 캡슐 호텔은 포기했다. 바보 비용 발생 후...
암튼 호텔 모노는 아고다에서 사진이 너무 매력적이라 예약했다. 차이나타운 모스크스트리트에 위치했으며,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 같은데,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이다. 12만원 정도? 이름 그대로 건물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노톤으로 꾸며져 있어서 아주 인상적인 곳이다. 

엘리베이터도 인테리어는 새로한 것 같은데 버튼은 옛날 그대로 둔 것 같다.

숙소가 좁긴 했지만 호텔답게 필요한 것들은 잘 갖춰져 있었다. 타월도 뽀송하니 좋았고 어매니티도 구비되어 있었다. 찻 잔도 예뻤고 드라이기 등등 호텔에 기대하는 물품들은 다 구비되어 있었다.
모노톤의 인테리어는 내가 마치 옛날 흑백 영화 속에 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단지 아쉬웠던 건 뭔가를 때리는 소리가 밤새도록 들렸는데, 다행히 새벽 2시경 숙소에 도착한 나는 금세 곯아떨어져 버려서 거슬리지 않았다. 아마도 비행기 타고 오느라 피곤하지 않았다면 엄청 신경쓰였을 것 같긴 하지만.
아무리 피곤해도 여행을 오면 이상하게 아침 일찍 일어난단 말이야. 새벽 2시에 잠들었음에도 7시에서 8시 사이에 일어났다.
싱가포르에 머무르는 시간이 워낙 짧다보니 오래간만에 부지런한 여행 모드로 돌입했다.
우선 아침식사와 근처에 있는 불아사를 가기 위해 대충 세수만 하고 모자 눌러쓰고 고고!!

여행하기 딱 좋은 맑고 살짝 더운 날씨. 숙소 다음 골목에 힌두교 사원이 있었다. 하지만 난 불교 신자니까? ㅋㅋ 패스.

싱가포르에서의 첫 식사는 남양노커피(南洋老咖啡) 한국어로 쓰니 어감이 이상하다 ㅋㅋㅋ 많은 사람들이 야쿤토스트나 토스트박스를 가지만 찾아가기 귀찮아서 불아사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곳으로 들었다. 근데 잘 선택한 듯. 옛 싱가포르를 표방한 듯한 인테리어에 맛도 괜찮았다.
토스트 세트를 시켰는데, 카야 토스트는 아니었다. 그런데 저 수란에 간장을 뿌려준 게 정말 신의 한 수 인 듯하다. 너무 맛나.
여긴 박물관도 겸하는 곳인 듯 한데, 첫날은 간단하게 식사만 하고 나왔다.

카페에 안내되어 있던 싱가포르식 커피 용어. 아이디어 좋은 듯. 그런데 이건 말레이시아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거 같기도?
난양올드커피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불아사(佛牙寺)로 향했다.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모셔진 절이라고 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부처님 진시사리를 처음 본 것은 4년 전쯤 중국 시안에 부처님 손가락 사리를 모신 법문사(法门寺)에서였다. 법문사는 따로 관광을 신청해서 가야 할 정도로 먼 거리에 있었는데, 불아사는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안에 있어서 찾아가기도 편하고 좋았다.
하지만 부처님 치아 사리는 촬영이 금지된 관계로 눈으로 만.

법당을 둘러보고 옥상에 오르니 이국적인 식물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거대한 마니차가 있었다.
불아사에서 기도도 좀 드리고(중화권을 여행할 때면 이렇게 유명한 절을 찾아서 여행 잘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곤 한다. 꽤 의미있는 여행코스이다 ㅎ) 체크아웃을 위해 다시 숙소로.

가는 길에 발견한 북경동인당. 역시 차이나타운이라 이런 것도 있구나. 너무 아침 일찍이라 문을 안 열어서 구경을 못한 게 좀 아쉬움.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 뒤 다시 차이나타운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가장 기대했던 호커센터로! 유명한 맥스웰 호커센터가 근처에 있긴 했지만 그랩 운전사가 추천해 준, 현지인이 많이 간다는 차이나타운 내에 있는 호커센터로 고고!
여기는 영어로는 Chinatown complex, 중국어로는 牛车水大厦 인데, 중국어는 도저히 해석이 안된다. 소차물빌딩? 갑갑하다. 중국어 실력 ㅋㅋ
지하는 식료품, 1층은 이런 저런 상품을, 2층에 푸드코트인 호커센터가 있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수많은 음식점이 펼쳐진다.

人太多,食太多。그랩 운전사가 음식점이 1~2백 개 있다고 했는데, 중국인들 특유의 허풍이려니 했지만 직접 와서 보니 허풍은 아닌 듯하다. 너무 많아서 뭘 먹을지 고르는 것도 일인 듯.
하이난식 치킨라이스 집을 비롯해 몇몇 집들은 유명 맛집인지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래서 나는 좀 구석 쪽을 돌면서 점심 메뉴를 고르고 다녔다. 

그러다 발견한 이 집. 335 港式烧腊 홍콩식 간장에 조린고기. 아주머니는 당연히 내가 중국인인 줄 아시고 ㅋㅋ

나는 저 유리벽에 붙어있는 치킨라이스+야채 세트를 주문했다.

짜란~ 꽤 푸짐하다. 한국돈 6,500~7,000원 사이이니 가격도 나쁘진 않은 듯. 저 맑은 탕과 치킨과 야채 사이에 있는 돼지껍데기는 서비스로 주셨다. 근데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흰쌀밥이다! 아마도 치킨 육수를 넣은 것 같은데 감칠맛 나면서 너무 맛난 던 거다.

부들부들 짭조름했던 돼지껍데기도 존맛탱.
돼지껍데기는 주인아주머니가 내가 외국인인 거 알고는 먹어보라며 아주 맛있다고 하셨는데, 정말이지 너무 맛나서 메뉴를 잘못 주문했다 싶을 정도였음. 계속 맛있냐고 괜찮냐고 어떻게 우리 집 알고 왔냐고 물으시던 아주머니 ㅎㅎ 한국인은 잘 안 오는 곳인가? 나중에 인스타그램에도 올리라고 하심 ㅋㅋㅋ
영어와 중국어와 광둥어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시던 쾌활하신 아주머니. 혹시 다른 집들도 다 이정도 수준의 맛을 내는 걸까? 궁금했다. 좀 더 오래 머물렀다면 다른 식당들도 열심히 탐험했을 텐데 좀 아쉬웠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조금 게으름을 부리며 침대 위에서 뒹글~

여행의 마지막 날은 늘 이렇게 날씨가 좋을까? 머 날씨가 좋으면 기분도 좋으니 마지막을 즐겁게 누려보자고!

궁금했던 바닐라맛 펩시 콜라도 마셔보고. 코카콜라도 바닐라 맛이 있지만 난 펩시를 더 좋아하니까! 이런 콜라들이 늘 그렇듯 향이 강하게 나진 않는다. 그나저나 말레이시아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콜라도 다양한 맛을 판매하고 있다. 인구도 우리나라보다 적은데. 우리나라는 왜때메 불가능할까?

여행을 할 때면 그 지역 재래시장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쿠알라룸푸르의 유명한 재래시장인 초우킷(Chowkit) 시장을 찾았다. 아침 일찍가야 볼게 많지만 점심즈음 간 터라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근데 머 문 닫은 건 그렇다 쳐도 냄새가... 나같이 후각이 둔한 사람들도 힘들 정도이니...추천하긴 힘든 곳인 것 같다.

큰 실망을 하고 그냥 미드 밸리 메가몰로 자리를 옮겼다. 미드 밸리 메가몰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 불리는데, 정말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지하 1층도 다 못 돌았다.

한참을 정신이 팔려서 여기저기 걸어다니다가 배가 고파서 아직 시도 안 해봤던 새로운 메뉴에 도전했다. 바로 판미(Pan mee)와 로작(Rojak).

판미는 그냥 우리나라 칼국수와 다를 바 없었다. 심지어 김치 판미도 팔고 있었음 ㅋㅋㅋ 로작은 오이, 망고, 파인애플 등에 으깬 땅콩과 소스를 버무려서 먹는 건데 생각보다 맛났었다.

식사도 했겠다 커피를 한 잔 하려고 스타벅스로 갔는데, 또 갑자기 한바탕 스콜이 쏟아졌다.

근데 이번엔 천둥번개를 동반해서 갑자기 분위기가 세기말로 변신 ㅎㅎㅎ

2~30분가량의 스콜이 쏟아지고 난 후의 길거리. 꽤 운치 있다.

그리곤 언제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쳤냐는 듯 맑게 개인 하늘. 열대지방 날씨 매력적이야 ㅎㅎㅎ

그렇게 싸돌아 다니고도 시간이 남아서 (밤 11시 비행기라 후...)

다시 파빌리온 ㅎㅎㅎ 오며 가며 보기만 했던 파빌리온 지하 1층에 위치한 DOME이라는 카페다. 브런치와 파스타 등을 파는 것 같던데.

난 걍 아메리카노 ㅎㅎ 수리아몰에도 있고  싱가포르에서도 본 것 같은데, 꽤 유명한 프랜차이즈인가 보다. 잔 맘에 듦.

편안하면서도 조금은 심심했던 말레이시아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돌아오는 비행 편에 에어아시아 승무원이 일을 너무 못해서 배고픔에 화가 난 상태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그리고 추운 에어아시아 기내에서 벌벌 떨며 오긴 했지만. 동남아는 태국 말고는 큰 관심 없었는데, 말레이시아도 예상외로 인프라도 잘 되어있고 잘 사는 나라라는 것을 느끼고 옴. 역시 세상은 넓어.

말레이시아 쇼핑 품목들.

그중 문제의 막스 앤 스펜서 초코 퍼지 케이크. 처음 샀던 케이크는 비닐도 뜯지 않았는데 숙소의 개미들이 완전 장악해 버려서 버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 식겁했다. 후..

서양 드라마를 보면 나오는 초코 퍼지 케이크가 늘 궁금했는데 (한국에도 많이 팔긴하지만 현지인들이 만든 걸 먹어 보고 싶었음) 막스 앤 스펜서에 있길래 구입해봤다. 제조는 영국에서 했고 초콜릿은 영국과 벨기에 산이라고.

종이 상자 안에 비닐로 한번 더 밀봉되어 있던 초코 케이크. 아니 개미 놈들은 어떻게 저 안을 들어간 거지? 

꾸덕꾸덕한 초코 크림이 보는 것만으로도 달다 +_+

후... 저주받은 수전증 ... 결론은 맛있었다 ㅋㅋㅋ

말레이시아 여행 끝!!

바바 앤 뇨냐 뮤지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좀 더 작은 버전의 뮤지엄을 발견했다.

바로 말라카 하우스 MALAQA HOUSE. 입구에 중국계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서 안내를 하셨다. 

여긴 바바 앤 뇨냐와 달리 마음껏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중국 사극에서 많이 보던 가군데, 보통 여기에 앉아서 차를 마시던. 나도 넓은 내 집을 갖게 되면 집 안에 두고 차와 다과를 즐기고 싶다.

읽을 순 없었지만 멋진 서체가 맘에 들어서.

이런 걸 중정이라고 해야 하나? 바바 앤 뇨냐에도 이런 식의 중정이 있었다.

이런 의자와 탁자 역시 집 안에 두고 차나 마시고 싶다.

여기도 또 다른 중정

화려한 자개로 수놓은 의자와 탁자들

입구에서는 좀 작은 느낌이었는데, 막상 안에 들어와 보니 상당히 큰 집이었다.

바바 앤 뇨냐 뮤지엄보다는 화려함은 덜 했지만 더 정감이 갔던 곳. 아마도 저렴한 입장료(10링깃)에 옛날 작은 타일을 기념으로 가질 수 있었어? 그리고 작은 부채를 기념으로 샀는데 아주 맘에 들어 잘 보관 중이다. 사진을 안 찍어놨네;;

말라카 하우스를 나와 걷던 중 발견한 건물. 아마도 호텔로 쓰이는 거 같던데 화려하고 멋지다. 담에 여기 함 묵어보고 싶다.

영춘회관. 화려하다. 말레이시아 화교들의 사교 장소 같은데, 화교들은 자신들이 진출한 나라들에 이런 식으로 회관을 만들어 네트워크를 이어 가는 것 같다. LA차이나타운에서 봤던 潮州会馆도 그렇고, 우리나라 향우회 같은 느낌인데 먼가 규모가 더 큰 느낌?

계속 걷다 보니 존커 워크의 또 다른 입구에 도착했다. 

존커 워크는 골동품 수집 매매하는 걸로 유명하다고. 어떤 골동품들은 3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닌 것도 있다고 한다. 또한 15세기 말라카 탄왕조?의 무사였던 Makam Hang Kasturi의 묘가 있는 걸로도 유명하다고.

그 외에 영업시간 등이 표기되어 있는데, 그렇구나... 말라카를 중국어로 马六甲라 표기한다는 걸 배웠다 ㅎㅎ

계속 걷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했어 예쁜 카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건물이 약간 대만 느낌도 나고 일본 느낌도 나고. 저 청록색과 흰색의 조화가 맘에 들었다.

메뉴명이 기억이 안 난다;;

맛은 좋았고, 분위기도 아늑하니 괜찮았던 곳.

다시 카페에서 나와 길거리 구경하다 발견한 모스크. 중국 회교도들의 모스크는 이슬람 전통의 모스크와 또다른 매력이 있다. 시안에서 봤던 모스크도 신기했는데, 믈라카에서 만난 중국화 된 모스크도 매력이 있다. 하지만 복장 때문에 귀찮아서 안에는 안 들어 감 ㅎ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면서 믈라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야시장 탐방! :)

음식 파는 노점들이 정말 많았는데, 유튜브 보면서 궁금했던 오탁오탁(OTAK OTAK)을 맛보기로 했다.

구워지고 있는 오탁오탁

하나를 집어서 바나나잎을 벗겨보니 이렇게 생선살이 맛나게 구워져 있었다. 꽤 맛나서 완전 맥주 안주로 딱이던데. 맥주가 없어서 아쉬웠던. 

골목 여기저기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그다음은 커리 피쉬볼. 동남아 지역은 피쉬볼이 진짜 맛나다. 탱글탱글하고. 한국은 왜때메 이 맛이 안 날까? 맛은 커리맛에 양도 푸짐하고 아주 좋았음.

그다음은 돌돌. 말레이시아 디저트로 유명하다던데,

오래되어 낡은 테이블과 포커스 나간 사진. 엉망진창이군 ㅋㅋ 여러가지 맛이 있었는데 이건 아마도 코코넛 맛? 쫀득 달달하니 맛났다.

어느덧 존커워크 야시장에 어둠이 내리고, 난 쿠알라룸푸르도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됐다. 와중에 화려하고 예쁜 건물들.

낮에 봤던 강변은 화려한 조명으로 마치 다른 곳인 듯 변신해 있었다.

한 시간 여를 달려 다시 돌아 온 쿠알라룸푸르 TBS버스터미널. 사람이 많긴 했지만 주변은 너무 무서웠으며, 무슬림계 그랩 운전사는 모른 척 나에게 거스름 돈을 덜 줄려고 해서 즐거웠던 믈라카 여행을 조금 기분이 나쁘게 마무리했다.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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